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이 손쉽게 강호걸을 쓰러뜨리는 것을 본 허사연의 눈에는 아무런 파도도 일지 않았다.장혜윤의 눈에는 공포와 경악에 차 넘쳤다.하지만 곧 장혜윤은 눈앞에 펼쳐진 이 장면에 대해 적절한 이유를 찾았다.진서준이 방금 갑자기 손을 쓴 것이기에 기습 공격이었다. 강호걸은 무방비 상태였다!두 사람이 정면으로 승부를 겨룬다면 누가 이기고 질지는 아직 모를 거야!모두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강호걸과 함께 왔던 몇몇 농구팀 팀원들은 인제야 반응하며 분노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개자식아, 감이 우리 호걸 형을 때리다니!”“이 나쁜 자식을 쳐 죽여라!”여섯 사람이 함께 진서준을 향해 돌진해 왔다.진서준은 아직도 강호걸을 밟고 있었고, 그 키 큰 6명의 팀원을 못 본 체했다.방금 날려 나간 왕나연도 땅에서 일어났다. 그녀 종아리의 피부가 벗겨졌고, 팔에도 선명한 핏자국이 났다.“때려죽여, 때려죽여!”왕나연이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쳐다보며 소리쳤다.주변의 겁 많은 여학생들은 이미 눈을 감고 비명을 지르며 이제 곧 일어날 무서운 장면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그랬더니, 6번의 둔탁한 소리가 났다.진서준의 두 손은 그림자처럼 정확하게 이 6명의 얼굴에 떨어졌다.심지어 강호걸을 밟고 있는 그 발은 움직이지도 않았다.“으악!”순식간에 덩치가 큰 농구팀 팀원들은 땅에 드러누운 채 얼굴을 부여잡고 울부짖고 있었다!이 엄청난 이변에 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라서 멍하니 서있었다.농구팀 팀원들을 응원하던 왕나연도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강호걸은 진서준의 발밑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하지만 진서준의 그 발은 마치 태산같이 강호걸을 누르고 있었고, 강호걸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고 더더욱 진서준의 발밑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강호걸에게 괴롭힘을 당한 일부 사람들은 이토록 낭패한 강호걸의 모양을 보고 핸드폰을 꺼내 그의 모습을 몰래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서준 씨, 이제 우리 그만 가요.”허사연이 앞으로 와서 진서준에게
집에 돌아온 진서준은 조희선과 진서라가 잠든 것을 보고, 열쇠를 가지고 옆집 별장으로 갔다.고한영이 오후에 출근하지 않았을 때, 이 별장을 전부 청소해 놓았다.그래서 진서준이 들어오니 별장 안팎에 먼지 하나 없었다.진서준은 2층에 안방에 들어와서 지난번에 샀던 붓과 주사, 황지를 꺼냈다.진서준이 황지에 ‘모을 취’ 자를 쓰니 체내의 영기들은 모두 황지에 모였다.원래 아무 소용이 없던 황지가 공중에 떠 있었다.그리고 사방의 반 킬로미터의 영기들이 끊임없이 이곳으로 몰려 들었다.취영 부적 한 장을 완성한 진서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만들었다.모두 18장의 취영 부적을 만들고 나서야 진서준은 손을 떼었다.진서준이 손가락을 돌리자, 이 18장의 취영 부적은 창문을 통해 이 별장 곳곳에 떨어졌다.모든 취영 부적이 제자리에 놓이니 부적지로 만든 작은 취영진 하나가 완성되었다!사방 10킬로메터의 영기들이 마치 홍수처럼 진서준의 별장을 향해 몰려왔다.진서준이 양반다리를 하고 수련하려고 할 때,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누구야?!”진서준은 소리를 지르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문을 열자 검은색 비단 잠옷을 입은 고한영이 문 앞에 서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칼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진서준인 것을 보고 고한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왜 여기 계시죠?”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오후에 제가 이 별장을 깨끗이 청소 다 하고 집에 가려 했는데, 아줌마가 저보고 잠시 여기서 지내라 했어요, 그가 매일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기 안쓰러웠는가 보죠.”고한영의 말을 듣자, 진서준도 이 행동이 바로 자신 어머니 스타일답다고 느꼈다.“진서준 씨, 혹시 제가 여기에서 있는 걸 동의하시지 않는다면, 제가 지금이라도 바로 떠날 수 있어요.”“아니에요, 어머니의 뜻이라니, 잠시 있어도 괜찮아요.”진서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하지만 제 방 안의 물건은 함부로 손대지 말아 주세요!”진서준이 엄숙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함부로 만지지 않을 거
방 안에 있던 남녀는 진서준이 문을 걷어차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진서준은 안에 있는 사람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았기에 들어가지 않았다.“어느 새끼가 뒤지려고 감히 내 문을 걷어차!”회사 사장인 은영호가 화나 나서 말했다.진서준이 문을 발로 걷어차자 너무 놀란 모양이었다!그 짓거리를 하던 왕은희라는 여비서도 빨리 은영호의 몸에서 내려와 황급히 옷을 입고 있었다.사무실 안의 공기는 옅은 비린내가 났다.데스크 아가씨도 함께 걸어 들어와 화가 나 있는 은영호를 보고 말했다.“은 사장님, 이 회장이 회사 지분을 이분에게 넘겼다고 합니다.”“얘가 뭐라면 뭐야? 돼지처럼 멍청한 놈.”은영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데스크 아가씨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진서준은 데스크 아가씨를 보고 말했다.“나가 있으세요.”“이 개자식이 진짜 자신이 회장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은영호가 진서진을 노려보며 말했다.진서준은 은영호 앞에 다가가 회사 주식 양도계약서를 꺼내며 말했다.“네 눈으로 직접 봐!”은영호는 계약서를 집어 들고 자세히 두 번 정도 읽어보더니 얼굴이 갑자기 변했다.그는 이혁진이 정말로 자신의 주식을 전부 지금의 이 진서준이라는 청년에게 양도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진 회장님, 죄송합니다.”은영호의 얼굴에는 즉시 미소가 번졌다.“지금 당장 회사의 모든 직원을 불러와, 나 할말 있어.”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네! 지금 바로 공지하겠습니다!”10분 후, 회사 로비에 수백 명의 직원이 모였다.은영호는 많은 사람을 보면서 말했다.“여러분, 우리 회사 회장님이 바뀌었습니다!”“지금, 가장 큰 박수로 우리 회사의 새 회장님, 진수진 진 회장을 모시겠습니다!”은영호의 말을 들은 모두가 어리둥절했다.시가총액이 200억이 넘는 회사가 회장이 왜 갑자기 바뀌었지? 설마 도망간 건 아니겠지?특히 이번에 바뀐 회장님이 20대 초반 청년이라는 것을 보고 더 놀랐다.진서준은 회사 직원들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
은영호와 왕은희가 회사에서 쫓겨난 후, 은영호는 즉시 건달 생활을 하는 친구에게 전화했다.“성재 형, 누군가가 저를 괴롭혀요, 형이 그 자식을 혼내 줄 사람을 좀 데리고 오세요!”“문제없어, 다만 형이 요즘 주머니 사정이 좀 빠듯해.”이 말을 들은 은영호는 속으로 나쁜 자식이라고 욕하면서 말했다.“성재 형, 걱정하지 마세요, 형이 그 자식을 혼내 준다면, 형에게 만족스러운 숫자의 돈을 드릴게요!”전화기 너머의 사람이 이 말을 듣고 껄껄거리며 웃었다.“그래 좋아, 지금 바로 사람을 모아서 널 찾으러 갈게!”전화를 끊고, 은영호는 땅에 가래를 뱉으며 말했다.“젠장, 감히 나를 해고하다니, 사람을 불러 죽여버릴 테야!”왕은희는 은영호에게 바싹 달라붙어 자기 몸을 비틀더니 궁금한 듯 물었다.“영호 씨, 당신이 찾은 사람이 누구예요?”은영호의 마음속 욕망의 불씨는 왕은희의 물음에 순식간에 타올랐다.그는 행인의 시선을 조금도 눈치채지 않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손을 왕은희의 엉덩이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도진수라고 알아?”도진수라는 이름 세 글자를 듣고 왕은희는 하마터면 놀라서 자빠질 뻔했다.“알...알아요, 그 사람은 강성철과 함께 서울시의 지하 세력 황제로 불리는 그 분이잖아요! 영호 씨, 당신이 찾은 이 성재 형이라는 사람이 혹시 도진수의 부하에요?”“그래 맞아!”“영호 씨, 어쩌면 이렇게 대단해요! 이번에 진서준은 망했네요, 그가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우리 앞에 무릎 꿇고 우리를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르겠어요!”왕은희의 존경스러운 눈빛에 은영호는 하늘로 날 것만 같았다.“성재 형이 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우리도 가서 볼일 좀 보자!”말을 마치고 은영호는 왕은희의 손을 잡고 지하 주차장으로 달려갔다....진서준은 양소빈을 데리고 회사 직원들에게 양소빈이 자신이 새로 임명한 사장이라고 소개했다.어떤 사람들은 양소빈의 성숙하고 어여쁜 모습을 보고 이 여자가 진서준 숨겨 놓은 애인인 줄 알았다.그들은 진서준도 사
은영호도 주변 행인들이 구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일이 너무 커지게 하고 싶지 않아 왕성재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성재 형, 빨리 저 자식의 손과 발을 부러뜨려! 누가 저 새끼의 한쪽 팔을 부러뜨리면 내가 2,000만 원을 주겠어!”2,000만 원, 서울시에서 보통 사람의 3년 치 월급이었다!그래서 건달들은 포상금이 2,000만 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모두 눈이 빨개져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왕성재는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이 새끼야, 우리는 진수 형님의 동생들이야, 네가 똑똑하다면 우리 말을 듣고 순순히 손과 발을 들이대면 이 일은 원만하게 끝낼 수 있어! 하지만 네가 반항한다면 우리 천조 그룹은 너희 집안을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릴 거야!”진서준은 왕성재 이 사람들이 천조 그룹의 사람임을 알고 즉시 핸드폰을 꺼내 도진수한테 전화를 걸었다.“인마, 아직도 사람을 부르고 싶어? 그래, 내가 기회를 주지!”왕성재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 누가 천조 그룹의 이름을 듣고서도 진서준을 도울 사람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전화는 곧 도진수에게 연결되었다.“진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네 부하들이 날 때리려고 해, 직접 얘기해.”말을 마친 진서준은 직접 핸드폰을 왕성재에게 던졌다.왕성재는 의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여보세요?”“나 도진수야, 너 누구야? 감히 진 선생님께 손을 대? 씨X 죽고 싶어?”이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왕성재의 머리에는 번개가 번쩍이는 것 같았다.“진... 진수 형님, 왕성재입니다.”“왕성재, 너 씨X 대단해, 감히 진 선생님을 건드려? 내가 네 껍질을 벗겨 버리겠어!”핸드폰 저쪽에서 도진수가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진수 형님, 제가 잘못했어요, 지금 바로 진 선생님께 사과할게요.”“진 선생님이 널 용서하지 않으신다면, 넌 바로 무덤 살 준비부터 해!”전화를 끊은 후, 왕성재는 손에 핸드폰을 들고 공손하게 진서준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고 사과하려 했다.
왕은희의 말을 들은 은지용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회사의 제일 큰 주주 교체에 대해서 은지용은 전혀 소식을 듣지 못했고, 이혁진으로부터 어떠한 제시도 받은 적이 없었다.“그놈이 어떤 신분인지 알아?”은지용이 물었다.왕은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가 그저 벼락부자인 것 같아요!”진서준이 전화 한 통으로 왕성재를 떠나게 한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이 일을 말하면 은지용이 두려워서 복수를 하지 않을까 봐였다.“내 아들을 때리다니, 이 일은 절대로 쉽게 끝나지 않을 거야!”은지용은 즉시 은씨 가문에 모든 경호원들을 소집한 후, 회사에 가서 진서준을 골탕 먹이려 했다.한편, 어젯밤에 진서준한테 혼났던 재벌 2세 강호걸은 이미 진서준의 정보를 얻었다.“감옥에서 갓 나온 쓰레기 하나가 낙산컴퍼니의 최대 주주가 되다니.”강호걸은 조금 놀랐다. 게다가 이 회사는 어제 막 주식 양도를 완료했다.하지만 잠시 후, 강호걸의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네가 어떤 사람이든, 나를 때렸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 해!”강호걸이 핸드폰을 꺼내 자기 집안에서 운영하는 무관의 관장에게 전화했다. 그는 관장을 시켜 모든 코치와 학생들을 데리고 낙산컴퍼니에 가서 소란을 피우도록 명령했다!이어 강호걸은 아직 침대에서 자는 왕나연을 깨웠다.“일어나, 나 같이 복수하러 가자!”왕나연은 복수하러 간다는 말에 즉시 일어나 옷을 입었다.강호걸과 왕나연이 낙산컴퍼니 문 앞에 왔을 때, 강씨 집안에서 운영하는 무관의 사람들은 이미 도착했다.대략 서른 명의 신체 건장한 사람들이 주씨 무관의 도복을 입고 있었다.그중에서도 매부리코를 가진 중년 남자가 가장 눈에 띄었다.몸에 근육이 많지 않지만, 그의 기질은 사람을 두렵게 했다.이 사람 이름은 주국성이 였고, 강호걸 가문의 많은 무관 관주 중의 한 명이었다.젊었을 때 군대에 다녀왔고 신체 조건이 뛰어났다. 킥복싱 9급, 태권도 검은띠, 손으로 쉽게 10센티미터 두께의 널빤지를 쪼갤 수 있었
“오해야, 오해!”상대방이 진서준이 부른 사람이 아닌 것을 보자 은지용은 재빨리 언성을 높였다.“오해는 개뿔, 내 앞에서 시치미를 떼고 있네! 오늘에 진서준 그 새끼를 데려오지 않으면 네 회사를 부숴버릴 거야! 그리고 네 다리도 부러뜨리겠어!”강호걸이 큰 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은지용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보게 젊은이, 진짜 오해야, 나도 진서준을 찾으러 왔어! 그 새끼가 방금 내 아들을 때렸어, 내 아들은 지금 병원에 누워있단 말이야!”은지용의 말을 들은 강호걸이 이마를 찌푸렸다.“정말이야?”“확실해, 나와 진서준 사이에는 깊은 원한이 있어!”은지용은 강호걸이 자기 말을 믿자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젊은이, 우리도 인연인 셈이니 어서 나를 풀어주게나. 이따 진서준이 오면 우리가 힘을 합쳐서 그 자식을 혼내 주자고.”강호걸은 잠시 생각하더니 은지용의 얼굴에 밟았던 발을 떼었다.“내가 일단 한번 믿지, 네가 감히 날 속인 거라면 넌 오늘 진서준보다 더 비참하게 될 거야!”은지용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야.”은지용과 강호걸이 손을 잡은 것을 본 양소빈은 진서준이 걱정되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진서준에게 여기로 오지 말라고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핸드폰을 꺼내자마자 강호걸이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뭐 하는 거야! 진서준 그 새끼한테 문자 보내려고?”강호걸은 양소빈을 바라보며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늘 진서준이 오지 않으면 널 데리고 갈 거야!”“네가 감히? 난 허씨 집안의 사람이야!”양소빈이 언성을 높여 말했다.“네가 누구 집안이든 나랑 뭔 상관이야? 진서준이 10분 이내에 오지 않으면 오늘 너를 내 여자로 만들겠어!”강호걸이 음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회사 직원들은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방금 은지용이 강호걸에게 호되게 맞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은지용이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닦고 양소빈 앞으로 다가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바로 진
도진수와 강성철 두 거물이 동시에 진서준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강호걸과 은지용은 너무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진서준이 땅위에 누워있는 강호걸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어디 사람을 더 불러보겠어? 네가 내 두 손을 부러뜨리겠다 하지 않았어? 지금 왜 말을 안 해?”진서준이 매서운 두 눈으로 강호걸을 지켜보고 있자 강호걸은 등골이 오싹해졌다.도진수와 강성철, 그는 이 두 사람을 누구도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동시에 진서준에게 굽신거렸으니, 진서준을 더더욱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강호걸은 감옥살이하던 진서준이 왜 갑자기 이렇게 강해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진 선생님의 두 손을 부러뜨린다고? 너 정말 죽고 싶어!”도진수는 고개를 돌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눈빛으로 강호걸을 쏘아보고 있었다.“도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강호걸은 도진수가 말하지 않자 이내 자기 아버지 이름을 꺼내며 말했다.“제 아버지는 강옥산이에요. 용행 무관이 바로 우리 집 거예요.”강옥산과 용행 무관이라는 이름을 들은 도진수가 살짝 이마를 찌푸렸다.강성철은 진서준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 선생님, 서울시에 무술 협회 조직이 있는데 서울시에 모든 무관이 무술 협회에 소속되어 있어요. 강옥산이라고 하는 사람이 바로 협회 부회장이에요. 실력이 꽤 있는 편이에요.”강성철과 도진수 두 사람의 부하를 합치면 800여 명이었다.하지만 서울시 무술 협회의 사람은 1,500여 명이었다.무술 협회의 사람들은 싸우면 목숨이 오가는 정도가 아니지만 사람 인수는 확실히 많았다.만약에 강옥산이 자기 아들을 위해 복수하려고 한다면 도진수와 강성철은 이 일을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었다.강호걸은 도진수와 강성철의 반응을 보자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도 선생님, 강 선생님, 제가 정말 진 선생님의 신분을 몰랐어요. 만약에 진 선생님의 신분을 알았다면 제가 아무리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하지?“고개 들어. 난 지난 일 따질 생각 없어.”진서준이 손을 휘저었다.“감사합니다, 진서준 씨. 정말 감사합니다.”도서욱은 감격한 듯 연신 고개를 숙였다.도서욱은 이 용존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진서준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자기 목이 붙어 있을 거란 보장이 없었다.한편, 주변에서 구경하던 이들도 도서욱을 알아보고 경악했다.“세상에. 이건 무슨 상황이지? 그 유명한 서욱 두목이 저 난동 부린 애송이한테 사과한다고?”“내 눈이 잘못된 거 아냐? 아니면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건가?”“독사는 완전 끝장난 거 아냐? 서욱 두목조차 저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사람한테 주먹을 휘두르려 했다니.”누구도 분명 정해져 있던 결말이 이렇게 뒤집힐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이었다.“야, 당장 굴러와.”도서욱이 갑자기 독사를 향해 호통쳤다.독사는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리더니 허겁지겁 도서욱의 앞으로 달려갔다.“저기요... 저는...”독사는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그의 부하들 또한 얼굴이 새파래져 있었다.“난 그냥 블랙의 부탁을 받아 저 녀석을 좀 손봐주려 한 것뿐이야.”진서준이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네가 블랙에게 바지가랑이 사이를 기어가게 했지? 그러니까 너도 똑같이 해. 어때? 안 억울하겠지?”“아니요, 절대 억울하지 않습니다. 저 할 수 있습니다.”독사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저 녀석 바지 밑으로 기어가.”진서준이 아까 설치던 직원을 가리켰다.“알겠습니다. 당장 하겠습니다.”독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직원의 바지 밑을 기어갔다.독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도서욱조차 벌벌 떠는 인물이라면 이 청년이 마음만 먹으면 독사 따위는 그냥 개미 한 마리처럼 짓눌려 사라질 뿐이었다.“앞으로 블랙한테 앙갚음하려고 하지 마. 알겠어?”진서준이 마지막으로 경고했다.“알겠습니다. 절대 그런 일 없을 겁니다.”독사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일이
그 외침은 굉장히 컸고 독사와 그 일당은 순간 멈칫했다.“도서욱? 서욱 두목이라고?”독사는 멍하니 서 있다가 부하에게 지시했다.“이놈 단단히 붙잡아 둬. 난 밖에 나가 확인하고 오겠어.”말을 마친 독사는 서둘러 바깥으로 나갔다.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독사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수백 명의 인파가 바깥에 가득 서 있었고 그 선두에는 바로 도서욱이 있었다.독사가 동성 깡패 그룹의 두목이라고 해도 도서욱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도서욱은 강남 지하 세계에서 최고로 군림하는 존재였고 무도 종사인 소 마스터와도 친분이 있었다.소 마스터 한 명이면 독사의 구역 따위는 하루아침에 초토화될 수 있었다.“방금 서욱 두목이 뭐라고 했지? 진서준 씨에게 사과하러 왔다고? 진서준 씨는 도대체 누구지?”독사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중얼거렸다.도서욱이 부하들을 이끌고 직접 사과하러 올 정도라면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떤 수준의 거물이라는 거지?그런데 도서욱의 모양을 보면 분명 그 사람이 지금 이 술집 안에 있는 것 같았다.독사는 등골이 서늘해졌다.이런 거대한 존재가 자기 구역 안에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까맣게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독사는 허둥지둥 도서욱에게 다가가 머리를 조아리며 아부했다.“서욱 두목, 어쩐 일로 여길 오셨습니까?”조금 전까지 술집에서 보이던 거만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진서준 씨에게 사과하러 왔어.”도서욱은 냉랭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오히려 내가 묻고 싶구나. 진서준 씨가 왜 네 구역에 와 있는 거지? 설마 네가 진서준 씨를 건드린 거야?”“네?”순간 독사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서욱 두목, 농담하시는 겁니까? 제 구역에 그런 거물이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정말 그런 분이 계셨다면 전 당장 제단을 차려서 모셨겠죠. 감히 건드릴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도서욱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서욱 두목, 그분이 제 술집 안에 계신 게 맞습니까?”독사의 목소리가 떨렸다.“당연하지. 아니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왜
본래 약간 한산했던 공간이 이제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진서준도 서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저놈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몰라, 근데 누구든 간에 독사 형님 구역에서 사고 치면 무조건 죽는 거야.”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진서준을 쳐다보았고 다들 속으로 저 청년이 오늘 여기서 끝장날 거라는 생각을 했다.대략 100명은 되어 보이는 경호원들이 진서준을 완전히 에워쌌다.“저놈이 이소룡이 환생한 사람이라 해도 살아 나가기 힘들 거야.”진서준은 한숨을 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분명 너희 두목을 찾으러 왔다고 했어. 왜 쓸데없이 너희가 대신 얻어맞으려고 하는 거야?”“닥쳐! 우리를 건드린 대가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마. 다들 저놈 죽여버려!”카운터 안쪽에 앉아 있던 김혜민의 표정이 굳어졌고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아무리 봐도 감당하기 힘든 숫자였다.한순간, 100여 명의 조직원들이 각종 무기를 들고 진서준에게 몰려들었다.그러나 진서준은 침착하게 그 자리에서 손만 움직였다.콰지직!펑!“으아악!”사방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비명이 터져 나왔다.진서준은 마치 전쟁터의 신이라도 된 듯했고 아무도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가까이 오는 자들은 주먹 한 방이면 허공으로 날아가고 따귀 한 대면 바닥에 나뒹굴었다.순식간에 100명 이상의 조직원이 쓰러졌다.그리고 무대 중앙에 홀로 서 있는 건 진서준뿐이었다.“대박, 이거 이소룡보다 더 미친 실력인데?”“100명이 한꺼번에 덤볐는데도 멀쩡하다고?”“이게 진짜 짱이야.”구경꾼들의 입이 떡 벌어졌고 직원들도 완전히 얼어붙었다.이렇게 싸움을 잘하는 놈은 난생처음이었다.진서준은 차갑게 마지막으로 경고했다.“마지막 기회 줄게. 두목한테 전화해. 아니면 이 술집을 통째로 날려버릴 테니까.”“알았어, 너 잠시만 기다려, 지금 당장 우리 두목한테 전화할게.”직원은 그제야 덜덜 떨며 급히 휴대폰을 꺼냈고 독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술집에서 소란을 피우는 놈이 있습
독사의 구역에 도착한 후, 진서준은 김혜민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차에서 기다릴래? 좀 있다가 난장판 될 텐데 너까지 보호하기 힘들 수도 있어.”이번에 온 이유는 블랙을 위해 이곳의 조직 두목을 혼내주기 위해서였다.상대 쪽은 수가 많았지만 진서준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다만 일반인을 상대로 죽을 정도로 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적당히 손봐주기만 하면 됐다.“괜찮아, 난 너랑 같이 안 있을게. 그냥 구경꾼 모드로 있을 거야.”김혜민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진서준은 살짝 눈썹을 추켜세웠다.“그래, 알았어. 이따가 꼭 조심해.”진서준이 굳이 말려도 김혜민이 말을 들을 것 같진 않았으니 차라리 스스로 조심하라고 하는 게 나았다.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동성구에서 가장 큰 술집으로 향했다.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술집 안에는 이미 청년들이 꽤 있었다.귀를 찢을 듯한 음악과 어지러운 조명 속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춤을 추며 흥을 돋우고 있었다.딱 봐도 열기로 가득한 분위기였다.이런 환경이 진서준은 영 익숙하지 않았다.대학 시절에도 이런 곳엔 오지 않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몇 번 온 게 전부였다.진서준은 들어서자마자 직원에게 다가갔다.“너희 사장 독사 있어?”직원은 진서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처음 보는 얼굴이었기에 경계하며 물었다.“넌 누구야? 우리 사장을 왜 찾는 거야?”“당연히 볼 일이 있어서지.”“무슨 일이든 일단 나한테 말해.”직원이 차갑게 대응했다.“너한테는 말해봤자야. 내가 두들겨 패야 할 사람이 너희 두목이거든.”진서준이 직설적으로 말하자 직원은 순간 멍해졌다.“뭐라고? 우리 두목을 패겠다고?”“그래. 그러니까 전화해서 얼른 오라고 해. 10분 안에 안 오면 이 술집을 박살 내버릴 테니까.”진서준의 싸늘한 말투에 직원의 얼굴이 굳어졌고 바로 소리쳤다.“이 자식이 깽판 치러 왔네? 거기 경호원 없어?”곧이어 덩치 큰 남자 네 명이 다가왔다.“이 녀석이 지금 소란을 피우려고 해.
설마 진서준이 경성 진씨 가문의 후예였다니, 그건 왕족이나 다름없는 신분이었다.“진서준 씨, 이제 만족하셨습니까? 만족했다면 이제 어떤 정보를 살 건지 말해보시죠.”블랙은 안경을 살짝 고쳐 쓰며 말했다.“진요천의 현재 위치입니다.”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건 좀 어렵겠는데 일단 해볼게요.”블랙은 도서욱과는 달랐다.먼저 일을 처리하고 그다음에 가격을 부르는 타입이었다.블랙은 키보드를 두드리며 한참을 검색했고 이윽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쉽지 않네요. 가장 최근 정보가 두 달 전입니다. 진요한이 강남에 있었다고 나오네요.”“뭐라고요? 강남이라고요?”진서준의 눈이 번뜩였다.“맞아요. 하지만 그건 두 달 전 얘기입니다. 지금도 거기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블랙이 고개를 저었다.두 달이라면 꽤 긴 시간이었기에 이미 구지범에게 딴 곳으로 끌려갔을 가능성이 컸다.“진요한은 혼자 있었나요? 아니면 누군가 같이 있었나요?”진서준이 다시 물었다.“정보에 따르면 처음엔 누군가 함께 있었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은 사라졌고 결국 강남엔 진요한 혼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이 안 되고요.”블랙은 어깨를 으쓱였다.“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요? 진요한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면 무조건 먼저 저한테 알려줘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 겁니다.”진서준이 다급하게 말했다.아버지를 찾을 수만 있다면 돈이 문제가 될 리 없었다.“돈은 이제 별로 필요 없어요. 대신 당신이 용존이라면 제 부탁 하나만 들어줘도 되나요?”블랙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뭔데요? 법률이나 도의에 어긋나는 거만 아니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어요.”진서준이 단호하게 말했다.“강남 동성구의 깡패 조직 두목이 예전에 날 개 패듯이 팼어요. 저를 대신해서 그 자식 좀 혼쭐 내주세요.”이 말을 듣자 진서준은 순간 멈칫했다.“부탁이란 게 겨우 이것인가요?”대단한 일이라도 시키려나 했더니 고작 사람 하나 혼내주는 거였다.“이게 쉬운 일인가요?
“네?”도서욱은 얼이 빠졌다.‘아니, 예전에도 사람 죽이는 짓 많이 해놓고 오늘은 갑자기 사람 죽이라니까 그게 자기를 해치는 거라고?’“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는 있어?”도서욱의 멍한 표정을 보자 소 마스터는 이를 악물고 분통을 터뜨렸다.“모르는데요? 유명한 놈인가요?”도서욱은 머리를 긁적였다.“그냥 좀 싸움 잘하는 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소 마스터님 상대는 절대 못 되죠.”도서욱은 애써 비위를 맞추려 했지만 이번엔 제대로 헛발질했다.“개소리 집어치워!”소 마스터는 도서욱의 머리를 힘껏 후려쳤다.“나 같은 놈 백 명이 덤벼도 저분한테는 한 끗도 안 먹혀.”머리를 처맞은 도서욱은 화를 버럭 내려다가 그 말에 입을 떡 벌렸다.“네? 백 명이 덤벼도 안 된다고요?”“헛소리 말고 똑똑히 들어. 그분이 누군지 알아? 그분은 바로 전설 속의 용존이야. 단 일격으로 육급 대종사 둘을 처단한 괴물 같은 존재라고. 동북 지역을 주름잡는 두 명문대가조차 머리를 조아리게 한 절세 천재란 말이야. 그런 사람을 내가 죽이라고? 네가 미친 거야, 아니면 날 미치게 하려는 거야?”소 마스터는 혈압이 치솟아 도서욱을 한 대 더 패 죽여버리고 싶었다.“뭐라고요? 그놈이 바로 그 전설적인 용존이라고요?”도서욱은 말 그대로 정신이 아득해졌다.용존의 이름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런데 오늘 그 전설적인 존재를 직접 봤을 뿐만 아니라 자기가 그 앞에서 행세하고 심지어 사기를 쳤다고?순식간에 도서욱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손등으로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도서욱은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었다.“소 마스터님, 그럼...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당장 사람 데리고 가서 무릎 꿇고 빌어. 용존께서 널 용서하지 않으면 넌 오늘부로 끝장이야.”소 마스터는 단호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바로 사람 모아 거기 가서 사죄드리겠습니다.”도서욱은 급히 부하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너 대체 사람이야, 귀신이야?”진서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차갑게 다가가기만 했다.“오지 마. 오면 쏠 거야.”도서욱은 허둥지둥 품에서 작은 권총을 하나 꺼냈다.총이 등장하자 김혜민은 깜짝 놀라 외쳤다.“진서준, 조심해.”총은 여러 무기 가운데서도 차원이 다른 위력을 가진 무기였다.보통 사람이라면 총구 앞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 무술을 익힌 무인이라 해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으면 반응하기 어려웠다.“네가 아무리 강해도 총 앞에서는 꼼짝 못 하겠지.”도서욱이 비굴한 웃음을 짓자 진서준의 눈빛이 한없이 차가워졌다.“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누군가 내 머리에 총을 들이대는 거야.”“그럼 당장 꺼져. 안 그러면 진짜로 쏠 거야.”도서욱이 고래고래 소리쳤지만 진서준은 미동도 없이 그저 천천히 걸어갔다.“한번 쏴 봐. 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진서준이 전혀 위축되지 않자 도서욱은 이를 악물고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성이 울려 퍼졌다.“진서준!”겁에 질린 김혜민이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다음 순간, 도서욱과 김혜민은 동시에 얼어붙었다.고속 회전하며 날아가던 총알이 진서준의 눈앞에서 멈춰 선 것이다.그 모습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총알을 꽉 움켜쥔 것처럼 보였다.도서욱은 눈앞의 광경이 믿을 수 없어 말문이 턱 막혔다.사람이 어떻게 총알을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진서준은 손을 뻗어 떠 있는 총알을 집어 들어 손끝에 힘을 줬다.우두둑!총알이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어졌다.그 순간, 도서욱의 정신도 완전히 박살 났다.도석욱은 바닥에 풀썩 주저앉더니 곧장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형님, 제가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총도 통하지 않는데 대체 무슨 수로 저 사람을 이길 수 있겠는가?결국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해야 했다.“이미 기회를 줬지만 네가 스스로 걷어찼지.”진서준이 싸늘하게 말했다.“형님, 제가 진짜 잘못했습니다. 방금 속여서 가져간
“나쁜 결과를 감당하라고?”도서욱은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폭소를 터뜨렸다.“이봐, 네가 지금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봐.”도서욱은 애초에 진서준과 김혜민이 둘뿐인 걸 보고 쉽게 한탕 해먹을 생각이었다.어차피 돈을 뜯어내도 저 둘이 어쩔 수 없을 것이다.설마 주먹으로 해결하겠다고?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도서욱 뒤에 서 있는 경호원 네 명은 내공 무인으로서 실격이 대단한 사람이었다.게다가 복도에는 무려 백 명이 넘는 경호원이 대기 중이었다.이 애송이가 미치지 않고서야 혼자서 이 모든 사람을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내가 화내기 전에 네 여자 데리고 꺼져. 안 그러면 너희 둘 다 이곳에서 무사히 못 나갈 줄 알아.”도서욱이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솔직히 말해 진서준 뒤에 서 있는 여자는 꽤 탐나는 미모였다.하지만 도서욱도 너무 욕심부리는 타입은 아니었다.이미 400억을 손에 넣었으니 이런 돈이면 원하는 여자를 전부 구할 수 있었다.게다가 상대방이 순식간에 400억을 쏜 걸 보면 신분도 만만치 않을 터였다.괜히 사태를 심각하게 끌고 가 불필요한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었다.도서욱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네 명이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우락부락한 근육을 과시하며 진서준과 김혜민을 위협했다.그 모습을 본 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마지막으로 경고했다.“진짜 안 돌려줄 거지?”“계속 떠들어 봐. 곧 이 방을 기어서 나가게 될 테니까.”도서욱은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야, 우리 사장님 말씀 못 들었어? 당장 꺼져.”경호원의 호통에 진서준은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결국 힘으로 설득할 때가 온 것이다.진서준은 앞으로 나서더니 갑자기 손을 휘둘렀다.철썩!따귀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따귀를 맞은 경호원은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입안에서 이빨이 피와 함께 튀어나왔다.“이 개자식이 감히 먼저 공격한다고?”도서욱은 테이블을 내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으로 진서준을 가리키며 분노를 터뜨렸다.“저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욱 두목님한테는 당연히 규칙이 있지.”경호원이 쌀쌀하게 대답했다.“나 시간 없어. 돈 줄 테니까 정보나 줘.”진서준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어차피 공짜로 달라는 것도 아니고 돈 내고 사는 건데 저렇게 거만하게 구는 건 아무리 봐도 기분 나쁜 일이었다.김혜민이 진서준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그만해, 진서준. 그냥 좀 기다려보자.”사실 김혜민도 여기 온 건 처음이었다.그저 친구한테서 도서욱의 정보력은 최고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었다.“허허, 성질 한번 급하구먼?”그제야 도서욱이 찻잔을 내려놓고 진서준을 바라봤다.“그래, 뭘 알고 싶은데?”“사람을 찾고 있어.”“누군데?”“진요한.”그 이름을 듣자 도서욱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설마 네가 찾는 진요한이 경성 진씨 가문의 그 사람이야?”이 반응에 진서준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이 남자는 역시나 정보망이 있긴 한 모양이다.“맞아. 그 남자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진서준의 질문에 도서욱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물었다.“너랑 그 사람이 무슨 관계인데?”“그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정보만 말해.”진서준이 단칼에 질문을 잘랐다.“이 정보 절대 싸지 않을 거야.”도서욱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비싸다고? 설마 그 남자가 아직 신농 금지구역에 있다는 말 하려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코웃음을 쳤다.“어라? 너 신농 금지구역까지 알고 있네?”이번엔 도서욱이 놀랄 차례였다.눈앞의 녀석이 생각보다 아는 게 많았다.“하지만 넌 아직 멀었어. 진요한은 더 이상 신농 금지구역에 없어.”도서욱이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뭐? 그럼 어디에 있는지 알아?”진서준의 심장이 요동쳤다.과연 그토록 찾고 싶었던 아버지의 단서를 잡을 수 있을까?“정보를 주는 건 좋은데 네가 얼마를 낼 수 있어?”도서욱이 노골적으로 물었다.“그건 네가 가진 정보 가치에 따라 다르지.”“난 항상 먼저 가격을 정하고 그다음에 정보를 줘.”도서욱의 대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