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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혜선 이모

그 자리에 있는 명문가의 사모님들은 딱히 더 이상 나눌 말도 없어서 간단한 카드놀이를 시작했다.

사람이 셋밖에 없어 한 자리가 비자, 백수미 여사는 누군가를 불러 자리를 채우려고 전화를 걸었다. 기다리는 동안 하연이 그 자리에 앉았다.

“연 사장님의 부인 정원선 여사가 전화를 안 받아요. 무슨 일일까요?”

“못 들었어요? 어젯밤에 정원선 여사가 골드 크라운에 가서 칼부림했나 봐요. 정원선 여사가 거기에 가보니까 로비의 홀 스크린에서 연 사장과 어떤 아가씨가 함께 있는 동영상이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었대요.”

진미라 여사는 들은 소식을 매우 실감 나게 전했다.

“무슨 영상이었대요?”

“그거 있잖아요, 다 알면서.”

세 명의 명문가 사모님이 갑자기 한꺼번에 웃음이 터졌다.

“누군가에게 약점 잡힌 거 아니에요? 연씨 집안도 재산 꽤 있는 집인데, 그 집안을 모욕하는 거잖아요.”

“골드 크라운은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쉽게 알려주지 않아요. 그런데도 들켰다면 아마 중간에 대단한 인물이 있는 거 같아요.”

하연은 손에 든 카드의 패를 응시하며 말없이 웃었다.

여자들끼리의 대화가 지겨워진 하경은 나가서 바람을 쐬겠다며 나가서 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밖에서 기다릴 테니, 두 판만 더 치고 나와.”

하경이 말하지 않아도 하연은 그럴 생각이었다. 마지막 카드를 내려놓고 예의 바르게 일어나려던 순간,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가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사모님들, 제가 늦었습니다.”

하연이 뒤를 돌아보았다.

아주 분위기 있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비록 눈가에 잔주름도 보였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마다 모두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매혹적인 자태를 띠고 있었다.

“혜선 여사, 혜선 여사를 기다린 셈이 됐네요.”

진미라 여사는 특히 반갑게 앞으로 나가 송혜선을 맞이했다.

“사모님의 전화 받자마자 나왔어요. 누구 부탁인데 감히 거절할 수 있겠어요?”

송혜선은 자리에 앉아 하연을 한 번 훑어보았다.

“어머, 보기 드문 미인이네, 어느 집 딸이에요?”

하연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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