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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서프라이즈

이에 조진숙이 대답했다.

“상혁아, 지금 내 탓이라는 거야?”

“아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나도 어쩔 수 없어. 그가 우리의 결혼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생겼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 미워. 밤낮없이 너무 미워 죽겠어.”

“너무 미운 나머지 전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 적도 있어. 너만 아니었다면 난 진작에 부동건 그 양반과는 연을 끊었을 거야.”

조진숙은 이를 악물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수년 간 이어져온 이 겉치레뿐인 관계가 얼마나 힘든 지 상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조진숙의 손을 잡으며 피곤에 찌든 목소리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저한테 맡겨주세요. 제가 처리할게요.”

“미안해. 나 때문에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은 늘 포기하게 되는구나. 현재 FL그룹도 관리 못하고 있고 하연의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니 말이야.”

조진숙은 상혁을 바라보며 죄책감 어린 말을 내뱉았다.

요 몇 년간 상혁이 사업이든 연애 쪽이든 어느 한쪽 쉬운 게 없었다는 건 조진숙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때 상혁은 아까 회사에서 부동건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두 사람의 감정이 굳건하면 굳이 매일 얼굴을 볼 필요는 없으니 괜찮아요.”

상혁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하연은 절대 그렇게 마음이 쉽게 변할 사람도 아니고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상혁은 샤워를 하고 난 뒤 하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B시는 아직 낮이었고 차 안에 있던 하연이 전화를 받았다.

[저녁 먹었어요?]

“웅, 아까 회사에서 먹었어.”

상혁은 화면 속의 하연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디 가는 거야?”

[밖에 일정이 있어서요.]

하연이 대답하며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방금 한 화장인데 어때요? 예뻐요?]

“예뻐, 아주 생기 있어 보여.”

상혁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때의 하연은 감정에 아무런 기복이 없었는데 메시지로 보내온 그 영상을 전혀 본 적 없는 사람 같았고 이 사실에 대해 상혁에게 말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얼른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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