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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진서준이 별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급 승용차 두 대가 별장 입구에 세워졌다. 이윽고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 양복 차림에 멋진 청년이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떠나기 전, 청년은 차 안에 있는 여자를 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윤진아, 넌 여기에서 좋은 구경만 하면 돼.”

그러자 허윤진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차 문이 닫히고 청년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별장을 향해 걸어간 뒤, 허윤진이 준 별장 열쇠로 별장의 문을 열었다.

그 시각, 진서라와 조희선은 마침 산책이라도 할 겸 바깥에 나가 한 바퀴 돌아볼 예정이었다.

그때, 별장 거실의 대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리고 방금 허윤진과 얘기를 나누던 청년이 걸어 들어왔다.

청년은 진서라와 조희선을 발견하자마자 눈빛으로 강력한 멸시를 드러냈다.

“누구세요?”

진서라는 갑자기 나타난 청년에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 사연이의 약혼남입니다!”

청년은 가슴을 쫙 펴고 고개를 쳐든 채 오만한 표정으로 답했다.

“얼마 전에는 업무 문제 때문에 잠깐 출장을 간 거였는데 어제 돌아오는 길에 사연이가 이 별장을 당신들에게 넘겨줬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사연이가 당신들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는 이유는 진서준 그 거지 같은 인간이 우연히 걔 아버지를 구해준 것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별장만 넘겨 준 거라면 우리 집도 이 별장 하나가 큰 대수는 아니니 나도 별말 안 하겠지만, 당신 집 그 진서준이 글쎄 은혜도 모르고 내 약혼녀한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잖습니까!”

언성을 높여 따지던 청년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나갔다.

“그 인간은 집에 거울도 없답니까? 거울 좀 들여다보고 자기 주제를 알라고 하세요. 진서준이 두꺼비 같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도 두꺼비한테는 모욕일 지경이네요.”

청년은 계속하여 진서라와 조희선을 날카로운 말로 모욕하며 조롱했다.

모녀는 청년의 말을 듣고 안색이 파랗게 질려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

비록 조희선이 이미 진서준더러 허사연에게 마음을 품지 말라고 타일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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