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문과 차형석은 귀신이라도 본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렇게 5분간 넋 놓고 있다가 두 사람은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사부님, 저... 제가 꿈을 꾸고 있는 걸까요?”차형석은 이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모든 게 가짜일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심지어 자신의 손등을 힘껏 꼬집어 봤다. 강렬한 통증이 그에게 이 모든 것이 진짜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호산대진이 정말로 파괴되었다.조금 전 천경문은 자신만만하게 아무도 호산대진을 파괴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러나 2분도 되지 않아 호산대진이 파괴되었다.“이럴 리가 없는데?”천경문은 믿기지 않는 건지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댔다.“설마 그 짐승이 한 짓인가? 그놈이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지?”천경문을 곧바로 몸을 돌렸다. 그는 옆에 있던 차형석을 신경 쓸 새도 없이 곧장 사문으로 달려갔다.그는 이 놀라운 사실을 장문인에게 알릴 생각이었다.사실 천경문이 얘기해 줄 필요는 없었다. 화령문 사람들 모두 큰일이 일어났다는 걸 감지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보운산의 최고봉도 흔들렸는데 화령문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조금 쉬었다가 다시 올라가죠.”진서준은 천문검을 거두어들인 뒤 약간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권해철과 이승재는 멍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가득했다.권해철은 자신의 모든 보물을 동원해서야 호산대진에서 겨우 십여 초 있었다.그러나 진서준은 검 하나로 호산대진을 파괴했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진 마스터님...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 아니십니까?”권해철은 말할 때 입술이 덜덜 떨렸다.“제가 신이었다면 왜 권해철 씨를 따라서 이 보운산에 왔겠어요?”진서준은 살짝 창백한 얼굴로 덤덤히 웃어 보였다.조금 전 진서준은 검을 한 번 휘둘렀을 뿐이다.그러나 그 한 번에 진서준 체내의 영기는 이제 1/10도 남지 않았다.이 호산대진은 천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아주 견고했다. 심지어 안에는 취영진
그 위세는 조금 전보다 더 강했다.“진 마스터님, 경지를 돌파하신 겁니까?”권해철이 당황해하면서 물었다.“아뇨. 그저 조금 전 그 공격으로 제 실력이 조금 더 증진된 것뿐이에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예전에 진서준은 전력을 다한 적이 없었고, 체내의 영기가 거의 바닥난 적도 없었다.이번에 단 한 번 전력을 다했는데 체내의 영해가 또 한 단계 발전했다.진서준은 그제야 장청결의 전투로 경지를 돌파한다는 말이 조금 이해되었다.당시 감옥에 있을 때 구창욱은 거의 매일 진서준을 때렸고, 진서준은 매번 그에게 맞아 상처투성이가 됐다가 저녁이면 구창욱에게서 치료를 받았다.그리고 다음 날, 구창욱은 또다시 그를 때렸다.그렇게 밤낮 가리지 않고 맞다 보니 진서준의 실력은 마치 로켓처럼 빠르게 발전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겨우 3년 사이에 종사와 엇비슷한 실력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권해철 씨 사문으로 가서 권해철 씨 사형제들을 만나야겠어요.”진서준은 싱긋 웃더니 허윤진을 데리고 누렁이의 등에 올라탔다.권해철은 쓴웃음을 지었다.“진 마스터님, 제 사형제들은 분명 절 환영하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충동이 있을지도 몰라요.”조금 전 천경문의 태도에 권해철은 괴로웠다.그들은 과거 친형제와 다름없을 정도로 친했었다.심지어 사문에서 쫓겨날 때도 다들 권해철을 보내고 싶지 않아 했다.그러나 지금 다시 만나니 서로 적대시해야 했다. 권해철은 그 점을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그러나 이렇게 된 마당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괜찮아요. 제가 있으니 아무도 권해철 씨를 다치게 못 할 겁니다.”진서준이 평온하게 말했다.“진 마스터님, 제 사형제들을 다치지 않게 해주셨으면 해요. 그들 모두 좋은 사람입니다.”권해철은 90도로 허리를 숙이면서 애원했고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이 꼭 죽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이번에 이곳을 찾은 건 단지 영골 때문이었기에 괜히 화령문 사람들과 갈등이 빚어지고 싶지는
네 명의 장로는 한참을 침묵했다. 그러다 둘째 장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대사형께서 금방 하산하셨는데 설마 우리 호산대진을 파괴한 사람과 마주친 건 아니겠지?”그의 말에 삼장로가 자조하듯 웃었다.“사형, 장난하십니까? 이 세상에 우리 호산대진을 파괴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 짐승이 우연한 기회로 우리 진법을 파괴한 거겠죠!”이 호산대진은 장로인 그들과 화령문 장문인이 협력한다고 해도 파괴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장로들은 호산대진을 파괴한 것이 그 산 아래의 맹수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그 맹수는 그들보다 더 오래 살았고 실력도 인간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만약 정말 그 짐승이라면 큰일이군요.”사장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평소 화령문 사람들은 누렁이의 약을 많이 올렸었다.적지 않은 제자들이 도망치는 연습을 하려고 일부러 누렁이의 심기를 건드린 뒤 호산대진 안으로 도망쳤었다.그래서 누렁이는 호산대진을 아주 싫어했다.물론 누렁이는 화령문의 모든 도사도 싫어했다.그런데 지금 호산대진이 파괴되었으니, 네 장로들은 그 사자가 분명 산으로 올라와서 복수할 거라고 생각했다.“얼른 사부님을 찾아가죠. 사부님께서 결정하게 합시다.”마지막에 오장로가 입을 열었다.현재 천경문이 자리에 없으니 결정을 할 수가 없어 폐관한 장문인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다섯째야, 넌 뒷산으로 가서 사부님을 찾아. 난 세 사람을 데리고 입구로 가서 기다리겠다. 만약 정말 그 짐승이라면 우리 셋이 잠깐은 막을 수 있을 거다.”이장로가 낮게 말했다.“네,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오장로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서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뒷산으로 달려갔다.“우리도 움직이자.”대전에서 나온 세 사람은 사문의 모든 제자가 대전 문 앞에 모여 있는 걸 보았다.이장로가 차가운 얼굴로 호통을 쳤다.“다들 여기 모여서 뭐 하는 거냐? 얼른 가서 연습하지 않고?”“이장로님,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보운산 전체가 뒤흔들렸는데요.”
“조금 전에 하산할 때 권해철을 만났다.”천경문이 또 말했다.“뭐라고요? 권해철이요? 걔가 사문에는 왜 왔대요?”권해철이라는 말에 다른 세 사람은 의아했다.권해철은 이미 화령문을 떠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 오늘 갑자기 찾아온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듯했다.“모르겠어. 게다가 자기가 진법을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이랑 같이 왔대.”“말도 안 돼요. 이 세상에 우리 호산진법을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삼장로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나도 큰소리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천경문은 자신의 추측을 전부 얘기했다.“나와 권해철이 싸우려고 할 때 산 아래 짐승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나와 형석이는 감히 그곳에 남아있지 못하고 곧바로 산 위로 도망쳤다. 고개를 돌렸을 때는 그 짐승 위에 사람 두 명이 올라타 있는 게 어렴풋이 보였다.”천경문의 세 사형제는 경악했다.“대사형, 눈이 안 좋으십니까? 그 짐승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사부님의 사부님 실력이라도 그 짐승과 엇비슷한 수준인데요!”천경문은 계속해 말했다.“그 짐승은 실력이 강하긴 하지만 호산대진을 파괴하려면 반드시 진법 안의 수백 개 되는 진법의 진안 위치를 찾아내야 한다. 그 짐승은 비록 영리하지만 그래도 결국 짐승이지 인간은 아니다.”세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천경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사형, 사형 말대로라면 호산대진을 파괴한 사람이 권해철 그 자식이 데려온 사람일지도 모른단 말입니까?”“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사문을 떠난 지가 언젠데 왜 갑자기 돌아왔답니까?”“설마 사부님을 찾아서 복수라도 할 생각인 걸까요? 불가능하지 않습니까?”천경문은 고개를 저었다.“권해철은 내게 사문으로 돌아온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복수는 아닐 거다. 사부님은 영선 경지와 반보 차이이기 때문이니 말이다.”영선 경지는 무도의 선천 대종사와 같
진서준과 허사연은 누렁이 등에 앉아서 보운산이 지어진 널따란 도관을 바라보았다.도관 입구에는 사람 네 명이 서 있었다. 화령문 사람 같았다.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권해철을 힐끗 본 뒤 말했다.“권해철 씨, 앞에 있는 곳이 바로 권해철 씨 사문이죠?”권해철은 빠르게 걸어서 누렁이 앞에 섰다.오랜만에 보는 도관 앞에 서자 기분이 씁쓸했다.“맞아요, 저곳이 바로 제 예전 사문이에요.”권해철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동시에 그는 문 앞에 서 있는 네 사람을 보았다.“저 사람들은 제 형제들이에요!”권해철은 네 사람을 짚으며 말했다.“우리를 맞이하러 나온 거였으면 좋겠네요.”권해철은 안색이 살짝 달라져서 황급히 진서준에게 말했다.“진서준 씨, 잠시 뒤에 제가 얘기 나눠볼 테니까 절대 손 쓰지 말아주세요.”권해철은 자신의 형제들이 진서준과 싸우기를 바라지 않았다.만약 진서준이 자칫해서 힘을 과하게 쓰면 그들 모두 죽을지도 몰랐다.“알아요. 전 멋대로 나서지 않을 거예요.”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말을 마친 뒤 그는 허윤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제가 그렇게 무서운가요?”허윤진은 먼저 고개를 젓더니 이내 또 고개를 끄덕였다.“고개를 저었다가 끄덕였다가, 무슨 뜻이에요?”진서준은 허윤진을 보면서 어리둥절해졌다.“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무서울지도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귀여워요!”허윤진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귀엽다는 말에 진서준은 웃음이 터졌다.“잘생기고 멋진 거겠죠.”진서준이 웃으며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칭찬 좀 해줬더니 바로 거만해지네요?”허윤진은 진서준을 향해 눈을 흘기면서 아까 확실히 잘생겼었다고 생각했다.조금 전 검의 신과도 같았던 진서준의 모습을 허윤진은 항상 기억할 것이다.진서준과 허윤진이 수다를 떨고 있을 때 권해철은 이미 사문 문 앞에 도착했다.“오랜만이에요, 다들.”과거 친형제와 다름없이 지내던 사람들을 보게 되자 권해철은 눈물을 글썽였다.“권해철, 네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호산대진을 파괴한 거야?”천경
서울은 들어봤지만 진서준의 이름은 그들에게 아주 낯설었다.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진서준이 말한 영골은 그들 문파에 확실히 하나가 있었다.그러나 그 영골은 사문의 금지 구역에 있어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진서준 씨, 진서준 씨가 원하는 영골은 우리 사문의 금지 구역에 있습니다.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으니 이만 돌아가시죠.”천경문은 고개를 저으면서 진서준의 요구를 거절했다.진서준은 미간을 살짝 구기면서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전 반드시 이 영골을 챙겨야 합니다. 영골이 있어야만 제 어머니의 두 다리가 완전히 나을 수 있거든요.”이번에 진서준은 반드시 영골을 얻어야 했다.영골을 얻지 못한다면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었다.“진서준 씨, 사문의 금지 구역은 저희도 멋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진서준 씨를 들여보내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천경문의 태도도 아주 확고했다.진서준이 입을 떼기도 전에 뒤에 들던 누렁이가 갑자기 화를 내듯 으르렁거리면서 자신의 불만을 드러냈다.누렁이의 울부짖음을 들은 천경문 등 사람은 뒤늦게 반응했다.그들의 앞에 서 있는 청년은 맹수를 길들이고 그들의 호산대진을 파괴한 사람이었다.만약 그들이 계속해 고집을 부린다면, 화가 난 진서준이 그들을 죽이려고 했다가는 큰일이었다.천경문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말투도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누그러졌다.“진서준 씨, 우리 사부님은 지금 폐관 중이라서요. 사부님이 나오신 뒤에 얘기를 나눠보심이 어떨까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언제까지 폐관하신답니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기다릴 수가 없어요. 게다가 전 영골을 그냥 가져갈 생각이 없어요. 제가 공법 하나를 드릴게요. 수련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진서준이 공법을 주겠다고 하자 천경문 등 사람들의 눈이 빛났다.진서준의 실력은 무시무시했다.만약 진서준이 수련한 공법을 수련할 수 있다면 분명 실력이 급성장할 것이다.천경문 등 사람들은 순간 흔들렸다. 그러나 그들이 결정할
화령문의 제자 중 일부는 그 맹수를 애완동물로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매번 누렁이를 마주칠 때면 황급히 도망갔고, 누렁이와 눈빛을 마주할 배짱도 없었다.그런데 젊은 청년 진서준이 누렁이를 애완동물이라고 하니 다들 깜짝 놀랐다.도관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서준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내가 말하고 있잖아요. 안 들려요?”우레와도 같은 목소리에 도관 속 제자들은 깜짝 놀랐다.“들었어요, 들었어요...”제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겁에 질린 얼굴로 진서준과 누렁이를 바라보았다.진서준의 뒤를 따르던 천경문 등 사람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현재 사부님이 없으니 아무도 감히 진서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 그들은 진서준의 말에 따라야 했다.“진서준 씨, 여기 객방이 있으니 저희를 따라오시죠.”천경문은 서둘러 진서준을 객방으로 안내했다.진서준 등 네 사람에게 거처를 마련해준 뒤 천경문이 말했다.“진서준 씨, 또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최대한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그쪽 사부님이 빨리 출관하기만 하면 됩니다.”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네, 제가 지금 사람을 뒷산으로 보내겠습니다.”천경문은 정중하게 말했다.“다른 일 없으면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잠시만요!”진서준이 천경문을 불러세워서 물었다.“여기 목욕할 때 쓸 나무 욕조가 있나요?”천경문은 흠칫했다. 그는 진서준이 왜 갑자기 나무 욕조를 찾는 건지 알지 못했다.그러나 그는 솔직히 대답했다.“네, 저희 목욕실에 나무 욕조가 있습니다.”“지금 당장 그곳에로 안내해 주시죠.”진서준은 용혈과가 담긴 박스를 들고 천경문을 따라 목욕실로 향했다.목욕실 안에는 나무 욕조 십여 개가 있었다.화령문 사람들은 평소 이곳에서 샤워를 했다.“깨끗한 나무 욕조는 없습니까?”진서준은 미간을 구기면서 물었다.그는 잠시 뒤 용혈과로 몸을 씻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깨끗한 나무 욕조가 필요했다.“네, 그 나무 욕조는
액체는 마치 붉은색의 작은 뱀처럼 진서준의 몸 안으로 파고들었다.그 액체는 진서준의 체내로 흘러든 뒤 장철결의 궤적을 따라서 진서준의 온몸에 있는 경맥을 한 바퀴 돌았고, 마지막에는 혈액에 모여들었다.모든 과정에서 진서준의 몸에서 뚝딱거리는 소리가 뚜렷이 들렸다.진서준은 몸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걸 느꼈다. 마치 커다란 산이 그의 어깨 위를 짓눌러서 언제라도 무너질 것만 같았다.욕조 안에 액체가 반쯤 남았을 때 진서준은 손을 뻗어 옆에 놓인 용혈과를 들어서 한입에 삼켰다.용혈과가 배에 들어가자 체내에서 불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점점 더 강렬해졌다. 마치 누군가 그의 배 속에 불을 지른 것처럼, 오장육부가 뜨거워서 견디기가 힘들었다.몸을 단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쉬웠다면 화진에는 무도 종사가 아니라 횡련 종사가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수련 과정에서 몸이 터져서 죽을 수도 있었다.진서준이 목욕하고 있을 때 밖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보운산의 산허리 쪽에 네 명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그 네 명은 줄곧 진서준의 뒤를 밟았던 혈운 조직의 네 명의 대성 종사였다.“이 산에 숨어 사는 화령문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예준섭은 고개를 들어 높은 산봉우리를 바라보면서 덤덤히 말했다.“그래요, 그런 문파가 있었던 거를 기억해요. 형님 말을 들어 보니 수백 년 전까지는 인재가 아주 많았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았어요.”변정선이 말했다.“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 길 하나뿐이니, 오늘 그 자식은 절대 도망치지 못하겠네.”대화하는 사이 하신우가 손을 움직이자 채찍 하나가 그의 손에 들렸다.팍 소리와 함께 하신우가 갑자기 채찍을 휘둘러 등 뒤에 있는 나무를 때렸다.채찍이 휘둘러지자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그를 공격하려던 독사의 머리가 굴러 떨어졌다.나머지 세 명은 보지 못한 것처럼 천천히 산 위로 걸음을 옮겼다.호산대진은 이미 파괴되었기에 네 사람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