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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믿을 구석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상혁이 외투를 입고 있을 때 한 시종이 문을 두드렸다.

“황 비서가 왔습니다.”

연지가 품에 서류를 안은 채 별장의 거실에 서있었는데 조진숙이 그녀에게 차를 마시라고 권했다.

이에 연지도 공손하게 차를 받아 마셨지만 선은 넘지 않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요 몇 년간 줄곧 그래왔다.

조진숙은 그런 연지를 칭찬했다.

“상혁이 DL그룹에 들어온 뒤부터 황 비서가 우리 아들 곁에 함께 했지? 그 당시 수많은 인재들도 있고 예쁜 아가씨들도 많았는데 내가 왜 황 비서를 뽑은 지 알아?”

그러자 연지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감히 제가 부인의 생각을 함부로 추측하는 건 못할 짓입니다. 하지만 왜 저를 뽑으셨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야심이 너무 컸고 딴 꿍꿍이를 품고 있는 게 눈에 너무 보였거든. 다들 목적성이 너무 강했어.”

“하지만 그 중에서 오직 황 비서만 딴 마음이 없는 눈빛이었고 영예도 치욕도 다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았어. 그래서 내 마음이 들었던 거야.”

조진숙은 쉽게 남을 칭찬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요 몇 년간 연지는 확실히 각종 시련들을 굿굿하게 이겨냈다.

이때 연지의 마음은 아주 기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실 별 것 아니었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이 말을 들은 조진숙은 연지의 옷 매무새를 직접 정리해주며 말했다.

“요 몇 년간 상혁이의 곁에 황 비서가 있어서 다행이야.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머니 늘 지금처럼 비서로서의 본분을 지키길 바라.”

이에 연지는 미소를 지었고 조진숙 말에 숨겨져 있는 또다른 뜻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침 상혁이 계단으로 내려오고 있었는데 연지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황 비서, 가지.”

차 안.

“부 사장님께서는 이미 B시에 가셨는데 그 분이 그쪽에 도착하자마자 이쪽 지하철 건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설자재 공급상인 연중훈이 재료 운송 도중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공사를 연기시켰는데 이미 이사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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