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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사라진 임모연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재 공급업체 최종 인선이 확정되었다. 계약서에 서명하려던 상혁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

“이번 민생 사업은 어떠한 부정 행위나 속임수도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하나라도 적발된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공급업체 담당자는 상혁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상혁의 기세에 압도되어 연신 땀을 닦으며 말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물론입니다.”

계약의 모든 프로세스가 끝나자, 상혁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잠시 쉬었다. 새로 임명된 비서는 상혁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주었다.

“대표님, 수고하셨습니다. 차량이 이미 준비되었는데요,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상혁의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었다.

“저는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비서는 곧바로 커피잔을 도로 가져왔다.

“다른 음료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됐어요.”

부상혁은 겉옷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비서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어머니 댁으로 가.”

피터는 상혁에게 보고하기 위해 차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상혁은 차에 오르기 전에 멈춰 서서 피터를 보았다. 셔츠의 윗 단추 두 개를 풀었다. 밤바람이 불어 셔츠깃이 흔들리자 그 사이로 선명한 근육의 윤곽선이 드러났다.

“무슨 일이야?”

“임모연... 저희쪽 사람들이 놓쳤습니다.”

피터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상혁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어떻게 놓칠 수가 있어? 국경은 네 구역 아니었나?”

“저희 쪽에서 임모연의 뒤를 따라붙었는데, 임모연이 의심이 많아 금방 눈치채더니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모습을 감췄습니다.”

피터는 재빨리 말했다.

“저희도 뒤따라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아마도 그 밑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 통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혁의 가슴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차갑게 식은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잠시 후 상혁이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네 목표는 임모연 감시가 아니라 국경 전체를 감시하는 거야. 미세한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누가 됐든 즉시 보고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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