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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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유지수가 대놓고 이름을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이지성은 그 사람이 바로 진서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지성은 휠체어에 앉아 유지수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고개를 돌렸다. 진서준이 귀티가 흐르는 양복을 입고 홀로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날 저기까지 데려다줘.”이지성의 두 눈에 원망이 가득했다. 오늘 밤 진서준도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이렇게도 중요한 자리에 감옥에 다녀온 적이 있는 진서준이 뻔뻔스럽게 오다니!허사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지성은 배짱이 더욱 두둑해졌다.곧이어 유지수가 이지성을 진서준의 앞에 데려다줬다.이지성은 비록 휠체어 신세였지만 표정만큼은 무척이나 오만방자했다.“비싼 양복을 입었다고 해서 자신이 부자라는 생각은 버려.”진서준은 고개를 들고 이지성과 유지수를 싸늘하게 쳐다보고는 코웃음을 쳤다.“적어도 난 다른 사람의 아이를 대신 키워주지 않았어.”그의 말에 유지수는 마음속의 분노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라 진서준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진서준, 날 함부로 모함하지 마! 우리 남편이 네 이간질에 넘어갈 것 같아? 목적을 이루지 못하니까 핑계를 대는 거 다 알아. 너 같은 사람은 사회의 쓰레기야, 인간쓰레기!”허사연이 없으니 유지수도 진서준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진서준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 앞에서 그녀에게 손찌검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오늘 밤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전부 진짜로 권력이 있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그날 이씨 가문의 연회와는 완전히 다른 레벨이었다.진서준이 경멸 섞인 웃음을 지었다.“욕 다했어?”진서준이 자신의 말을 아예 귓등으로 듣자 유지수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어제 백화점에서는 그렇게 시건방을 떨더니 오늘 허씨 가문의 큰아가씨가 없으니까 쫄았어? 퉤! 무능한 자식!”유지수는 진서준에게 침을 뱉었다. 진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몸을 살짝 비틀어서 유지수가 뱉은 침을 가볍게 피했다.“내가 여기서 널 못 때릴 것 같아?”이지성은 두 손으로 휠체어를 꽉 잡고 흉악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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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그 시각 황보식은 연회 준비가 한창인 홀에 있었다. 진서준과의 통화를 마친 후 바로 옆에 서 있던 우람한 체격의 중년 남자에게 분부를 내렸다.중년 남자의 이름은 조철용이었고 황보식의 경호원이다. 예전에 교룡 특전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조철용은 제대한 후 누군가의 소개를 통하여 황보식을 알게 되었는데 그 후로 쭉 그의 옆에서 안전을 책임졌다.황보식이 공식 석상에 나갈 때면 항상 조철용을 곁에 데리고 다니면서 안전을 책임지도록 했다.“문 앞의 경비원에게 가서 전해. 이혁진네 가족을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만약 왔다면 그냥 내쫓으라고 해.”조철용은 황보식의 분부를 듣고 살짝 놀랐다. 왜냐하면 황보식은 온화하고 상냥한 성격이라 절대 다른 사람을 난감하게 굴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런 분부까지 내렸다는 건 이혁진네 가족이 황보식의 심기를 건드린 게 분명했다.“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서 전하겠습니다.”조철용은 재빨리 연회장 문 앞으로 다가가 경비원에게 분부를 전했다. 이미 도착한 유명 인사와 재벌들은 황보식의 주변을 맴돌며 담소를 나누었다.황보식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잠시 조용해달라고 했다.“여러분, 오늘 이 연회는 선물을 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비즈니스를 상의하려고 만든 자리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단순히 여러분에게 한 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어서 이렇게 초대한 것이니 너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할 필요 없어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황보식은 단순히 골동품 대가인 것만은 아니다. 그에게 세 아들이 있는데 하나는 군인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인이며 또 다른 아들은 사업을 한다. 세 아들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엄청난 실적을 쌓았다. 심지어 서울시에서 황보식을 건드릴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 황보식이 단지 한 사람을 소개하려고 이런 연회를 열었다는 건 그 사람의 신분이 얼마나 대단할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호텔 밖, 허사연은 허윤진과 함께 진서준과 만났다.“서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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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이지성은 사람들의 비웃음 가득한 시선을 받으며 툴툴거리면서 호텔을 떠났다.연회에 참석하러 왔다가 내쫓기는 건 다른 손님들도 아마 처음 보는 광경일 것이다.다들 이씨 가문이 황보식 어르신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웬만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심하게!그렇지 않으면 늘 인자한 황보식이 이씨 가문에 이 정도로 망신을 줄 리가 있겠는가?한편, 진서준은 허사연과 함께 홀로 들어왔다. 홀이 어찌나 큰지 거의 축구장 하나 정도 돼 보였다.술향기와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참석한 손님들 모두 화려한 옷차림에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오늘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은 전부 서울시에서 내로라하는 권력자들이었다. 이씨 가문의 연회에 초대된 손님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 차이였다.“가서 어르신께 인사하고 올게요. 윤진아, 서준 씨랑 자리 찾아서 앉아.”허사연이 여동생에게 말했다.“사연 씨, 나와 함께 가요.”진서준이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황보식이 오늘 이 연회를 연 목적이 바로 진서준이었다. 조금 전 통화할 때 황보식에게 이미 도착했다고 했으니 당연히 만나서 인사는 해야 했다.허윤진은 진서준의 얘기를 듣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우리 언니 신분이 어떻고 당신 신분이 어떤지 몰라서 그래요? 황보식 어르신은 우리 아빠도 존경하는 분이시라고요.”허윤진의 비웃음에도 진서준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런데요? 오늘 이 연회의 주인공이 저일지도 모르잖아요.”“풉!”허윤진의 두 눈에 담긴 경멸이 다 흘러나올 지경이었다.“진서준 씨,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요? 창피한 걸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죠.”허윤진은 진서준을 점점 더 질색했다.‘고작 의술을 조금 알고 있을 뿐이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공교롭게 우리 아빠의 목숨을 살려줬기에 이런 대접이라도 받지, 안 그러면 평생 이런 연회 근처에도 오지 못했을걸?’버릇없는 여동생의 모습에 허사연이 화를 냈다.“윤진아, 서준 씨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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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말도 안 돼!’금방 출소한 범죄자가 어떻게 황보 가문의 메인 자리에 앉을 수 있단 말인가?허윤진은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고 두 눈에는 오로지 경악뿐이었다.조금 전 진서준이 했던 얘기가 허윤진의 뇌리에서 맴돌았다. 허윤진은 자기 팔을 힘껏 꼬집었다. 아픔이 느껴지는 걸 보니 꿈은 아닌 듯싶다.그런데 대체 왜?허윤진의 마음이 진정되기도 전에 진서준은 이미 메인 자리에 앉았다.“사연 씨는 진 선생님 옆에 앉으세요.”눈치 빠른 황보식은 진서준과 허사연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허씨 가문은 서울시에서 지위가 꽤 있고 허사연도 많은 남자들의 이상형으로 명성이 자자했다.만약 두 사람이 결혼한다면 앞으로 그 누구도 진서준을 깔보지 못할 것이다. 허사연도 마침 진서준의 옆에 앉으려던 생각이었던지라 황보식의 말에 바로 옆에 앉았다.“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네요.”황보식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허사연도 이런 자리에 자주 참석했었지만 여자인지라 부끄럼을 잘 탔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건네는 칭찬에 쑥스러운 나머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오늘 여러분에게 진 선생님을 소개하려고 이렇게 모셨어요. 진 선생님은 우리 황보 가문의 귀한 손님이니 앞으로 진 선생님을 만나면 깍듯하게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만약 함부로 대하거나 일부러 시비를 건다면 그건 우리 황보 가문과 맞서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황보식의 말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저 녀석이 설마 황보식 아들의 사생아는 아니겠지?’“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어르신.”진서준이 덤덤하게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저 진서준은 그저 평범한 시민일 뿐입니다. 하지만 어디 편찮은 데 있으면 언제든지 절 찾아와도 좋아요.”사람들은 대충 귓등으로 듣기만 할 뿐 딱히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고작 20대 청년의 의술이 뛰어나봤자 얼마나 뛰어나겠는가?하지만 앞으로 진서준을 만난다면 예의 바르게 대해야 했다. 물론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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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 이승재를 아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이승재의 남다른 카리스마를 본 손님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진서준의 시선도 이승재에게 머물렀다. 그 순간 그에게서 영기가 느껴졌다. 아주 미약하여 진서준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 차이지만 일반인들 중에서는 극히 드문 존재였다.‘저 사람도 수련을 한 사람이군.’진서준은 바로 판단이 섰다.이승재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며 황보식에게로 걸어갔다.“어르신, 오랜만입니다.”“도사님도 잘 지냈나요?”황보식이 웃으며 말했다. 자신에게 사기를 친 이승재만 생각하면 치가 떨릴 정도로 얄미웠지만 지금은 화를 낼 때가 아니었다.오늘 밤 진서준은 사람들 앞에서 이 사기꾼의 진짜 정체를 까발릴 것이다.“어제 마침 남주성에 왔다가 어르신이 연회를 연다는 소리를 듣고 일부러 왔어요. 사부님께서 요 며칠 만드신 보물까지 가지고 왔어요.”이승재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그 보물을 봐도 될까요?”황보식이 흥분한 얼굴로 말하자 이승재는 오늘도 한 건 하겠다고 몹시 기뻐했다. 그가 사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돈 많은 사람들이 사 갈 것이다. 이런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을 속이는 건 이승재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허사연은 이승재에 관하여 들은 바가 있었다. 그녀는 진서준이 모르는 줄 알고 낮은 목소리로 소개했다.“저분은 이승재 도사님이신데 우리 남주성에서 아주 유명한 술법 마스터예요. 듣건대 귀신을 쫓고 보물도 만든대요. 적지 않은 명문가에서 저분의 은혜를 입었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어르신도 저분과 깊은 친분이 있고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술법 마스터인지 아닌지는 이따가 곧 알게 될 겁니다.”허사연은 진서준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제가 한 말 다 사실이에요.”“이 세상에 초인적인 존재가 많다는 걸 저도 알아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두 부하가 보물 상자를 하나씩 들고 들어왔다.옥석으로 조각한 상자였는데 그 상자만 해도 아주 값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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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진서준의 목소리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사람들의 귀에 정확하게 때려 박혔다.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미리 마음의 준비를 마친 황보식마저도 진서준의 말에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당신 정말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나 보네?”이승재의 낯빛이 더할 나위 없이 어두워졌다.그의 사부가 만든 보물은 늘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누군가 나타나서 이 법기들이 전부 고철이라고 한 것도 모자라 사부를 쓰레기라고 모욕했다.“저 사람 진짜 황보식 어르신의 지인 맞아요? 왜 일부러 어르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 같죠?”“도사님의 사부를 쓰레기라고 하다니,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군요.”“오늘 황보식 어르신이 계신다고 해도 저 사람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겁니다.”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고 저마다 오늘이 진서준의 제삿날이라고 생각했다.허사연도 긴장감이 도는 얼굴로 진서준의 손을 잡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서준 씨, 얼른 도사님께 사과드려요. 도사님은 진짜로 실력이 있는 분이시란 말이에요. 도사님의 사부는 남주성에서 명성이 자자한 풍수 대가시고요.”허사연이 손을 잡자 진서준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설렜다. 하지만 이내 다시 진정했고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이 법기들은 어제 황보식의 집에서 봤던 것과 똑같이 전부 다 풍수술로 위장한 쓰레기들이었다.현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보아낼 수 있는 사람은 진서준밖에 없었다.“제가 이것들을 고철이라고 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예요.”진서준이 무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이 모셔 온 분의 안목이 참 남다르시나 봐요. 우리 하씨 가문은 황보 가문과 비할 바가 안 되죠. 어르신이 싫다고 하시면 그럼 제가 사겠습니다.”조금 전 법기를 사겠다던 유명 인사가 다시 나서서 말했다. 그의 이름은 하규천이었고 서울시 하씨 가문의 현 가주였다. 하씨 가문도 서울시에서는 나름 이름 있는 가문이었다.아까 그 한마디는 황보식이 사람 보는 눈이 없어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를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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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진서준은 침착하게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이승재를 힐끗거리며 피식 웃었다.“오늘 이 연회는 날 환영하는 자리인 동시에 당신의 속임수를 까발리는 자리이기도 하군.”그러고는 조금 전 가짜 법기를 산 가주들을 보며 말했다.“저 사람의 속임수에 당한 것도 모자라 돈까지 바친 걸 당신네 조상들이 안다면 무덤에서 기어 나와서라도 가만두지 않을걸요?”진서준의 말에 이승재와 가주들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인마, 죽고 싶어? 황보식 어르신이 계신다고 우리가 손을 못 댈 것 같아?”하규천 옆에 있던 한 청년이 발끈했다. 하규천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아마 진서준에게 달려가 주먹을 날렸을 것이다. 하규천의 두 눈에도 싸늘함이 스쳐 지나갔다.“나이도 어린놈이 입만 살아서는.”하규천의 목소리가 점점 서늘해졌다.“그럼 네가 이승재 도사님의 사부보다 더 강하단 말이야?”그 모습에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내저었다.고작 20대 초반인 진서준이 풍수에 대해 뭘 알겠는가? 그들 눈에 비친 진서준은 그저 자신의 체면 때문에 나선 것에 불과했다.이승재는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고 두 눈에도 당황함이 스쳤지만 이내 다시 괜찮은 척했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감히 우리 사부님과 비교하려 들어? 오늘 황보식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 기회는 줄게. 하지만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절대 가만 안 둬.”상황을 지켜보던 허사연이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황보식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다.진서준은 덤덤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내밀어 구양 마법 거울을 가리키면서 몸속의 영기를 내뿜었다. 손을 다시 거두었을 때 영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지금 다시 봐봐요.”그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구양 마법 거울을 쳐다보았다.‘손으로 가리키기만 했잖아. 그게 뭐가 대단하다고?’그런데 곧이어 사람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조금 전까지도 법기에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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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이건 술법 중의 풍수술?!”하늘에 나타난 보랏빛 번개를 본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 10여 년을 수련한 사람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사람의 힘으로 번개를 부를 수 있다니! 정말 전설 속의 술법이 아닌가! 현장의 많은 사람들은 일반인이라 다들 두려워했다.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황보식이 이승재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이승재, 너 정말 이렇게 나올 거야?!”“그 새끼가 내 일을 망쳤는데 가만히 둘 수 없지.”이승재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그는 이미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이었다.조철용은 하늘의 번개를 보며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는 무술 수련자와 싸워보기만 했지 이런 풍수술사와는 싸워보지 못했다.“저리 꺼져!”이승재가 손을 휘휘 젓자 하늘의 번개가 갑자기 조철용을 향해 쳤다.조철용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놀란 그는 뒤로 3미터 정도 멀어졌다.번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조철용이 서 있던 곳에는 30센티미터 정도의 구덩이가 생겼다.하지만 이 바닥은 대리석 타일로 깐 바닥이다.그런데도 30센치미터의 구덩이를 만들어 내다니.이 번개가 사람의 몸에 떨어졌으면 뼈도 남지 않을 것이었다.조철용을 맞추지 못한 이승재는 손바닥을 들어 다시 번개를 내렸다.이번에는 아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내리쳤다. 조철용은 제대로 서지 못했다. 마음속에 불안감이 피어났다.쿨럭.새빨간 피가 조철용의 허리에서 뿜어져 나왔다.연회장에는 어느새 피 냄새가 진동했다.사람들은 번개가 언제 친 것인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조철용은 이미 당해버렸다.이승재가 들어온 소문보다 더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꺼져.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는 널 바로 죽일 수도 있으니까.”이승재가 화를 내며 얘기했다.조철용은 황보식의 사람이다. 만약 이승재가 조철용을 죽인다면 이승재와 황보식의 갈등은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그래서 아까는 일부러 살살 했다.뒤쪽에 서 있던 진서준은 그 장면은 보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허사연의 부드러운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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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조철용은 황보식의 경호원이긴 하지만 황보식은 그를 하인처럼 대하지 않았다.황보식이 참석할 수 없는 자리에 조철용을 보내기도 할 정도였다.그런 조철용을 죽기 직전까지 패다니, 이승재가 얼마나 화가 난 것인지 알 수 있었다.놀란 허사연의 연약한 몸이 바르르 떨렸다.진서준은 이제 끝장이다.“이번에는 네 차례야!”이승재는 차갑게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이승재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조철용의 곁으로 왔다.진서준이 자기를 무시하자 이승재는 화가 치밀었다.“너 이 새끼! 지금 당장 너를 저승길 친구로 보내주지!”푸른 빛이 진서준을 향해 날아갔다.진서준은 조철용의 곁에 앉아 체내의 영기로 상처를 치유해 주고 있었다.이승재의 일격은 조철용의 심장을 꿰뚫었다.빨리 치유하지 않는다면 3분 안에 죽을 것이다.조철용은 황보식의 사람이고 또 진서준을 보호하기 위해 다친 것이다.이렇게 다쳐보면서 약간의 교훈도 얻는 것이 아니겠는가.“서준 씨! 얼른 피해요!”하늘에 빛이 번쩍인 순간, 허사연이 힘껏 소리쳤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번개는 진서준을 향해 내리쳤다.그 순간, 모든 사람들은 진서준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번개가 진서준의 몸에 내려친 후, 진서준의 몸 주변에는 전기가 튀었다.연회장은 정적에 휩싸였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진서준에게 집중되었다. 다들 놀라서 수군거렸다.“죽은 건가?”“죽었겠지! 조철용도 막아내지 못하는 번개를...”“그런데 왜 안 쓰러진 거야?”다들 수군거리고 있을 때, 번개를 맞은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이게 네 실력이야? 이런 허접한 실력으로는 나한테 자그마한 상처도 낼 수 없어.”진서준의 앞에서 이 번개는 아주 미약했다.주변의 사람들은 놀라서 웅성거렸다.모두가 무시하던 진서준이, 혈혈단신으로 번개를 막아내다니.이게 사람인가?창백하게 질렸던 허사연의 얼굴에도 약간의 핏기가 돌았다.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미소 지었다.“무사하니까 됐어... 무사하니까.”이승재는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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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이미 죽은 줄로만 알았던 조철용이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그 장면에 겁이 많은 사람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황보식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아까 그는 분명 번개가 조철용의 가슴을 꿰뚫는 것을 보았다.그런데 조철용이 일어나다니.설마 이것도 진서준이...?“콜록...”치명상은 사라졌으나 가슴께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난... 죽은 게 아니었던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조철용이 가장 크게 놀랐다.아까 번개 빛이 그의 가슴을 꿰뚫을 때, 조철용은 그대로 기억이 멈췄다.“진 선생님이 널 구한 모양이구나!”황보식이 흥분해서 조철용의 곁으로 걸어갔다.조철용이 죽지 않은 것은 황보식에게도 좋은 일이었다.‘진 선생님?’조철용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러다가 자기가 아까 이승재와 겨루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하지만 지금 이승재를 쳐다본 그는 놀라서 눈알이 빠질 뻔했다.한방에 조철용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이승재는 지금 진서준 앞에서 벌벌 떨며 무릎 꿇고 있었다.이게 무슨 일인가!‘설마 진서준이 나보다 강한 건가!?’하지만 무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 진서준은 이제 20대인데, 태어나서부터 무술을 연마했다고 해도 그만큼 강할 수 없었다.진서준은 자기가 살려준 조철용을 신경 쓰지 않고 이승재를 보며 담담하게 얘기했다.“몇 년간 수련했으니 영골에 대해 알지?”이승재가 허리를 약간 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스승님한테서 이 물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다만,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이승재는 수련한 지 30여 년이 된다. 스승인 권해철이 영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승재는 그 물건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 그럼 네 스승은 지금 어디 있는데?”진서준은 약간 기뻤다.어머니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영골이 필요하다.다른 것은 다 준비되었으니 영골만 있으면 진서준은 조희선을 일반인으로 만들어줄 수 있었다.“스승님은 현재 폐관 수련 중입니다.”이승재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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