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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컴퓨터 수리합니다

외부에서는 모두 DL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은 상혁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업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 중 비리 없이 깨끗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상혁은 찻잔을 들어 올리며 손가락 끝에 찻물의 온기를 느꼈다.

“저는 하연이와 진지하게 만나보려는 겁니다.”

상혁은 이 한마디 말로 하민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하민과 상혁처럼 지혜로운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이 정도면 서로 이해하기 충분했다.

“오늘 저녁 했던 말, 절대 잊지 마. 혹시 하연이가 다치는 일이 다시 생기면, 나는 너에게 책임을 물을 거니까.”

하민은 일부러 소리가 나게 잔을 내려놓았다.

다음날.

DL 그룹은 아침 회의에서 두 가지 변동 사항을 발표했다.

첫째, YG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를 충분히 배상한 뒤, 블랙리스트에 올린 후 새로운 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둘째, 황연지는 지사로 발령이 나게 되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알고 있던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숨겼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변동 사항은 갑자기 한바탕 풍파를 일으켰다. 상혁과 여러 해 동안 함께 일하던 연지가 갑자기 지방 근무로 좌천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 상혁의 결정은 심지어 부동건까지 놀라게 했다.

“네가 연 사장을 처리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황 비서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야? 황 비서를 대체 왜 지방 지사로 보내는 거야?”

“비서 하나 바꾸는 것도 아버지께 허락받아야 하는군요. 아버지 여전하시네요.”

상혁은 엷게 미소 지으며 부동건에게 맞섰다.

부동건은 상혁의 이런 반응을 보고, 이번에 아들이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고 잠시 한걸음 물러섰다.

“피터에게 확인해 보니, 실제로는 하연이가 너에게 자기 상황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고, 황 비서는 하연이의 부탁대로 했을 뿐이니, 이번 일이 황 비서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이번 일은 황 비서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 했다고 봐야지.”

상혁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상혁 정도의 임원급 위치에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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