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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소심한 복수

하경은 부동건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하여 최대한 참으려 했고, 차분하게 식사를 끝내려 했다.

‘저 여자가 집안에 관한 이야기까지 눈을 돌릴 줄은 몰랐어. 정말 미칠 노릇이네.’

같은 시각.

조진숙은 벌써 도착했다는 하연의 연락을 받았다.

‘하연이랑 쇼핑을 약속한 건 맞지만...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잖아?’

커피숍의 창가에 앉은 하연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냈고, 상혁에게 메시지로 사건의 경과를 알려주었다.

화가 조금 풀린 그녀가 말했다.

[내가 충동적인 거예요?]

잠시 답장이 없던 상대는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는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상혁이 가볍게 웃었다.

[아가씨께서 화를 내신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연이 화가 나서 말했다.

“농담할 때가 아니라고요!”

[그 여자가 그런 방법으로 최씨 가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야.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하경이가 그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텐데, 왜 그렇게 화를 내고 그래?]

‘하긴, 오빠 같은 성격의 사람이 명품에 눈독이나 들이는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지.’

이렇게 생각하자, 하연의 마음은 많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급하게 오느라 삼촌을 곤란하게 만든 것 같아요.”

[그래도 통쾌하긴 했잖아?]

‘솔직히 통쾌하긴 했어.’

고개를 끄덕이던 하연이 수화기 너머의 상혁에게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입을 열었다.

“네.”

상혁이 낮게 웃었다.

[너만 통쾌하면 된 거야. 큰일도 아니니까, 뒷수습은 내가 할게.]

갑자기 자신감이 솟아오른 하연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커피를 휘저으며 물었다.

“지금 뭐 해요?”

[야근.]

하연은 상혁의 뒤에 보고를 기다리는 고위 간부들이 있다는 것을 알 리가 없었다. 바삐 회의 중이던 상혁은 그녀의 메시지가 팝업창에 뜨는 것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답장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하연의 메시지를 본 상혁은 결국 회의를 멈추고, 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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