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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맞아.”

상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설령 서유가 내 외손녀라고 해도 우리 사이의 화해는 불가능해. 그러니 이 대표, 서유를 위해 복수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서유와 완전히 이별해야 할 거야.”

이승하의 눈빛은 한순간 살벌하게 차가워졌다.

“서유가 내 상황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영원히 적이라 해도 결국 내 편에 설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까??”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밤을 새워 널 만나러 온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널 당장 쏴버리는 게 더 간단했겠지.”

상철수의 어투에서는, 이제 그의 관심이 S의 창립자보다 서유에게 더 기울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를 포착한 이승하는 다시금 길고 섬세한 속눈썹을 내려, 눈빛 속에 잠시 스쳤던 계산을 감추었다.

“내일 어디서 만납니까?”

“여기.”

이승하는 먼저 조건을 수락하고 다시 움직이려는 듯했지만, 상철수는 한마디로 그의 희망을 무참히 끊어놓았다.

“네 머릿속 칩은 다시 프로그램을 수정할 거다. 네가 신의를 저버린다면, 난 기꺼이 네 머리를 날려버릴 생각이야.”

늘 그 칩의 위협을 받고 있던 이승하는 눈빛에 슬픔이 스며들었지만, 얼굴엔 무심한 냉소가 떠올랐다.

“서유가 당신을 평생 원망하게 될 각오가 되어 있다면, 마음대로 해봐요.”

상철수는 이승하의 입가에 서린 조소를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서유를 네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면 순순히 협조하는 게 좋을 거야.”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누가 더 서유를 아끼는지 마음속에서 치열한 심리전을 벌였다. 하지만 이승하는 상철수보다도 그녀를 더 깊이 아꼈다.

이승하는 서유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까 두려웠고, 그리움에 지쳐 자신을 따라 죽음에 이를까 겁이 났다.

결국 이 심리전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는 쪽은 그였다.

“서유를 보고 싶어요.”

상철수의 예상대로 이승하는 서유에 대한 그리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를 보고, 안고, 입 맞추고 싶었다. 그리고 이혼 서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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