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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아내 자리

송혜선이 하연을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이 사회에서는 법적 배우자와 애인의 구분이 매우 확실했다. 남자들은 아내나 애인들 중 누구를 공개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비록 부동건은 조진숙과 일찌감치 이혼한 사이였지만, 그 후에도 단 한 번도 송혜선에게 아내 자리를 인정해 준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아들 부남준과의 관계를 내세워 돈을 많이 받아서 그 돈으로 이런 부인들과의 모임에 낄 수 있었다.

이런 모임에서 송혜선을 부동건의 아내로 인정해 준 이유는 첫째로 조진숙이 콧대가 높아 이런 가십이 넘치는 모임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부남준이 앞으로 DL 그룹의 경영자 자리에 오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그룹의 핵심 자리에 들어가면 송혜선도 좋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혜선 이모께서 농담하신 거잖아요, 동건 삼촌의 얼굴을 봐서라도 제가 예의를 갖추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하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송혜선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부동건을 봐서 예의를 갖추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송혜선은 하연의 말에 화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남준이 통해서 네 이야기 들었다.”

“뭐라고 하던가요?”

“최씨 집안 넷째이자 막내딸, 당차고 활달하다고. 아가씨를 아주 좋게 이야기하던데?”

하연은 갑자기 속이 불편하고 메스꺼워졌다.

“저는 부남준 씨에 대해 기억나는 게 별로 없어요. 그냥... 배가 좀 나오고, 떡진 머리카락에 키가 160이 조금 안 되는 것 같고... 여기 계신 혜선 이모를 많이 닮은 것 같네요.”

하연의 남준에 대한 평가가 끝나자 송혜선의 얼굴이 굳어졌다.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은데요? 우리 남준이가 얼마나 잘생기기로 유명한데요.”

진미라 여사도 얼른 거들었다.

“그래, 전에 남준이를 본 적이 있는데, 키가 185야. 다 둘러봐도 우리 남준이만큼 뛰어난 사람은 드물지.”

하연은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들고 다시 말했다.

“그럼 부상혁 씨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하연의 입에서 ‘상혁’의 이름이 나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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