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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서유는 눈앞의 상철수를 바라보며 싸늘한 오한이 느껴졌다.

그의 증오는 이제 특정 인물에 대한 복수를 넘어 무고한 사람들까지도 겨냥하고 있었다.

루드웰에 여러 방식의 죽음을 세세히 마련해 둔 것도 그의 살인적 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사람을 희생시키며 그 피비린내에 집착해 왔다.

서유는 상철수의 마음이 증오로 인해 극도로 일그러졌음을, 사람의 생명을 풀 한 포기처럼 여기는 그를 설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앞에 앉은 백발이 가득하고 눈동자는 핏빛인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깊은 깨달음에 다다랐다.

때로는 한 사람을 너무 사랑하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서유야, 넌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니?”

상철수는 지난 기억을 가라앉히고서 그저 정여희와 똑 닮은 그녀의 얼굴을 조용히 응시했다.

“복수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키면 안 됐어요.”

서유는 잠시 말을 멈추고 더 분명히 설명을 덧붙였다.

“정여희 씨를 죽인 사람을 찾아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아요.”

“그 사람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상철수는 목소리를 높이며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워했다.

“복수를 원하면서도 적을 찾을 수 없는 그 무력함과 절망감이 뭔지 알아? 나를 미치게 만들었단 말이다!”

그러니 연지유와 봉태규가 S 조직의 멤버 명단을 가져와 루드웰로 들어오자, 상철수가 그들을 중시한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 역시 자신의 적을 간절히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적들을 찾게 된다면 루드웰을 해체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이 질문에 상철수는 잠시 침묵하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생을 증오 속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어.”

그는 복수를 끝낸 후에는 정여희의 곁을 따라갈 수 있을 테니, 그렇게 된다면 영원히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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