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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이지성은 사람들의 비웃음 가득한 시선을 받으며 툴툴거리면서 호텔을 떠났다.

연회에 참석하러 왔다가 내쫓기는 건 다른 손님들도 아마 처음 보는 광경일 것이다.

다들 이씨 가문이 황보식 어르신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웬만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심하게!

그렇지 않으면 늘 인자한 황보식이 이씨 가문에 이 정도로 망신을 줄 리가 있겠는가?

한편, 진서준은 허사연과 함께 홀로 들어왔다. 홀이 어찌나 큰지 거의 축구장 하나 정도 돼 보였다.

술향기와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참석한 손님들 모두 화려한 옷차림에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오늘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은 전부 서울시에서 내로라하는 권력자들이었다. 이씨 가문의 연회에 초대된 손님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 차이였다.

“가서 어르신께 인사하고 올게요. 윤진아, 서준 씨랑 자리 찾아서 앉아.”

허사연이 여동생에게 말했다.

“사연 씨, 나와 함께 가요.”

진서준이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

황보식이 오늘 이 연회를 연 목적이 바로 진서준이었다. 조금 전 통화할 때 황보식에게 이미 도착했다고 했으니 당연히 만나서 인사는 해야 했다.

허윤진은 진서준의 얘기를 듣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우리 언니 신분이 어떻고 당신 신분이 어떤지 몰라서 그래요? 황보식 어르신은 우리 아빠도 존경하는 분이시라고요.”

허윤진의 비웃음에도 진서준은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런데요? 오늘 이 연회의 주인공이 저일지도 모르잖아요.”

“풉!”

허윤진의 두 눈에 담긴 경멸이 다 흘러나올 지경이었다.

“진서준 씨,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요? 창피한 걸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죠.”

허윤진은 진서준을 점점 더 질색했다.

‘고작 의술을 조금 알고 있을 뿐이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공교롭게 우리 아빠의 목숨을 살려줬기에 이런 대접이라도 받지, 안 그러면 평생 이런 연회 근처에도 오지 못했을걸?’

버릇없는 여동생의 모습에 허사연이 화를 냈다.

“윤진아, 서준 씨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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