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56화 고아

사고 처리가 끝난 후, 차량이 견인차에 끌려갔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되어 있었다.

회의를 마친 상혁은 사무실로 돌아가면서 손에 든 서류를 지현에게 건네주었다.

“앞으로 급한 서류는 빨간색 라벨을 붙이고, 급하지 않은 서류는 파란색 라벨을 붙여줘요.”

서류를 얼른 받아 든 지현이 대답했다.

“예.”

그는 남자였기 때문에 연지처럼 사소한 문제에 대한 섬세함이 없었다.

상혁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여자들만의 향기를 느꼈고, 익숙한 향에 눈살을 찌푸렸다.

“하연이가 왔었나요?”

“두 시간 전에 포장된 음식을 가져오셨는데, 회의가 끝나지 않아서요...”

상혁이 낮은 목소리로 지현의 말을 끊었다.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죠?”

지현이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는 도시 서쪽의 재개발 문제를 처리하고 계셨고, 류 대표님과 의견 충돌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보고하려고 했지만, 대표님께서는 손짓으로 제지하셨고요.”

“그랬군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뜬 상혁이 앞에 놓인 포장된 음식을 열었다. 그 안에는 정성스럽게 준비된 음식이 담겨 있었다. 그는 허겁지겁 음식을 먹었지만, 오랜 시간 방치된 음식은 약간 식어 있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불편하고 초조해졌다.

같은 시각.

전화를 받아야 하는 하연은 마침 연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

“부 대표님은 저의 상사시잖아요. 그분을 위해서 일하는 건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예요. 그러니까 최하연 씨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아니라... 상혁 오빠를 도운 거라고요?”

“부 대표님께서 부하 직원들한테 명령을 내리셨어요. 최하연 씨의 일을 대표님의 일처럼 여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최선을 다한 거예요.”

‘상혁 오빠가 나를 그 정도로 배려해 줬다고? 그리고 황 비서님이 이렇게 솔직한 사람이었다고?’

하연은 다소 놀랐다.

‘내가 황 비서님을 오해한 건 아닐까?’

핸드폰이 울리자, 그녀가 전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