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700 챕터

제631화 물거품은 사라지도록 두는 게 맞아

그러자 하경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창문을 열었는데 그는 평소 술과 담배에 손을 잘 대지 않는 사람이었다. “바로 방향을 바꾸고 포기를 해야지. 이 세상에는 그것 말고도 견지할 수 있는 게 꽤 많을 테니까.” 하경은 매우 이성적이었다. 그러자 하연은 하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하지만 그 일로 오랜 시간이 지체되어 물거품이 되어 버렸는데 아쉽지 않을까요?” “오히려 기뻐해야지. 그런 것들이 기억 속에 박혀 있다면 계속 생각날 거고 아쉬워질 텐데 물거품이 되면 적어도 완전히 내려놓을 수는 있잖아. 아니야?” 하경은 손에 든 라이터를 만지작거렸고 말투는 매우 담담했는데 그의 성격상 이런 허무맹랑한 것들로 단 한번도 고민한 적 없는 것처럼 보였다.하경의 말을 들은 하연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오히려 마음은 탁 트인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하연은 지금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거라면 두 사람은 처음부터 인연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매 한 걸음마다 다 그 의미가 있을 거야.” 이에 하연은 담배를 끄며 대답했다. “하경 오빠, 예리한데?” “하지만 난 언젠가 오빠가 무언가에 얽매이면 어떤 모습일지 보고싶네요.” 그러자 하경이 실소하며 말했다. “너무 나쁜 거 아니야? 이렇게 위로를 잘 해줬는데 내가 망신당하는 꼴이 보고싶어?” “에이, 설마요.” 이때 하성이 다시 문을 열고 돌아왔다.“둘이 무슨 말 하고 있었어요? 분위기가 이상한데요?” “우리가 다 오빠 같은 줄 알아요?” 하연이 외투를 챙겨 입으며 입을 열었다. “가흔이 데려다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하성은 자리에 풀썩 앉으며 허무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다른 이들이 볼까 봐 혼자 갔어.” 가흔은 아직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연인이 하성이라는 걸 밝힐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만약 그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녀에게도 엄청난 영향이 미칠 게 뻔했다.“아직 헤쳐나야 할 길이 멀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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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최하연 씨는 괜찮은 겁니까?

F국은 현재 오후였고 커다란 회의실 안에 9명의 이사들이 모여 있었는데 고위층 간부들도 거의 다 모여 있었다. 상혁이 회의실로 들어가는 순간 모든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고 그가 회의실 안을 바라보니 이미 남준도 돌아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때 남준을 상혁을 발견하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상혁은 가장 중심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 “입원해 있던 거 아니었어? 보아하니 큰 문제는 아니었나 보지?” 그러자 맨 앞에 앉아 있던 남준은 깁스를 한 팔을 흔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전 일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서요.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지난 몇 년 간 형님이 없을 때 전 단 한번도 회의에 빠진 적 없어요.” “때문에 비록 다치긴 했지만 이미 F국에 돌아오기도 했고 혹시 형님이 급한 일이라도 생기면 제가 회의를 이어가야 하니까요.” 남준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으며 적나라하게 야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상혁은 남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고 서류를 펼치며 화제를 돌렸다.’“여러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바로 회의 시작합시다.” 이때 한 이사가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부 대표님, 국외에서 돌아오신 겁니까?” 그러자 상혁은 서류를 펼치던 손을 잠깐 멈추었고 옆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 순간 연지가 상혁의 뒤로 다가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전 대표님의 일정에 대해 누설한 적 없습니다.” 이에 상혁은 담담히 대답했다. “네, 급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계속 물고 늘어졌다. “현재 DL그룹이 B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이 사람은 상혁이 B시에 갔다는 것까지 상세하게 알고 있었는데 이에 상혁은 옷소매를 정리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개인적인 일을 잠깐 처리해야 해서요.” “부디 귀국하여 FL그룹 일을 처리한 게 아니길 바랍니다. 부 대표님, 정력을 두 곳에 분산키면 곤란합니다.” “안 그러면 DL그룹을 대표님께 맡기고 있는 저희들이 불안하지 않겠어요?” 하연을 언급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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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더 이상 B시에 가지 마

이에 부동건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 그리고는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남준을 바라보더니 한 마디 건넸다. “하연이는 최씨 가문의 귀한 자식이고 네 동생이기도 해. 앞으로 기회가 되면 너도 보게 될 거야.” “네, 알고 있어요. 지난번에 본 적 있는데 확실히 다른 여자들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더라고요. 형님이 복을 받으신거네요.” 남준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 여인을 위해 일을 잠시 미루는 것도 충분히 그만한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이 말에 상혁은 실눈을 떴다. “너 남준에게 고마워해야 해. 요 며칠 줄곤 남준이가 이사진들을 진정시켜 주었으니 말이야. 안 그랬으면 그들은 진작 내 사무실까지 찾아왔을 거야.” “한 그룹의 대표가 말도 없이 회사에서 일주일이나 사라지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 부동건이 상혁을 꾸짖었다. “네, 확실히 남준에게 감사해야죠.” 상혁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인정했다. “그래도 그룹 내 여러 일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황 비서는 남겨두고 갔습니다.” “너야말로 이 회사의 대표야. 사업 기획안과 자금 출자 같은 건 네 서명이 없으면 어떻게 진행시킬 건데?” 이때 부동건은 약간 화가 난 듯했고 순간 먹물이 상혁의 손등에 튀었다. 한쪽에 있던 남준이 이 틈을 타 말했다. “아버지, 너무 화내지 마세요. 형님이 이렇게 돌아온 거면 됐죠. 앞으로 그룹 일은 여전히 형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니까요.” “그래. WA그룹과의 그 프로젝트에 대한 건 이미 들었어. 이미 남준이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했고 너 대신 B시에 가서 일을 처리할 거야.” 이 말에 상혁은 갈고 있던 먹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네? 남준이가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서다니 형으로서 제가 조금 미안해지는데요?” 그러자 남준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로 대답했다. “원래도 제 잘못이었는데요, 뭘. 아버지께서 이미 저를 혼내셨고 제가 직접 B시에 가는 것도 별 것 아니예요. 전 다만 형님이 저를 미워하지 않길 바랄 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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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여우 같은 수작

“내가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이 판은 내가 스스로를 위해 설계한 거라는 걸 증명하는 꼴이 되는 거야.” 상혁은 눈가의 혈자리를 누르며 대답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부 회장님도 대표님이 최하연 씨를 만나는 건 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는데요?” 표정이 어두워진 상혁은 대답하지 않았고 화제를 돌렸다. “아버지는 이미 부남준 녀석을 지지하기 시작했어.” “아마 그 녀석이 B시에서 다시 돌아올 때쯤이면 이번 프로젝트는 그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관건적인 디딤돌이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 DL그룹의 의사진에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날지도 모르지.” 이 말에 연지가 깜짝 놀랐다. “설마 어차피 지는 싸움이라는 말인가요?” “하지만 부남준 녀석은 아직 잘 몰라. 내가 B시에 가 있는 것과 지금처럼 DL그룹에 남아있는 것의 차이를 말이지.” “내가 여기 남아있는 한 부남진이 그런 기회를 얻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F국은 이미 깊은 밤이 되었고 상혁은 회사에서 나와 조진숙에게로 향했다. 이때 상혁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한 시종이 흥분하여 소리를 질렀다. “도련님, 돌아오셨군요!” 그러자 상혁은 검지를 입에 대고 조용하라는 손짓을 했고 겉옷을 벗으며 물었다. “어머니는요?” “거실에 계십니다. 지금 하연 아가씨와 영상통화 중입니다.” 상혁이 거실로 향하자 바로 전화기 너머의 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숙 이모, 제가 여러 가지 영양제들을 샀는데 다 피부 미용에 좋은 것들이예요. 내일 보낼 테니 꼭 챙겨 드셔야 해요.] 영상 속의 하연은 민낯이었고 편하게 똥머리를 묶고 있는 것이 아주 깔끔하고 귀여웠다. 이에 조진숙은 미소를 띄며 매우 좋아했다. “그래, 그래. 하연이 네가 보낸 거면 당연히 먹어야지. 신경 써줘서 고마워.” [연말이라 처리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아요. 이제 시간 좀 나면 꼭 찾아 뵈러 갈게요.] 그런데 조진숙이 대답을 하기 전에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난? 난 보러 안 올래?” 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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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서프라이즈

이에 조진숙이 대답했다. “상혁아, 지금 내 탓이라는 거야?” “아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나도 어쩔 수 없어. 그가 우리의 결혼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생겼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 미워. 밤낮없이 너무 미워 죽겠어.” “너무 미운 나머지 전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 적도 있어. 너만 아니었다면 난 진작에 부동건 그 양반과는 연을 끊었을 거야.” 조진숙은 이를 악물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수년 간 이어져온 이 겉치레뿐인 관계가 얼마나 힘든 지 상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조진숙의 손을 잡으며 피곤에 찌든 목소리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저한테 맡겨주세요. 제가 처리할게요.” “미안해. 나 때문에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은 늘 포기하게 되는구나. 현재 FL그룹도 관리 못하고 있고 하연의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니 말이야.” 조진숙은 상혁을 바라보며 죄책감 어린 말을 내뱉았다. 요 몇 년간 상혁이 사업이든 연애 쪽이든 어느 한쪽 쉬운 게 없었다는 건 조진숙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때 상혁은 아까 회사에서 부동건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두 사람의 감정이 굳건하면 굳이 매일 얼굴을 볼 필요는 없으니 괜찮아요.” 상혁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하연은 절대 그렇게 마음이 쉽게 변할 사람도 아니고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상혁은 샤워를 하고 난 뒤 하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B시는 아직 낮이었고 차 안에 있던 하연이 전화를 받았다. [저녁 먹었어요?] “웅, 아까 회사에서 먹었어.” 상혁은 화면 속의 하연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디 가는 거야?” [밖에 일정이 있어서요.] 하연이 대답하며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방금 한 화장인데 어때요? 예뻐요?] “예뻐, 아주 생기 있어 보여.” 상혁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때의 하연은 감정에 아무런 기복이 없었는데 메시지로 보내온 그 영상을 전혀 본 적 없는 사람 같았고 이 사실에 대해 상혁에게 말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얼른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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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믿을 구석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상혁이 외투를 입고 있을 때 한 시종이 문을 두드렸다. “황 비서가 왔습니다.” 연지가 품에 서류를 안은 채 별장의 거실에 서있었는데 조진숙이 그녀에게 차를 마시라고 권했다. 이에 연지도 공손하게 차를 받아 마셨지만 선은 넘지 않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요 몇 년간 줄곧 그래왔다. 조진숙은 그런 연지를 칭찬했다. “상혁이 DL그룹에 들어온 뒤부터 황 비서가 우리 아들 곁에 함께 했지? 그 당시 수많은 인재들도 있고 예쁜 아가씨들도 많았는데 내가 왜 황 비서를 뽑은 지 알아?” 그러자 연지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감히 제가 부인의 생각을 함부로 추측하는 건 못할 짓입니다. 하지만 왜 저를 뽑으셨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야심이 너무 컸고 딴 꿍꿍이를 품고 있는 게 눈에 너무 보였거든. 다들 목적성이 너무 강했어.” “하지만 그 중에서 오직 황 비서만 딴 마음이 없는 눈빛이었고 영예도 치욕도 다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았어. 그래서 내 마음이 들었던 거야.” 조진숙은 쉽게 남을 칭찬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요 몇 년간 연지는 확실히 각종 시련들을 굿굿하게 이겨냈다. 이때 연지의 마음은 아주 기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실 별 것 아니었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이 말을 들은 조진숙은 연지의 옷 매무새를 직접 정리해주며 말했다. “요 몇 년간 상혁이의 곁에 황 비서가 있어서 다행이야.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머니 늘 지금처럼 비서로서의 본분을 지키길 바라.” 이에 연지는 미소를 지었고 조진숙 말에 숨겨져 있는 또다른 뜻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침 상혁이 계단으로 내려오고 있었는데 연지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황 비서, 가지.” 차 안. “부 사장님께서는 이미 B시에 가셨는데 그 분이 그쪽에 도착하자마자 이쪽 지하철 건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설자재 공급상인 연중훈이 재료 운송 도중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공사를 연기시켰는데 이미 이사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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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연지는 그 여자를 째리며 대답했다.“부 대표님을 꼬시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부 대표님은 다른 여자에게 관심 없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궁금했던 것뿐이예요.” “제가 어찌 감히 연지 언니 앞에서 부 대표님을 꼬시려 할 수 있겠어요?” 이 여인의 말은 아주 의미심장했고 연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를 썼다. 상혁은 늘 여자를 곁에 두지 않았고 스캔들 한 번 없었는데 굳이 따지자면 그와 가장 가까운 여자는 바로 비서인 연지였다. 때문에 외부에서는 상혁이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는 건 이미 사랑하는 여자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 상대는 바로 연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혁은 그런 소문까지 일일이 신경 쓰기 귀찮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공공연한 진실처럼 되어 버렸다. “헛소리하지 마.” 연지가 꾸짖었지만 굳이 아니라고 변명은 하지 않았다. “그런 소문을 내고 다닌다는 걸 알면 윗분들이 아시면 널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이 여인은 계속 호기심에 찬 듯 연지의 팔짱을 끼며 말을 이어갔다. “연지 언니, 부 대표님은 어떤 스타일 좋아하세요?” 이에 연지는 두 눈을 깜빡였는데 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하연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떠올랐다. “그건 네가 물어봐야 할 게 아니야.” 다른 한편. 하연은 부리나케 별장에서 뛰쳐나왔다.B시는 이미 겨울이었기에 날씨는 아주 추웠고 거의 매일 두꺼운 옷을 입고 다녀야 했다. 그러나 반대로 F국의 날씨는 따뜻했는데 새하얀 치마를 입고 나풀나풀 입구로 달려가는 하연의 모습은 마치 봄날의 나비 같았다. 이에 하경이 한 마디 나무랐다. “하연! 집에 도착하자마자 밖으로 나다녀? 네 큰 오빠랑 할아버지 아직 돌아오지도 않았어!” 하연과 하경은 사전 통지 없이 돌아온 것이었기에 집사들도 깜짝 놀랐고 하민은 최동신을 데리고 병원에 가 있었다. 그러자 하연이 정원에서 고개를 돌리고 하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랑 할아버지 늦게 돌아오잖아요. 그리고 전 잠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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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이 비서를 나에게 넘겨

접대 중에 여자와 술은 빠질 수 없었다. 룸 안에는 퇴폐적인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한 줄로 쫙 서있었는데 연지가 허리를 숙이며 연중훈에게 술을 따랐다. “연 사장님의 위세는 익히 들었는데 오늘 보니 과연 분위기부터 남다르십니다.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하지만 연중훈은 인자한 얼굴로 웃으며 연지를 밀고 말했다. “상혁이 왔으면 이 술은 상혁이 직접 마셔야지.” 그러자 연지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난처한 얼굴도 뒤에 있던 상혁을 바라보았다. 순간 상혁의 눈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쳤는데 다시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연지 손에 있던 그 술잔을 건네어 받았다. “정훈 아저씨와 마시는 술인데 공적이든 사적이든 당연히 제가 마셔야죠.” 상혁은 한 잔 가득 담긴 양주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이에 연중훈은 연신 박수를 치며 말했다. “상혁아, 내가 널 나무라는 게 아니라 요 몇 년간 확실히 네 동생이 너보다 일처리에 능해.” 상혁이 한 걸음 한 걸음 DL그룹 대표의 자리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을 밟았고 많은 인맥도 털어냈는데 연중훈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상혁은 DL그룹에서 책임진 이번 사업에서 연중훈 회사의 건설자재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국 그와 협력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남준의 손에 넘어간 뒤 그는 바로 상혁의 그 점을 이용하여 연중훈과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때문에 오늘 같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생긴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은 상혁이 억지로 사과를 하도록 짜인 판이었다. “남준은 사람들 잘 챙기기로 유명한 건 사실이예요. 확실히 제가 남준이보다 신경을 잘 쓰지 못한 것도 맞고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정훈 아저씨께 사과하러 왔잖아요.” 상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여기 여러 유형의 사람들도 준비해 두었으니 마음껏 골라보십시오. 오늘 이 룸의 술은 제가 전부 계산하겠습니다.” “네가 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이니 그럼 나도 거절하지 않으마.” 연중훈은 소파에 앉아 스윽- 한번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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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넌 내 사람이야

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지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상혁이 충동적으로 굴까 봐 두려운 동시에 자신을 위해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는 지 궁금하기도 했기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혁은 한참동안 안색이 어두워진 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남준이가 중훈 아저씨와 체결한 계약서를 봤는데 이윤 배당율이 30%더라고요?” “이제부터는 제가 그 사업을 맡기로 했으니 책임지고 이윤을 40%까지 올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중훈 아저씨가 기쁘면 그것으로 충분하니 말입니다.” 이윤을 10%나 더 올린다는 말에 연지는 너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때 연중훈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상혁이 이렇게 파격적인 제안을 할 줄 몰랐던 모양이다. “네가 책임진다고?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는 있겠지?” 이때 상혁의 얼굴에는 다시 웃음이 피어났고 말을 이어갔다. “알고 있습니다. 몇 년 간 제가 중훈 아저씨께 신경 써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세요. 중훈 아저씨, 연장자로서 양해해 주실 거죠?” 여기까지 말하자 연중훈도 확실히 제안에 솔깃해졌다. 오늘 밤, 상혁은 확실히 연중훈의 체면을 세워주었고 연중훈도 이미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얻었기에 이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을 더 끌고가면 서로 불리해질 게 뻔했다.잠시 후, 연중훈은 호탕하게 웃으며 연지를 놔주었다. “역시 이 비서를 아끼는 게 맞나 보군? 소문 그대로였어!” 한바탕 폭풍이 지난 뒤 연지는 상혁을 바라보았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어왔다. 이때 연지의 가방에 이던 핸드폰이 울렸고 이 틈을 타 바로 룸을 벗어났다. “피터?” [두 시간 째야. 대표님 아직도 안 끝났어?] 연지는 창문 쪽으로 향했고 문어귀 쪽의 스포츠카 옆에 비스듬히 서있는 건장한 체구의 피터가 보였다. “아직 좀 더 걸릴 것 같아. 급한 일이야?” [내가 아니라 최하연 씨가 오셨어.] 이 말에 연지는 눈살을 찌푸렸는데 과연 차 안에 앉아있는 가녀리지만 우아한 실루엣이 보였다. “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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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네가 목숨 걸고 책임져야 할 거야!

연지는 두 눈이 빨개져 말했다.“대표님께서 저에게 만들어 두라고 여자들도 다 똑같습니다.” “그들은 이익을 위해 몸을 파는 거니 공정한 거래야. 하지만 너는 달라. 넌 나와 업무상의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나에겐 너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어.” 상혁의 말투는 매우 딱딱했고 공적인 감정 외에 다른 감정은 조금도 섞여 있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확실히 연중훈을 섭섭하게 한 부분도 많으니 10%의 이윤은 그 보상이라고 치면 돼.” 이건 연지가 예상했던 답이었지만 뭔가 서운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이때 상혁은 핸드폰을 들었는데 자신이 한참 전 보낸 문자에 아직도 하연의 답장이 오지 않자 마음은 점점 더 갑갑했다. 그런데 마침 이 순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상혁은 실눈을 뜨며 전화를 받았다.“형님?” [하연이는? 전화가 통하지 않던데 이렇게 늦게까지 뭐하는 거야? 선을 지켜줘야지.] 엄숙한 목소리에 약간의 장난기가 섞여 있는 하민의 목소리였다. 이때 하경도 옆에서 웃으며 한 마디 보탰다. [형도 참, 연인끼리 시간 좀 보내는 게 어쨌다고 그래요? 하연이도 다 컸는데 통금시간 있는 게 말이 돼요?] 그러자 하민도 피식 웃음을 터뜨렸는데 사실 굳이 하연이를 집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하려던 게 아니라 그녀가 안전한지 확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혁의 한 마디에 그들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 버렸다. “하연이가 돌아왔어요?” 상혁의 턱은 떡 벌어졌고 내뱉은 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때 연지는 완전히 굳어버렸고 주체할 수 없이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 “최하연 씨는 지금 골드 크라운 앞에 있습니다. 대표님을 한참 기다렸습니다.” 이에 상혁은 싸늘한 눈길로 연지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차 돌려!” 연지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피터가 대표님에 말하지 말하고 부탁했습니다!” 운전 기사는 가속 페달을 밟으며 미친 듯이 질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드 크라운 앞에 도착했다. 아니나 다를까 과연 하연의 차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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