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801 - Chapter 1810

1814 Chapters

제1801화

오영수는 그 말에 순간 멈칫했다.“진서준 씨,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겁니까?”“효과 없으면 제가 왜 굳이 주겠어요?”진서준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좋아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셋째 삼촌이 안 보이던데 아마 밖에서 사업 얘기 중일 겁니다.”이번에 진서준이 온 이유는 삼촌 오주산을 찾아 용맥의 일족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괜찮아요, 일단 대장님 할아버지 상태를 살펴보세요.”“그럴게요.”오영수는 주먹을 쥐고 예를 표한 뒤 병실로 돌아갔다.그러나 병실로 들어서자마자 오영수는 얼굴이 굳어졌다.노인은 피를 토하고 있었고 두 눈은 핏발이 서서 무시무시한 모습이었다.“어서 오영준에게 전화해. 좀 더 서둘러야 해. 어르신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오주화가 소리쳤다.누가 봐도 어르신은 오래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오영수는 바로 앞으로 나아가 진서준이 준 알약을 꺼냈다.“넷째 삼촌, 이건 진서준 씨가 주신 약입니다.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겁니다.”오영화는 그 약을 힐끗 보더니 이내 분노를 터뜨렸다.“이건 아무리 봐도 수상쩍은 약이야. 게다가 네 친구가 준 거라고? 넌 할아버지를 해칠 작정이야?”“지금 할아버지 상황이 너무 심상치 않아요. 제 친구 알약 말고 다른 방법이 더 있어요?”오영수가 설득하려 했지만 오주화는 단칼에 거절했다.“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당장 치워.”화를 참지 못한 오주화는 약을 손바닥으로 쳐서 바닥에 떨어뜨리더니 이어서 단숨에 발로 짓밟아 산산조각을 냈다.“뭐 하는 겁니까?”오영수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고 얼굴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이런 쓰레기 같은 약은 필요 없어. 오영수, 너 그냥 전신전에 돌아가. 그리고 부탁이니까 다시는 우리 오씨 가문에 발 들이지 마.”오주화가 일그러진 얼굴로 싸늘하게 꾸짖었다.“됐어, 넷째야. 영수도 아버지를 살리려고 한 거잖아. 너무 몰아세우지 마.”오주화가 선을 넘는 것 같자 오주풍이 중재에 나섰다.그때였다.“왔어요. 주 신의가 오셨어요!”아까 주
Read more

제1802화

“이건 회춘단이잖아! 당신 아버지를 살릴 유일한 보물을 짓밟아 버렸어!”주 신의는 통탄하며 급히 천 조각을 꺼내 회춘단의 부스러기를 조심스럽게 긁어모았다.“뭐라고요? 이 쓰레기 같은 게 우리 아버지를 살리는 보물이라고요?”오주화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주 신의님, 농담하시는 거죠?”이 약이 정말 사람을 살리는 약이라면 오주화가 자기 아버지를 죽인 대역죄인이 될 것이다.“제가 이런 농담을 할 것 같아요? 회춘단은 내상 치료에 기적적인 효과가 있어요. 한 알에 억 단위로 거래되지만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보물입니다.”주 신의는 안타까운 듯 고개를 연신 저었다.“아깝군, 너무나도 아까워. 이 약은 누가 준 겁니까?”주 신의가 다급히 물었다.“제 친구가 줬습니다.”오영수가 답했다.“영수야, 이렇게 중요한 약이면 진작 말했어야지. 다 네 탓이야.”오주화는 즉시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다.“제 탓이라고요? 아까 제가 약을 먹여 보자고 하지 않았나요?”오영수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근데 넌 이게 회춘단이라고 말하진 않았잖아. 내가 이 약이 그렇게 중요한 약인 줄 어떻게 알았겠어?”오주화는 억울한 듯 고개를 저었다.“그만하시죠. 지금 회춘단을 만든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당신 아버지를 살릴 희망이 있습니다.”주 신의가 둘 사이의 언쟁을 막았다.“좋아요, 지금 당장 제 친구를 데려오겠습니다.”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오영수는 곧장 별채로 뛰어가 진서준을 찾았다.“왜 그렇게 서두르는 겁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진서준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태연하게 물었다.“진서준 씨, 어서 저랑 가셔야 할아버지를 살려 주세요.”오영수가 다급하게 외쳤다.“네? 그건 무슨 뜻이죠? 아까 제가 회춘단을 줬잖아요? 설마 할아버지가 복용하지 않은 겁니까?”진서준이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네, 그게... 넷째 삼촌이 발로 짓밟아 버렸어요.”오영수가 고개를 저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저한테 왜
Read more

제1803화

진서준은 어이없다는 듯 손을 휙 내저었다.“그럼 됐어, 다른 사람 알아봐. 난 겁이 많아서 협박당하면 떨려서 치료할 수 없거든.”환자를 살려달라고 불러놓고 이 난리라니, 오영수 체면이 아니었으면 진서준은 애초에 떠났을 거고 애당초 회춘단도 남겨두지 않았을 거였다.그런데도 오영준이 감히 협박까지 한다고?“이 멍청한 놈아.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오주화는 아들을 노려보며 언성을 높여 꾸짖었고 이내 진서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봐, 저 녀석 말은 그냥 흘려들어. 네가 우리 아버지를 살리든 못 살리든 우리가 널 해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오영수도 재빨리 오주화를 거들었다.“진서준 씨, 저 녀석 개소리 신경 쓰지 마세요. 저 녀석은 얼굴만 번지르르하지 머릿속은 텅 비었어요.”“뭐? 네가 뭔데 내 머릿속이 비었다고 해?”오영준이 발끈하며 소리쳤다.아버지한테 욕먹는 건 그렇다고 쳐도 사촌인 오영수가 욕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조금 전 회춘단은 오 대장 체면 봐서 그냥 준 거지만 이 마지막 한 알은 돈을 받아야겠네요.”진서준이 무심하게 새 제안을 꺼냈다.“좋아, 얼마면 돼?”오주풍이 바로 물었다.“너무 비싸지 않아요.”진서준은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2억이라고? 그깟 알약 하나에 2억을 내라고? 도둑질하는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네.”오영준의 얼굴이 새까매졌다.이건 아무래도 오씨 가문에 대놓고 바가지 씌우는 거였다.“정말 2억에 판다면 당신들은 살 기회조차 없을 건데요?”진서준은 쌀쌀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200억입니다.”“뭐라고? 200억이라고?”모두가 깜짝 놀랐다.물론 오씨 가문은 자산이 많았지만 200억을 들여 알약을 하나 사는 건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이딴 걸 200억에 판다고? 물건 파느라 하지 말고 차라리 강도질이나 해.”오영준이 그 말에 어이없어 말문이 막혔다.오영준은 일 년 내내 열심히 일해도 연말에 이만한 돈을 배당받지 못했다.“그래? 그럼 400억이야.”진서준이 태연하게 말을 바꿨다.
Read more

제1804화

이윽고 영기가 은침을 타고 오씨 가문 어르신의 체내로 스며들었다.“이건 엄청난 침술이네요.”주 신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주 신의도 의술을 오랫동안 연구했고 체내에 진기도 있었지만 진서준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다루는 건 불가능했다.대체 뭐 하는 놈이길래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무시무시한 의술을 갖추게 된 거지?주 신의는 이 청년의 배경이 슬슬 궁금해졌다.“이제 치료가 다 끝난 건가?”오주풍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은침은 두 시간 동안 그대로 둬야 합니다. 이따가 처방전을 써 줄 테니까 그 처방대로 약을 열흘 동안 드시면 완치될 겁니다.”진서준은 덤덤하게 대답하고 나서 손을 내밀었다.“이제 돈을 받아도 되겠죠?”사실 진서준은 처음에 돈을 받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오씨 가문 사람들이 진서준을 전혀 믿지 않았기에 결국 그는 값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돈이야 문제없지. 하지만 일단 아버지가 정말 위험에서 벗어났는지 확인해야겠어.”오주풍은 신중하게 말하며 주 신의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주 신의는 즉시 다가가 노인의 맥을 짚었다.“어라?”주 신의의 표정이 순간 심각해졌다.“왜 그러죠? 설마 할아버지 상태가 안 좋은 겁니까? 거봐, 저놈이 수상쩍다고 말했잖아.”오영준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진서준을 공격하려 했다.“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주 신의는 황급히 손을 흔들며 해명했다.“어르신은 방금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나셨습니다. 게다가 손상된 경맥도 거의 회복되었네요. 방금까지 생사를 넘나들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회춘단과 진서준의 의술이 더해지니 노인은 이제 죽고 싶어도 못 죽을 지경이었다.주 신의는 진서준의 출신과 스승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도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 이렇게 비범한 청년을 배양해 낼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주 신의님, 다음부턴 말을 끊지 말고 단숨에 다 하세요.”오주풍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방금 심장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기분은 정말 긴장감
Read more

제1805화

크게 상처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모욕감은 극에 달했다.오영준의 분노가 순식간에 폭발했다.“이 자식이 감히 여기서 깝쳐? 여기가 어딘지 알기나 해?”오영준의 고함이 끝나기 무섭게 방 안으로 오씨 가문의 정예 무인 열댓 명이 들이닥쳤다.이들은 전부 무공을 익힌 무인이었다.무인들은 전부 혼자서 거뜬히 백 명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괴물이었다.“네가 우리 할아버지를 살려준 건 인정해. 하지만 우리 집에서 살아남고 싶으면 무릎 꿇고 사과해. 안 그러면 오늘 네놈이 이 집을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거야.”오영준은 싸늘한 얼굴로 진서준을 노려봤다.하지만 진서준은 오영준을 무시한 채 오주화를 바라보았다.“자식이 개판인데 아버지는 상관하지 않나요? 설마 저 녀석이 당신 허락받고 나한테 이러는 건 아니겠죠?”“이봐, 어르신 말 들어. 너무 날뛰지 마. 40억도 적은 돈이 아니야. 평생 호화롭게 살 수 있는 돈이지. 그러니 이쯤에서 만족하고 가는 게 좋을 거야.”오주화 역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쯤 되면 이 부자는 이미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다는 게 뻔했다.그야말로 교묘한 토사구팽이었다.“어이없네...”진서준이 싸늘하게 웃었다.“400억이라고 했으면 400억이야. 단 한 푼도 깎을 생각 하지 마.”“야, 네가 감히 어디서 개기는 거야? 네놈이 먼저 선을 넘은 거니까 날 원망하지 마. 다들 덮쳐서 이 자식 뼈를 부숴버려.”오영준이 손을 휘두르자 정예 무인들이 일제히 진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 진서준은 도망치는 대신 오히려 앞으로 나아갔다.진서준의 몸이 사람들 사이를 휙휙 가르며 움직였고 상대가 눈앞에 오자 손바닥이 날아갔다.퍽!괴력을 담은 일격에 무인들이 하나둘씩 튕겨 나갔다.순식간에 정예 무인들이 벽으로 내던져졌고 바닥에 쓰러졌으며 방 안에는 신음이 가득 찼다.“뭐, 뭐야? 네놈이 무공도 할 줄 안다고?”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에 오영준이 당황한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얼씨구, 네놈이 좀 하는구나. 그럼 내가 직접 상대해 주
Read more

제1806화

“그러죠.”일행은 주 신의를 따라 앞마당으로 향했다.그곳에서 두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오지웅 노인이 악마가 몸에 붙은 것처럼 날뛰며 사람들을 쫓아다니고 있었다.“죽여, 다 죽여버려!”“아버지, 대체 왜 이러십니까?”오주화가 다급하게 뛰어와 외쳤다.“모르겠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갑자기 관 속에서 튀어나온 귀신처럼 벌떡 일어나더니 사람들을 마구 때려. 방금 하인 두 명이 거의 죽을 지경으로 맞았어.”오주풍이 인상을 잔뜩 쓰며 말했다.“이건 분명 저 자식 짓이야. 저놈이 일부러 할아버지를 해치려 한 거라고.”오영준이 재빨리 책임을 진서준에게 떠넘겼다.“헛소리 집어치워. 진서준 씨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오영수가 단호하게 진서준 편에 섰다.한편, 진서준은 오지웅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곧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오지웅의 몸에 꽂혀 있던 은침이 하나 사라져 있었던 것이다.“누가 어르신 몸의 은침을 건드렸죠? 하나가 빠졌잖아요?”진서준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본래 은침 일곱 개가 노인의 몸에 흐르는 기운을 억제하고 있었고 그 사이 장청의 힘이 손상된 경맥을 치유하는 원리였다.그런데 은침 하나가 빠지면서 기운이 폭주해 사방으로 퍼졌고 결국 지금처럼 악마가 몸에 붙은 듯한 폭주 상태에 빠진 것이다.“정말 하나가 빠졌잖아.”오영수의 얼굴이 심각해졌다.누군가 일부러 할아버지를 죽이려 하고 있는데 그게 누군지 확인할 수 없었다.“그걸 논할 시간 없어. 지금은 아버지를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야.”오주풍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떻게 진정시켜?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오주화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다들 어르신을 붙잡아 주세요. 제가 다시 은침을 꽂을 테니까요.”진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농담이 지나치네. 우리 아버지가 집안에서 실력이 제일 강한데 누가 붙잡을 수 있겠어? 우리 다 덤벼도 상대가 안 된다고.”오주화가 냉랭하게 웃으며 반박했다.오지웅의 실력은 르벨에서도 손꼽힐 정도였기에 상대가 거의
Read more

제1807화

이 광경을 본 오씨 가문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애초에 모두가 진서준이 반드시 죽을 거라고 확신했고 설령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평생 반신불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진서준은 멀쩡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뿐하게 오지웅의 주먹을 막아낸 것이었다.진서준은 이 틈을 타 은침을 꺼내 오지웅의 몸에 찔렀다.“푹 쉬세요.”이어서 손바닥으로 오지웅의 목덜미를 가볍게 치자 다음 순간, 오지웅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뭐, 뭐야? 이 자식 실력이 이렇게 강했던 거야? 우리 할아버지 공격을 막아냈다고?”오영준은 진서준의 실력에 소름이 돋아 저도 몰래 중얼거렸다.오영준은 할아버지도 당해 낼 수 없었는데 진서준에게 덤볐더라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지 불 보듯 뻔했다.아까 진서준에게 달려들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괜히 싸움을 걸었다간 아주 처참하게 당했을 터였다.“아냐, 지금 우리 아버지는 정신이 나간 상태라서 본래 실력의 반도 안 나왔어. 저놈이 막아낸 건 단순한 운이야.”오주화가 애써 부정했다.“아하, 그렇네요. 제가 보기에도 저 녀석 실력이 그 정도로 대단해 보이지 않아요.”오영준도 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의 의견에 동조했다.이 모습을 본 오영수는 입꼬리를 실룩거렸다.이 사람들이 조금 전까지 할아버지한테 쫓겨 다니던 거 벌써 까먹은 건가?이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까지 자존심을 지키려 하다니, 정말 꼴불견이었다.“다들 얼른 와서 어르신을 방으로 옮겨.”오주풍이 정신을 차리고 하인들에게 지시했다.곧 하인들이 우왕좌왕하며 오지웅을 부축해 방으로 모셔갔다.“진서준 씨 덕분에 살았네요. 진서준 씨가 없었다면 아무도 아버지를 막지 못했을 겁니다.”오주풍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그러나 오영준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큰아버지, 저 녀석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서 실력이 많이 내려간 겁니다.”“그래? 그럼 넌 왜 아까 도망쳤어? 왜 네가 직접 할아버지를 막지 않았어?”
Read more

제1808화

“명심하겠습니다, 진서준 씨. 저희가 24시간 내내 아버지를 지킬 겁니다.”오주풍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오영수와 함께 400억 수표를 받으러 갔다.수표를 손에 넣자마자 진서준은 본론을 꺼냈다.“대장님 셋째 삼촌은 언제 돌아오죠?”“아마 3일 정도 걸릴 겁니다.”오영수가 한 가지 제안을 꺼냈다.“진서준 씨, 그동안 우리 집에서 머무시는 게 어떨까요?”“그건 사양하겠습니다.”진서준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아까 그 부자가 저한테 하는 꼴 봤잖아요. 제가 여기서 지내면 분명히 저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오주화와 오영준은 온갖 수를 써서 진서준을 괴롭히려 할 게 분명했다.그러다가 또다시 모함이라도 당하면 그땐 진서준이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소용없을 거였다.“죄송해요, 진서준 씨. 넷째 삼촌이 그런 사람일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오영수가 자책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람과 대장님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잖아요. 대장님이 그런 사람으로 변하지 않으면 되죠.”진서준이 손을 휘휘 내저었다.“대신 대장님 할아버지 안전은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겁니다.”진서준이 다시 귀띔했다.“은침을 누군가 일부러 뽑았습니다. 어르신을 죽이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이건 사실 진서준이 말하지 않아도 오영수가 잘 아는 사실이었다.오영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꼭 조심할게요. 사실 저는 이미 의심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래요? 누구죠?”진서준이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혹시 오주화를 의심하는 건 아니죠?”“아까 넷째 삼촌 행동을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죠.”오영수가 씁쓸하게 말했다.오영준은 진서준이 건넨 약을 일부러 밟아 부쉈고 이후에도 계속 시비를 걸었다.보통 사람 같으면 벌써 떠났을 상황이었다.진서준은 오로지 오영수의 체면을 봐서 여기에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의심 대상 1순위이긴 하죠.”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둘에게 범행 시간이 있었을까요?”“그렇지만 두 사람이 다른 사람
Read more

제1809화

30분도 채 되지 않아 진서준은 도지아가 보낸 위치에 도착했다.오늘 입은 앵클 데님 팬츠가 도지아의 늘씬한 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지나가는 남자마다 슬쩍슬쩍 도지아의 기다란 다리를 훔쳐보고 있었다.“나한테 볼일이 뭐야?”차에서 내린 진서준이 도지아에게 다가갔다.“내 다리 흉터 치료해 주기로 한 거, 잊은 거 아냐?”도지아가 되물었다.“당연히 안 잊었지. 근데 연고가 다 떨어졌고 아직 만들 여유가 없었어.”진서준은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걱정 마, 르벨에서 며칠 머물 거니까 그동안 네 다리는 꼭 치료해 줄게.”“그럼 다행이야.”도지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 때문에 나 부른 거야?”진서준이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이 정도 일로 직접 오라고 한 거라면 진서준이 살짝 불쾌할 수도 있었다.“그것뿐만이 아니야. 하나 더 부탁할 게 있어.”도지아의 표정이 약간 난감해졌다.“뭗느 말해봐.”진서준은 애초에 간단한 일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내 동생 말이야. 지난번 우리 가족이 하씨 가문 놈들한테 잡혀갔었잖아?”도지아가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다행히 풀려나긴 했지만 부모님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어. 근데 내 동생은 완전 달라졌어. 집에도 거의 안 들어오고 뭘 하냐고 물어보면 대답도 안 해. 조금만 캐물어도 욕부터 해대.”도지아가 한숨을 푹 쉬었다.“전에는 안 그랬던 애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난 의사긴 한데 정신과 의사는 아니거든?”진서준이 어깨를 으쓱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네 동생 정신 상태가 좀 문제 있는 것 같은데,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겠어.”“동생이 그런 상당을 받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요즘 우리 가족이랑도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도지아는 죄책감 가득한 얼굴이었다.“다 나 때문이야. 내가 하경범을 잘못 건드린 대가로 우리 동생이 이렇게 변한 거야. 진서준, 나랑 같이 가서 한 번만 봐줄 수 있어?”도지아의 간절한 눈빛을 보자 진서준은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알았어,
Read more

제1810화

“그만해!”도지아가 황급히 외치며 도민수의 앞을 막아섰다.“이봐요, 말로 해결합시다. 손찌검은 하지 말고요.”“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도민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누나를 전혀 반가워하지 않았다.“어이쿠, 여기 또 미녀 한 분이 오셨네? 이런 풍경은 흔치 않은데?”정장 남자가 도지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도지아는 속에서 울컥 올라오는 역겨움을 억누르며 말했다.“이봐요, 제 동생이 당신한테 어떤 짓을 했나요?”“이놈이 내 얼굴을 때렸거든. 이걸 어쩌면 좋을까?”양복남이 쌀쌀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내 친구 엉덩이를 만졌잖아. 한 대 맞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도민수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반박했다.“내가 그년 엉덩이를 만진 건 영광인 줄 알아야지. 게다가 그년은 왜 그렇게 야하게 입고 다니는데? 남자 꼬시겠다는 거 아니야?”정장 남자가 억지 논리를 내세웠다.그 말을 듣자마자 도지아는 상황을 단번에 파악했다.이 인간이 도민수의 친구를 성추행했고 도민수가 그걸 못 참아 주먹을 날린 거였다.“이봐요, 당신이 먼저 잘못했으니까 제 동생이 참지 못한 거죠.”도지아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웃기고 자빠졌네. 내가 뭘 잘못했는데?”양복남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아가씨, 이놈 누나 맞지? 그럼 내가 화해할 방법을 알려 줄게. 오늘 밤 아가씨가 나랑 즐겁게 놀아주면 아가씨 동생이 날 때린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그 순간, 도민수의 눈에서 분노의 불꽃이 튀었다.“이 개자식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너 그 입 다시 놀려 봐? 진짜 네 머리 터지고 싶어?”정장 남자의 선을 넘는 말에 도지아의 얼굴도 차갑게 식었다.“지금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누가 옳고 그른지 경찰이 판단하게 하자.”“경찰? 여기가 누구 구역인지 알고 개소리하는 거야? 그놈들이 감히 날 잡아갈 수 있을 것 같아?”양복남은 코웃음을 치며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내 일은 내가 해결해. 넌 빠져.”도민수가 도지아를 옆으로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