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1170 챕터

제71화

오늘의 연회가 끝난 후, 진서준의 이름은 서울시에서 전설처럼 퍼졌다.앞으로 진서준의 위치가 황보식보다 더욱 높아질지도 모른다. 호텔 밖에서는 진서준과 허사연이 손을 잡고 산책하고 있었다.달빛이 허사연의 예쁘장한 얼굴을 비추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앞으로 진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니면 진서준 씨라고 부를까요?”허사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장난스레 물었다.진서준은 허사연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작게 웃었다.“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요.”허사연의 눈이 달처럼 휘었다. 그녀의 두 볼이 어느새 복숭앗빛으로 물들었다.“서준이라고 부르고 싶은데요?”진서준은 걸음을 멈추고 허사연을 바라보았다.“제 가족만 저를 그렇게 부르는데. 혹시 제 가족이 되고 싶어요?”허사연은 또 얼굴이 붉어졌다. 다른 손으로는 진서준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또 날 놀리는 거죠!”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붙잡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서준이 뚫어져라 쳐다보자 허사연의 심장은 점점 빠르게 뛰었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목까지 붉게 달아올랐다.허사연은 마치 연애 중인 아가씨 같았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고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의 숨이 진서준의 얼굴에 닿았다.그 모습에 진서준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그 순간, 한 여자의 목소리가 두 사람을 방해했다.“두 사람, 뭐 하는 거야?”그 목소리에 허사연은 깜짝 놀랐다.가까이 다가온 진서준의 얼굴을 보고 또 놀라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키스하기 직전이었는데 방해받은 진서준은 조금 화가 났다.고개를 돌려보니 허윤진이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걸고 있었다.‘저거 분명 일부러...!’진서준과 허사연이 호텔에서 걸어 나온 후, 허윤진은 몰래 두 사람의 뒤를 밟았다.두 사람이 갑자기 멈춰서서 서로를 마주 볼 때, 허윤진은 자기 언니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진서준 씨, 오늘은 정말 멋졌어요. 그렇다고 아직 당신을 인정하는 건 아니에요.”허윤진은 진서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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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전화기 너머의 강성철은 아주 공손한 태도로 얘기하고 있었다.“진 선생님, 제가 휴식을 방해한 건 아니죠?”어젯밤 진서준이 번개를 부리는 것을 본 강성철은 진서준을 진심으로 인정하게 되었다.그리고 이씨 가문의 연회에서 진서준과 심하게 싸우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진서준이 말하지 않아도 다른 세력들이 그를 죽이려고 들 테니.“아니요. 무슨 일이죠?”진서준이 물었다.“오늘 시간 되십니까? 제 몸에 깃든 피의 재앙을 해결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강성철이 얘기했다.“당연하죠. 아침을 먹고 회사로 찾아가죠.”진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알겠습니다. 그럼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강성철이 감격해서 얘기했다.아침을 먹은 후, 진서준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나 강성철의 호스텔 그룹으로 갔다.호스텔 그룹은 서울시의 남쪽에 있었는데 너무 외진 곳은 아니었다.20분 정도가 지나 진서준은 운전해서 호스텔 그룹으로 왔다. 15층의 빌딩이었는데 위의 7층은 호스텔 그룹이고 아래는 다른 개인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었다.진서준은 차에서 내려 빌딩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높은 층을 눌렀다.강성철은 사무실에서 오고 가면서 진서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사장님, 진 선생님이 오셨습니다.”한은호는 문을 열고 진서준을 데리고 들어왔다.진서준을 본 강성철은 다가가 바로 진서준의 손을 잡았다.“진 선생님, 안으로 드시죠. 얼른 차와 과일을 내와.”강성철이 비서에게 명령했다.진서준은 막지 않고 소파에 앉아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사무실의 환경을 흘깃 쳐다보았다.“진 선생님, 어제저녁 연회장에서 보여준 도술은 정말 잊기 힘들 것 같습니다.”강성철은 바로 아부했다.“그저 간단한 도술일 뿐입니다. 자랑할 만한 실력도 아니고요.”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었다.그게 간단하다니?예전의 진서준이 이렇게 말한다면 강성철은 그가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강성철은 진서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사무실에 이상한 물건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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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불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은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도술을 몇 년 수련한 사람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였다.그러니 강성철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은 일반인이 아닌 게 분명했다.적어도 어제 만난 이승재와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이승재처럼 유명한 사람은 이런 일을 맡아 하지 않을 것이다.굳이 이런 일을 할 필요도 없고 발각되면 자기만 손해이기 때문이다.진서준이 불상에 손을 갖다 댈 때, 강성철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음산한 기운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기분이었다.“진 선생님, 해결해 주실 수 있는 거죠?”강성철은 놀라서 바로 진서준의 뒤로 숨었다.“이 불상을 해결하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배후를 찾아내는 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진서준은 불상을 내려놓았다.이 불상에는 주문이 걸려 있었는데 바로 반경 3킬로미터 안의 원혼을 모두 이 불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이 주문을 풀면 강성철의 살기는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배후가 눈치채고 도망칠 수 있다.그러면 상대는 또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강성철을 죽이려고 들 수도 있었다.무인을 건드리면 적어도 죽기 전에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하지만 풍수술사를 건드리게 된다면 죽어서도 사인을 모를 것이다.“진 선생님,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강성철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어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진서준이 그한테 똥에 빠져야 한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을 것이다.“아내분이 돌아오고 다시 보죠.”진서준은 소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담담한 진서준에 비해 강성철은 초조하고 두려웠다.그는 그와 함께 10년을 산 사람이 자기를 해치려고 들 줄은 몰랐다.10분 후, 스포츠카가 별장의 주차장에 들어왔다.차 문이 열리자 화려하게 입고 치장한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바로 강성철의 아내, 한지안이었다.10년 전, 강성철과 술집에서 만난 후, 한지안의 신분은 크게 바뀌었다.아무나 괴롭히던 직원에서, 수천 명이 우러러보는 사모님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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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진서준과 강성철은 차에 앉아서 천조 그룹으로 향해갔다.“진 선생님, 이미 부하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모두 천조 그룹으로 오라고요. 오늘 내가 죽더라도 도진수를 지옥으로 데려갈 겁니다.”강성철이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라이벌에게 아내를 뺏겼으니 강성철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화를 풀 상대를 찾고 있었다.“부하를 돌려보내세요. 우리 둘만 있으면 되니까요.”진서준이 얘기했다.“그건...”강성철이 살짝 머뭇거렸다.“진 선생님, 실력이 강한 것은 알지만 도진수도 평범한 사람은 아닙니다. 도진수의 부하는 거의 800명입니다. 우리가 가고 있으니 도진수도 준비를 해놓았을 겁니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하는 것을 본 강성철이 이를 꽉 깨물었다.“좋습니다. 그럼 진 선생님의 말을 듣겠습니다.”강성철은 핸드폰을 꺼내 부하들을 다 돌려보냈다.진서준과 강성철은 어느새 천조 그룹 아래 도착했다.강성철의 호스텔 그룹과 다르게 천조 그룹은 혼자서 15층의 빌딩을 갖고 있었다. “진 선생님, 성철 형님.”한은호는 진서준과 강성철을 보고 달려왔다.“그년, 아직 안에 있지?”강성철이 물었다.“네. 들어간 후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한은호가 얘기했다.“좋아. 진 선생님, 들어가시죠.”강성철이 진서준을 쳐다보았다.한은호는 바로 표정이 굳었다.“형님, 두 사람이 들어가겠다고요?”“괜찮아. 진 선생님이 계시니 도진수는 아무것도 아니야.”강성철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긴장했다.이번에는 정말 호랑이굴에 쳐들어가는 기분이었다.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진서준은 이미 빌딩의 대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강성철은 한은호더러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을 데리고 지원하라고 했다.진서준과 강성철 두 사람만 들어왔다. 강성철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 오십여 명이 두 줄로 섰다. 그들의 중앙에는 강한 인상을 가진, 올백 머리를 한 남자가 앉아서 시가를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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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총성이 울리고 나서 총알이 방 밖으로 나와 진서준의 머리를 향해 곧장 돌진했다. 방 전체는 강한 화약 냄새로 가득 찼다.강성철의 마음속은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 일찍 알았더라면 사람들을 데리고 왔을 것이다.도진수는 마음속에 있던 증오는 풀렸지만 앞으로 일어날 문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대한민국은 총기 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했다.오늘 그가 총을 쏴서 진서준을 죽인다면 정부가 나서서 이 일에 대해 조사할 뿐만 아니라 황보 가문의 화를 불러올 것이다.하지만 일은 이미 끝났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그러나 곧바로 모두가 깜짝 놀라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의 앞에 연한 하늘색의 장벽이 나타났다.장벽은 아주 얇았고 심지어 두께가 일반 백지보다도 두껍지 않았다.하지만 일격에 무너질 것 같았던 장벽은 고속으로 회전하며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냈다.홀 내부에는 정적이 흘렀다.강성철, 도진수, 한지안 그리고 지상에 있던 부하들은 전부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저 하늘색의 막은 뭐지? 지금 영화 찍나?툭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은 바닥으로 떨어졌다.진서준이 손을 살짝 움직이자 몸 앞에 있던 하늘색 장벽이 사라졌다.역시 무도의 대가로 성장한 것인가?도진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내면의 힘을 외부로 발산하는 건 무술 고수와 같은 괴물 외에는 오늘날 세계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었다.그리고 무술 고수들은 대부분 나이 50대를 넘은 사람들이었다.그런데 진서준은 몇 살인가?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었다.무술 천재라고 해도 이렇게 강력할 수는 없었다.진서준은 양손을 내려놓고 평온한 표정으로 도진수를 바라보았다.“무릎 꿇고 빌면 네 목숨은 살려줄게.”목소리가 너무 차분해서 그 어떠한 동요도 없는 것 같았다.도진수는 이미 겁에 질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눈앞에 있는 젊은 고수가 그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쉬울 것이다.그 순간 도진수는 심연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한이 발끝부터 척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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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진서준이 별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급 승용차 두 대가 별장 입구에 세워졌다. 이윽고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 양복 차림에 멋진 청년이 차에서 내렸다.그리고 떠나기 전, 청년은 차 안에 있는 여자를 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윤진아, 넌 여기에서 좋은 구경만 하면 돼.”그러자 허윤진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차 문이 닫히고 청년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별장을 향해 걸어간 뒤, 허윤진이 준 별장 열쇠로 별장의 문을 열었다.그 시각, 진서라와 조희선은 마침 산책이라도 할 겸 바깥에 나가 한 바퀴 돌아볼 예정이었다.그때, 별장 거실의 대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리고 방금 허윤진과 얘기를 나누던 청년이 걸어 들어왔다.청년은 진서라와 조희선을 발견하자마자 눈빛으로 강력한 멸시를 드러냈다.“누구세요?”진서라는 갑자기 나타난 청년에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전 사연이의 약혼남입니다!”청년은 가슴을 쫙 펴고 고개를 쳐든 채 오만한 표정으로 답했다.“얼마 전에는 업무 문제 때문에 잠깐 출장을 간 거였는데 어제 돌아오는 길에 사연이가 이 별장을 당신들에게 넘겨줬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사연이가 당신들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는 이유는 진서준 그 거지 같은 인간이 우연히 걔 아버지를 구해준 것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별장만 넘겨 준 거라면 우리 집도 이 별장 하나가 큰 대수는 아니니 나도 별말 안 하겠지만, 당신 집 그 진서준이 글쎄 은혜도 모르고 내 약혼녀한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잖습니까!”언성을 높여 따지던 청년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나갔다.“그 인간은 집에 거울도 없답니까? 거울 좀 들여다보고 자기 주제를 알라고 하세요. 진서준이 두꺼비 같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도 두꺼비한테는 모욕일 지경이네요.”청년은 계속하여 진서라와 조희선을 날카로운 말로 모욕하며 조롱했다.모녀는 청년의 말을 듣고 안색이 파랗게 질려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비록 조희선이 이미 진서준더러 허사연에게 마음을 품지 말라고 타일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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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진서준은 차에 시동을 걸며 조희선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엄마? 무슨 일이에요?”조희선의 말투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서준아, 잠깐 집에 좀 들러봐. 엄마가 할 얘기가 있어.”“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진서준도 조희선의 조금 음산한 말투를 눈치챘고 집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글라리아 별장 말고 우리 양철집에 와.”조희선은 진서준이 별장에 돌아갔다가 허사연의 약혼남이라도 마주쳐 괜히 마찰이 생길까 두려웠다.“양철집이요?”진서준은 순감 멈칫했고 다급하게 되물었다.“엄마, 무슨 일이에요? 왜 별장에서 나왔어요?”그러자 조희선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돌아와서 얘기하자.”전화를 끊은 뒤 진서준은 서둘러 차를 몰고 조희선과 진서라가 살고 있는 양철집으로 향했다.곧이어 진서준의 차는 양철집이 위치한 길가에 멈춰 섰고 그는 다급히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잔뜩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진서라는 진서준이 돌아오자 간신히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오빠, 목마르지는 않아? 물 좀 떠줄게.”“목 안 마르니까 괜찮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진서준은 조희선을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서준아, 엄마가 전에도 허씨 가문 아가씨한테 다른 마음 품지 말라고 타일렀잖니.”조희선은 한숨을 푹 내쉬며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리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는 너도 잘 알잖아. 게다가 넌 감옥까지 다녀왔는데 어떻게 허씨 가문 아가씨와 어울리겠니?”진서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안색이 미세하게 변하더니 눈빛에 싸늘한 냉기가 스쳤다.“엄마, 혹시 누가 엄마한테 뭐라고 했어요?”“아니야. 그냥 엄마와 서라가 고민하다가 나오기로 결정한 거야.”조희선은 진서준의 의심에 연신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그녀는 진서준이 순간 화가 나 허사연의 약혼남을 찾아갈까 봐 두려웠다.그 사람은 돈과 세력을 한몸에 지닌 큰 인물인데 그들과 같은 일반 가정이 감히 어떻게 건드릴 수 있겠는가?진서준은 어머니가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자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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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진서준은 이곳에서 유정을 다시 만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유정도 반가운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진서준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서준 씨는 오늘 집 보러 온 거예요?”“맞아요. 인터넷에서 유정 씨네 부동산이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작은 별장을 팔고 있길래 보러 왔죠.”진서준이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별장을 찾고 있다는 말에 유정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구역 안에는 두 군데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앞뒤 정원까지 포함해서 120평 정도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가격이 조금 비싸요.”유정이 진서준을 바라보며 설명해주자 진서준도 싱긋 웃으며 답했다.“가격은 상관없어요.”유정과 진서준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자 다른 여사원들은 모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유정 씨, 우수한 판매원으로서 고객을 가리는 뛰어난 안목이 있어야죠.”사원 중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이는 여사원이 눈살을 찌푸리며 유정을 나무랐다.“어떤 사람들은 고객이 이곳에 집을 사러 온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여자 꼬시러 온 것인지 의도를 한눈에 알아낼 수 있다니까요.”산성 부동산에 여사원들이 모두 비교적 예쁘게 생겼기에 적지 않은 남자들이 부자인 척 가오를 부리며 조금 어리숙한 여자 꼬시러 왔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진서준은 그 말에 숨겨진 가시를 알아냈기에 상당히 불쾌했다.“지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당연히 말 그대로죠.”여사원이 경멸 어린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지금까지 사기 치러 온 남자들은 적어도 연기라도 할 줄 알았지 당신은? 연기도 할 줄 모르면서 장애까지 있는 가족을 데리고 와 불쌍한 흉내나 내다니.”이 말을 듣자 진서라와 조희선의 안색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러자 상황파악을 한 유정이 다급하게 그 여사원한테 해명해주었다.“한영 씨, 서준 씨는 저와 아는 사이에요. 우리를 속이러 온 사람이 아니에요.”“됐어. 저런 사기꾼들은 항상 너같이 착하고 어리숙한 여자애들만 골라서 사기 치잖아.”“그만!”진서준이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그러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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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다른 별장이라니? 설마 별장을 두 개나 사려고?“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남은 두 별장은 가장 비싼 거라고요! 한 채에 16억이라고요! 선금만 낸다고 해도 6억을 내야 해요!”고한영은 놀라서 굳었다가 웃으면서 얘기했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얘기했다.“아까 한 말, 지킬 수 있습니까?”“당연하죠!”고한영은 팔짱을 끼더니 얘기했다.“만약 정말 별장 두 채를 살 수 있다면 한 달이 아니라 평생 가정부를 할 수 있어요.”유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한영은 정말 잘못 걸린 셈이다.“유정 씨, 계약서에 사인하고 돈을 내러 가죠.”진서준이 유정을 보면서 얘기했다.“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진서준 씨.”유정이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고한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약간의 불안함이 마음속에서 생겨났다.계약서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남은 것은 사인과 돈이었다.진서준은 은행카드 두 장을 꺼냈다.이 두 카드는 하규천과 황보식이 진서준에게 준 카드로 한도가 없었다.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쓸 수 있었다.진서준은 계약서에 사인했고, 유정은 바로 카드를 들고 재무부로 갔다.고한영은 더욱 초조해져서 물컵을 들고 있는 손이 바르르 떨렸다.설마 눈앞의 남자가 정말 그렇게 돈이 많은 부자란 말인가?얼마 지나지 않아 유정이 환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돌아왔다.“진서준 씨, 두 별장은 이제 다 진서준 씨의 것입니다. 오후에 집문서가 나오면 바로 가져다드릴게요.”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수고해 줘요.”“수고는 무슨. 진서준 씨 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는데 제가 더 고마워해야죠.”별장 두 채, 모두 32억이다.유정은 거기서 1억 8천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다.그것 뿐만이 아니라 각종 성과금까지 합하면 이번 달의 월급은 거의 2억에 달한다.2억은 일반인이 편히 남은 생을 살 수 있게 한다.고한영은 그걸 보고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닫히지 않았다.그녀는 이 남자가 정말 32억을 내놓을 줄은 몰랐다.진서준은 집 열쇠를 건네받고 고한영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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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진서준은 차를 옆까지 몰고 와 창문을 내려 유정을 차에 타게 하려고 했다. “유정 씨, 이번 달 판매왕은 유정 씨겠네요? 그럼 좋은 식당으로 가죠!”한 여직원이 질투심 가득한 말투로 유정과 얘기했다.유정은 온 지 한 달만에 가장 비싼 별장 두 개를 팔았다. 그러니 동료들이 질투할만했다.“오션 호텔로 갈까요?”유정이 떠보며 넌지시 물었다.오션 호텔은 5성급 호텔이다. 이지성 아들의 돌잔치 때도 오션 호텔에서 했었다.사람들 사이에서 매니저가 얘기했다.“그럼 오션 호텔로 가죠. 내가 거기 회원 카드가 있어서 계산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그 말을 들은 유정은 감격의 시선으로 도영광을 쳐다보았다.유정을 아니꼽게 보던 여직원 나지혜는 얼른 옆에서 아부했다.“도 매니저님은 정말 대단해요! 오션 호텔의 회원 카드가 있다니요!”도영광은 으쓱해서 얘기했다.“5성급 호텔의 회원 카드일 뿐이에요. 비싸지도 않고.”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부러워서 도영광을 보면서 존경의 시선을 보냈다.도영광이 유정을 보면서 얘기했다.“유정 씨, 내 차에 앉아요.”유정은 살짝 어색해했다.“괜찮아요, 매니저님. 저는 별장을 산 진서준 씨의 차에 앉아서 가면 돼요.”도영광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얼굴에서 불쾌함이 엿보였다.“그 사람을 왜 불러요.”“그분께도 감사하니까요.”유정이 얘기했다.도영광이 뭐라고 하려던 찰나, 진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 씨, 차에 타요.”진서준을 본 유정은 웃으면서 걸어갔다.고한영도 그 뒤를 따랐다. 진서준의 조수석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바로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도영광은 낯빛이 붉으락푸르락했다.세일즈 팀의 가장 예쁜 두 여자가 다른 사람의 차를 탔으니, 세일즈 팀 매니저인 그는 체면이 깎였다.그 모습을 본 나지혜는 도영광의 팔을 껴안고 얘기했다.“도 매니저님, 우리도 얼른 같이 가요.”도영광은 차갑게 진서준의 차를 보더니 예쁘게 생긴 여직원들을 차에 태워 따라갔다.호텔로 가는 길에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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