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1202 챕터

제441화

진서준도 멀리서 사람의 발소리를 들었다.“권해철 씨 사문의 사람일까요?”진서준이 물었다.보운산에는 권해철 사문의 사람 외에는 거의 다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사문 사람들은 보통 밤에 활동하죠.”권해철이 대답했다.“네? 왜 그러시는 거죠? 밤이 되면 산길은 더욱 걷기 힘들 텐데.”진서준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러게 말이에요. 게다가 밤이면 여러 가지 독사와 맹수가 있어서 더욱 무섭지 않나요?”진서준의 등에 엎드리고 있던 허윤진도 맞장구를 쳤다.그런 간단한 이치는 허윤진도 다 알고 있는데 권해철 사문의 사람들은 모를 리가 더욱 없었다.“우리도 그걸 알고 있죠.”권해철은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이 산속에는 아주 무서운 괴물이 있어요.”그 괴물을 떠올리자 권해철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이승재도 사부님이 이러는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마음속으로 몹시 놀랐다.“얼마나 무서운 거죠?”진서준이 궁금해서 물었다.“진 마스터님, 사자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권해철이 물었다.“사자라면 동물원에서 본 적이 있죠.”진서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혹시 그 괴물이라는 게 사자예요?”진서준은 단지 사자 한 마리 때문에 권해철 사문의 사람들이 대낮에 산에서 내려오지 못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꼭 그렇지도 않아요.”권해철은 한숨을 내쉬었다.“말하면 못 믿을 수도 있어요. 그 사자는 몸집이 2미터가 넘어요. 몸에 자란 털까지 합치면 거의 2층짜리 건물 정도죠.”“헐...”이승재와 허윤진은 무서워서 숨을 들이마셨다.사자와 같은 맹수는 아무리 튼튼하게 잘 자라도 팔다리를 합쳐도 겨우 1미터 정도였다.하지만 바로 1미터 정도 몸집의 사자를 동물원에서 본다 해도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이층집만 한 사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허윤진은 자신이 아마 사자를 만나면 도망갈 용기조차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환해졌다.2미터 높이의 사자가 있다는 건 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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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형부, 가지 마세요. 혹시...”허윤진은 진서준이 사나운 짐승을 상대하다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났다.“걱정하지 마세요. 싸우지 않고 용혈과만 가지고 갈 거예요.”진서준이 웃으며 위로했다. 그리고 그와 일행은 계속 걸었고 앞쪽의 발소리도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소리만 들어도 진서준은 8.9 명일 거라고 짐작이 갔다.“혹시 한씨 집안 사람들일까요?”진서준이 묻자 권해철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그들이겠죠. 제 사제들은 3명 이상 함께 산을 내려가지는 않거든요.”잠시 후, 진서준은 마주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정말 한제성이네요.”권해철이 말하자 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서준은 한제성 일행에게서 은은한 피비린내를 맡았다.인승민 종사도 없으니 분명 그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알 수 있었다.“권 천사님!”한제성은 권해철을 보자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인 종사님은요? 왜 같이 오지 않았어요?”권해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인 종사님은 괴물과 싸우고 있습니다. 어서 구해주세요.”한제성은 간절한 눈빛으로 권해철을 바라보며 말했다.“제성 씨가 말한 괴물이 혹시 키카 2미터나 되는 수컷 사자입니까?”권해철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네! 바로 그 괴물입니다. 보신 적이 있어요?”한제성은 흠칫 놀라면서 되물었다.“얼른 도망가세요. 인 종사님은 아마 그 괴물의 손에 죽었을 것입니다.”권해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럴 리가요... 그래도 종사 실력인데...”말로는 못 믿겠다고 하지만 한제성도 자신이 없었다. 그 괴물 앞에서 선천 대사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하니 말이다.“종사도 괴물 앞에서는 안 되죠. 우리 장문인도 그 괴물을 이길 수 없습니다.”권해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서준은 인승민의 생사를 관심하지 않았다. 그는 용혈과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이때 진서준은 갑자기 상자를 안고 있는 무인을 보고 물었다.“그 상자에는 무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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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괴물은 서 있기만 했는데도 사람을 질식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마치 이 사자 앞에서 어떤 사람, 어떤 물건도 모두 보잘것없다는 경멸의 느낌을 받게 만든다.허윤진이 이 수컷 사지를 본 순간 예쁜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두 다리로 진서준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안 종사님!”한제성은 피투성이가 된 채 마치 시체 더미에서 기어 나오는듯한 인승민을 보더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인승민은 한씨 가문의 종사이다. 만약 그가 죽는다면 한씨 가문의 실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비록 한씨 가문에는 종사가 한 명뿐이 아니지만 이렇게 큰 손실을 감수할 수 없었다.“진 마스터, 얼른 도망갑시다. 이 괴물이 떠나면 그때 다시 산으로 올라가죠.”권해철은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그는 이 괴물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총알도 그의 가죽을 꿰뚫을 수 없었다.“도망가! 얼른!”인승민은 한제성을 향해 소리쳤다. 그가 보이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손을 써도 승산이 없어 보였다.지금 뿔뿔이 흩어져야 어쩌면 한 명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권해철은 한제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용혈과를 여기에 두면 우리는 도망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다 죽을 거예요.”용혈과는 괴물의 물건인데 지금 한제성 일행이 가져갔으니 괴물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보운산에서 도망칠 수 있더라도 그들을 끝까지 찾아가 모조리 죽일 것이다.“안 됩니다. 이 용혈과는 제 누나의 목숨을 살려줄 물건입니다. 절대 여기에 두고 갈 수 없어요.”한제성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가 이번에 산을 오른 이유도 이 용혈과를 얻어 그의 누나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오늘 한제성이 여기서 죽더라도 그는 반드시 사람을 시켜 용혈과를 한씨 집안 사람에게 전달할 것이다.진서준은 한제성의 말을 듣자 담담하게 물었다.“용혈과가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어요?”그러자 한제성은 어리둥절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뜻이죠?”진서준은 용혈과의 효능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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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권해철은 영법을 쓰더니 구름과 안개 사이로 하얀색 뱀이 생겨났다. 그 뱀은 권해철과 그의 제자를 데리고 다른 고지로 올라갔다.한제성은 권해철이 정말 그들을 내버려두려고 하자 화가 치밀어올랐다.하지만 뭐라고 말하기도 애매해서 그저 계속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들 뒤에 있던 수컷 사자는 인내심을 잃었다. 그는 더 이상 술래잡기 놀이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한제성 일행을 죽이고 용혈과를 가지고 돌아갈 것이다.인승민은 이 괴물이 방금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아!아악!아무런 예고도 없이 처량한 비명이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불과 5초도 채 지나지 않아 한씨 가문의 무인 두 명이 괴물의 거대한 발톱에 찍혀 죽었다. 그 괴물 사자의 발톱은 새빨간 피로 물들었다.이 거대한 짐승 앞에서 종사는 어쩔 수가 없었다. 종사가 아닌 무사들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순식간에 죽었다.허윤진은 비명을 듣고 손으로 귀를 막았고 두 눈도 꼭 감았다. 진서준에게 업혀 있던 허윤진은 다리로 진서준을 꽉 껴안고 부들부들 떨었다.진서준은 이 모습을 보자 한 손을 허윤진의 어깨에 올려놓고 몸 안의 영기를 움직여 그녀에게 전해줬다.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게 말이다.“형부, 좀 있다가 내려가면 안 돼요. 그 사자가 돌아가면 그때 내려갑시다...”허윤진이 몸을 떨며 말했다.“알았어요.”진서준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었다. 어렵게 용혈과를 찾았는데 이렇게 놓칠 리가 없었다. 이 수컷 사자는 매우 무서워 보이지만 진서준은 그를 이길 자신이 있었다.“늦었어. 그냥 한번 덤벼보자!”인승민은 더 도망쳐봤자 이 괴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해철 씨, 도와주세요. 혼자 감당 못 할 것 같습니다.”인승민은 권해철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권해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이 괴물의 상대가 안 됩니다. 부디 조심하세요.”권해철이 내려오려고 하지 않자 인승민은 욕설을 퍼부었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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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허윤진이 머뭇거리는 사이 아래쪽에서 또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그녀도 차마 한제승 일행을 모두 죽게 내둘 수 없어 진서준의 등에서 뛰어내렸다.“형부, 꼭 안전하게 돌아와요.”그녀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걱정스레 말했다.“네.”진서준은 힘껏 고개를 끄덕인 후 훌쩍 뛰어내렸다. 권해철은 진서준이 뛰어내리는 것을 보자 이를 악물고 같이 뛰어내렸다.진서준이 죽으면 권해철은 여기서 탈출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지금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서준과 함께 손을 잡고 괴물을 쫓아내는 것이다.“진 마스터, 같이 갑시다.”권해철은 진서준 곁에 서있었지만 두 손은 계속 떨렸고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진 마스터, 권 마스터, 우리의 목숨은 이제 두 분 것입니다.”한제승은 두 사람을 향해 공손히 절을 했다.인승민은 이때 한제승에게 귓속말로 말했다.“만약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면 바로 도망가자. 저들더러 시간을 좀 끌게 하고.”그는 진서준과 권해철이 괴물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수컷 사자가 한 발을 내디딘다면 종사는 숨도 감히 못 쉴 것이다. 만약 선천 대종사가 오지 않으면 싸움조차 시작할 수 없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러면...”한제승은 머뭇거리더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그게 뭐가 어때서. 아까 저 사람들도 우리 사람들이 죽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잖아.”바닥에 누워있는 시체를 바라보니 인승민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이 무인들 중 몇 명은 그가 직접 가르친 사람들이었고 제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하지만 그들 중 절반이 이 괴물 손에 죽었다니.이때 사자는 진서준과 권해철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자 소리를 질렀다.이 소리는 천둥 번개처럼 주변 십 리 반경 내의 새들을 모두 도망가게 했다.이 사자는 보운산 구역의 패자이다.어떤 사나운 짐승도 그를 보면 피해야 한다.“자! 뇌검!”권해철은 두려움을 억누르고 공격하기 시작했다.번개가 번쩍이는 사이에 보라색 뇌검이 그의 곁으로 모여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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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한제성과 인승민도 경악한 기색이 역력했다.“도망칠 준비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수 있으니까.”한제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권해철도 맹수를 상대하지 못하는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은 절대 맹수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진서준 씨, 진서준 씨가 나서주시겠어요? 전 저것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권해철은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두려운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뒤로 물러나세요.”조금 전 권해철은 천둥으로 맹수를 제압하려 했는데 그것은 꽤 좋은 방법이었다.그러나 문제는 권해철의 뇌검의 위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사자는 권해철이 물러나자 의기양양하게 으르렁댔다.진서준은 앞으로 몇 걸음 나서서 사자와 5미터 정도 거리에서 멈춰 섰다.진서준이 사자와 가까워지자 허윤진은 불안해졌다.다른 사람들도 진서준이 뭘 하려는 건지 알지 못해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 산에서 백 년 동안 수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테니, 지금 당장 떠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진서준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그의 말에 다른 이들은 대경실색했다.이렇게 건방진 말을 하다니, 진서준은 미친 걸까?그 사자는 백 년간 수련한 사자였다. 비록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경멸에 가득 차 있던 사자의 눈빛이 순식간에 돌변했다. 사자는 눈빛뿐만 아니라 표정에도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크르르!”사자의 울부짖음에 사람들은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귀를 막았다.그러나 진서준은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무덤덤하게 사자를 바라보았다.“기회는 이번 한 번뿐이야. 가지 않겠다면 나도 봐주지 않을 거야.”인승민은 온몸이 벌벌 떨렸다.“죽고 싶은 거면 혼자 죽지, 왜 우리 발목까지 붙잡으려 하는 거지?”사람들은 사자가 진서준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났음을 보아냈다.그들에게는 살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곧 이 숲속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진 마스터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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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인승민은 그 광경을 보더니 미간을 팍 찌푸리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는 종사가 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진서준이 시전한 강기 같은 것은 처음 보았다.형태도 없고 색깔도 없는 강기였다. 그것은 윤구주가 종사로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정말 20대 맞나?”인승민은 너무 놀라웠다.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 진서준이 20대라는 것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허공에서 내려오던 사자는 그 광경을 보자 흉악한 눈동자에 얼핏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곧 사자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렁댔고, 힘 있는 두 발이 진서준의 머리로 날아들었다.사자는 건방진 인간에게 자신을 화나게 하면 죽음밖에 없다는 걸 알려줄 생각이었다.쿵...사자가 내려오자 지면이 흔들리면서 먼지가 일어 진서준과 사자의 모습이 가려졌다.지면에는 20cm 정도 너비의 균열이 생겼다. 그것은 진서준이 있는 곳에서부터 거의 10m 가까이 쭉 뻗어져 나간 뒤에야 멈췄다.무시무시한 힘이었다. 미사일보다도 더 강한 수준이었다.“진 마스터님 죽은 건 아니겠죠?”한제성이 덜덜 떨면서 물었다. 그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했다.사자의 전력을 다한 공격이라면 선천 대종사라고 해도 살 수 없을 것이었다.“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죠.”권해철은 진서준에게 아주 큰 희망을 품고 있었다.먼지 속에서 진서준의 두 손이 담청색으로 감싸여 있었다.그는 두 손으로 사자의 두 앞발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고, 그가 서 있는 곳에 30cm 정도 깊이의 구덩이가 생겼다.사자는 온몸에서 강렬한 맹수의 기운을 내뿜었다. 그 기운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은 기절할 수 있었다.진서준은 사자의 실력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힘만 봤을 때 선천 대종사는 사자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사자의 몸은 아주 단단했고 평범한 종사는 사자에게 상처조차 남길 수 없었다.그러나 사자는 동물이지 인간이 아니다.영성이 있다고 해도 절대 그 약점을 보완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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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2미터 높이의 사자는 또 50cm 정도 더 커졌다.체형을 보면 성년 코끼리와 다를 바 없었다.사자는 몸의 근육이 한껏 부풀어 올라서 단번에 산도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그리고 금빛 털도 점차 붉은색으로 변했다.그 광경에 권해철 일행은 불안해졌다.“진 마스턴님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도 망설여서는 안 돼. 바로 도망쳐야 해.”인승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아요.”한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무시무시한 맹수라서 상대가 될 수 있을는지 알 수 없었다.국방부의 중무기로도 사자를 죽일 수는 없을 것 같았다.“저 용혈과가 하나만은 아니었나 보네. 전에 하나 먹었지?”어마어마한 기세를 내뿜는 사자 앞에서도 진서준은 의연했다.진서준의 왼쪽 손이 살짝 떨리자 천문검이 소리를 냈다.쿵!검과 발이 부딪히는 순간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사자의 두 발에서 흐른 피였다.사자는 곧바로 거리를 벌리려고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진서준은 검을 들고 서서 초라한 꼴의 사자를 바라보았다.“진 마스터님께서 저것을 상처입혔다니!”권해철은 깜짝 놀랐다.조금 전 그가 시전한 48개의 뇌검으로도 사자를 상처입힐 수는 없었다.그러나 진서준은 겨우 검 하나로 사자의 두 앞발을 피로 물들였다.그 순간, 권해철은 자신과 진서준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큰지 깨달았다.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다.인승민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그제야 자신이 진서준을 얕봤음을 깨우쳤다.“크억!”사자는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광기에 사로잡혔다.사자는 눈이 벌게져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었다.그 살기만으로도 인승민 일행은 등골이 오싹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꼼짝할 수가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 붉은 핏빛이 된 사자는 번개와도 같은 속도로 진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죽고 싶나 보네!”진서준은 그것을 바라보며 천문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엄청난 영기가 천문검 안으로 주입되었고, 진서준은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무지개 같은 검광은 하늘과 땅을 전부 가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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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진서준이 이겼다.권해철 일행은 그렇게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심지어 처음에는 자기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인승민은 진서준의 모습을 바라보자 문득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그는 하마터면 사자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겨우 20대 청년인 진서준은 사자를 손쉽게 해치웠다.권해철은 경외심이 듦과 동시에 깊은 두려움도 생겼다.당시 만월호에서 그가 기세를 꺾지 않았더라면, 또는 몰래 진서준을 해치우려고 했다면 그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가장 기뻐하는 건 당연하게도 허윤진이었다.진서준은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도 막지 못했던 사자를 제압했다.“내게 굴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진서준은 겨우 숨만 내쉬는 사자의 앞으로 걸어가서 평온하게 말했다.조금 전 진서준이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면 사자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사자의 눈빛은 조금 전처럼 사납지 않았다. 사자는 오히려 경외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애써 낮게 으르렁거렸다.“크르르...”사자는 이제야 자신이 눈앞의 청년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진서준은 천문검을 거두어들인 뒤 곧 손을 들어 사자의 머리 위에 놓았다.곧 장청의 힘이 사자를 감쌌고, 멈추지 않던 피가 멈추고 상처가 금방 나았다.수많은 검에 베인 상처도 아물기 시작했고, 어떠한 힘이 사자의 오장육부를 치료하기 시작했다.진서준은 조금 전 외부만 다치게 한 게 아니라 내부 기관까지 다치게 했다.진서준이 살려주지 않는다면 사자는 30분 안에 출혈 과다로 죽게 될 것이었다.진서준이 맹수를 치료해 주자 인승민과 한제성은 당황한 얼굴로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진 마스터님, 이놈을 왜 구해주는 겁니까? 이번에 따라온 무인 중 반이 이놈에게 죽었는데 말입니다.”인승민은 화가 난 얼굴로 사자를 노려보았다. 그는 사자를 당장이라도 때려죽이고 싶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차갑게 말했다.“지금 날 가르치려 드는 겁니까?”인승민은 등골이 오싹해서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아뇨, 전 단지 화가 나서...”진서준의 조금 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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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한제성은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진 마스터님, 그러면 제 누나를 구해주실 수 있으십니까?”한제성은 간절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진 마스터님께서 제 누나를 구해주신다면 제가 평생 소가 되고 말이 되겠습니다.”진서준은 손을 저었다.“보운산에서 내려가면 전라도에 한 번 갈 생각이에요. 그때 치료해 드리도록 하죠.”친구가 한 명이 늘어나면 그만큼 살길이 많아진다.한제성은 누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보운산에 와서 용혈과를 찾았다.진서준은 그의 용기를 높이 샀다.게다가 진서준은 전라도에 자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의 편이 생긴다면 조씨 일가에 손을 쓸 때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한제성은 감격한 얼굴로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진서준 씨, 절 잊은 거예요?”허윤진은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씩씩거리면서 절벽 끝에 서서 진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진서준은 그제야 그녀가 아직도 절벽 끝에 서 있다는 걸 떠올렸다.“살짝 뒤로 움직여요.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요.”허윤진이 위험한 곳에 서 있자 진서준이 당부했다.“그럴 리가...”허윤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발밑의 바위가 허물어졌고, 순간 중심을 잃은 그녀는 밑으로 추락하려고 했다.“윤진 씨!”진서준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는 순식간에 허윤진을 향해 다가갔다.추락하는 느낌에 허윤진은 두려움을 느꼈다.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보다도 더 큰 두려움을 말이다.그녀는 새된 소리를 질렀다.“진서준 씨, 어서 절 구해줘요!”위기일발의 순간, 진서준은 절벽 끝에 다다라서 두 손으로 허윤진을 단단히 잡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진서준에게 안긴 허윤진은 곧바로 두 팔로 그의 목을 감고 그를 꼭 안았다.“이제 괜찮으니까 손 놔요.”진서준이 나긋하게 말했다.“싫어요. 무서워요...”허윤진은 팔을 풀려고 하지 않고 그를 계속 안고 있었다.한제성 일행이 쳐다보고 있자 진서준은 뻘쭘해졌다.“그러면 계속 안고 있어요. 하지만 돌아가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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