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671 - 챕터 680

1198 챕터

제671화

진서준의 위치를 알게 된 뒤 유강은 곧바로 황영산을 데리고 한씨 일가로 향했다.“우리 둘만 갔다가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황영산은 조금 두려웠다.한씨 일가는 대단한 가문으로, 총 세 명의 종사와 진서준이 있었다.유강과 함께 갔다가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까 봐 황영산은 두려웠다.진서준은 황영산에게 고양시로 다시 돌아오면 죽여버리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두려운 건 아니죠?”유강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황영산을 바라보았다.“그래도 황씨 일가 가주인데 겨우 이 정도로 무서워해요? 그날 무도 경기 때 먼저 떠나지 않았으면 겁을 먹고 기절했겠어요.”유강의 날카로운 비아냥에 황영산은 얼굴이 뜨거웠다.“나는 만일을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사람이라면 실수할 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래도 안전한 편이 낫지...”황영산이 말했다.“전 어차피 이곳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혹시 아는 사람이 있으면 몇 명 불러와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와도 할 일은 없을 거예요. 그들이 나설 기회 따위는 없을 테니까요.”유강은 말을 마친 뒤 차 천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퍽...유강의 주먹으로 인해 두랄루민으로 만들어진 차 천장이 망가졌다.반대로 유강의 손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아니, 안 불러도 되겠어. 너 혼자면 될 것 같아.”황영산이 서둘러 말했다.“흥, 진서준이라는 놈의 몸이 이 차보다 더 단단하지는 않겠죠.”유강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무도 경기 때, 유강은 심하게 맞았었다. 그 이유는 그의 상대가 인의방 11위인 대종사였기 때문이다.인의방 40위 아래의 무인들이라면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1품 대종사도 마찬가지였다.국안부에서는 아직 진서준의 이름을 인의방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강은 진서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유강은 진 마스터라는 사람을 속 빈 강정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곧 망가진 차를 타고 한씨 일가 앞에 도착했다.“한씨 일가 가주와 진서준에게 전해. 내가 왔으니 당장 나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2화

퍽...“콜록콜록...”한서강은 자기 목을 잡고 계속 기침했다.조금 전 황영산이 목을 졸랐을 때 한서강은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이건 살짝 혼내준 것뿐이에요. 당장 진서준에게 연락해서 이곳으로 오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여버릴 거니까.”황영산은 한서강을 내려다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다 죽여버릴 거라고요? 우리 한씨 일가에 종사가 없는 줄 아는 건가요?”한서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인승민 종사님, 얼른 나와요. 여기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어요.”눈 깜짝할 사이에 인승민과 두 명의 종사가 한씨 일가 별장 안에서 걸어 나왔다.“누가 한씨 일가에서 소란을 벌이는 거죠? 죽고 싶나 봐요?”인승민이 차갑게 말했다.“저 두 사람이에요!”한서강은 황영산과 유강을 가리켰다.유강의 얼굴을 본 인승민과 다른 두 명의 종사는 안색이 순식간에 달라졌다.그날 무도 대회 때 세 사람은 현장에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유강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당신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꺼져. 난 유명하지도 않은 자들을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유강은 팔짱을 두른 채 거만한 표정으로 인승민 등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인승민 등 사람들은 사실 조금 두려웠으나 유강의 말을 듣자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화르르 타올랐다.종사로서 그들 또한 자긍심이 있었다.“유강 씨,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건 아닙니까?”인승민이 차갑게 말했다.“날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야. 그저 당신들은 전혀 내 상대가 되지 않을 뿐이야.”유강은 끊임없이 비아냥댔다.“당신들을 쓰러뜨리기 위해 난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어.”“건방지군요!”“같이 덤벼. 난 약자를 괴롭혔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유강은 중지를 세우더니 인승민 등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세 사람은 그 광경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더는 참을 수 없었다.“같이 덤비죠. 저놈을 단단히 혼내주자고요!”갑자기 주변에서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세 개의 서로 다른 색의 강기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3화

황영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유강이 인승민 등 세 사람의 상대가 안 될까 봐 조금 걱정됐었다.인승민 등 세 사람도 이름을 날린 지 꽤 된 사람들이라 실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민머리 유강의 실력이 더욱 강한 듯했다.“한서강 씨, 지금 당장 진서준에게 죽으러 오라고 연락하지 않는다면 이 세 사람부터 죽일 줄 알아요. 그리고 당신 가족들도 한 명씩 죽일 거예요.”황영산은 앞으로 나서면서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한서강은 황영산이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란 걸 알았다. 황영산은 정말로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래요. 기다려요. 지금 당장 진 마스터님께 연락하겠어요.”한서강은 허성태와 달리 진서준과의 관계가 그리 깊은 편은 아니었다.휴대전화를 꺼낸 한서강은 진서준에게 연락하는 대신 먼저 한제성에게 연락했다.그는 진서준이 일을 보러 외출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진서준에게 연락하면 그의 일을 방해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아빠, 무슨 일이세요?”한제성은 본인이 직접 운전해서 진서준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진 마스터님은? 어디 계셔?”“차에 타고 계시는데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에요.”한제성은 아버지의 말투에서 이상함을 눈치챘다.“아빠, 무슨 일 있는 거예요? 아주 조급한 것처럼 느껴지네요.”한제성이 황급히 물었다.“황영산 씨가 민머리 남자와 같이 찾아왔어. 인승민 등 종사들도 그 민머리 남자의 상대가 되지 않았어.”한서강이 말했다.“뭐라고요? 황영산 그 자식이 사람을 데리고 복수하러 왔다고요?”한제성은 깜짝 놀랐다.당시 황영산이 진서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얼마나 애절하게 빌었었는지 한제성은 직접 두 눈으로 보았었다.그런데 겨우 며칠 지났다고 황영산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진서준에게 복수하려고 했다.“빨리 갈게요. 십 분 내로 도착할 거예요.”전화를 끊은 뒤 한제성은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 씨, 황영산 씨가 진서준 씨에게 복수하려고 민머리 남자를 데리고 왔대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4화

한서강은 아직 멀쩡했다. 그의 몸에는 다친 흔적이 없었고 한제성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한씨 일가 가주 자리에 앉아 있는 유강을 본 진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졌다.역시 그자였다.“둘 중에 누가 진서준이지?”두 젊은이를 본 유강은 느긋하게 포도를 입에 넣었다. 그는 진서준이 안중에도 없었다.황영산은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을 가리켰다.“저놈이다. 바로 저놈이 진서준이야!”유강은 진서준을 보더니 경멸에 찬 미소를 지었다.“겨우 2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어요? 황씨 일가가 왜 저놈을 이기지 못했는지 알겠네요. 황씨 일가의 종사들도 저 쓸모없는 세 사람처럼 전부 쓰레기였던 거겠죠.”유강이 비웃자 한서강과 황영산은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러나 두 사람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유강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진서준, 넌 오늘 틀림없이 죽을 거야.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와도 널 구할 수 없어!”황영산은 표독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난 네 뼈를 전부 부러뜨리고 널 조금씩 괴롭혀서 죽일 거야. 너에게 죽는 것보다 괴로운 기분이 어떤 건지 똑똑히 알려주겠어!”진서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평온하게 말했다.“내가 얘기했을 텐데. 또 한 번 고양시에 온다면 반드시 죽일 거라고.”“우습네. 유 종사가 있는데 내가 너 같은 놈을 두려워하겠어?”황영산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조금 전 유강이 인승민 등 사람들을 이겼을 때 황영산은 자신감이 생겼다.말을 마치자마자 진서준의 모습이 사라졌다.사람들은 당황했고 곧 황영산은 죽음의 기운이 자신을 향해 다가옴을 느꼈다.황영산은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진서준은 이미 그의 앞에 나타나서 그의 하체를 찼다.퍽...황영산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두 다리를 힘껏 오므린 채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아!”괴로워하는 황영산의 모습에 현장에 있던 남자들 모두 하체가 서늘해져서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중요 부위를 가렸다.유강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5화

바닥에 누워있던 황영산은 진서준이 유강의 주먹에 맞아서 날아갈 줄 알았다.그런데 갑작스러운 반전에 아파서 기절할 뻔했던 황영산은 넋이 나갔다.한씨 일가의 세 종사는 유강의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그런데 진서준은 왜 멀쩡한 걸까?설마 유강이 진서준을 봐준 걸까?“이게 힘의 반을 쓴 거라고? 너무 약한데.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진서준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차갑게 웃었다.그의 거만한 말에 유강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건방 떨지 마. 이제 곧 웃음이 나오지 않게 해주지!”유강은 잡힌 주먹에 몰래 힘을 꽉 주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마치 그의 주먹을 쥐고 있는 것이 손이 아니라 펜치 같았다.전력을 다한 유강은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유강, 어떻게 된 거야?”황영산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유강을 바라보았다.“전... 전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어요. 제가 전력을 다한다면 이 집은 무너질 거예요. 그렇게 되면 당신은 도망치지 못할 거예요.”유강은 서둘러 거짓말했다.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숨기기 위해서 말이다.황영산은 유강이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 전 유강이 보여준 힘은 확실히 대단했기 때문이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짓궂은 표정으로 유강을 바라보았다.“그래. 내가 기회를 한 번 주겠어. 우리 나가서 싸우자고!”말을 마친 뒤 진서준이 먼저 몸을 돌려 거실을 나갔다.유강은 안색이 또 한 번 달라지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같이 나갔다.황영산은 의자를 지팡이로 삼아서 절뚝거리며 밖으로 나갔다.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죽고 싶어질 정도로 엄청난 통증이 따랐다. 한제성 부자도 서둘러 따라 나갔다. 그들은 진서준이 어떻게 유강을 혼내주는지 보고 싶었다.별장 거실을 나가 앞마당에 있는 풀밭에 도착한 뒤, 진서준은 유강을 바라보면서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나는 당신이 이 기회를 틈타서 도망칠 줄 알았는데.”“우습네. 내가 도망칠 리가 있겠어? 너야말로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 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6화

한제성은 조금 불안해졌다.“진서준 씨, 그의 주먹에 맞아줄 필요는 없잖아요. 그의 주먹에 바닥에 균열이 생길 정도잖아요!”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그의 주먹에 담긴 힘은 나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것과 다름없어요.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한씨 일가 부자는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유강의 주먹 한 방에 바닥에 균열이 갈 정도인데,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다니...이때 황영산이 절뚝거리면서 걸어왔다. 그는 온몸의 피가 빠진 듯 안색이 무척 창백했다. “한 주먹에 저 자식을 죽여버리도록 해. 허풍 떠는 걸 좋아하는 놈이니 말이야!”황영산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을 때려죽여서 허풍을 떤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황영산이 말하지 않아도 유강은 절대 봐줄 생각이 없었다.“죽어!”유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의 주먹은 공기를 가르며 진서준의 심장 쪽으로 날아들었다.심장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급소이자 가장 약한 기관이었다사람은 심장이 망가진다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쿵...굉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마치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사방에서 먼지가 일어 진서준과 유강의 모습을 가렸다.먼지가 사라진 뒤 둘이 있던 곳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진서준은 마치 산처럼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우뚝 서 있었다.그리고 유강은, 진서준을 때렸던 그 손이 축 늘어져 있었다. 손뼈가 전부 부러졌기 때문이다.이때 유강의 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입은 떡 벌어졌다.그는 자신이 전력을 다해 휘두른 주먹이 무엇 때문에 진서준을 다치게 할 수 없었는지, 왜 오히려 자신이 다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의 유강을 본 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학교 다녀본 적 없어? 힘의 상호 작용 원리 몰라?”유강이 주먹을 뻗은 순간, 그의 힘은 그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났다.만약 그보다 약한 사람을 때렸다면 그 힘이 전부 유강에게 되돌아가지 않고 그중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7화

진서준이 손쉽게 유강을 처단하자 한씨 일가 부자는 그를 더욱 우러러보았다.당시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한씨 일가는 확실히 줄을 잘 섰다.한제성은 곧바로 사람을 시켜 황영산과 유강의 시체를 처리했다.“진서준 씨, 저 민머리 남자의 머리는 어디에 쓰실 건가요?”한제성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물었다.그는 진서준이 민머리 남자와 원한이 있어서 그의 시체를 훼손하는 건 줄로 알았다.그런데 진서준은 민머리 남자의 머리를 박스 안에 넣으라고 했다. 머리를 공으로 쓸 생각은 아닐 텐데 말이다.“쓸 데가 있어요. 제 짐작이 맞는지 확인해 보려고요.”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머리를 박스에 담아둔 뒤 얘기 드릴게요!”곧 한제성은 나무 상자 하나를 들고 와서 진서준을 찾았다.“진서준 씨, 민머리 남자의 머리는 여기 있습니다.”나무 상자에 담겨 있는데도 피비린내가 심하게 났다.한제성은 진서준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마워요.”진서준은 나무 상자를 받아 든 뒤 몸을 돌려 별장에서 나갔다.“진서준 씨, 어디로 가세요? 제가 차로 모셔다드릴게요!”한제성이 서둘러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직접 운전하면 돼요.”진서준은 차에 탄 뒤 곧 떠났다.진서준이 떠난 뒤 한서강은 서둘러 한제성에게 말했다.“아들아, 우리 가문이 앞으로 백 년 동안 편안히 지낼 수 있을지는 진 마스터님께 달려 있어. 너랑 보영이는 꼭 진 마스터님의 말을 잘 따라야 한다. 알겠지?”“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누나는 진 마스터님 말을 잘 따를 테니까요!”한제성이 가슴을 치면서 장담했다.“그래. 하지만 아쉽구나. 진 마스터님께 여자 친구가 없었다면 보영이에게 기회가 왔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한서강이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요.”“말해 봐. 우리 부자 사이에 못 할 말이 뭐가 있어?”“진서준 씨처럼 대단한 사람의 곁에는 여자가 한둘이 아닐 거예요. 만약 저희 누나가 그중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8화

“이게 뭐야?”유지수는 피비린내를 맡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열어보면 알게 될 거야.”진서준은 평온하게 대답했다.유지수는 손을 뻗어 상자를 열었다.상자 안에 사람 머리가 들어있는 걸 본 유지수는 눈빛이 흔들렸다.“어때? 아는 사람이야?”진서주은 유지수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고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유지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몰라. 갑자기 사람 머리를 가져오다니.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진서준은 유지수의 헛소리를 믿지 않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 민머리 남자가 다 얘기했어. 너 서북 유씨 일가의 사람이라며. 맞지?”유지수는 동공이 살짝 떨리더니 고개를 들어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웃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서북 유씨 가문?”“모르는 척하지 마. 무도 대회 날 너도 있었잖아. 이 민머리 남자는 네가 사람을 시켜 구한 거지?”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네가 황씨 일가에 시집갈 수 있었던 것도 유씨 일가 때문이잖아. 그리고 옥선화는 유씨 일가로부터 수련에 관한 일을 알게 되어서 나더러 찾으라고 한 거잖아. 그렇지 않으면 네 정도 안목과 지식으로 어떻게 옥선화를 알겠어?”진서준의 말에 유지수는 한참을 침묵했다.몇 분 뒤 유지수는 고개를 들어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너 점점 더 무서워지는구나.”“너도 마찬가지야. 너도 발전했는데 내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있을 수는 없잖아. 안 그래?”진서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네 말이 맞아. 난 서북 유씨 일가의 사람이야. 하지만 나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유지수는 자조하듯 웃어 보였다.“예전 부모님은 내게 잘해주지 않았어. 난 그저 부모님이 아들만 좋아하고 딸은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건 줄로 알았지. 그런데 알고 보니까 난 부모님의 친딸이 아니었던 거야! 내 친부모님은 나도 아직 만나 뵙지 못했어. 유씨 일가 사람 중에서 유강만 만난 적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전화로 연락했었어.”유지수의 말을 들은 진서준이 물었다.“황씨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79화

대종사는 95%의 무인들이 평생을 노력해도 될 수 없는 경지였다.대종사가 되려면 우선 종사가 되어야 했다.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종사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이 40세 이상이었다.유강처럼 30대에 종사가 된 사람들은 아주 대단한 편이었다. 그와 같은 사람들은 재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큰 가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하지만 유지수는 무도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재능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었다.더욱 중요한 건 약재를 살 돈이 없다는 점이었다.진서준이 지금 그녀에게 옥선화를 하나 준다고 해도 그녀는 기껏해야 내공 초기 수준이 될 것이다.내공 초기는 종사가 되려면 두 개의 경지를 뛰어넘어야 했다.그 두 개의 경지를 뛰어넘으려면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이 필요했다.진서준은 유지수를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줄 생각이 없었다.“내 말 좀 다 듣고 얘기할래?”유지수는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진서라를 먼저 돌려줄 수는 있어. 하지만 진서라의 몸에는 내가 심어둔 독이 있어서 매달 이곳에 와서 해독약을 마셔야 해. 그렇지 않으면 죽게 될 거야. 내가 대종사가 되는 날 진서라의 몸에 있는 독을 완전히 해독해 줄게!”진서준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유지수를 바라보았다.유지수는 정말로 간악했다.그가 알고 있는 유지수가 아닌 것 같았다.“왜 날 그렇게 보는 거야? 네가 원한다면 나는 언제든 할 수 있어!”유지수는 눈을 접어 웃으면서 자기 속옷을 내렸다.진서준은 정신을 차린 뒤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서라부터 만나게 해줘!”“문제없어. 잠깐 옷 좀 갈아입을 테니까 기다려.”유지수는 진서준의 앞에서 대놓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진서준이 고개를 돌렸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 광경에 피가 한곳으로 쏠렸을 것이다.“자, 가자!”유지수는 옷을 입은 뒤 문가를 향해 걸어갔다.진서준은 유지수가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내 동생은 어디 있어?”차에 오른 뒤 진서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680화

노인은 대문 쪽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 그 순간 잠금장치가 마치 마술처럼 덜컥 열렸다.진서준은 서둘러 문을 열고 노인의 뒤를 따랐다.“제 동생은요?”진서준이 물었다.노인은 진서준을 힐끗 보더니 덤덤히 말했다.“시주님에게 곧 재앙이 닥쳐오겠군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화들짝 놀랐다.‘재앙이 닥쳐오다니? 설마 유강을 죽여서? 아니면 서진 사람들을 죽여서?’유지수가 이때 입을 열었다.“도사님은 관상을 볼 줄 아셔. 게다가 아주 잘 맞추시지.”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었다.“너랑 같은 편일 텐데 내가 이 말을 믿으면 바보지.”도사는 그 말을 듣더니 화를 내지도 않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관상이 아주 희한하시네요.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대충 예상은 갑니다. 더 자세히 보려면 당신의 정혈 한 방울이 필요합니다.”“필요 없습니다. 전 운명 같은 걸 믿지 않거든요.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여동생을 데려가기 위해서예요.”진서준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빠!”이때 진서준이 꿈에도 그리워하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그리고 곧 나무통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몸을 돌린 진서준은 진서라가 방문 앞에 서 있는 걸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물이 가득 담긴 나무통이 있었다.“서라야, 서라야!”진서준은 미친 사람처럼 진서라의 앞으로 달려가서 그녀를 꼭 안았다.“오빠...”진서라는 두 눈이 촉촉해져서 진서준을 꽉 끌어안았다.두 남매는 보름 만에 만나는 것이었다.진서라가 유지수에게 잡혀간 뒤로 진서준은 항상 안절부절못했고 매일 밤 악몽을 꾸었다.진서라가 무사한 걸 본 진서준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아니지... 서라의 몸에는 독이 있어!’“서라야, 맥 좀 짚어 보자!”진서준은 곧바로 진서라의 맥을 짚어 보았다.“소용없어, 진서준. 넌 이 독을 해독할 수 없어. 나한테만 해독약이 있거든.”유지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유지수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진서준은 한 번 시도해 볼 생각이었다.영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이전
1
...
6667686970
...
12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