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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의도적 살인

하지만 더 이상 말할 겨를이 없었던 하연이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미안해요.”

서류 파일을 안아 든 연지가 하연의 뒤를 쫓으며 물었다.

“운전하실 거예요?”

하연은 대꾸하지 않고, 급히 걸으며 핸드폰 화면을 켰다.

“지금은 DL그룹의 퇴근시간이라 택시를 잡기 어려울 거예요.”

연지가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

“제가 운전할게요. 최하연 씨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입술을 오므린 하연은 본능적으로 연지의 호의에 반감을 느꼈다. 하지만 더 나은 방법이 없지 않은가.

“고마워요.”

연지의 차는 상혁의 차만큼 고급스럽지 않았으나, 그녀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 운전대를 돌리며 말했다.

“저는 곧 지사로 발령될 예정이예요. 오늘은 비서실에 업무를 인계하러 온 거고요.”

하연은 그녀가 주동적으로 상황을 설명할 줄 몰랐다.

‘의외잖아?’

“수고가 많네요.”

하연을 힐끗 바라본 연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하연 씨, 골드 크라운에 관한 일은 정말 죄송해요.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분명히 제 책임도 있으니까요.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해요.”

하연은 마음이 조금 복잡했다.

“괜찮아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해요.”

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에 집중했다.

사고 지점에 도착하자, 차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었고, 한쪽에는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한 대가 있었다.

하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오빠!”

“여기야!”

가드레일 옆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는 이마에 찰과상을 입은 하경이 원망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체 뭐하는 거예요? 운전할 줄도 알면서, 왜 교통사고를 낸 거냐고요!”

놀란 하연이 그의 몸을 꼼꼼히 살피며 말했다.

“난 괜찮아, 작은 상처일 뿐이거든. 한참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도깨비 불 같은 게 튀어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도깨비 불이라뇨?”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이 빨간 신호등에 멈추지만 않았더라면, 사고가 날 일은 없었을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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