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Bab 1761 - Bab 1770

1802 Bab

제1761화

“패왕의 검이라고? 패배의 검이 아니고?”진서준이 비웃었다.“건방진 놈!”아담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소리쳤다.“내 검 아래 쓰러진 놈들도 전부 너처럼 거들먹거렸지. 하지만 내 검날이 그놈들 목을 베어내는 순간, 그놈들은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더구나. 지금 이 검으로 네 죗값을 치르게 해주마.”이 순간, 다수의 무인이 진서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검을 든 아담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존재였다.아담은 대검을 다루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자였다.“저 자식이 전력을 다하려고 하네. 진 마스터가 과연 무사하게 피할 수 있을까?”“저렇게 덩치 큰 놈으로 작은 검을 괴롭히네. 역시 초아국 놈들은 양심도 없어.”“초아국 놈들과 도리를 따져봐야 피 흘리는 건 우리 쪽이지.”150킬로그램짜리 대검이 아담의 손에서 일반 사람이 밀짚을 흔들듯 너무나 가볍게 휘둘러졌다.아담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마지막으로 남길 유언이라도 있어?”아담이 진서준을 건방지게 노려보며 비웃었고 그 시선은 이미 죽은 자를 바라보는 듯한 거만한 시선이었다.“쓸데없는 소리가 많네. 너야말로 유언 준비 안 했어?”진서준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렸다.그 도발적인 모습에 아담은 이성을 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아담은 대검을 높이 치켜들고 진서준에게 돌진했다.공기를 찢는 듯한 거대한 폭음이 아담의 대검에서 터져 나왔다.“파도 오격!”진서준 곁에 도착한 아담이 고함치며 검을 휘둘렀다.단 다섯 번의 검격이었지만 관중들이 보기에는 하늘을 뒤덮은 검의 잔영처럼 보였다.진서준을 완벽하게 가둬버린 살기 어린 검무의 엄청난 위압감이 관객석까지 전해졌다.심지어 링 바닥에도 거미줄 같은 균열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이게 바로 천의방 고수의 실력인가?”“이번에는 진 마스터가 정말 위험하겠는데?”사람들이 경악하며 웅성거렸다.진서준도 이 공격을 가볍게 웃어넘길 생각은 없었다.진서준은 체내의 영력을 폭발적으로 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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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진서준도 모른다.하지만 서방 교회의 성기사들이 수련하는 건 가짜 선법이었다.이 말인즉, 이 세계는 겉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었다.아담이 신을 강림시키려 하자 그의 몸에서 붉은빛이 퍼져 나왔고 하나의 빛나는 등불처럼 온몸이 발광했다.이를 본 진서준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됐어, 드디어 아담의 필살기 심판의 검이 나오는군.”리앙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아담은 몇 년 전 교회에서 스승을 모시고 기술을 배운 적이 있지. 아담의 신에 대한 경건함은 결국 신의 응답을 끌어낼 수 있을 거야. 심판의 검은 같은 경지의 강자라고 해도 막을 수 없어. 저 자식이 이번에야마로 끝장이야.”무인들은 이런 광경을 처음 목격하는지라 모두가 입을 떡 벌린 채 경악했다.“세상에, 저게 무슨 기술이야? 온몸에 붉은 기운이 돌고 있잖아.”“설마 슈퍼 히어로 변신인가?”“교회 원탁 기사들이 기도를 올려 신의 응답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아담도 거기 출신인가 보네?”이때, 전례 없는 압박감이 모든 이들에게 드리웠고 거대한 산이 머리 위를 짓누르는 듯 숨조차 쉬기 어려워졌다.“저건 심판의 검이야. 전원 경기장을 당장 떠나!”류재훈이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심판의 검은 아담의 모든 힘을 담아낸 기술이었다.구급 대종사의 전력을 다한 일격이라면 이 체육관쯤은 쉽게 산산조각 낼 수 있었다.관중석에는 일반인도 많았기에 만약 체육관이 무너지면 수많은 사상자가 나올 터였다.국안부의 몇몇 종사들이 즉시 사람들을 나누어 대피시키기 시작했다.“지은아, 어서 나가자.”성미영이 서지은의 손을 끌었다.“안 돼, 진서준이 아직 여기 있는 한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서지은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멍청한 계집애. 저 자식이 죽을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뭘 버티고 있어?”성미영이 분통을 터뜨렸다.“떠나고 싶으면 너 혼자 가. 난 안 가.”서지은의 태도는 여전히 단호했다.“너!”결국 성미영은 포기하고 서지은의 곁에 남아 그녀를 지키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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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천의방 강자가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아담이 필살기도 꺼내지 못한 채 진서준에게 한 방에 끝장났다.이 엄청난 반전 앞에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날 죽이겠다고? 네가 감히 그럴 용기나 있어?”아담은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채 진서준을 도발했다.“너 내가 누구인지 알고나 있어? 교회의 주교가 바로 내 스승이야. 날 죽이면 차이더리스 가문은 물론 교회에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담의 입에서 직접 교회 주교가 스승이라는 말이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어쩐지 아까 그 기술이 교회 성기사들과 비슷하더라니, 결국은 같은 종문이었군.”“교회는 건드리는 게 아니야. 12명의 성기사 전부가 천의방에 오른 절정 고수라는데.”“이런 놈을 적으로 돌리다니, 진 마스터님도 운이 너무 나쁜 거 아닌가?”관중석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수군댔다.“교회면 또 뭐 어쩌라고? 감히 대한민국에 들어오면 유골도 남기지 못할 거야.”그러나 진서준은 그저 담담하게 웃어넘겼다.이 말이 떨어지자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성기사조차 안중에 없다고?이 정도면 겁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아예 광기에 가까운 자신감이었다.“너 입만 살아서 아주 신나게 떠드는구나. 어디 두고 보자.”아담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엥? 그냥 가버린다고?”리앙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아담의 상사인 리앙 도련님을 그냥 놔두고 혼자 간다는 게 말이 돼?“어서 나도 데리고 나가.”리앙이 즉시 부하들에게 떠나자고 명령을 내렸다.아담이 이미 패배한 이상, 여기 남아 있어 봤자 망신살만 뻗칠 뿐이었다.“리앙 씨, 저도 같이 갑시다.”김태영 역시 눈치를 보며 재빨리 리앙을 뒤따랐다.그들의 초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미영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천의방 고수가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거기다 저 도망치는 꼴은 정말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진서준의 승리에 체육관에서는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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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화

김태영은 둘이 싸우는 걸 보고 급히 중재에 나섰다.“두 분 다 진정하세요. 실수 한 번으로 이렇게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정정당당하게 싸울 필요 있습니까? 진서준 그놈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걸요. 방법은 얼마든지 있죠.”“닥쳐, 네가 뭐라고 감히 끼어들어?”리앙은 술병을 들어 김태영에게 내던졌다.김태영은 재빠르게 몸을 비켜 피했다.하지만 김태영의 말이 갑자기 아담의 뇌리를 스쳤다.사실 김태영의 말대로 진서준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수단 따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둘 다 쓸모없기 짝이 없구나. 고작 애송이 하나 죽이지 못해?”리앙은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이제 초아국에 돌아가면 넌 우리 차이더리스 가문에서 꺼져. 우리 집안은 쓸모없는 놈을 먹여 살리지 않아.”그 순간, 아담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고 순식간에 리앙의 목을 움켜쥐었다.“크헉!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리앙은 순간 당황하며 몸부림쳤다.“내가 지금까지 너희 집안을 위해 얼마나 많은 더러운 일을 해왔는데, 네놈은 내 단전이 파괴됐다고 날 이렇게 내치겠다고?”아담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날 버리려 한다면 나도 그냥 당하고 있을 것 같아?”“씨X, 감히 날 죽일 수 있어? 우리 경호원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리앙은 겁에 질린 채 소리쳤다.하지만 별장 내 경호원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이놈들 전부 내가 직접 가르친 제자야. 네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거라 생각했나?”아담은 피식 비웃으며 코웃음을 쳤다.“개자식들이 감히 반역이라도 할 작정이야?”리앙이 이성을 잃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더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아담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그 미소를 본 리앙은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너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널 죽이고 네 아버지에게 네 죽음을 알리는 거야. 그럼 네 아버지는 직접 대군을 이끌고 와서 그 자식에게 복수하겠지.”아담은 천천히 엄청난 계획을 꺼내 들었다.“미쳤어? 네가 감히 그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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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화

그 시각, 초아국은 깊은 밤이었다.리앙의 아버지는 아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무슨 일이야, 자기야?”옆에 누워 있던 애인이 월런의 거친 움직임에 잠에서 깼다.월런이 또 원할 줄 알고 손을 뻗어 만지려 하자 월런은 애인의 뺨을 거세게 후려쳤다.“꺼져, 이년아!”따귀를 맞은 애인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초아국의 4대 최강 세력 중 하나를 이끄는 월런은 지금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누구에게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그런 월런에게 감히 대적할 자는 없었고 그의 아들을 해칠 자는 더욱 없었다.그런데 이제 월런의 아들이 협력을 구하러 대한민국에 갔다가 거기서 살해당한 것이다.“누구야? 누가 내 아들을 죽였어?”월런의 눈이 붉게 충혈되며 울부짖었다.“대한민국의 청년인데 이름은 진서준입니다.”전화기 너머에서 아담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진서준이라고? 그 자식을 내가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야, 내 아들이 죽었는데 넌 그동안 뭐 했어?”월런은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그놈이 제 단전을 파괴했습니다. 그래서 도련님이 살해당한 겁니다.”“뭐라고? 그 녀석이 네 단전을 파괴할 수도 있어?”월런은 경악과 분노가 뒤섞인 채 소리쳤다.아담은 차이더리스 가문에서 최상급 고수였고 그를 능가하는 자는 단 두 명뿐이었다.그런 아담의 단전이 파괴되었다는 건 상대가 최소한 아담과 동급이라는 뜻이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희가 대한민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내가 분명 그곳 강자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았어?”월런은 분노를 누르며 억지로 이성을 되찾았다.“저희가 먼저 건드린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놈이 먼저 도련님을 때렸죠. 그래서 도련님이 그놈에게 결투장을 내밀었고 제가 나서서 싸웠는데 그놈이 비겁한 수를 써서 제 단전을 파괴한 겁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리앙 도련님이 암살을 당한 겁니다.”아담은 사실을 적당히 왜곡해 모든 책임을 진서준에게 떠넘겼다.어차피 월런에게 진실을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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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그렇죠. 하지만 놈들이 숨어버렸습니다. 설마 위치를 찾아냈다는 겁니까?”그 말에 진서준이 흥미를 보였다.“당연하지. 우리 전신전의 사람 찾는 기술은 최고야.”성미영이 자랑스럽게 말했다.대한민국 군부의 정점에 있는 조직 전신전은 전투력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 능력 또한 최고 수준이었다.며칠간의 추적 끝에 전신전은 드디어 개조인들의 은신처를 정확히 파악했고 심지어 연구소의 위치까지도 밝혀냈다.이제 남은 건 놈들을 한꺼번에 소탕하는 일뿐이었다.“오늘 밤 바로 작전을 개시할 겁니다. 그때 진서준 씨도 협력해 주길 부탁드립니다.”용홍권의 말에 진서준이 시원하게 대답했다.“문제없습니다. 용 사령관님께서 시간과 장소를 보내주시면 제가 꼭 맞춰 가겠습니다.”진서준은 국안부 소속으로서 이 개조인들을 처리할 책임이 있었다.놈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서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는 존재였다.최선의 해결책은 개조인들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뿐이었다.“감사합니다, 진서준 씨. 그럼 저희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용홍권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했다.그때, 성미영이 절친을 향해 신신당부했다.“지은아, 너 저 사람한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나중에 다치는 건 너뿐일 거라고.”“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가서 일 봐.”서지은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태도에 성미영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한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용홍권 일행이 떠나자 진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김태영 그 자식은 어디 갔지?”진서준은 아까 링에서 리앙 곁에 앉아 있던 김태영을 이미 눈여겨봤다.그리고 이제 김태영이 리앙의 충실한 개가 된 걸 확신했다.“몰라.”김연아가 고개를 저었다.김연아는 온 신경을 진서준에게 집중하느라 김태영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김태영이 리앙에게 붙어 다닌 걸 삼촌도 알고 있었을까?”김혜민이 불쑥 한마디 던졌다.김태영은 김형산의 아들인데 대놓고 진씨 가문 이익을 해치는 일을 저지른 걸 보면 김형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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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7화

김태영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자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아까 리앙이랑 같이 돌아갔는데 리앙이 아담을 개처럼 욕했어.”김태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서?”진서준이 물었다.아담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했기에 리앙이 엄청난 욕설을 날릴 거란 건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뻔한 사실이었다.리앙 같은 명문대가 도련님은 돈도 많고 여자도 많았지만 단 하나, 체면만큼은 목숨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겼다.그런 놈한테 망신을 준다는 건 차라리 죽이는 것보다 더한 굴욕이었다.“리앙이 술병까지 들어서 아담 대가리를 내리쳤어.”김태영이 한마디 덧붙였다.“이 자식아, 핵심부터 말해.”김형산이 답답한 나머지 발로 김태영을 걷어찼다.“결국 빡친 아담이 리앙을 죽여버렸고 그 죄를 진서준한테 전부 뒤집어씌웠어.”그러자 김태영이 즉시 본론을 꺼냈다.“뭐라고?”모두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아무리 아담이 성질이 더러워도 감히 차이더리스 가문의 셋째 아들을 죽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아담이 바로 리앙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내용은 잘 못 들었어. 근데 전화 너머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더라.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김태영이 진심으로 충고했다.솔직히 말해 이건 꽤나 큰일이었다.차이더리스 가문의 가주가 직접 대한민국에 올 가능성이 높았다.죽은 건 먼 친척도 아니고 월런의 친아들이었기 때문이다.“근데 왜 널 그냥 보내줬어?”진서준은 의아한 듯 물었다.이런 일을 아는 놈이 많을수록 불리한 법이었다.진서준이라면 절대 김태영 같은 놈을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이놈은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등을 돌릴 놈이었다.“우리 집에 파괴된 단전을 회복하는 약이 있다고 둘러댔어. 그러니까 그놈이 날 보내주더라고. 대신 하루 안에 가져오라고 했어.”김태영이 머리를 긁적였다.“그러길래 네가 그렇게 쥐새끼처럼 기어다녔구나.”김형산이 또 거칠게 발길질을 날렸다.사실 김형산은 김태영을 찾으러 나갔다가 김태영이 마침 몰래 도망치는 걸 발견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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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8화

“해외 이족과 내통한 배신자는 바로 처단할 권리가 있단 말이야. 오늘 널 죽인다고 해도 전혀 과하지 않다고, 알겠어?”김형산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이 멍청한 아들은 자기가 얼마나 큰 사고를 친 건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네? 날 죽인다고요? 설마 그러겠어요?”김태영은 그 말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그냥 팔 하나 부러뜨리고 끝날 줄 알았는데 아예 사형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네가 그 인간들을 너무 몰라서 그래.”김형산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런 절세 고수들에게 인간의 목숨은 잡초 같은 거야. 근데 넌 김연아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심지어 적과 내통한 죄까지 지었어. 아까 너도 봤잖아? 아담이 리앙을 죽일 때 조금이라도 망설였어?”“아니요...”김태영이 고개를 저었다.아까 아담이 리앙을 죽일 때 보였던 그 냉혹한 표정을 떠올리니 김태영은 또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놈한테 걸렸으면 김태영의 목숨도 끝장이었을 거였다.“태영아, 네가 가주 자리를 탐내는 건 잘 알아. 근데 이것 하나만 명심해. 앞으로 가주 자리 따위는 절대 넘보지 마. 그건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김형산은 김태영의 머리를 붙잡고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예전에 김연아가 자리에 오르는 걸 막지 못한 건 실수였지만 이제 와서 김연아에게 반기를 들 생각도 없어. 왜냐고? 김연아의 뒤에 있는 그 남자가 마음만 먹으면 우리 부자는 단숨에 네 큰아버지를 만나러 가게 될 거니까. 이 집안에 있는 이상 먹고 살 걱정은 없어. 너도 여자나 고급 차가 넘쳐나잖아. 그냥 이대로 부유하고 평안하게 살면 돼.”총과 대포보다 강한 힘을 가진 자에게 세상의 규칙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법과 도덕은 약자를 위한 족쇄일 뿐, 강자에겐 아무런 구속도 되지 않는다.이것이 세상의 진리였다.하지만 김태영은 아직 어려서 이런 본질을 깨닫지 못했다.진씨 가문의 오래된 대종사들도 마찬가지였다.김형산이 그 대종사들을 직접 찾아가도 예의를 차려야 할 정도였다.그 대종사들은 진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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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9화

한 여자가 진서준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었다.그 여자는 양손을 등 뒤로 돌려 애써 검은 속옷의 단추를 채우려는 중이었다.진서준의 눈앞에 펼쳐진 건 새하얀 피부와 살짝 드러난 앵두 빛이었는데 반쯤 가려진 듯한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치명적이었다.진서준은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이 여자는 다름 아닌 아까 전화로 진서준을 부른 황예은이었다.황예은은 문을 열고 들어온 진서준을 보자마자 몇 초간 머리가 하얘졌다.그러더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왜? 다 못 봤어? 더 볼 거야?”싸늘한 기운이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그 말에 진서준은 황급히 돌아섰다.“미안해, 네가 사무실에서 속옷을 갈아입을 줄은 몰랐거든.”대놓고 확인 사살을 하자 황예은은 더 화가 났다.하지만 황예은은 본래 감정을 얼굴에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인지라 30초 후 다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들어와. 문 닫고.”허락이 떨어지자 진서준은 그제야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황예은의 머리는 아직 축축했다.딱 봐도 방금 샤워했기에 이 시간에 속옷을 갈아입고 있었던 거였다.진서준은 괜한 걱정을 했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금 전까지 황예은이 이상한 취향이라도 있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날 부른 이유가 뭔데?”최대한 황예은의 관심을 돌려야 했기에 진서준은 빠르게 본론을 꺼냈다.그렇지 않으면 아까 그 사건을 다시 들추고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일단 방금 그 일부터 얘기하자. 어떻게 보상할 거야?”황예은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질문을 던졌다.“무슨 보상?”황예은이 갑자기 보상 타령이나 하자 진서준은 어이가 없었다.진서준이 예전에 명주에서 황예은을 구해줬을 땐, 보상 같은 거 요구한 적이 없었다.“방금 그건 단순한 사고였어. 네가 옷을 갈아입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진서준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그게 네가 빠져나갈 핑계가 될 것 같아?”황예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싸늘했다.“그럼 어떻게 하라고?”진서준은 눈썹을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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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0화

얼굴에는 아직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고 부끄러움이 살짝 섞여 있었다.“예은아, 누가 왔다고 좀 말해 주지 그랬어?”도지아가 황예은 옆에 앉으며 화난 말투로 따졌다.“저 녀석 내 몸도 봤거든. 너보다 훨씬 더 많이 봤어.”황예은은 태연하게 받아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절친끼리는 좋든 나쁘든 동고동락해야 하는 거 아니야?”“야!”도지아는 미칠 것 같았다.아무리 동고동락한다고 해도 이런 건 절대 같이 겪고 싶지 않았다.“그럼 너 결혼할 때, 나도 신혼 첫날밤 같이 보내줘야 해?”도지아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황예은이 진지하게 대답했다.“난 상관없어.”그 순간, 도지아는 벙쪘고 옆에서 듣고 있던 진서준도 얼이 빠졌다.이게 진서준이 아는 황예은이 맞나 싶었다.그 차갑고 도도한 빙산 미녀 사장님은 어디로 간 거지?“본론으로 들어가자.”황예은이 화제를 돌렸다.“소개할게, 이쪽은 진서준인데 유명한 의사야.”“진서준 씨, 안녕하세요. 저는 황예은 절친 도지아예요.”도지아가 손을 내밀었다.“반갑습니다, 도지아 씨.”가볍게 악수를 주고받은 후, 황예은이 말을 이었다.“이번에 널 부른 이유는 지아 치료를 부탁하기 위해서야.”“어떤 치료?”진서준은 살짝 의아했다.아까 도지아를 봤을 때 딱히 아픈 곳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그때, 황예은이 갑자기 도지아의 치마를 확 올렸다.“꺄악! 너 뭐 하는 거야?”도지아는 깜짝 놀라며 허벅지 위를 급히 가렸다.“의사한테 병을 보여줘야지.”황예은이 태연하게 말했다.“내가 직접 올리면 되잖아. 갑자기 이러면 어떡해?”도지아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신속하게 반응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진짜 크게 노출될 뻔했다.“여기 봐봐, 치료할 수 있어?”황예은이 도지아의 종아리 바깥쪽을 가리키자 진서준은 그곳을 바라보았다.도지아의 종아리 바깥쪽에는 약 15cm 길이의 흉터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한눈에 봐도 도드라지는 상처는 지네가 기어가는 것처럼 흉측했다.이 정도면 피부를 완전히 덮는 검은 스타킹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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