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은 차를 옆까지 몰고 와 창문을 내려 유정을 차에 타게 하려고 했다. “유정 씨, 이번 달 판매왕은 유정 씨겠네요? 그럼 좋은 식당으로 가죠!”한 여직원이 질투심 가득한 말투로 유정과 얘기했다.유정은 온 지 한 달만에 가장 비싼 별장 두 개를 팔았다. 그러니 동료들이 질투할만했다.“오션 호텔로 갈까요?”유정이 떠보며 넌지시 물었다.오션 호텔은 5성급 호텔이다. 이지성 아들의 돌잔치 때도 오션 호텔에서 했었다.사람들 사이에서 매니저가 얘기했다.“그럼 오션 호텔로 가죠. 내가 거기 회원 카드가 있어서 계산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그 말을 들은 유정은 감격의 시선으로 도영광을 쳐다보았다.유정을 아니꼽게 보던 여직원 나지혜는 얼른 옆에서 아부했다.“도 매니저님은 정말 대단해요! 오션 호텔의 회원 카드가 있다니요!”도영광은 으쓱해서 얘기했다.“5성급 호텔의 회원 카드일 뿐이에요. 비싸지도 않고.”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부러워서 도영광을 보면서 존경의 시선을 보냈다.도영광이 유정을 보면서 얘기했다.“유정 씨, 내 차에 앉아요.”유정은 살짝 어색해했다.“괜찮아요, 매니저님. 저는 별장을 산 진서준 씨의 차에 앉아서 가면 돼요.”도영광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얼굴에서 불쾌함이 엿보였다.“그 사람을 왜 불러요.”“그분께도 감사하니까요.”유정이 얘기했다.도영광이 뭐라고 하려던 찰나, 진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 씨, 차에 타요.”진서준을 본 유정은 웃으면서 걸어갔다.고한영도 그 뒤를 따랐다. 진서준의 조수석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바로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도영광은 낯빛이 붉으락푸르락했다.세일즈 팀의 가장 예쁜 두 여자가 다른 사람의 차를 탔으니, 세일즈 팀 매니저인 그는 체면이 깎였다.그 모습을 본 나지혜는 도영광의 팔을 껴안고 얘기했다.“도 매니저님, 우리도 얼른 같이 가요.”도영광은 차갑게 진서준의 차를 보더니 예쁘게 생긴 여직원들을 차에 태워 따라갔다.호텔로 가는 길에 유
호텔에 들어선 도영광은 프런트로 가 패밀리 스위트룸을 잡았다.진서준이 없다면 도영광은 이렇게까지 돈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지금의 행동은 다 질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유정은 처음 호화로운 호텔에 와서 화려한 내부를 보며 깜짝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이게 부자들의 세상인가?’“가요. 룸을 잡았으니까.”도영광이 유정에게 얘기했다.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갔다.룸에 들어간 유정은 또 한 번 놀랐다.룸은 거의 100평이 되었다. 긴 식탁 테이블 외에도 노래방 기계와 당구대 등이 있었다.“진서준 씨, 이런 곳은 돈이 많이 들겠죠?”유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렇긴 하죠.”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눈치챘다. 이들이 유정을 호구 잡았다는 것을.“당신이 유정 씨네 팀 매니저입니까?”진서준이 걸어가 도영광에게 물었다.“네.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도영광은 짜증 섞인 시선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돈만 있으면 다인 줄 알아? 난 네가 두렵지 않아!’“이곳이 얼마나 비싼 곳인지는 알죠?”진서준이 물었다.“당연하죠. 하지만 이 호텔은 유정 씨가 고른 곳이에요.”도영광이 눈썹을 까딱였다.“우리는 유정 씨한테 5성급 호텔을 고르라고 강요한 적 없어요.”“그러게 말이에요. 밥 얻어먹으러 온 주제에 무슨 말이 저렇게 많대.”한 여직원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진서준을 보며 눈을 흘겼다.그 여직원은 바로 아까 도영광의 팔짱을 낀 나지혜였다. 세일즈 팀의 사람들은 나지혜와 도영광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을 알았다.“진서준 씨, 괜찮아요. 그저 한 끼 식사일 뿐이잖아요.”유정은 진서준의 팔을 끌며 도영광과 진서준이 싸우지 않기를 빌었다.“들었어요? 유정 씨가 괜찮다는데요.”도영광이 차갑게 웃었다.진서준은 나대는 도영광의 모습을 보면서 화가 치밀었다.“진서준 씨, 됐어요. 몇백만 원쯤은 감당할 수 있어요.”유정이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진서준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이 방의 규모를 봤을 때 몇백만으로는 모자
나지혜의 눈빛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매번 도영광과 할 때마다 그는 파란 캡슐 약 두 알을 먹곤 했었다.그런데 진서준은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진서준이 정말 보기라도 한 걸까? 그럴 리가 없다.“헛소리 그만해요. 도 매니저님 몸은 아무 문제 없어요!”나지혜는 마음속 충격을 억누르고 진서준을 노려보았다.나지혜가 말하는 것을 듣고 다른 여성 판매원들도 진서준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당신들 내 말 안 믿어요?”진서준은 놀리는 듯한 눈빛으로 물었다.그가 원한 것은 도영광이 믿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 있다가 도영광을 놀려줄 수 없다.“애초에 당신이 한 말은 헛소리야!”도영광은 테이블을 치며 화를 냈다.하지만 진서준은 화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웃었다.“당신의 신장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나랑 주량을 대결해 보죠. 신장이 좋은 사람은 대사 노폐물 배출에도 문제가 없어서 보통 알코올 중독에 걸리지 않아요.”도영광은 진서준이 자신과 주량을 대결하고 싶다는 말을 듣고 하마터면 큰 소리로 웃을 뻔했다.도영광은 영업 관리자가 되기 위해 가족에게만 의지한 것이 아니라 말주변도 좋은 데다가 술도 잘 마셨다. 그에게 소주 한 근은 시작에 불과했다.“진심이에요?”도영광은 최서준을 바보 보듯 바라보았다.“물론이죠.”진서준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유정을 해치려 했으니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지.진서라는 당황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속삭였다.“오빠, 무리하지 마!”진서라의 기억에 진서준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유정도 걱정이 되어 진서준에게 말했다.“서준 씨, 도 매니저의 주량은 아주 강해요. 대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저도 주량이 나쁘지 않아서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아요.”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아무리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고?이 말을 들은 주위의 사람들은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진서준은 웨이터를 바라보며 당장 몇천 원짜리 소주 두 상자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진서준 씨
룸에는 소파가 하나 있었다.두 웨이터는 기절해 쓰러진 도영광을 소파로 옮겼다.모두의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지만 진서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사람들은 소주 두 병을 꿀꺽꿀꺽 삼키고도 멀쩡한 진서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이었다.인터넷에서 라이브 방송으로 술을 마시는 스트리머들도 진서준만큼 용감하지 못했다.“나 쳐다보지 말고 빨리 먹어.”진서준은 웃으며 진서라에게 큰 랍스터를 건넸다.도영광이 없으니 식사자리는 훨씬 더 조용해졌고 사람들이 먹는 소리만 들렸다.나지혜는 어두운 표정을 한 채 외투를 손에 들고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방금 전 화장실에서 몸에 묻은 토사물을 닦고 나서야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진서준은 일부러 도영광의 신장이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 도영광을 도발해 그와 주량 대결을 하도록 유도한 것이었다.이런 꼼수를 피우다니!나지혜가 자리에 앉자 진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채 당부했다.“좋은 마음으로 말하는 건데, 앞으로 다시는 아이를 지우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다시 임신하기 바쁘거든요.”그 말에 룸 전체가 조용해졌다.나지혜는 깜짝 놀라 진서준을 노려보며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그쪽이 임신한 거 몰랐어요?”진서준은 웃으며 물었다.“당연히 알죠!”나지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여러 번 아이를 지우면 앞으로 다시 임신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알겠네요.”진서준은 솔직하게 말했다.“헛소리 지껄이지 마요. 난 처음 임신했어요!”나지혜가 화를 내며 말했다.“처음이라고요?”진서준은 경멸하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요. 그쪽이 처음이라면 처음인 걸로 하죠.”어차피 이제 말을 밖으로 내뱉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믿든 안 믿든 그와 상관없었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멍청하지 않았고 나지혜가 어떤 여자인지 알고 있었다.도영광이 매니저가 되기 전에 나지혜가 40대 중년 남성과 호텔을 드나드는 것을 본 사람이
식사를 끝낸 뒤 진서준은 진서라를 데리고 떠날 준비를 했고 내친김에 결제까지 할 생각이었다.고한영과 유정은 진서준이 떠나려고 하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뒤쫓았다.“서준 씨,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유정이 감격에 겨워 말했다.“계속 그렇게 감사 인사를 한다면 화낼 거예요.”진서준이 일부러 화난 척하며 말하자 유정은 깜짝 놀랐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당황스러움이 보였다.그녀는 자기가 정말로 진서준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웠다.“오빠, 왜 유정 언니에게 겁을 줘?”진서라가 진서준의 팔뚝을 때리며 질책했다.“유정 언니, 오빠 농담한 거예요. 믿지 말아요.”“하하, 농담이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앞으로 제가 유정 씨에게 도움받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유정은 서둘러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서준 씨, 앞으로 제가 필요하다면 그게 무슨 일이든, 물불 가리지 않고 도와드릴게요.”진서준의 친근한 모습에 고한영은 자신이 내렸던 결정이 절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결제하려는데 호텔 매니저가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진서준은 강요하지 않았고 진서라를 데리고 차로 돌아갔다.차에 오르자마자 유정의 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 유정입니다.”“네? 저희 엄마 상태가 악화했다고요?”“네,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갈게요.”유정은 눈시울이 빨개진 채로 전화를 끊었다.“서준 씨, 절 정운 병원까지 데려다줄 수 있나요?”“조금 전에 의사 선생님께서 저희 엄마 상태가 악화했다고 연락이 와서요. 언제든 돌아가실 수 있다고 해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진서라에게 말했다.“서라야, 넌 고한영 씨와 함께 따로 차를 타고 돌아가.”진서라와 고한영이 차에서 내리자 진서준은 곧바로 액셀을 밟고 부리나케 정운 병원으로 향했다.2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지만 진서준은 약 10분 만에 도착했다.차를 세운 뒤 두 사람은 곧바로 차에서 내려 유정의 어머니가 계
조금 전 진서준이 밖으로 끌어낸 중년 의사가 병원 경비원을 불러와서 문을 박차고 들어오려고 한 것이다.“요즘 사람들은 정말 경우가 없다니까요!”“제가 그 여자 분명 죽을 거라고 했는데도 그놈이 글쎄 자기가 구할 수 있다는 게 아니겠어요?”중년 의사가 밖에서 큰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유정은 어머니에게 옷을 입혀주었고 진서준은 문가로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경비원은 곧바로 안으로 쳐들어와서 진서준을 제압하려 했다.진서준의 눈빛은 서늘했다.“뭐 하시는 거죠?”“뭐 하는 거냐고요? 제가 묻고 싶네요! 제 환자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중년 의사가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질렀다.“당연히 사람을 구했죠.”진서준이 불쾌한 표정으로 대꾸했다.“당신이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면 다른 사람이 구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나 봐요?”경비원은 진서준의 말을 듣고 냉소했다.“이보세요, 황 선생님은 서울시에서 가장 뛰어난 내과 전문의예요!”“황 선생님도 환자가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했는데 당신이 어떻게 살린단 말입니까?”진기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살렸는지 살리지 못했는지 직접 보면 알겠죠.”황지욱은 진기준의 말을 듣고 코웃음쳤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무슨 의술을 안다고?”“황 선생님, 진기준 씨는 정말 제 어머니를 치료해 주셨어요. 믿기지 않는다면 직접 와서 보세요.”유정이 다급히 말했다.황지욱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면서 불쾌한 듯 말했다.“제가 말했죠. 환자분 어머니는 살릴 수 없다고요!”“하지만 제 어머니는 살았는걸요.”유정이 말했다.“우습네요. 이 청년이 환자분을 살렸다면 전 앞으로 의사를 하지 않겠어요!”황지욱은 차갑게 코웃음치면서 유정의 어머니가 누워있는 병상으로 향했다.환자의 안색이 좋아진 걸 본 황지욱은 깜짝 놀랐다.“이... 이럴 리가 없는데?”황지욱은 믿기지 않아서 곧바로 침대 옆에 놓인 기계로 유정의 어머니를 진찰했다.전면적인 검사가 끝난 뒤 황지욱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유정의 어머니는 신체 기능이 일반인보
수술대 위에 있는 청년은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두 시간 안에 사망할 것이다.황지욱은 너무 불안해서 옷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여러 간호사와 보조 의사가 황지욱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모두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황 선생님,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시면 환자는 살 수 없습니다.”의사인 황지욱은 점점 창백해지는 환자의 얼굴을 보고는 어쩔 줄 몰라 했다.황지욱은 낮은 목소리로 화를 냈다.“알아요! 다들 여기서 기다려요. 내가 나갔다 올게요.”응급실 밖에서 김풍과 그의 아내는 황지욱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이미 수술이 끝났다고 생각했다.“황 선생님, 제 아들 수술 다 끝났나요?”“아... 아니요.”황지욱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저었다.김풍은 얼어붙었다.“아직 안 끝났어요? 그럼 왜 나왔어요?”“사실 아드님을 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황지욱은 말을 마친 후 힘이 다 빠진 듯 몸을 복도 벽에 기대었다.그러자 김풍은 황지욱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황 선생님, 방금 죽어가는 요독증 환자도 선생님께서 살려내셨잖아요!”“그 환자는 제가 살린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구한 겁니다!”황지욱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젠장, 왜 진작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김풍은 너무 화가 나서 황지욱을 4, 5미터 밖으로 걷어찼다.“그럼 그 환자를 구해준 사람은 어딨어요? 당장 데려가서 만나게 해줘요! 내 아들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당신도 앞으로 편안히 지낼 생각하지 마!”김풍은 눈에 핏발이 서 마치 미친 사자처럼 보였다.황지욱은 배가 아픈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 김풍에게 길을 안내했다.그들 일행은 유정의 어머니가 있는 병실에 도착했다.갑작스러운 사람들의 방문에 유정은 깜짝 놀랐다.“아가씨, 제발 내 아들을 구해줘요!”김풍과 그의 아내는 유정에게 다가가 애원하는 얼굴로 말했다.병실에는 유정과 그녀의 어머니만 있었기 때문에 김풍 부부는 유정을 의사라고 생각했다.황지욱은 서둘러 설명했다.
진서준은 유정의 전화임을 확인한 후, 키가 큰 남자를 던져버렸다.“유정 씨, 무슨 일이에요?”진서준이 물었다.“서준 씨, 지금 어디예요? 어떤 분이 서준 씨에게 사람을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셔서요.”“지금 바빠서 시간이 없어요.”진서준이 말했다.유정 옆에 서 있던 김풍도 진서준의 말을 듣고 황급히 유정의 휴대폰을 빼앗았다.“진 선생님, 이리 와서 제 아들을 구해 주세요! 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을 수 없습니다. 제발요!”김풍의 눈에는 핏발이 잔뜩 섰고 얼굴은 괴로운 기색이 역력했다.김명진은 김풍이 무척 아끼는 아들이라, 그런 아들을 먼저 보내고 싶지 않았다.“진 선생님, 제 아들의 목숨을 구할 수만 있다면 저 김풍은 선생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든지 다 들어드리겠습니다. 돈도 좋고 차, 집 그리고 예쁜 여자까지, 선생님이 원하신다면 다 드릴 수 있어요!”진서준은 상대방이 간절하게 아들을 구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어조가 많이 차분해졌다.“30분 후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게요.”“네, 병원 입구에서 기다릴게요!”할 말을 마친 후, 김풍은 즉시 휴대폰을 유정에게 돌려주었다.“서준 씨, 정말 죄송해요.”유정은 미안해했다.진서준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도리어 그를 귀찮게 한 거 같아 마음속으로 자책했다.“괜찮아요. 일단은 여기서 처리할 일이 있으니 있다가 봐요.”전화를 끊은 진서준은 키 작은 남자에게 다가가 그의 뺨을 때리며 깨웠다.키 작은 남자는 깨어나 진서준을 보자 두려움에 떨었다.“이지성네 부자가 너희를 보냈어?”진서준이 물었다.“네. 형님과 저는 이틀 전에 서울시에 도착했습니다.”키 작은 남자가 긴장해하며 말했다.“그런데 왜 오늘에야 날 찾아온 거야?”“글쎄요. 우린 서울시에 온 뒤에는 모든 것을 이혁진의 명령에 따랐어요. 당신을 죽이라는 시간을 알려주니까 우리는 그 시간에 맞춰서 온 거예요.”“너희 점심부터 날 미행했지?”진서준이 무심하게 물었다.“네...”호텔에서 나왔을 때 진서준은 이 승합차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