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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그 시각 황보식은 연회 준비가 한창인 홀에 있었다. 진서준과의 통화를 마친 후 바로 옆에 서 있던 우람한 체격의 중년 남자에게 분부를 내렸다.

중년 남자의 이름은 조철용이었고 황보식의 경호원이다. 예전에 교룡 특전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조철용은 제대한 후 누군가의 소개를 통하여 황보식을 알게 되었는데 그 후로 쭉 그의 옆에서 안전을 책임졌다.

황보식이 공식 석상에 나갈 때면 항상 조철용을 곁에 데리고 다니면서 안전을 책임지도록 했다.

“문 앞의 경비원에게 가서 전해. 이혁진네 가족을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만약 왔다면 그냥 내쫓으라고 해.”

조철용은 황보식의 분부를 듣고 살짝 놀랐다. 왜냐하면 황보식은 온화하고 상냥한 성격이라 절대 다른 사람을 난감하게 굴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런 분부까지 내렸다는 건 이혁진네 가족이 황보식의 심기를 건드린 게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서 전하겠습니다.”

조철용은 재빨리 연회장 문 앞으로 다가가 경비원에게 분부를 전했다. 이미 도착한 유명 인사와 재벌들은 황보식의 주변을 맴돌며 담소를 나누었다.

황보식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잠시 조용해달라고 했다.

“여러분, 오늘 이 연회는 선물을 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비즈니스를 상의하려고 만든 자리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단순히 여러분에게 한 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어서 이렇게 초대한 것이니 너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할 필요 없어요.”

그의 말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

황보식은 단순히 골동품 대가인 것만은 아니다. 그에게 세 아들이 있는데 하나는 군인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인이며 또 다른 아들은 사업을 한다. 세 아들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엄청난 실적을 쌓았다. 심지어 서울시에서 황보식을 건드릴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황보식이 단지 한 사람을 소개하려고 이런 연회를 열었다는 건 그 사람의 신분이 얼마나 대단할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호텔 밖, 허사연은 허윤진과 함께 진서준과 만났다.

“서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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