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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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그 어느 때보다도 위험했어

이때 피터는 손을 놓고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부 대표님.”연중훈은 부들부들 떨며 소파에서 일어났다.“이 못된 X, 감히 나를 건드리다니! 부 대표, 네 부하들이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거야?!”그의 얼굴은 피투성이였고, 머리는 깨진 채 공포에 질려 있었다.상혁은 연중훈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여자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천천히 쪼그려 앉아 떨리는 손으로 여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하연아.”하연의 눈앞에 상혁이 서 있는 순간, 가슴 속에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동안 그녀가 애써 참아왔던 불안과 두려움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눈에서 눈물방울이 멈출 줄 모르고 흘러내렸다.“난 모르는 사람이에요...” 상혁은 얼음처럼 차가운 하연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 안았다. 하연의 냉정한 얼굴이 그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알아, 내가 왔어. 겁내지 마.”연중훈은 하연과 상혁을 번갈아 보며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너... 너희들! 너희들 서로 아는 사이였어? 부상혁, 지금 나를 가지고 논 거야?!”매니저가 사람들과 함께 급히 달려오더니, 장면을 본 순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쳐 갔다.“부 대표님, 저희의 실수입니다.”그러나 그가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하연의 마른 체형이 어딘가 낯설었고, 그녀가 골드 크라운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끝났어! 큰일이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말해봐, 부상혁! 이 여자, 혹시 네가 일부러 나를 속이려고 데려온 거 아니야?”연중훈은 갑자기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넌 간도 크구나, 감히 나를 건드리다니! 이제 보니, 네가 공사권 따낼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군!”“연 사장님.” 상혁은 하연을 부축해 일으킨 뒤, 자신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오랫동안 유흥에 빠져서 집에 계신 아내분을 잊으신 것 같네요. 이제 아내분께 알려서 집으로 돌아가실 때가 된 것 같네요.”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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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질투

‘만약 피터가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면, 만약 하민의 전화가 좀 늦게 걸려 왔다면...’‘하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F국으로 돌아가서 뭐 할 생각이었어?”하연은 그의 외투를 꼭 싸매고 목소리를 낮게 했다.“오빠 만나러 가는 건데요.”“나 만나러 오면서 나한테 말도 안 해?” 상혁은 성질을 억제하지 못하고 약간 위로 솟구쳤다.“연중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직접 뛰어든 거야?”“잘은 모르지만 그냥 오빠 놀라게 해주려고 그랬죠. 황 비서님이 오빠가 골드 크라운에 있다고 해서 바로 온 거예요.” 하연은 다시 억울한 마음이 들어 가슴이 답답해졌다.‘참 안됐네.’하연의 귀여운 모습에 상혁의 화가 사그라들었다. 그는 차 안의 온도를 높이고 하연이 걸치고 있던 외투를 벗겼다.“어디 다친 데 좀 보자.”하연이 입은 이 치마는 특별히 고른 것이었다. 치마는 모두 얼룩덜룩한 핏자국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상혁은 하연을 가까이 앉혀놓고 구석구석 살폈다.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피는 연중훈의 것이에요.”상혁은 하연의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은 채 말했다.“미안해.”하연은 상혁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오빠의 일을 망쳐놨어요. 오빠에게 서프라이즈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실패하고, 완전 빵점이에요.”상혁은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하연을 오히려 더 꽉 껴안았다. 하연의 목덜미를 잡고 고개를 돌려 하연에게 입을 맞추었다.“빵점이라니, 네가 지금 내 곁에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서프라이즈야.”생사고락을 함께한 두 사람의 키스는 일촉즉발의 열기가 느껴졌다.상혁의 몸은 매우 뜨거웠다. 그는 하연의 입술을 힘껏 빨아들였다. 차 안에서 하연은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가쁜 호흡이 차량 뒷좌석에 가득했다. “오빠, 여기 차 안이에요.”“차 안은 안돼?”하연의 얼굴이 온통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한 기업의 책임자다운 프로페셔널한 스타일의 외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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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진심이야?

30분 후에 운전기사가 황급히 달려왔다.“부 대표님, 여기 사 왔습니다.”기사가 내민 쇼핑백 안에는 하연이 입고 있는 것과 똑같은 하얀 치마가 들어있었다. 하연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상혁은 차에서 내려 차체에 기대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피터는 공손하게 상혁 옆에 섰다.“지하철 공사는 착공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입니다. 우리가 먼저 연중훈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닐까요?”“국내에 자재 공급업체가 연씨 가문에만 있는 건 아니야. 만약 연씨 가문 어르신들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이 계약 파기했을 거야. 안 그랬으면 부남준이 이 수법으로 나를 묶어놓지 못했겠지.”“이사회과 다른 쪽은 어쩌실 생각입니까?”“내가 처리할게.” 상혁은 담배를 힘껏 한 모금 들이마셨다.“황 비서에게 오늘부터 지사로 출근하고 본사로 돌아올 필요 없다고 전해.”피터는 연지가 이렇게 심각한 처분을 받을 줄은 몰랐다.최씨 저택의 불빛이 환했다. 상혁은 타고 온 차량을 정원 안에 주차하고 하연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하경은 안에서 느릿느릿 걸어 나와 하연에게 우스갯소리로 인사를 건넸다.“어머, 돌아오셨네요, 최 사장님.”상혁은 간단하게 목례로 하경에게 인사를 했다.하경 역시 상혁에게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하연은 작은 소리로 하경에게 말했다.“큰오빠, 화 안 났죠?”“네 덕분에 10시 정각이면 잠자리에 드는 큰형이 아직도 안 자고 있잖아.”하연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상혁은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내가 같이 들어갈게.”하민은 아직 서재에 있었다. 차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하민은 찻잔만 여러 번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좀 전의 통화에서 상혁의 대답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만약 하경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미 사람을 보내 하연을 찾았을 것이다.하연이 납치되었던 일은 아직도 하민의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했다.입구에서 소리가 나자 하민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토록 마음에 걸렸던 여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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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컴퓨터 수리합니다

외부에서는 모두 DL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은 상혁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이 업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 중 비리 없이 깨끗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상혁은 찻잔을 들어 올리며 손가락 끝에 찻물의 온기를 느꼈다.“저는 하연이와 진지하게 만나보려는 겁니다.”상혁은 이 한마디 말로 하민의 마음을 안심시켰다.하민과 상혁처럼 지혜로운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이 정도면 서로 이해하기 충분했다.“오늘 저녁 했던 말, 절대 잊지 마. 혹시 하연이가 다치는 일이 다시 생기면, 나는 너에게 책임을 물을 거니까.”하민은 일부러 소리가 나게 잔을 내려놓았다.다음날.DL 그룹은 아침 회의에서 두 가지 변동 사항을 발표했다.첫째, YG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를 충분히 배상한 뒤, 블랙리스트에 올린 후 새로운 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둘째, 황연지는 지사로 발령이 나게 되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알고 있던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숨겼기 때문이다.이 두 가지 변동 사항은 갑자기 한바탕 풍파를 일으켰다. 상혁과 여러 해 동안 함께 일하던 연지가 갑자기 지방 근무로 좌천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이번 상혁의 결정은 심지어 부동건까지 놀라게 했다.“네가 연 사장을 처리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황 비서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야? 황 비서를 대체 왜 지방 지사로 보내는 거야?”“비서 하나 바꾸는 것도 아버지께 허락받아야 하는군요. 아버지 여전하시네요.”상혁은 엷게 미소 지으며 부동건에게 맞섰다.부동건은 상혁의 이런 반응을 보고, 이번에 아들이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고 잠시 한걸음 물러섰다.“피터에게 확인해 보니, 실제로는 하연이가 너에게 자기 상황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고, 황 비서는 하연이의 부탁대로 했을 뿐이니, 이번 일이 황 비서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이번 일은 황 비서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 했다고 봐야지.”상혁은 여전히 무표정했다.상혁 정도의 임원급 위치에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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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혜선 이모

그 자리에 있는 명문가의 사모님들은 딱히 더 이상 나눌 말도 없어서 간단한 카드놀이를 시작했다.사람이 셋밖에 없어 한 자리가 비자, 백수미 여사는 누군가를 불러 자리를 채우려고 전화를 걸었다. 기다리는 동안 하연이 그 자리에 앉았다.“연 사장님의 부인 정원선 여사가 전화를 안 받아요. 무슨 일일까요?”“못 들었어요? 어젯밤에 정원선 여사가 골드 크라운에 가서 칼부림했나 봐요. 정원선 여사가 거기에 가보니까 로비의 홀 스크린에서 연 사장과 어떤 아가씨가 함께 있는 동영상이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었대요.” 진미라 여사는 들은 소식을 매우 실감 나게 전했다.“무슨 영상이었대요?”“그거 있잖아요, 다 알면서.”세 명의 명문가 사모님이 갑자기 한꺼번에 웃음이 터졌다.“누군가에게 약점 잡힌 거 아니에요? 연씨 집안도 재산 꽤 있는 집인데, 그 집안을 모욕하는 거잖아요.”“골드 크라운은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쉽게 알려주지 않아요. 그런데도 들켰다면 아마 중간에 대단한 인물이 있는 거 같아요.”하연은 손에 든 카드의 패를 응시하며 말없이 웃었다.여자들끼리의 대화가 지겨워진 하경은 나가서 바람을 쐬겠다며 나가서 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밖에서 기다릴 테니, 두 판만 더 치고 나와.”하경이 말하지 않아도 하연은 그럴 생각이었다. 마지막 카드를 내려놓고 예의 바르게 일어나려던 순간,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가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사모님들, 제가 늦었습니다.”하연이 뒤를 돌아보았다.아주 분위기 있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비록 눈가에 잔주름도 보였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마다 모두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매혹적인 자태를 띠고 있었다.“혜선 여사, 혜선 여사를 기다린 셈이 됐네요.” 진미라 여사는 특히 반갑게 앞으로 나가 송혜선을 맞이했다.“사모님의 전화 받자마자 나왔어요. 누구 부탁인데 감히 거절할 수 있겠어요?” 송혜선은 자리에 앉아 하연을 한 번 훑어보았다.“어머, 보기 드문 미인이네, 어느 집 딸이에요?”하연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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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아내 자리

송혜선이 하연을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이 사회에서는 법적 배우자와 애인의 구분이 매우 확실했다. 남자들은 아내나 애인들 중 누구를 공개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비록 부동건은 조진숙과 일찌감치 이혼한 사이였지만, 그 후에도 단 한 번도 송혜선에게 아내 자리를 인정해 준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아들 부남준과의 관계를 내세워 돈을 많이 받아서 그 돈으로 이런 부인들과의 모임에 낄 수 있었다.이런 모임에서 송혜선을 부동건의 아내로 인정해 준 이유는 첫째로 조진숙이 콧대가 높아 이런 가십이 넘치는 모임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부남준이 앞으로 DL 그룹의 경영자 자리에 오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그룹의 핵심 자리에 들어가면 송혜선도 좋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혜선 이모께서 농담하신 거잖아요, 동건 삼촌의 얼굴을 봐서라도 제가 예의를 갖추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하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송혜선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부동건을 봐서 예의를 갖추겠다는 의미였다.하지만 송혜선은 하연의 말에 화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남준이 통해서 네 이야기 들었다.”“뭐라고 하던가요?”“최씨 집안 넷째이자 막내딸, 당차고 활달하다고. 아가씨를 아주 좋게 이야기하던데?”하연은 갑자기 속이 불편하고 메스꺼워졌다.“저는 부남준 씨에 대해 기억나는 게 별로 없어요. 그냥... 배가 좀 나오고, 떡진 머리카락에 키가 160이 조금 안 되는 것 같고... 여기 계신 혜선 이모를 많이 닮은 것 같네요.”하연의 남준에 대한 평가가 끝나자 송혜선의 얼굴이 굳어졌다.“사람을 잘못 본 것 같은데요? 우리 남준이가 얼마나 잘생기기로 유명한데요.”진미라 여사도 얼른 거들었다.“그래, 전에 남준이를 본 적이 있는데, 키가 185야. 다 둘러봐도 우리 남준이만큼 뛰어난 사람은 드물지.”하연은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들고 다시 말했다.“그럼 부상혁 씨와 비교하면 어떤가요?”하연의 입에서 ‘상혁’의 이름이 나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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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넷째 오빠

상혁이 문을 두드리자 웨이터가 문을 열고 상혁을 맞이했다. 백수미가 고개를 들자 깔끔하고 매끈한 이목구비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상혁은 손가락을 세워 입에 대고 눈을 마주친 백수미에게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냈다.그때 하연은 이미 10여 게임을 연속으로 이기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판을 정확히 읽고 계속해서 하연에게 유리한 카드를 내주었다. 게다가 하연은 계산이 빨라 송혜선과 진미라는 거의 게임에서 지고 있었다.책상 위에 한 무더기의 칩들이 쌓여 있었다.송혜선은 좋지 않은 안색으로 마지막 게임을 마치고 게임에서 손을 털었다.“하연 아가씨가 참 톡톡하네, 이쯤에서 내가 진 걸 인정할게.”테이블에 앉아있던 하연의 뒷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네, 사실 지는 건 겁나지 않는데,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게 더 겁나죠. 혜선 이모는 카드 실력은 더 분발하셔야겠어요.”하연의 말을 듣고도 송혜선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하연은 게임에서 이겨서 딴 칩들을 모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고 돌아서다 뒤에 서 있던 남자의 품에 갑자기 부딪혔다. 코가 아파서 문지르며 고개를 들었다.“상혁 오빠?”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상혁에게로 쏠렸다.상혁은 웃음을 참고 부딪친 코를 아파하는 하연을 대신해 하연의 코를 문질러주었다.“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예요?” 하연이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방금, 게임 하느라 지치지 않아?”“조금요.”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누가 봐도 분명히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송혜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상혁이구나, 여기는 어떻게 왔어?”상혁은 손을 들어 하연의 구겨진 셔츠 깃을 정리하면서도 송혜선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일이 있어서요. 하연이가 여기에 있다고 해서 보려고 온 겁니다.”“진 여사가 그러더구나, 여기 최하연 씨는 부 회장님의 딸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러면 최씨 가문에 위로 오빠가 셋이나 된다던데, 그럼 상혁이 네가 넷째인 건가? 네가 넷째 오빠가 되겠네.”송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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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사라진 임모연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재 공급업체 최종 인선이 확정되었다. 계약서에 서명하려던 상혁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이번 민생 사업은 어떠한 부정 행위나 속임수도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하나라도 적발된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공급업체 담당자는 상혁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지만 상혁의 기세에 압도되어 연신 땀을 닦으며 말했다.“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물론입니다.”계약의 모든 프로세스가 끝나자, 상혁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잠시 쉬었다. 새로 임명된 비서는 상혁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주었다.“대표님, 수고하셨습니다. 차량이 이미 준비되었는데요, 어디로 가시겠습니까?”상혁의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었다.“저는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비서는 곧바로 커피잔을 도로 가져왔다. “다른 음료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됐어요.” 부상혁은 겉옷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비서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어머니 댁으로 가.”피터는 상혁에게 보고하기 위해 차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상혁은 차에 오르기 전에 멈춰 서서 피터를 보았다. 셔츠의 윗 단추 두 개를 풀었다. 밤바람이 불어 셔츠깃이 흔들리자 그 사이로 선명한 근육의 윤곽선이 드러났다.“무슨 일이야?”“임모연... 저희쪽 사람들이 놓쳤습니다.”피터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푹 숙였다.상혁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어떻게 놓칠 수가 있어? 국경은 네 구역 아니었나?”“저희 쪽에서 임모연의 뒤를 따라붙었는데, 임모연이 의심이 많아 금방 눈치채더니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모습을 감췄습니다.”피터는 재빨리 말했다.“저희도 뒤따라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아마도 그 밑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 통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상혁의 가슴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차갑게 식은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었다.잠시 후 상혁이 입을 열었다.“오늘부터 네 목표는 임모연 감시가 아니라 국경 전체를 감시하는 거야. 미세한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누가 됐든 즉시 보고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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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선물은 단지 명분일 뿐

“현재 매출이 두 배로 늘었지만, 전자상거래의 사후 서비스 관련 문제는 여전히 우리의 최우선 당면과제입니다. 각 부서는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데에 최대한 집중해야 합니다.”침착하게 말을 마친 하연의 입이 바짝 말랐다. 곁에 있던 하민이 하연에게 물 한 잔을 건넸다.하연은 입 모양으로 하민에게 고맙다고 말했다.정태훈은 업무보고를 마친 뒤 입을 열었다.[연말이 다가와서, DS 그룹의 송년회를 준비해야 합니다. 사장님, 올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하연은 HT그룹에 있을 때도 적지 않은 송년회에 참석해 왔지만 대부분 아주 지루하고 따분한 행사였다. 형식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임원들에게 아부해야 하는 자리였다. 하연은 잠시 생각한 후 태훈의 질문에 대답했다.“올해 이렇게 좋은 성과를 냈으니 파티를 열어 모두가 즐기는 게 어때요?”화상회의 참석 중이던 사람들이 갑자기 반응하기 시작했다.[그것 참 좋은 아이디어네요!][컨셉은 어떤 것이 좋을까요?]하연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직원들에게 공지해서 투표로 정합시다.”회의를 마치고 하연이 고개를 들자 하민이 웃는 얼굴로 하연을 보고 있었다.“꽤 민주적이네.”하연이 웃었다.이때 하민의 비서가 밖에서 들어왔다.“골드 크라운은 오늘 밤 만석이라고 합니다.”하민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상혁이가 선물을 보냈나 보군.”하연도 하민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상혁이 골드 크라운에 선물을 보냈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도시 곳곳에 퍼졌고, 오늘 저녁 골드 크라운에 빈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상혁이 보낸 선물의 정체에 대해 하연이 물었지만, 하민은 곧바로 대답해 주지 않았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비서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골드 크라운이 곧이곧대로 실토하지는 않을 겁니다. 선물은 단지 명분일 뿐이고, 부 대표님이 큰 이슈를 만들어 고위 관료들이 그곳에 몰리도록 한 겁니다.”하민의 비서는 문득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하지만 고위층 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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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원수

남자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서류봉투를 받아서 들었다.그가 손을 내밀자 여자는 즉시 옷을 걸치고 일어나 그에게 안경을 건네주었다.중년 남자의 얼굴에 광대뼈가 높이 솟아 있었고, 고리타분한 검은 뿔테 안경을 쓰자 매우 근엄하고 진지해 보였다.그는 서류봉투를 찢어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여러 장의 계약서였다. 그는 한장 한장 뒤적거리다가 마지막 서명을 보고 이를 갈았다.“그래, 너로구나, 부상혁.”SQ그룹은 부동산 사업으로 자산을 불려 부를 축적했고, 몇 세대가 돈을 쓰기만 해도 문제없을 정도의 자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SQ그룹의 전 회장이 낳은 아들 중 둘째가 주식에 빠져 자산 전체의 절반가량을 날렸다. 마침 갓 졸업한 상혁이 그 기회를 잡아 저가 매수를 통해 처음으로 큰돈을 벌었다.그 후 상혁은 DL그룹을 운영하면서 이 돈으로 FL그룹을 설립했다.여자가 궁금해서 다가와 서명란에 ‘이방규’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방규에게 물었다.“대표님, 부상혁과 전에 함께 사업한 적이 있었어요?”“함께 사업한 사이가 아니라 절대 잊을 수 없는 원수야.” 이방규는 눈을 가늘게 떴다.여자는 어리둥절해하며 다시 물었다.“무슨 원수요?”이방규는 눈을 들어 여자를 세게 밀쳐냈다.“네가 참견할 일 아니니 그 입 닥쳐!”그녀는 한쪽으로 넘어져 한동안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고 두 주먹을 꼭 그러쥐었다.이방규는 계약서를 구겨 차 안의 쓰레기통에 버렸다. 분노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연중훈은 이방규에게 와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상대가 부남준이었다면 연중훈에게 간단히 경고하고 끝냈을 일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상대는 부상혁이었다. 이방규는 죽을힘을 다하지 못하고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상혁은 뜻밖에도 직접 당시의 계약서를 보내왔다.이방규는 이 서류를 계기로 당시의 실패를 새롭게 다시 보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그 당시 초짜였던 부상혁에게 저가 매수 방식으로 당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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