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독살당할 뻔했다는 사실을 들은 김풍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다.비즈니스계는 전쟁터와 같았다. 아니, 전쟁터보다 더 잔인했다.거의 매달 김풍은 암살을 마주하곤 했다. 다만 김풍은 누군가 자신의 아들을 노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른 후 김풍은 고개를 들고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 선생님,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우리 김씨 가문과 영운 그룹의 귀빈입니다. 이 영운 카드와 은행 카드를 받아 주십시오!”김풍의 집사는 즉시 앞으로 나와서 두 장의 카드를 꺼냈다. 하나는 은행 카드였고 다른 하나는 은행 카드와 같은 크기의 영운 카드였다.영운 카드는 검은색에 긴 황금색 용이 인쇄되어 있어 매우 특별해 보였다.진서준은 거절하지 않고 두 카드를 담담하게 받았다.“진 선생님, 혹시 전화번호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김풍이 물었다.“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진 선생님!”김풍은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다른 일이 없으면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진서준은 이지성의 집에 가서 그들 부자를 혼내주어야 했다.그런데 이때 김풍이 갑자기 말했다.“진 선생님, 며칠 후에 한 고인을 만나러 같이 가자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어제 밖에서 사업 때문에 황보 어르신이 주최한 연회를 놓쳤습니다.”진서준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김풍이 어제 황보식의 연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그가 서울시에 없었기 때문이었다.“좋습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이씨 가문의 별장.이혁진은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고, 그의 앞 테이블 위에는 보고서가 놓여 있었다.유지수가 낳은 아이는 이지성과 혈연관계가 없었다.“이 년, 감히 나가서 남자를 만나다니!”이혁진은 너무 화가 나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1천만 원이나 되는 찻잔을 바닥에 던져서 깨뜨렸다.“이 년 아직 안 왔어?”이혁진은 경호원을 바라보며 화가 난 얼굴로 물었다.“도련님 쪽 경호원이 30분 전에 사모님이 병원을
이혁진은 소파에 앉아 손으로 가슴 결을 움켜쥐고 있었는데 안색이 창백했다.이십몇 년 동안의 저혈압이 유지수 때문에 화가 나 고혈압으로 변해 버릴 것 같았다.“그 천한 년이 다른 남자랑 애를 낳고 우리 부자를 바보 멍청이로 만들었어!”“그래서 지금 어디 갔는데?”진서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도망쳤어. 하지만 이미 보디가드한테 쫓아오라고 했어.”이혁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서준은 조금 의외였다. 유지수가 그렇게 똑똑해질 줄은 몰았다.이씨 집안이 보낸 킬러더러 자신을 죽이라 했고 동시에 이씨 부자를 갖고 놀았다.만약 자신이 이지성에게 유지수가 바람났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그는 아마 평생 속고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당신이 유지수를 처벌할 필요 없어.”진서준은 차갑게 이혁진을 보며 말했다.“다음 생엔 좋은 사람으로 살아.”이 말을 듣자 이혁진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보았다.“설마 날 죽일 생각이야?”“날 죽이는 건 유지수 그 천한 년의 음모를 성사하는 수밖에 없어!”진서준은 서늘하게 웃었다.“음모? 당신 부자는 이미 내가 작성한 사망 리스트 안에 들어있어.”“전에 죽이지 않았던 건 천천히 괴롭히기 위해서였어.”“하지만 지금 보니 당신들은 여전히 너무 위험한 것 같아.”“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당신들을 죽일 수밖에 없어!”이혁진은 진서준의 태도가 이토록 굳건한 것을 보자 뼛속에 있는 독기가 폭발했다.그는 재빨리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들었다.“이건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라고!”이혁진은 총을 들어 진서준의 머리에 가져다 대었는데 얼굴은 이미 분노에 일그러져 있었다.진서준을 죽이고 아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 멀리 도망갈 것이다.“진서준, 네 놈이 아무리 솜씨가 좋다 해도 내 총에 목숨을 잃을 거다!”“그럼 한번 해 보든지.”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그의 눈엔 총은 그저 장난감에 불과했다.“네가 죽은 후, 저승길 외롭지 않게 네 가족도 보내주마!”말을 마치고 이혁진
이혁진이 간 후, 진서준은 차를 운전하여 산성 별장에 돌아왔다.이때 진서라는 마침 거실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오빠, 유정 언니 어머니 괜찮으셔?”그녀는 앞으로 다가가며 물었다.“괜찮아. 이미 다 치료했어.”진서준은 웃으며 답했다.“그러면 얼른 들어가서 쉬어. 점심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잖아.”진서라는 오빠가 많이 걱정되었다.“그래. 너도 좀 자. 오후엔 운전 연습하러 가야 하잖아.”방에 돌아온 후, 진서준은 자는 대신 침대에 앉아 계속 수련했다.저녁에 해가 진 후, 그는 허사연의 전화를 받았다.“사연 씨, 무슨 일이에요?”“서준 씨, 저 지금 글라리아 별장에 있는데 서준 씨는 지금 어디 있어요? 왜 다들 보이지 않아요?”허사연의 말투엔 걱정이 가득했다.그리고 그녀의 말은 들은 서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자신의 가족을 내쫓은 건 아마 허윤진 그 계집애일 거라고 생각했다.허사연괘 동생 사이의 관계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진서준은 거짓말을 했다.“어머니랑 서라가 그곳에서 지내는 게 습관이 되지 않나 봐요.”“그리고 서라도 요즘에 운전면허 따야 해서 매일 연습해야 하거든요. 매일 자전거로 가는 게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요.”허사연은 말했다.“운전면허 문제는 제가 직접 사람을 시켜 해결할 수 있어요!”“서라가 한 번도 차를 운전해 본 적이 없잖아요. 그래서 배우러 다녀야 앞으로 운전할 때 더 안전할 것 같아서요.”진서준은 설명했다.“그래요. 지금 어디서 지내요?”허사연은 물었다.전에 그녀가 조사한 데 따르면 진서라와 조희선은 낡은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지금 진서준이 돌아왔으니 그들은 분명 돌아가지 않았을 거다.“산성 별장에 작은 집 하나를 마련했어요. 지금 우리 가족 모두 여기서 지내고 있고요.”“지금 갈게요.”허사연은 말했다.“입구에 도착했을 때 전화해요. 마중 나갈게요.”그녀를 말린다면 아마 의심할 거다.전화를 끊은 후, 진서준은 침실에서 나왔다.지금 조희선은 뉴스를 보고 있었고 진서라는 주방에서
이때 진서준은 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핸드폰 벨소리가 울린 것을 듣자 그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도착했어요?”“아니요. 저 지금 실버 빌딩의 가든 레스토랑에 있어요. 빨리 와서 저 좀 도와줘요.”허사연은 조급하게 말했다.밥을 먹고 있던 진서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그의 긴장한 말투를 느낀 허사연은 마음속이 조금 달콤했다.“와보면 알아요.”“알겠어요. 지금 당장 갈게요.”전화를 끊은 후, 그는 어머니와 동생에게 말했다.“저 신경 쓰지 말고 먼저 드세요.”그리고 별장에서 뛰쳐나갔다.차를 수리점에 맡겼기 때문에 그는 실버 빌딩까지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진서준의 속도는 차보다 느리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차가 가장 많을 때라서 차를 운전하는 건 그냥 뛰는 것보다 느렸다.십 분 후, 그는 실버 빌딩에 도착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백팔십 층에 도착했을 때 레스토랑에서는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 보니 가든 레스토랑은 꽃과 풍선으로 장식되어 있었다.허사연은 키가 크고 훤칠한 남자와 함께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다.이때 그는 알 것 같았다. 왜 허사연이 그더러 오라고 했는지 말이다.레스토랑에서 손승호는 허사연에게 프러포즈를 시작하려고 했다.팟!손승호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열한 명의 친구들이 작은 상자를 꺼냈다.열어 보니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다이아몬드는 엄지 절반만큼 컸는데 열한 개의 다이아몬드는 불빛 아래에서 유독 반짝였다.레스토랑에 있는 여자들은 이 로맨틱하고 사치한 장면에 놀라 소리를 질렀다.“열한 개의 다이아몬드라니! 그것도 모두 예쁘게 다루어진 거야. 승호 도련님께서 정말 많은 심혈을 기울이셨어!”“돈도 많지, 또 로맨틱하지. 이런 남자는 정말 내 마음속의 백마 왕자야!”“내 남자 친구도 도련님처럼 돈 많았으면 얼마나 졸겠어!”주위의 여자들은 부러운 눈길로 허사연을 보았다.손승호는 주위의 의논 소리를 들은 후, 얼굴의 웃음은 더 자신만만해졌
싸구려 옷을 입은 진서준을 본 순간, 주위의 사람들은 의논하기 시작했고 그를 보는 시선에도 경멸이 가득했다.“이 사람이 진서준이야? 난 또 재벌 집 도련님인 줄 알았지.”“뭐 생긴 게 조금 반듯하긴 한데 잘생기기만 하면 뭐해.”“승훈 도련님은 훤칠한 데다가 돈도 많지, 게다가 로맨틱해. 이 남자랑 같은 레벨이 아니야!”허윤진은 분노로 가득 찬 시선으로 진서준을 보았다. 그가 여기에 올 줄은 정말 몰랐으니까.손승훈은 변함없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보고 있었는데 경멸의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그에게 던졌다.“10억이야. 서울 떠나서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진서준은 서늘하게 웃었다.타악!진서준도 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냈다.“100억 줄 테니 다시는 사연 씨한테 찝쩍대지 마!”사람들은 그의 말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보았다.손승호가 10억을 꺼내 진서준더러 꺼지라고 했다. 하지만 진서준은 100억을 꺼냈는데 이는 손승호가 준 돈의 열 배 남짓이었다.분명 모욕이었다.손씨 집안은 서울에서 꽤 이름 있는 존재였다. 진서준의 행동은 적나라하게 손승호의 뺨을 내리치고 있었다!허윤진은 서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진서준 씨, 내 아빠가 준 돈으로 기세를 부리다니, 정말 염치도 없네요.”진서준은 허윤진을 담담하게 한 눈 보았다.“눈 크게 뜨고 봐요. 이게 당신 아버지 카드입니까?”허윤진은 고개를 숙여 땅바닥에 놓인 카드를 보았다. 이건 허씨 집안의 카드가 아니었다.손승호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나랑 누가 돈 많은지 비교하나? 그럴 자격 있어?”“100억 말고 1000억 내놓는다고 해도 나랑 비교할 자격이 안 돼!”말을 마친 후,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남자 직원이 상자 하나를 꺼냈다.뚜껑이 열리자 빛이 반짝였다.20 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렇게 큰 다이아몬드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었다.“영원한 마음이란 이 다이아몬
진서준과 허사연이 떠난 후, 손승호의 친구들도 모두 눈치채고 떠났다.“개자식!”손승호는 화가 나서 바로 옆에 있는 탁자를 걷어차 넘어뜨렸다.손씨 집안의 큰 도련님으로서 이처럼 모욕받은 적은 없었다!“오빠, 화내지 마세요, 제가 언니랑 잘 되게 도와줄게요!”허윤진이 이를 보며 손승호를 위로했다.“잘 되기는 개뿔! 네 언니는 이미 딴 남자랑 도망갔어!”손승호는 퉁명스럽게 소리쳤다.이때의 손승호는 아까 도련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사냥감을 죽이지 못해 분에 찬 짐승처럼 느껴졌다.“제가 꼭 언니와 잘되도록 노력할게요!”허윤진은 꿋꿋하게 말했다.“잘 되게 한다고?”손승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윤진아, 정말 네 언니를 나한테 시집보내고 싶은 거 맞지?”“네, 맞아요.”허윤진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의 생각에는 오직 손승호 같은 신사만이 자신의 언니와 어울릴 수 있었다!진서준처럼 거칠기만 한 사람은 두 자매한테 접근할 기회조차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허윤진의 태도가 이렇게 꿋꿋한 걸 보고 손승호는 음흉한 눈빛이 스쳤다.“그럼 널 한 번 희생해 줄래?”멍해진 허윤진은 손승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손승호는 말했다.“네가 가서 진서진 그 나쁜 새끼를 유혹해!”“그 새끼처럼 여자밖에 모른 사람은 네가 조금만 꼬셔서 그의 얼굴을 찍어 허사연한테 보여주면 허사연은 분명히 진서준을 버리고 떠날 거야!”“그러다가 진서준이 나한테 함부로 하면 어떡해요?”그럴듯한 계획으로 들렸지만, 허윤진은 자신이 진서준한테 당할까 봐 걱정했다.“네가 이 계획을 실시할 때 내가 옆에서 보호해 줄게!”손승호는 웃으면서 말했다.“그 자식이 너한테 함부로 못 할 거야!”“네,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요!”손승호가 허윤진과 어떻게 하면 진서준과 허사연의 관계를 파열시킬 것을 계획하고 있을 때, 진서준과 허사연은 이미 길거리로 나왔다.“서준 씨,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해요.”허사연은 고마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에요.”진서준은 웃으면서
몸에서 품어 나오는 기질로나 옷차림으로 봐서나 허사연은 결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그래서 허사연이 밀크티 가게가 집안 회사의 가게라고 말하자, 많은 사람이 진짜라고 믿었다.장혜윤은 허사연이 허씨 집안 큰 아가씨임을 알았기에 허사연이 말한 이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하지만 장혜윤의 친구인 왕나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새침한 표정으로 허사연을 바라보고 있었다.“투썸 플레이스가 너희 집안 회사 거라면, 난 서울 제일 으뜸가는 부자의 딸이야!”허사연은 두말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투썸 플레이스 사장한테 전화했다.허씨 집안의 큰 아가씨의 전화를 직접 받자, 사장은 게을리 대할 수가 없었다.“제가 지금 서울시 투썸 플레이스 대학 지점 문 앞에 있어요, 여기 점장님이 저를 모른다고 하니, 사장님께서 직접 해석하세요.”허사연은 말을 마친 후, 점장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점장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핸드폰을 귓가에 갖다 댔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직속 상사의 목소리를 듣고, 점장은 놀란 나머지 핸드폰을 땅에 떨어뜨릴 뻔했다.“네네, 알겠습니다.”점장은 전화를 끊고 공손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허사연한테 돌려줬다.“회장님, 안녕하세요!”“제가 방금 한 말 기억하셨어요?”허사연은 핸드폰을 받으면서 덤덤하게 물었다.점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앞으로 우리 투썸 플레이스는 이 두 사람에게 밀크티를 팔지 않을 겁니다!”“이 둘 뿐만 아니라, 줄에 끼어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팔지 마세요!”허사연이 덧붙였다.“네, 네, 네.”사람들은 이 광경에 몹시 놀랐다.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예쁜 여자가 정말 투썸 플레이스 가게의 회장이라니!가장 충격 받은 사람은 역시 왕나연이었다.그녀는 그냥 밀크티를 빨리 사서 새로 사귄 재벌 2세 남학생과 데이트하러 가려 했다.결국에는 투썸 플레이스 가게의 회장의 미움을 샀고, 블랙리스트에 올랐다!진서준은 밀크티를 들고 허사연 곁으로 가서 말했다.“이젠 돌아가요.”“네.”허사연은
진서준이 손쉽게 강호걸을 쓰러뜨리는 것을 본 허사연의 눈에는 아무런 파도도 일지 않았다.장혜윤의 눈에는 공포와 경악에 차 넘쳤다.하지만 곧 장혜윤은 눈앞에 펼쳐진 이 장면에 대해 적절한 이유를 찾았다.진서준이 방금 갑자기 손을 쓴 것이기에 기습 공격이었다. 강호걸은 무방비 상태였다!두 사람이 정면으로 승부를 겨룬다면 누가 이기고 질지는 아직 모를 거야!모두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강호걸과 함께 왔던 몇몇 농구팀 팀원들은 인제야 반응하며 분노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개자식아, 감이 우리 호걸 형을 때리다니!”“이 나쁜 자식을 쳐 죽여라!”여섯 사람이 함께 진서준을 향해 돌진해 왔다.진서준은 아직도 강호걸을 밟고 있었고, 그 키 큰 6명의 팀원을 못 본 체했다.방금 날려 나간 왕나연도 땅에서 일어났다. 그녀 종아리의 피부가 벗겨졌고, 팔에도 선명한 핏자국이 났다.“때려죽여, 때려죽여!”왕나연이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쳐다보며 소리쳤다.주변의 겁 많은 여학생들은 이미 눈을 감고 비명을 지르며 이제 곧 일어날 무서운 장면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그랬더니, 6번의 둔탁한 소리가 났다.진서준의 두 손은 그림자처럼 정확하게 이 6명의 얼굴에 떨어졌다.심지어 강호걸을 밟고 있는 그 발은 움직이지도 않았다.“으악!”순식간에 덩치가 큰 농구팀 팀원들은 땅에 드러누운 채 얼굴을 부여잡고 울부짖고 있었다!이 엄청난 이변에 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라서 멍하니 서있었다.농구팀 팀원들을 응원하던 왕나연도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강호걸은 진서준의 발밑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하지만 진서준의 그 발은 마치 태산같이 강호걸을 누르고 있었고, 강호걸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고 더더욱 진서준의 발밑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강호걸에게 괴롭힘을 당한 일부 사람들은 이토록 낭패한 강호걸의 모양을 보고 핸드폰을 꺼내 그의 모습을 몰래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서준 씨, 이제 우리 그만 가요.”허사연이 앞으로 와서 진서준에게
얼굴에는 아직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고 부끄러움이 살짝 섞여 있었다.“예은아, 누가 왔다고 좀 말해 주지 그랬어?”도지아가 황예은 옆에 앉으며 화난 말투로 따졌다.“저 녀석 내 몸도 봤거든. 너보다 훨씬 더 많이 봤어.”황예은은 태연하게 받아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절친끼리는 좋든 나쁘든 동고동락해야 하는 거 아니야?”“야!”도지아는 미칠 것 같았다.아무리 동고동락한다고 해도 이런 건 절대 같이 겪고 싶지 않았다.“그럼 너 결혼할 때, 나도 신혼 첫날밤 같이 보내줘야 해?”도지아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황예은이 진지하게 대답했다.“난 상관없어.”그 순간, 도지아는 벙쪘고 옆에서 듣고 있던 진서준도 얼이 빠졌다.이게 진서준이 아는 황예은이 맞나 싶었다.그 차갑고 도도한 빙산 미녀 사장님은 어디로 간 거지?“본론으로 들어가자.”황예은이 화제를 돌렸다.“소개할게, 이쪽은 진서준인데 유명한 의사야.”“진서준 씨, 안녕하세요. 저는 황예은 절친 도지아예요.”도지아가 손을 내밀었다.“반갑습니다, 도지아 씨.”가볍게 악수를 주고받은 후, 황예은이 말을 이었다.“이번에 널 부른 이유는 지아 치료를 부탁하기 위해서야.”“어떤 치료?”진서준은 살짝 의아했다.아까 도지아를 봤을 때 딱히 아픈 곳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그때, 황예은이 갑자기 도지아의 치마를 확 올렸다.“꺄악! 너 뭐 하는 거야?”도지아는 깜짝 놀라며 허벅지 위를 급히 가렸다.“의사한테 병을 보여줘야지.”황예은이 태연하게 말했다.“내가 직접 올리면 되잖아. 갑자기 이러면 어떡해?”도지아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신속하게 반응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진짜 크게 노출될 뻔했다.“여기 봐봐, 치료할 수 있어?”황예은이 도지아의 종아리 바깥쪽을 가리키자 진서준은 그곳을 바라보았다.도지아의 종아리 바깥쪽에는 약 15cm 길이의 흉터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한눈에 봐도 도드라지는 상처는 지네가 기어가는 것처럼 흉측했다.이 정도면 피부를 완전히 덮는 검은 스타킹을 신
한 여자가 진서준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었다.그 여자는 양손을 등 뒤로 돌려 애써 검은 속옷의 단추를 채우려는 중이었다.진서준의 눈앞에 펼쳐진 건 새하얀 피부와 살짝 드러난 앵두 빛이었는데 반쯤 가려진 듯한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치명적이었다.진서준은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이 여자는 다름 아닌 아까 전화로 진서준을 부른 황예은이었다.황예은은 문을 열고 들어온 진서준을 보자마자 몇 초간 머리가 하얘졌다.그러더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왜? 다 못 봤어? 더 볼 거야?”싸늘한 기운이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그 말에 진서준은 황급히 돌아섰다.“미안해, 네가 사무실에서 속옷을 갈아입을 줄은 몰랐거든.”대놓고 확인 사살을 하자 황예은은 더 화가 났다.하지만 황예은은 본래 감정을 얼굴에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인지라 30초 후 다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들어와. 문 닫고.”허락이 떨어지자 진서준은 그제야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황예은의 머리는 아직 축축했다.딱 봐도 방금 샤워했기에 이 시간에 속옷을 갈아입고 있었던 거였다.진서준은 괜한 걱정을 했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금 전까지 황예은이 이상한 취향이라도 있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날 부른 이유가 뭔데?”최대한 황예은의 관심을 돌려야 했기에 진서준은 빠르게 본론을 꺼냈다.그렇지 않으면 아까 그 사건을 다시 들추고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일단 방금 그 일부터 얘기하자. 어떻게 보상할 거야?”황예은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질문을 던졌다.“무슨 보상?”황예은이 갑자기 보상 타령이나 하자 진서준은 어이가 없었다.진서준이 예전에 명주에서 황예은을 구해줬을 땐, 보상 같은 거 요구한 적이 없었다.“방금 그건 단순한 사고였어. 네가 옷을 갈아입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진서준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그게 네가 빠져나갈 핑계가 될 것 같아?”황예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싸늘했다.“그럼 어떻게 하라고?”진서준은 눈썹을 올리며
“해외 이족과 내통한 배신자는 바로 처단할 권리가 있단 말이야. 오늘 널 죽인다고 해도 전혀 과하지 않다고, 알겠어?”김형산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이 멍청한 아들은 자기가 얼마나 큰 사고를 친 건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네? 날 죽인다고요? 설마 그러겠어요?”김태영은 그 말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그냥 팔 하나 부러뜨리고 끝날 줄 알았는데 아예 사형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네가 그 인간들을 너무 몰라서 그래.”김형산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런 절세 고수들에게 인간의 목숨은 잡초 같은 거야. 근데 넌 김연아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심지어 적과 내통한 죄까지 지었어. 아까 너도 봤잖아? 아담이 리앙을 죽일 때 조금이라도 망설였어?”“아니요...”김태영이 고개를 저었다.아까 아담이 리앙을 죽일 때 보였던 그 냉혹한 표정을 떠올리니 김태영은 또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놈한테 걸렸으면 김태영의 목숨도 끝장이었을 거였다.“태영아, 네가 가주 자리를 탐내는 건 잘 알아. 근데 이것 하나만 명심해. 앞으로 가주 자리 따위는 절대 넘보지 마. 그건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김형산은 김태영의 머리를 붙잡고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예전에 김연아가 자리에 오르는 걸 막지 못한 건 실수였지만 이제 와서 김연아에게 반기를 들 생각도 없어. 왜냐고? 김연아의 뒤에 있는 그 남자가 마음만 먹으면 우리 부자는 단숨에 네 큰아버지를 만나러 가게 될 거니까. 이 집안에 있는 이상 먹고 살 걱정은 없어. 너도 여자나 고급 차가 넘쳐나잖아. 그냥 이대로 부유하고 평안하게 살면 돼.”총과 대포보다 강한 힘을 가진 자에게 세상의 규칙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법과 도덕은 약자를 위한 족쇄일 뿐, 강자에겐 아무런 구속도 되지 않는다.이것이 세상의 진리였다.하지만 김태영은 아직 어려서 이런 본질을 깨닫지 못했다.진씨 가문의 오래된 대종사들도 마찬가지였다.김형산이 그 대종사들을 직접 찾아가도 예의를 차려야 할 정도였다.그 대종사들은 진씨 가문의
김태영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자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아까 리앙이랑 같이 돌아갔는데 리앙이 아담을 개처럼 욕했어.”김태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서?”진서준이 물었다.아담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했기에 리앙이 엄청난 욕설을 날릴 거란 건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뻔한 사실이었다.리앙 같은 명문대가 도련님은 돈도 많고 여자도 많았지만 단 하나, 체면만큼은 목숨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겼다.그런 놈한테 망신을 준다는 건 차라리 죽이는 것보다 더한 굴욕이었다.“리앙이 술병까지 들어서 아담 대가리를 내리쳤어.”김태영이 한마디 덧붙였다.“이 자식아, 핵심부터 말해.”김형산이 답답한 나머지 발로 김태영을 걷어찼다.“결국 빡친 아담이 리앙을 죽여버렸고 그 죄를 진서준한테 전부 뒤집어씌웠어.”그러자 김태영이 즉시 본론을 꺼냈다.“뭐라고?”모두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아무리 아담이 성질이 더러워도 감히 차이더리스 가문의 셋째 아들을 죽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아담이 바로 리앙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내용은 잘 못 들었어. 근데 전화 너머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더라.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김태영이 진심으로 충고했다.솔직히 말해 이건 꽤나 큰일이었다.차이더리스 가문의 가주가 직접 대한민국에 올 가능성이 높았다.죽은 건 먼 친척도 아니고 월런의 친아들이었기 때문이다.“근데 왜 널 그냥 보내줬어?”진서준은 의아한 듯 물었다.이런 일을 아는 놈이 많을수록 불리한 법이었다.진서준이라면 절대 김태영 같은 놈을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이놈은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등을 돌릴 놈이었다.“우리 집에 파괴된 단전을 회복하는 약이 있다고 둘러댔어. 그러니까 그놈이 날 보내주더라고. 대신 하루 안에 가져오라고 했어.”김태영이 머리를 긁적였다.“그러길래 네가 그렇게 쥐새끼처럼 기어다녔구나.”김형산이 또 거칠게 발길질을 날렸다.사실 김형산은 김태영을 찾으러 나갔다가 김태영이 마침 몰래 도망치는 걸 발견한 거였다
“그렇죠. 하지만 놈들이 숨어버렸습니다. 설마 위치를 찾아냈다는 겁니까?”그 말에 진서준이 흥미를 보였다.“당연하지. 우리 전신전의 사람 찾는 기술은 최고야.”성미영이 자랑스럽게 말했다.대한민국 군부의 정점에 있는 조직 전신전은 전투력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 능력 또한 최고 수준이었다.며칠간의 추적 끝에 전신전은 드디어 개조인들의 은신처를 정확히 파악했고 심지어 연구소의 위치까지도 밝혀냈다.이제 남은 건 놈들을 한꺼번에 소탕하는 일뿐이었다.“오늘 밤 바로 작전을 개시할 겁니다. 그때 진서준 씨도 협력해 주길 부탁드립니다.”용홍권의 말에 진서준이 시원하게 대답했다.“문제없습니다. 용 사령관님께서 시간과 장소를 보내주시면 제가 꼭 맞춰 가겠습니다.”진서준은 국안부 소속으로서 이 개조인들을 처리할 책임이 있었다.놈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서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는 존재였다.최선의 해결책은 개조인들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뿐이었다.“감사합니다, 진서준 씨. 그럼 저희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용홍권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했다.그때, 성미영이 절친을 향해 신신당부했다.“지은아, 너 저 사람한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나중에 다치는 건 너뿐일 거라고.”“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가서 일 봐.”서지은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태도에 성미영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한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용홍권 일행이 떠나자 진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김태영 그 자식은 어디 갔지?”진서준은 아까 링에서 리앙 곁에 앉아 있던 김태영을 이미 눈여겨봤다.그리고 이제 김태영이 리앙의 충실한 개가 된 걸 확신했다.“몰라.”김연아가 고개를 저었다.김연아는 온 신경을 진서준에게 집중하느라 김태영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김태영이 리앙에게 붙어 다닌 걸 삼촌도 알고 있었을까?”김혜민이 불쑥 한마디 던졌다.김태영은 김형산의 아들인데 대놓고 진씨 가문 이익을 해치는 일을 저지른 걸 보면 김형산이
그 시각, 초아국은 깊은 밤이었다.리앙의 아버지는 아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무슨 일이야, 자기야?”옆에 누워 있던 애인이 월런의 거친 움직임에 잠에서 깼다.월런이 또 원할 줄 알고 손을 뻗어 만지려 하자 월런은 애인의 뺨을 거세게 후려쳤다.“꺼져, 이년아!”따귀를 맞은 애인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초아국의 4대 최강 세력 중 하나를 이끄는 월런은 지금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누구에게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그런 월런에게 감히 대적할 자는 없었고 그의 아들을 해칠 자는 더욱 없었다.그런데 이제 월런의 아들이 협력을 구하러 대한민국에 갔다가 거기서 살해당한 것이다.“누구야? 누가 내 아들을 죽였어?”월런의 눈이 붉게 충혈되며 울부짖었다.“대한민국의 청년인데 이름은 진서준입니다.”전화기 너머에서 아담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진서준이라고? 그 자식을 내가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야, 내 아들이 죽었는데 넌 그동안 뭐 했어?”월런은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그놈이 제 단전을 파괴했습니다. 그래서 도련님이 살해당한 겁니다.”“뭐라고? 그 녀석이 네 단전을 파괴할 수도 있어?”월런은 경악과 분노가 뒤섞인 채 소리쳤다.아담은 차이더리스 가문에서 최상급 고수였고 그를 능가하는 자는 단 두 명뿐이었다.그런 아담의 단전이 파괴되었다는 건 상대가 최소한 아담과 동급이라는 뜻이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희가 대한민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내가 분명 그곳 강자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았어?”월런은 분노를 누르며 억지로 이성을 되찾았다.“저희가 먼저 건드린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놈이 먼저 도련님을 때렸죠. 그래서 도련님이 그놈에게 결투장을 내밀었고 제가 나서서 싸웠는데 그놈이 비겁한 수를 써서 제 단전을 파괴한 겁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리앙 도련님이 암살을 당한 겁니다.”아담은 사실을 적당히 왜곡해 모든 책임을 진서준에게 떠넘겼다.어차피 월런에게 진실을 말해
김태영은 둘이 싸우는 걸 보고 급히 중재에 나섰다.“두 분 다 진정하세요. 실수 한 번으로 이렇게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정정당당하게 싸울 필요 있습니까? 진서준 그놈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걸요. 방법은 얼마든지 있죠.”“닥쳐, 네가 뭐라고 감히 끼어들어?”리앙은 술병을 들어 김태영에게 내던졌다.김태영은 재빠르게 몸을 비켜 피했다.하지만 김태영의 말이 갑자기 아담의 뇌리를 스쳤다.사실 김태영의 말대로 진서준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수단 따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둘 다 쓸모없기 짝이 없구나. 고작 애송이 하나 죽이지 못해?”리앙은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이제 초아국에 돌아가면 넌 우리 차이더리스 가문에서 꺼져. 우리 집안은 쓸모없는 놈을 먹여 살리지 않아.”그 순간, 아담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고 순식간에 리앙의 목을 움켜쥐었다.“크헉!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리앙은 순간 당황하며 몸부림쳤다.“내가 지금까지 너희 집안을 위해 얼마나 많은 더러운 일을 해왔는데, 네놈은 내 단전이 파괴됐다고 날 이렇게 내치겠다고?”아담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날 버리려 한다면 나도 그냥 당하고 있을 것 같아?”“씨X, 감히 날 죽일 수 있어? 우리 경호원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리앙은 겁에 질린 채 소리쳤다.하지만 별장 내 경호원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이놈들 전부 내가 직접 가르친 제자야. 네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거라 생각했나?”아담은 피식 비웃으며 코웃음을 쳤다.“개자식들이 감히 반역이라도 할 작정이야?”리앙이 이성을 잃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더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아담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그 미소를 본 리앙은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너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널 죽이고 네 아버지에게 네 죽음을 알리는 거야. 그럼 네 아버지는 직접 대군을 이끌고 와서 그 자식에게 복수하겠지.”아담은 천천히 엄청난 계획을 꺼내 들었다.“미쳤어? 네가 감히 그럴 수 있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천의방 강자가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아담이 필살기도 꺼내지 못한 채 진서준에게 한 방에 끝장났다.이 엄청난 반전 앞에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날 죽이겠다고? 네가 감히 그럴 용기나 있어?”아담은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채 진서준을 도발했다.“너 내가 누구인지 알고나 있어? 교회의 주교가 바로 내 스승이야. 날 죽이면 차이더리스 가문은 물론 교회에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담의 입에서 직접 교회 주교가 스승이라는 말이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어쩐지 아까 그 기술이 교회 성기사들과 비슷하더라니, 결국은 같은 종문이었군.”“교회는 건드리는 게 아니야. 12명의 성기사 전부가 천의방에 오른 절정 고수라는데.”“이런 놈을 적으로 돌리다니, 진 마스터님도 운이 너무 나쁜 거 아닌가?”관중석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수군댔다.“교회면 또 뭐 어쩌라고? 감히 대한민국에 들어오면 유골도 남기지 못할 거야.”그러나 진서준은 그저 담담하게 웃어넘겼다.이 말이 떨어지자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성기사조차 안중에 없다고?이 정도면 겁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아예 광기에 가까운 자신감이었다.“너 입만 살아서 아주 신나게 떠드는구나. 어디 두고 보자.”아담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엥? 그냥 가버린다고?”리앙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아담의 상사인 리앙 도련님을 그냥 놔두고 혼자 간다는 게 말이 돼?“어서 나도 데리고 나가.”리앙이 즉시 부하들에게 떠나자고 명령을 내렸다.아담이 이미 패배한 이상, 여기 남아 있어 봤자 망신살만 뻗칠 뿐이었다.“리앙 씨, 저도 같이 갑시다.”김태영 역시 눈치를 보며 재빨리 리앙을 뒤따랐다.그들의 초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미영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천의방 고수가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거기다 저 도망치는 꼴은 정말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진서준의 승리에 체육관에서는 환호성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진서준도 모른다.하지만 서방 교회의 성기사들이 수련하는 건 가짜 선법이었다.이 말인즉, 이 세계는 겉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었다.아담이 신을 강림시키려 하자 그의 몸에서 붉은빛이 퍼져 나왔고 하나의 빛나는 등불처럼 온몸이 발광했다.이를 본 진서준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됐어, 드디어 아담의 필살기 심판의 검이 나오는군.”리앙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아담은 몇 년 전 교회에서 스승을 모시고 기술을 배운 적이 있지. 아담의 신에 대한 경건함은 결국 신의 응답을 끌어낼 수 있을 거야. 심판의 검은 같은 경지의 강자라고 해도 막을 수 없어. 저 자식이 이번에야마로 끝장이야.”무인들은 이런 광경을 처음 목격하는지라 모두가 입을 떡 벌린 채 경악했다.“세상에, 저게 무슨 기술이야? 온몸에 붉은 기운이 돌고 있잖아.”“설마 슈퍼 히어로 변신인가?”“교회 원탁 기사들이 기도를 올려 신의 응답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아담도 거기 출신인가 보네?”이때, 전례 없는 압박감이 모든 이들에게 드리웠고 거대한 산이 머리 위를 짓누르는 듯 숨조차 쉬기 어려워졌다.“저건 심판의 검이야. 전원 경기장을 당장 떠나!”류재훈이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심판의 검은 아담의 모든 힘을 담아낸 기술이었다.구급 대종사의 전력을 다한 일격이라면 이 체육관쯤은 쉽게 산산조각 낼 수 있었다.관중석에는 일반인도 많았기에 만약 체육관이 무너지면 수많은 사상자가 나올 터였다.국안부의 몇몇 종사들이 즉시 사람들을 나누어 대피시키기 시작했다.“지은아, 어서 나가자.”성미영이 서지은의 손을 끌었다.“안 돼, 진서준이 아직 여기 있는 한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서지은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멍청한 계집애. 저 자식이 죽을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뭘 버티고 있어?”성미영이 분통을 터뜨렸다.“떠나고 싶으면 너 혼자 가. 난 안 가.”서지은의 태도는 여전히 단호했다.“너!”결국 성미영은 포기하고 서지은의 곁에 남아 그녀를 지키기로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