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451 - 챕터 460

1202 챕터

제451화

허윤진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이 맹수를 타고 산에 오를 거라니.비록 지금은 온순해 보이지만 어쩌면 잠시 뒤 그들을 죽이려고 들지도 몰랐다.혹시라도 벼랑 같은 곳에 도착해서 갑자기 돌변하여 그들을 떨어지게 한다면 어떡한단 말인가?허윤진의 망설이는 모습에 진서준은 웃었다.“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조금 전에 치료해 줄 때 체내에 어수인을 새겼거든요. 혹시라도 우리에게 살기를 품는다면, 내가 죽으라고 하면 죽게 돼요.”어수인은 장철결 중의 하나로 세상의 모든 동물을 다스릴 수 있었다.어수인이 새겨진 동물은 주인에게 굴복하고 주인을 두려워한다.눈앞의 이 사자가 이렇게 순해진 것도 어수인의 효과가 컸다.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허윤진은 그제야 사자의 등에 올라탔다.2미터 높이의 사자 위에 타자 시야가 확 트였다.그러나 허윤진은 고소공포증이 있었고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두려워 올라가자마자 진서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두 사람도 올라오래요?”진서준은 권해철 등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아뇨. 우리는 걸어서 올라가면 됩니다.”권해철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괜히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요. 그러면 출발하자.”진서준은 출발해도 된다는 뜻으로 사자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컹...”사자는 낮게 울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빠른 속도로 깊은 숲속을 향해 뛰었다.권해철과 이승재는 그 뒤를 바짝 쫓았다.“윤진 씨, 팔 좀 살짝 풀어주면 안 돼요? 너무 꽉 끌어안았어요.”조금 전 산으로 들어올 때, 진서준은 허윤진을 업고 있었고 발끝에 집중하느라 허윤진을 별로 신경 쓰지 못했다.그러나 지금은 사자의 등에 타서 주의력이 분산되지 않았다.그래서 등 뒤의 탄력있고 따뜻한 촉감이 더욱 뚜렷이 느껴졌다.사자가 달리고 있어 조금 흔들렸는데 허윤진도 따라서 흔들리며 진서준을 자극했다.허윤진은 얼굴이 빨개져서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진서준보다 느낌이 더욱 뚜렷했다.하지만 힘을 풀면 떨어질까 봐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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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그러다 문득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진서준은 서둘러 허윤진의 두 손을 떼고 그녀가 멋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허윤진이 아무리 멍청해도 진서준이 왜 힘들다고 했는지 이젠 이해할 수 있었다.그 뒤로 허윤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진서준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진서준은 아직 허사연의 남자 친구였다.허사연이 곁에 없는 틈을 타서 진서준과 그런 짓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허사연을 마주하겠는가?그 뒤로 두 사람은 원수가 될 수도 있었다.진서준은 안도했다.그는 제멋대로인 허사연이 혹시라도 이성적이지 않은 행위를 할까 봐 걱정됐다.사자는 그렇게 30분 정도 더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누렁이 얘 왜 갑자기 멈춰 선 거죠?”허윤진은 사자가 멈춰 서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누렁이요? 누렁이는 개 이름 아닌가요?”진서준은 피식 웃었다.“몸의 털이 다 누러니까 누렁이라고 부르는 건데 안 돼요?”사자는 허윤진이 자신에게 지어준 이름을 듣자 눈빛에 원망이 살짝 감돌면서 불만스러운 듯 울었다.진서준은 웃었다.“앞으로 널 누렁이라고 부를게!”주인까지 그렇게 말하자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티를 낼 수는 없었다.“앞에 사람 두 명이 있네요. 권해철 사문의 사람 같네요.”진서준은 먼 곳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사람이 있다고요? 전 안 보이는데요?”고개를 든 허윤진은 진서준이 말한 곳을 보았으나 흰 안개밖에 보이지 않았다.그곳은 화령문과 1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영기가 아주 짙었다.진서준이 이 산에서 1년 넘게 수련했더라면 실력이 훨씬 강해질 것이다.그러나 진서준은 이곳에서 홀로 수련할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와 동생이 집에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내년 3월에는 신농산으로 가야 했다.“권해철 씨는 뒤에 있으니 일단 잠깐 숨어있다가 권해철 씨가 도착한 뒤에 다시 보죠.”진서준은 앞에 있는 두 사람에게 발각당할까 봐 사자에게 숨을 곳을 찾으라고 했다. ...진서준과 2km 정도 떨어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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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천경문과 차형석이 이번에 하산하게 된 것은 오씨 가문 가주 오정수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인천은 한동안 흉흉했고, 오정수는 그곳의 수장으로 당연히 사건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했다.그러나 오정수는 그저 무인일 뿐, 도술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에 화령문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잠깐만!”천경문이 갑자기 멈춰 서서 경계 어린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왜 그러세요, 사부님?”차형석은 의아한 얼굴로 앞을 바라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앞에 사람이 있어!”천경문이 차갑게 말했다.“사람이 있다고요? 오씨 일가에서 사람을 보낸 걸까요?”차형석은 궁금한 얼굴로 자신의 추측을 얘기했다.그가 보기에 이때 보운산에 올 사람은 오씨 가문 사람을 제외하면 없었다.그러나 천경문은 고개를 저었다.“오씨 가문 사람은 아닐 거야. 우리랑 같은 사람인 듯한데.”“뭐라고요?”차형석은 흠칫 놀랐다.“설마 도술을 수련한 사람이란 말인가요?”말하는 사이 두 사람이 안개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천경문은 처음에는 놀라더니 곧 표정에 노여움이 스쳤다.“권해철, 감히 다시 보운산으로 돌아와?”그 두 사람은 빠르게 진서준을 뒤쫓고 있던 권해철과 이승재였다.누렁이는 속도가 너무 빨라 권해철과 이승재가 사력을 다해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그래서 권해철은 앞에 사람이 있는지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럴 여유가 있었더라면 절대 이곳에서 천경문과 마주치지는 않았을 것이다.천경문을 본 권해철은 눈빛이 복잡했다.“사형,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이승재와 차형석은 서로의 사부님을 훑어보았다.특히 차형석은 사문에서 몇 년간 지냈지만 단 한 번도 권해철을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권해철이 천경문을 사형이라고 부르자 호기심이 생겼다.“닥쳐. 사부님은 이미 널 사문에서 내쫓았어. 너랑 난 이젠 더 이상 사형제가 아니야!”천경문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차형석은 자신이 왜 권해철을 본 적이 없는지 바로 이해했다.하지만 이승재는 많이 놀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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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지금의 너한테는 호산대진의 낙인이 없을 텐데 어떻게 화령문에 들어갈 수 있겠어?”천경문이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호산대진을 자유롭게 드나들려면 반드시 장문이 남긴 호산대진의 낙인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없다면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갔을 때 진법에 공격을 당하게 된다.호산대진은 위력이 엄청났다. 진서준이 조금 전 굴복시킨 누렁이마저 멋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실력이 아주 막강한 분과 함께 왔습니다. 그분이라면 절 데리고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권해철이 말했다.“우습구나. 네가 말한 그 고수가 설마 우리 사부님보다 더 강하단 말이야?”천경문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경멸에 차서 말했다.“얼른 산에서 내려가. 괜히 고집부리지 말고. 사부님이 널 본다면 절대 쉽게 용서하지 않으시려고 할 거야!”“전 가지 않을래요.”권해철이 다시 말했다.“이 자식, 내가 직접 손을 쓰길 바라는 거냐?”천경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의 체내에서 진기가 서서히 모여들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공격할 것처럼 말이다.권해철은 감히 방심할 수 없어서 곧바로 진기를 동원했다.두 사람이 손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귀청을 찢는 듯한 울부짖음이 옆에서 들려왔다.그 소리에 천경문과 차형석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큰일이네. 그 짐승이야!”천경문은 권해철을 향해 소리쳤다.“죽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산에서 내려가. 그렇지 않으면 틀림없이 저 짐승에게 잡아먹힐 거야!”말을 마친 뒤 천경문은 곧바로 차형석과 함께 몸을 돌려 산 위로 달렸다.떠나기 전 천경문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그들의 뒤에 2미터가량 되는 사자가 있었다.그러나 놀랍게도 사자의 등에 사람 두 명이 올라타 있는 것 같았다.“내 눈이 잘못된 걸까?”천경문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사자가 얼마나 강한지 천경문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사자를 이길 실력자가 있다고 해도 사자를 굴복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천경문과 차형석이 도망친 뒤 누렁이에 올라탄 진서준이 권해철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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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백여 가지 진법이라니, 듣기에는 무시무시했지만 사실 진법마다 약점이 있었다.진법의 약점을 찾아낸다면, 꽃밭 속을 지나가도 몸에 꽃잎 하나 붙지 않는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진서준은 그 경지에 다다랐지만 누렁이와 권해철은 불가능했다.그래서 진서준은 반드시 이 백여 가지 진법을 파괴해야 했다.“진서준 씨, 제가 먼저 들어가서 시도해 보고 진서준 씨는 밖에서 보고 계시는 게 어떻습니까?”권해철이 제의했다.권해철은 예전에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어 경험이 조금 있었다.그는 자신이 직접 시험해서 진서준이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를 바랐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러면 부탁할게요.”권해철은 곧바로 자신이 준비한 것들을 꺼냈다.도사검, 칠성의, 성운 나침반... 권해철은 자신의 보물들을 전부 꺼냈다.이번에 사문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권해철은 만반의 준비를 했다.그 보물들을 전부 몸에 지닌 뒤 권해철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갔다.권해철이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서자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휘감았다.진법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고 1킬로미터밖에 진법 문양이 하나 나타나며 소용돌이 같은 것이 생겼다. 그것은 호산대진의 출구 같아 보였다.진법들은 마치 별과 같았다. 그중에는 사람을 죽이거나, 환상을 보여주거나, 사람을 가두거나 하는 흔한 진법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취영진도 많았다.취영진의 도움 아래 사람 목숨을 빼앗는 진법들의 위력은 더욱 무시무시했다.백여 개의 진법들은 마치 수백 개의 물길로 이루어진 강 같았다.큰 강 속에서 수백 개의 물줄기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권해철은 세 걸음 걷자마자 갑자기 멈춰 섰다. 그의 두 눈은 마치 환상에 빠진 듯 멍했다.그러나 곧 성운 나침반 중앙에서 빛이 한 줄기 나왔고, 그의 눈빛이 다시금 맑아졌다.그러나 권해철이 환상에 빠졌을 때 다른 진법들이 이미 그를 향해 공격을 발동했다.쿠구궁...진법 속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검들이 쏟아져 내리고, 야수가 출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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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당연하죠. 밖에서 기다리면 돼요.”“진서준 씨, 조심해요.”허윤진은 진서준의 손을 잡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부했다.“네!”이와 동시에 호산대진의 다른 쪽.천경문과 차형석 두 사람은 진법 안에 서 있었다.조금 전 권해철이 진법 안으로 들어간 뒤 진법의 각종 공격이 발동된 걸 두 사람은 똑똑히 보았다.하지만 두 사람은 누가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왔는지 알지 못했다.만약 그 사자라면 천경문은 걱정되지 않았다.하지만 권해철이라면 지금쯤 살아있을지 의문이었다.“사부님, 저희 가서 볼까요?”차형석이 말했다.“그럴 필요 없다.”천경문은 고개를 저었다.“1시간쯤 뒤면 권해철이든, 그 짐승이든 알아서 떠날 거다.”호산대진이 얼마나 대단한가?화령문 초대 장문인과 장로 몇 명이 협력하여 만든 이 진법은 화령문의 평화를 오랫동안 지켰다.진법의 위력이 예전보다는 훨씬 약했지만 사람의 힘으로 파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호산대진에 있어 화령문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쳤다.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진법 안의 공격이 다시 발동되었다.“사부님, 또 누군가 진법 안으로 들어온 걸까요?”차형석은 깜짝 놀랐다.천경문은 이번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그 짐승이 틀림없다. 그 짐승은 진법 안으로 들어왔다가 다친 적이 있는데, 몹시 화가 났을 때면 다시 진법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다 된통 당하고 나서야 알아서 떠날 거다.”...진서준은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체내의 장청의 힘을 운용했다.검이 울기 시작했고, 천문검이 갑자기 나타났다. 진서준은 그것을 손에 쥐었다.환상 진법이 발동되었지만 진서준의 발목을 잡지는 못했다.진서준은 순식간에 환상 진법의 진안을 찾아낸 뒤 그곳을 발로 힘껏 굴렀다.쿵...폭발음과 함께 환상 진법이 하나 사라졌다.그와 동시에 기타 진법이 공격을 발동했다. 진서준과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였다.“진서준 씨, 꼭 무사해야 해요!”허윤진은 이어지는 광경을 보기가 두려워져서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엄청난 공격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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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천경문과 차형석은 귀신이라도 본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렇게 5분간 넋 놓고 있다가 두 사람은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사부님, 저... 제가 꿈을 꾸고 있는 걸까요?”차형석은 이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모든 게 가짜일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심지어 자신의 손등을 힘껏 꼬집어 봤다. 강렬한 통증이 그에게 이 모든 것이 진짜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호산대진이 정말로 파괴되었다.조금 전 천경문은 자신만만하게 아무도 호산대진을 파괴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러나 2분도 되지 않아 호산대진이 파괴되었다.“이럴 리가 없는데?”천경문은 믿기지 않는 건지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댔다.“설마 그 짐승이 한 짓인가? 그놈이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지?”천경문을 곧바로 몸을 돌렸다. 그는 옆에 있던 차형석을 신경 쓸 새도 없이 곧장 사문으로 달려갔다.그는 이 놀라운 사실을 장문인에게 알릴 생각이었다.사실 천경문이 얘기해 줄 필요는 없었다. 화령문 사람들 모두 큰일이 일어났다는 걸 감지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보운산의 최고봉도 흔들렸는데 화령문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조금 쉬었다가 다시 올라가죠.”진서준은 천문검을 거두어들인 뒤 약간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권해철과 이승재는 멍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가득했다.권해철은 자신의 모든 보물을 동원해서야 호산대진에서 겨우 십여 초 있었다.그러나 진서준은 검 하나로 호산대진을 파괴했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진 마스터님...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 아니십니까?”권해철은 말할 때 입술이 덜덜 떨렸다.“제가 신이었다면 왜 권해철 씨를 따라서 이 보운산에 왔겠어요?”진서준은 살짝 창백한 얼굴로 덤덤히 웃어 보였다.조금 전 진서준은 검을 한 번 휘둘렀을 뿐이다.그러나 그 한 번에 진서준 체내의 영기는 이제 1/10도 남지 않았다.이 호산대진은 천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아주 견고했다. 심지어 안에는 취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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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그 위세는 조금 전보다 더 강했다.“진 마스터님, 경지를 돌파하신 겁니까?”권해철이 당황해하면서 물었다.“아뇨. 그저 조금 전 그 공격으로 제 실력이 조금 더 증진된 것뿐이에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예전에 진서준은 전력을 다한 적이 없었고, 체내의 영기가 거의 바닥난 적도 없었다.이번에 단 한 번 전력을 다했는데 체내의 영해가 또 한 단계 발전했다.진서준은 그제야 장청결의 전투로 경지를 돌파한다는 말이 조금 이해되었다.당시 감옥에 있을 때 구창욱은 거의 매일 진서준을 때렸고, 진서준은 매번 그에게 맞아 상처투성이가 됐다가 저녁이면 구창욱에게서 치료를 받았다.그리고 다음 날, 구창욱은 또다시 그를 때렸다.그렇게 밤낮 가리지 않고 맞다 보니 진서준의 실력은 마치 로켓처럼 빠르게 발전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겨우 3년 사이에 종사와 엇비슷한 실력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권해철 씨 사문으로 가서 권해철 씨 사형제들을 만나야겠어요.”진서준은 싱긋 웃더니 허윤진을 데리고 누렁이의 등에 올라탔다.권해철은 쓴웃음을 지었다.“진 마스터님, 제 사형제들은 분명 절 환영하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충동이 있을지도 몰라요.”조금 전 천경문의 태도에 권해철은 괴로웠다.그들은 과거 친형제와 다름없을 정도로 친했었다.심지어 사문에서 쫓겨날 때도 다들 권해철을 보내고 싶지 않아 했다.그러나 지금 다시 만나니 서로 적대시해야 했다. 권해철은 그 점을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그러나 이렇게 된 마당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괜찮아요. 제가 있으니 아무도 권해철 씨를 다치게 못 할 겁니다.”진서준이 평온하게 말했다.“진 마스터님, 제 사형제들을 다치지 않게 해주셨으면 해요. 그들 모두 좋은 사람입니다.”권해철은 90도로 허리를 숙이면서 애원했고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이 꼭 죽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이번에 이곳을 찾은 건 단지 영골 때문이었기에 괜히 화령문 사람들과 갈등이 빚어지고 싶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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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네 명의 장로는 한참을 침묵했다. 그러다 둘째 장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대사형께서 금방 하산하셨는데 설마 우리 호산대진을 파괴한 사람과 마주친 건 아니겠지?”그의 말에 삼장로가 자조하듯 웃었다.“사형, 장난하십니까? 이 세상에 우리 호산대진을 파괴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 짐승이 우연한 기회로 우리 진법을 파괴한 거겠죠!”이 호산대진은 장로인 그들과 화령문 장문인이 협력한다고 해도 파괴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장로들은 호산대진을 파괴한 것이 그 산 아래의 맹수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그 맹수는 그들보다 더 오래 살았고 실력도 인간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만약 정말 그 짐승이라면 큰일이군요.”사장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평소 화령문 사람들은 누렁이의 약을 많이 올렸었다.적지 않은 제자들이 도망치는 연습을 하려고 일부러 누렁이의 심기를 건드린 뒤 호산대진 안으로 도망쳤었다.그래서 누렁이는 호산대진을 아주 싫어했다.물론 누렁이는 화령문의 모든 도사도 싫어했다.그런데 지금 호산대진이 파괴되었으니, 네 장로들은 그 사자가 분명 산으로 올라와서 복수할 거라고 생각했다.“얼른 사부님을 찾아가죠. 사부님께서 결정하게 합시다.”마지막에 오장로가 입을 열었다.현재 천경문이 자리에 없으니 결정을 할 수가 없어 폐관한 장문인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다섯째야, 넌 뒷산으로 가서 사부님을 찾아. 난 세 사람을 데리고 입구로 가서 기다리겠다. 만약 정말 그 짐승이라면 우리 셋이 잠깐은 막을 수 있을 거다.”이장로가 낮게 말했다.“네,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오장로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서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뒷산으로 달려갔다.“우리도 움직이자.”대전에서 나온 세 사람은 사문의 모든 제자가 대전 문 앞에 모여 있는 걸 보았다.이장로가 차가운 얼굴로 호통을 쳤다.“다들 여기 모여서 뭐 하는 거냐? 얼른 가서 연습하지 않고?”“이장로님,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보운산 전체가 뒤흔들렸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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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조금 전에 하산할 때 권해철을 만났다.”천경문이 또 말했다.“뭐라고요? 권해철이요? 걔가 사문에는 왜 왔대요?”권해철이라는 말에 다른 세 사람은 의아했다.권해철은 이미 화령문을 떠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 오늘 갑자기 찾아온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듯했다.“모르겠어. 게다가 자기가 진법을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이랑 같이 왔대.”“말도 안 돼요. 이 세상에 우리 호산진법을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삼장로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나도 큰소리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천경문은 자신의 추측을 전부 얘기했다.“나와 권해철이 싸우려고 할 때 산 아래 짐승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나와 형석이는 감히 그곳에 남아있지 못하고 곧바로 산 위로 도망쳤다. 고개를 돌렸을 때는 그 짐승 위에 사람 두 명이 올라타 있는 게 어렴풋이 보였다.”천경문의 세 사형제는 경악했다.“대사형, 눈이 안 좋으십니까? 그 짐승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사부님의 사부님 실력이라도 그 짐승과 엇비슷한 수준인데요!”천경문은 계속해 말했다.“그 짐승은 실력이 강하긴 하지만 호산대진을 파괴하려면 반드시 진법 안의 수백 개 되는 진법의 진안 위치를 찾아내야 한다. 그 짐승은 비록 영리하지만 그래도 결국 짐승이지 인간은 아니다.”세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천경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사형, 사형 말대로라면 호산대진을 파괴한 사람이 권해철 그 자식이 데려온 사람일지도 모른단 말입니까?”“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사문을 떠난 지가 언젠데 왜 갑자기 돌아왔답니까?”“설마 사부님을 찾아서 복수라도 할 생각인 걸까요? 불가능하지 않습니까?”천경문은 고개를 저었다.“권해철은 내게 사문으로 돌아온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복수는 아닐 거다. 사부님은 영선 경지와 반보 차이이기 때문이니 말이다.”영선 경지는 무도의 선천 대종사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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