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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상연훈은 변명도 하지 않고 애원도 없이, 곧장 서재 중앙으로 걸어가 상철수를 등지고 외투를 벗어낸 다음 곧게 무릎을 꿇었다.

상철수는 채찍을 손에 쥔 채 소파에서 일어나,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흉터로 가득한 상연훈의 등을 향해 스무 번 이상 채찍을 내리쳤다.

등에 난 크고 작은 상처가 벌어지며 붉은 피가 쏟아졌고 몸 전체가 찢기는 고통에 휩싸였지만, 상연훈은 단 한 번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채찍질을 끝낸 상철수는 손에 든 채찍을 옆으로 던진 뒤 차갑게 상연훈을 바라보았다.

“이승하의 뇌 속 칩과 상처에 대해서는 다시는 서유에게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다음엔 스무 대가 아니라는 걸 알아둬.”

상연훈은 고통을 참으며 옷을 걸치고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관련된 일에 더는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이미 한 번 할아버지를 배신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두 번 다시 배신할 수는 없었다.

이제부터는 서유가 직접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상철수는 상연훈과의 일을 마무리한 뒤 소파에서 일어나 말했다.

“지금 바로 루드웰로 가자. 내일 아침 6시까지는 돌아와야 하니, 준비해라.”

“예.”

상연훈은 대답하고는 서재 문을 열었다. 마침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유가 그를 발견하자, 그녀가 보지 못한 틈을 타 상연훈은 이마의 식은땀을 재빨리 닦아냈다.

서재의 방음이 뛰어나 서유는 두 사람이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을 수 없었고, 서재 앞에 보초를 서고 있는 경호원들 때문에 다가갈 수도 없었다.

상연훈이 나오자 서유는 급히 다가가 상철수가 그를 어렵게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검은 양복이 상처를 덮은 상연훈은 웃으며 자기는 할아버지에게 당할 사람이 아니니 걱정 말라고 했다.

서유가 더 묻기 전에,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연훈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서유야,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셔서 빨리 가봐야 해.”

그가 다급한 모습을 보이자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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