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이 이겼다.권해철 일행은 그렇게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심지어 처음에는 자기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인승민은 진서준의 모습을 바라보자 문득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그는 하마터면 사자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겨우 20대 청년인 진서준은 사자를 손쉽게 해치웠다.권해철은 경외심이 듦과 동시에 깊은 두려움도 생겼다.당시 만월호에서 그가 기세를 꺾지 않았더라면, 또는 몰래 진서준을 해치우려고 했다면 그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가장 기뻐하는 건 당연하게도 허윤진이었다.진서준은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도 막지 못했던 사자를 제압했다.“내게 굴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진서준은 겨우 숨만 내쉬는 사자의 앞으로 걸어가서 평온하게 말했다.조금 전 진서준이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면 사자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사자의 눈빛은 조금 전처럼 사납지 않았다. 사자는 오히려 경외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애써 낮게 으르렁거렸다.“크르르...”사자는 이제야 자신이 눈앞의 청년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진서준은 천문검을 거두어들인 뒤 곧 손을 들어 사자의 머리 위에 놓았다.곧 장청의 힘이 사자를 감쌌고, 멈추지 않던 피가 멈추고 상처가 금방 나았다.수많은 검에 베인 상처도 아물기 시작했고, 어떠한 힘이 사자의 오장육부를 치료하기 시작했다.진서준은 조금 전 외부만 다치게 한 게 아니라 내부 기관까지 다치게 했다.진서준이 살려주지 않는다면 사자는 30분 안에 출혈 과다로 죽게 될 것이었다.진서준이 맹수를 치료해 주자 인승민과 한제성은 당황한 얼굴로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진 마스터님, 이놈을 왜 구해주는 겁니까? 이번에 따라온 무인 중 반이 이놈에게 죽었는데 말입니다.”인승민은 화가 난 얼굴로 사자를 노려보았다. 그는 사자를 당장이라도 때려죽이고 싶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차갑게 말했다.“지금 날 가르치려 드는 겁니까?”인승민은 등골이 오싹해서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아뇨, 전 단지 화가 나서...”진서준의 조금 전 모
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한제성은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진 마스터님, 그러면 제 누나를 구해주실 수 있으십니까?”한제성은 간절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진 마스터님께서 제 누나를 구해주신다면 제가 평생 소가 되고 말이 되겠습니다.”진서준은 손을 저었다.“보운산에서 내려가면 전라도에 한 번 갈 생각이에요. 그때 치료해 드리도록 하죠.”친구가 한 명이 늘어나면 그만큼 살길이 많아진다.한제성은 누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보운산에 와서 용혈과를 찾았다.진서준은 그의 용기를 높이 샀다.게다가 진서준은 전라도에 자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의 편이 생긴다면 조씨 일가에 손을 쓸 때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한제성은 감격한 얼굴로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진서준 씨, 절 잊은 거예요?”허윤진은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씩씩거리면서 절벽 끝에 서서 진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진서준은 그제야 그녀가 아직도 절벽 끝에 서 있다는 걸 떠올렸다.“살짝 뒤로 움직여요.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요.”허윤진이 위험한 곳에 서 있자 진서준이 당부했다.“그럴 리가...”허윤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발밑의 바위가 허물어졌고, 순간 중심을 잃은 그녀는 밑으로 추락하려고 했다.“윤진 씨!”진서준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는 순식간에 허윤진을 향해 다가갔다.추락하는 느낌에 허윤진은 두려움을 느꼈다.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보다도 더 큰 두려움을 말이다.그녀는 새된 소리를 질렀다.“진서준 씨, 어서 절 구해줘요!”위기일발의 순간, 진서준은 절벽 끝에 다다라서 두 손으로 허윤진을 단단히 잡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진서준에게 안긴 허윤진은 곧바로 두 팔로 그의 목을 감고 그를 꼭 안았다.“이제 괜찮으니까 손 놔요.”진서준이 나긋하게 말했다.“싫어요. 무서워요...”허윤진은 팔을 풀려고 하지 않고 그를 계속 안고 있었다.한제성 일행이 쳐다보고 있자 진서준은 뻘쭘해졌다.“그러면 계속 안고 있어요. 하지만 돌아가면 저
허윤진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이 맹수를 타고 산에 오를 거라니.비록 지금은 온순해 보이지만 어쩌면 잠시 뒤 그들을 죽이려고 들지도 몰랐다.혹시라도 벼랑 같은 곳에 도착해서 갑자기 돌변하여 그들을 떨어지게 한다면 어떡한단 말인가?허윤진의 망설이는 모습에 진서준은 웃었다.“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조금 전에 치료해 줄 때 체내에 어수인을 새겼거든요. 혹시라도 우리에게 살기를 품는다면, 내가 죽으라고 하면 죽게 돼요.”어수인은 장철결 중의 하나로 세상의 모든 동물을 다스릴 수 있었다.어수인이 새겨진 동물은 주인에게 굴복하고 주인을 두려워한다.눈앞의 이 사자가 이렇게 순해진 것도 어수인의 효과가 컸다.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허윤진은 그제야 사자의 등에 올라탔다.2미터 높이의 사자 위에 타자 시야가 확 트였다.그러나 허윤진은 고소공포증이 있었고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두려워 올라가자마자 진서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두 사람도 올라오래요?”진서준은 권해철 등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아뇨. 우리는 걸어서 올라가면 됩니다.”권해철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괜히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요. 그러면 출발하자.”진서준은 출발해도 된다는 뜻으로 사자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컹...”사자는 낮게 울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빠른 속도로 깊은 숲속을 향해 뛰었다.권해철과 이승재는 그 뒤를 바짝 쫓았다.“윤진 씨, 팔 좀 살짝 풀어주면 안 돼요? 너무 꽉 끌어안았어요.”조금 전 산으로 들어올 때, 진서준은 허윤진을 업고 있었고 발끝에 집중하느라 허윤진을 별로 신경 쓰지 못했다.그러나 지금은 사자의 등에 타서 주의력이 분산되지 않았다.그래서 등 뒤의 탄력있고 따뜻한 촉감이 더욱 뚜렷이 느껴졌다.사자가 달리고 있어 조금 흔들렸는데 허윤진도 따라서 흔들리며 진서준을 자극했다.허윤진은 얼굴이 빨개져서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진서준보다 느낌이 더욱 뚜렷했다.하지만 힘을 풀면 떨어질까 봐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안 돼요,
그러다 문득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진서준은 서둘러 허윤진의 두 손을 떼고 그녀가 멋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허윤진이 아무리 멍청해도 진서준이 왜 힘들다고 했는지 이젠 이해할 수 있었다.그 뒤로 허윤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진서준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진서준은 아직 허사연의 남자 친구였다.허사연이 곁에 없는 틈을 타서 진서준과 그런 짓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허사연을 마주하겠는가?그 뒤로 두 사람은 원수가 될 수도 있었다.진서준은 안도했다.그는 제멋대로인 허사연이 혹시라도 이성적이지 않은 행위를 할까 봐 걱정됐다.사자는 그렇게 30분 정도 더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누렁이 얘 왜 갑자기 멈춰 선 거죠?”허윤진은 사자가 멈춰 서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누렁이요? 누렁이는 개 이름 아닌가요?”진서준은 피식 웃었다.“몸의 털이 다 누러니까 누렁이라고 부르는 건데 안 돼요?”사자는 허윤진이 자신에게 지어준 이름을 듣자 눈빛에 원망이 살짝 감돌면서 불만스러운 듯 울었다.진서준은 웃었다.“앞으로 널 누렁이라고 부를게!”주인까지 그렇게 말하자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티를 낼 수는 없었다.“앞에 사람 두 명이 있네요. 권해철 사문의 사람 같네요.”진서준은 먼 곳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사람이 있다고요? 전 안 보이는데요?”고개를 든 허윤진은 진서준이 말한 곳을 보았으나 흰 안개밖에 보이지 않았다.그곳은 화령문과 1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영기가 아주 짙었다.진서준이 이 산에서 1년 넘게 수련했더라면 실력이 훨씬 강해질 것이다.그러나 진서준은 이곳에서 홀로 수련할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와 동생이 집에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내년 3월에는 신농산으로 가야 했다.“권해철 씨는 뒤에 있으니 일단 잠깐 숨어있다가 권해철 씨가 도착한 뒤에 다시 보죠.”진서준은 앞에 있는 두 사람에게 발각당할까 봐 사자에게 숨을 곳을 찾으라고 했다. ...진서준과 2km 정도 떨어진 곳
천경문과 차형석이 이번에 하산하게 된 것은 오씨 가문 가주 오정수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인천은 한동안 흉흉했고, 오정수는 그곳의 수장으로 당연히 사건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했다.그러나 오정수는 그저 무인일 뿐, 도술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에 화령문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잠깐만!”천경문이 갑자기 멈춰 서서 경계 어린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왜 그러세요, 사부님?”차형석은 의아한 얼굴로 앞을 바라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앞에 사람이 있어!”천경문이 차갑게 말했다.“사람이 있다고요? 오씨 일가에서 사람을 보낸 걸까요?”차형석은 궁금한 얼굴로 자신의 추측을 얘기했다.그가 보기에 이때 보운산에 올 사람은 오씨 가문 사람을 제외하면 없었다.그러나 천경문은 고개를 저었다.“오씨 가문 사람은 아닐 거야. 우리랑 같은 사람인 듯한데.”“뭐라고요?”차형석은 흠칫 놀랐다.“설마 도술을 수련한 사람이란 말인가요?”말하는 사이 두 사람이 안개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천경문은 처음에는 놀라더니 곧 표정에 노여움이 스쳤다.“권해철, 감히 다시 보운산으로 돌아와?”그 두 사람은 빠르게 진서준을 뒤쫓고 있던 권해철과 이승재였다.누렁이는 속도가 너무 빨라 권해철과 이승재가 사력을 다해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그래서 권해철은 앞에 사람이 있는지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럴 여유가 있었더라면 절대 이곳에서 천경문과 마주치지는 않았을 것이다.천경문을 본 권해철은 눈빛이 복잡했다.“사형,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이승재와 차형석은 서로의 사부님을 훑어보았다.특히 차형석은 사문에서 몇 년간 지냈지만 단 한 번도 권해철을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권해철이 천경문을 사형이라고 부르자 호기심이 생겼다.“닥쳐. 사부님은 이미 널 사문에서 내쫓았어. 너랑 난 이젠 더 이상 사형제가 아니야!”천경문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차형석은 자신이 왜 권해철을 본 적이 없는지 바로 이해했다.하지만 이승재는 많이 놀란 듯
“지금의 너한테는 호산대진의 낙인이 없을 텐데 어떻게 화령문에 들어갈 수 있겠어?”천경문이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호산대진을 자유롭게 드나들려면 반드시 장문이 남긴 호산대진의 낙인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없다면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갔을 때 진법에 공격을 당하게 된다.호산대진은 위력이 엄청났다. 진서준이 조금 전 굴복시킨 누렁이마저 멋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실력이 아주 막강한 분과 함께 왔습니다. 그분이라면 절 데리고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권해철이 말했다.“우습구나. 네가 말한 그 고수가 설마 우리 사부님보다 더 강하단 말이야?”천경문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경멸에 차서 말했다.“얼른 산에서 내려가. 괜히 고집부리지 말고. 사부님이 널 본다면 절대 쉽게 용서하지 않으시려고 할 거야!”“전 가지 않을래요.”권해철이 다시 말했다.“이 자식, 내가 직접 손을 쓰길 바라는 거냐?”천경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의 체내에서 진기가 서서히 모여들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공격할 것처럼 말이다.권해철은 감히 방심할 수 없어서 곧바로 진기를 동원했다.두 사람이 손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귀청을 찢는 듯한 울부짖음이 옆에서 들려왔다.그 소리에 천경문과 차형석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큰일이네. 그 짐승이야!”천경문은 권해철을 향해 소리쳤다.“죽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산에서 내려가. 그렇지 않으면 틀림없이 저 짐승에게 잡아먹힐 거야!”말을 마친 뒤 천경문은 곧바로 차형석과 함께 몸을 돌려 산 위로 달렸다.떠나기 전 천경문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그들의 뒤에 2미터가량 되는 사자가 있었다.그러나 놀랍게도 사자의 등에 사람 두 명이 올라타 있는 것 같았다.“내 눈이 잘못된 걸까?”천경문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사자가 얼마나 강한지 천경문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사자를 이길 실력자가 있다고 해도 사자를 굴복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천경문과 차형석이 도망친 뒤 누렁이에 올라탄 진서준이 권해철을 바라
백여 가지 진법이라니, 듣기에는 무시무시했지만 사실 진법마다 약점이 있었다.진법의 약점을 찾아낸다면, 꽃밭 속을 지나가도 몸에 꽃잎 하나 붙지 않는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진서준은 그 경지에 다다랐지만 누렁이와 권해철은 불가능했다.그래서 진서준은 반드시 이 백여 가지 진법을 파괴해야 했다.“진서준 씨, 제가 먼저 들어가서 시도해 보고 진서준 씨는 밖에서 보고 계시는 게 어떻습니까?”권해철이 제의했다.권해철은 예전에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어 경험이 조금 있었다.그는 자신이 직접 시험해서 진서준이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를 바랐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러면 부탁할게요.”권해철은 곧바로 자신이 준비한 것들을 꺼냈다.도사검, 칠성의, 성운 나침반... 권해철은 자신의 보물들을 전부 꺼냈다.이번에 사문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권해철은 만반의 준비를 했다.그 보물들을 전부 몸에 지닌 뒤 권해철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갔다.권해철이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서자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휘감았다.진법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고 1킬로미터밖에 진법 문양이 하나 나타나며 소용돌이 같은 것이 생겼다. 그것은 호산대진의 출구 같아 보였다.진법들은 마치 별과 같았다. 그중에는 사람을 죽이거나, 환상을 보여주거나, 사람을 가두거나 하는 흔한 진법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취영진도 많았다.취영진의 도움 아래 사람 목숨을 빼앗는 진법들의 위력은 더욱 무시무시했다.백여 개의 진법들은 마치 수백 개의 물길로 이루어진 강 같았다.큰 강 속에서 수백 개의 물줄기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권해철은 세 걸음 걷자마자 갑자기 멈춰 섰다. 그의 두 눈은 마치 환상에 빠진 듯 멍했다.그러나 곧 성운 나침반 중앙에서 빛이 한 줄기 나왔고, 그의 눈빛이 다시금 맑아졌다.그러나 권해철이 환상에 빠졌을 때 다른 진법들이 이미 그를 향해 공격을 발동했다.쿠구궁...진법 속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검들이 쏟아져 내리고, 야수가 출몰했다.
“당연하죠. 밖에서 기다리면 돼요.”“진서준 씨, 조심해요.”허윤진은 진서준의 손을 잡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부했다.“네!”이와 동시에 호산대진의 다른 쪽.천경문과 차형석 두 사람은 진법 안에 서 있었다.조금 전 권해철이 진법 안으로 들어간 뒤 진법의 각종 공격이 발동된 걸 두 사람은 똑똑히 보았다.하지만 두 사람은 누가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왔는지 알지 못했다.만약 그 사자라면 천경문은 걱정되지 않았다.하지만 권해철이라면 지금쯤 살아있을지 의문이었다.“사부님, 저희 가서 볼까요?”차형석이 말했다.“그럴 필요 없다.”천경문은 고개를 저었다.“1시간쯤 뒤면 권해철이든, 그 짐승이든 알아서 떠날 거다.”호산대진이 얼마나 대단한가?화령문 초대 장문인과 장로 몇 명이 협력하여 만든 이 진법은 화령문의 평화를 오랫동안 지켰다.진법의 위력이 예전보다는 훨씬 약했지만 사람의 힘으로 파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호산대진에 있어 화령문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쳤다.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진법 안의 공격이 다시 발동되었다.“사부님, 또 누군가 진법 안으로 들어온 걸까요?”차형석은 깜짝 놀랐다.천경문은 이번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그 짐승이 틀림없다. 그 짐승은 진법 안으로 들어왔다가 다친 적이 있는데, 몹시 화가 났을 때면 다시 진법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다 된통 당하고 나서야 알아서 떠날 거다.”...진서준은 호산대진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체내의 장청의 힘을 운용했다.검이 울기 시작했고, 천문검이 갑자기 나타났다. 진서준은 그것을 손에 쥐었다.환상 진법이 발동되었지만 진서준의 발목을 잡지는 못했다.진서준은 순식간에 환상 진법의 진안을 찾아낸 뒤 그곳을 발로 힘껏 굴렀다.쿵...폭발음과 함께 환상 진법이 하나 사라졌다.그와 동시에 기타 진법이 공격을 발동했다. 진서준과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였다.“진서준 씨, 꼭 무사해야 해요!”허윤진은 이어지는 광경을 보기가 두려워져서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엄청난 공격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