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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진심이야?

30분 후에 운전기사가 황급히 달려왔다.

“부 대표님, 여기 사 왔습니다.”

기사가 내민 쇼핑백 안에는 하연이 입고 있는 것과 똑같은 하얀 치마가 들어있었다. 하연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상혁은 차에서 내려 차체에 기대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피터는 공손하게 상혁 옆에 섰다.

“지하철 공사는 착공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입니다. 우리가 먼저 연중훈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닐까요?”

“국내에 자재 공급업체가 연씨 가문에만 있는 건 아니야. 만약 연씨 가문 어르신들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이 계약 파기했을 거야. 안 그랬으면 부남준이 이 수법으로 나를 묶어놓지 못했겠지.”

“이사회과 다른 쪽은 어쩌실 생각입니까?”

“내가 처리할게.”

상혁은 담배를 힘껏 한 모금 들이마셨다.

“황 비서에게 오늘부터 지사로 출근하고 본사로 돌아올 필요 없다고 전해.”

피터는 연지가 이렇게 심각한 처분을 받을 줄은 몰랐다.

최씨 저택의 불빛이 환했다. 상혁은 타고 온 차량을 정원 안에 주차하고 하연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

하경은 안에서 느릿느릿 걸어 나와 하연에게 우스갯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어머, 돌아오셨네요, 최 사장님.”

상혁은 간단하게 목례로 하경에게 인사를 했다.

하경 역시 상혁에게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

하연은 작은 소리로 하경에게 말했다.

“큰오빠, 화 안 났죠?”

“네 덕분에 10시 정각이면 잠자리에 드는 큰형이 아직도 안 자고 있잖아.”

하연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상혁은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같이 들어갈게.”

하민은 아직 서재에 있었다. 차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하민은 찻잔만 여러 번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좀 전의 통화에서 상혁의 대답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만약 하경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미 사람을 보내 하연을 찾았을 것이다.

하연이 납치되었던 일은 아직도 하민의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했다.

입구에서 소리가 나자 하민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토록 마음에 걸렸던 여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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