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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최강 이혼남의 모든 챕터: 챕터 241 - 챕터 250

1059 챕터

제241화

입에서 피가 계속 흘러내렸고, 눈알을 제외하면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고작 단 한방에 악명 높은 사람을 다시는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만들다니?“뚱보야!”말라깽이는 두 눈을 부릅뜨고 고래고래 외쳤다.“젠장! 네 놈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이내 말라깽이는 30cm가 넘는 단검 두 자루를 꺼냈다.그리고 빠르게 휘두르자 은빛 칼날이 번뜩이며 촘촘한 그물을 이루어 염무현을 뒤덮었다.슈욱!칼날에서 내뿜은 에너지파가 반경 1m가량 퍼져나갔다.이게 바로 전설 속 칼의 기운이란 말인가? 칼날이 아무리 날카로워 봤자 파괴력은 고작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그러나 염무현은 꿈쩍도 안 하고 제 자리에 서서 무심한 표정으로 태연하게 지켜보기만 했다.곧이어 가볍게 손을 휘젓자 반투명한 장풍이 그물 사이로 지나갔다. 이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말라깽이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공격을 피할 겨를조차 없는 무기력함은 그를 절망의 늪으로 끌어당겼다.결국 가슴을 강타하는 장풍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윽!”말라깽이의 가슴이 움푹 들어가면서 등이 툭 튀어나오는 바람에 옷에 구멍이 뻥 뚫렸다.그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간 장풍은 일정한 파워를 유지한 채 벽에 닿으면서 깊이가 몇 미터에 달하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을 형성했다.엉겁결에 뒤를 돌아본 말라깽이는 다시 고개를 숙여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았다.입가에서 저도 모르게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고, 이내 새빨간 줄로 변했다.경맥이 끊기고 오장육부가 파열되다니!게다가 아직 몸속에서 날뛰는 흉포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곳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마구 파괴하는 데도 정작 본인은 속수무책이었다.“장풍을 쏘다니! 너... 마스터급 고수였어?”말라깽이는 결국 중심을 잃고 바닥에 무릎을 털썩 꿇었지만 상체만큼은 곧게 피려고 갖은 애를 썼다.간신히 고개를 든 뚱보가 자기보다 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말라깽이를 보고 얼굴에는 경악 그 자체였다.둘은 고작 대성 마스터인지라 마스터급과 레벨 차이가 꽤 컸다.어쩐지 단 한 방에 무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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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수비대가 친히 움직일만한 큰일이 벌어진 건가?”“스케일이 장난 아닌데? 누굴 체포하러 가나 봐.”“대체 누가 이렇게 재수 없는 거지?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하필이면 수비대의 심기를 건드리다니.”대기하고 있던 운전기사들이 수군거리며 서로 한 마디씩 보탰다.수십 대의 군용 트럭이 도로 위를 질주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차량이 순순히 길을 터준 덕분에 가는 길 내내 막힘 없이 쌩쌩 달렸다.심지어 사거리의 신호등은 장식품에 불과했다.고진성은 애써 흥분을 참으며 맨 앞 차량에 앉아 있었다.만약 다른 사람한테서 걸려 온 신고 전화였다면 의심받아 마땅했다. 어쨌거나 쌍날 악귀는 악명 높은 존재로서 결코 체포하기 쉽지 않았고, 진작에 감옥에서 참회하고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무려 무현 님이지 않은가?그는 누구인가?우선 염무현은 절대로 사람을 잘못 볼 리가 없었다. 그가 쌍날 악귀라고 했으니 100% 믿음이 갔다.둘을 순조롭게 체포할 수만 있다면 분명 큰 공로를 인정받을 테니까!곧이어 트럭 부대는 목적지에 도착했다.고진성은 인터폰을 들고 명령했다.“당장 포위해! 벌레 한 마리도 놓치지 마!”작은 골목은 순식간에 빽빽하게 포위되었다.차가 멈추기도 전에 고진성은 참지 못하고 문을 벌컥 열고 뛰어내렸다.“괜찮아.”그는 부하가 건네준 방탄조끼를 밀어냈다. 물론 잘난 체하는 게 아니라 단지 불필요하다고 느꼈을 뿐이었다.대성 마스터 고대 무술 능력자 앞에서 방탄조끼는 한낱 천 쪼가리와 다름없기에 착용하면 되레 민첩성에 영향을 끼쳤다.고진성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앞장서서 골목으로 뛰어갔다.그러나 내부의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바닥에는 수십 명의 사람이 널브러져 있었고, 대부분 이미 죽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몇몇은 신음을 내뱉으며 골골거리기 바빴다.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시신이 있었는데,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성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하지만 고진성은 그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바로 쌍날과 악귀 중의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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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이제 쌍날 악귀를 체포했으니 총사령관으로 승진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심지어 축하연에서 공로를 세워 포상받는 자기 모습이 눈앞에 훤한 듯싶었다.이 모든 건 다름 아닌 무현 님의 덕분이다.염무현은 그를 다시 태어나게 한 부모님 같은 존재일뿐더러 이렇게 큰 은혜마저 베풀어 주었으니 그냥 고마울 따름이다.곧이어 팀원들이 줄지어 골목길에 들어섰다.다들 한바탕 싸울 각오를 단단히 했다. 어쨌거나 쌍날 악귀를 체포하는 만큼 사상자가 아무리 많이 생긴다고 한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정작 들어서는 순간 하나같이 넋을 잃고 말았다.아니? 분명 상황이 종료된 것 같은데, 고작 마무리하러 이렇게 부랴부랴 출동한 건가?“보스?”사람들의 표정은 어리둥절했고, 착잡한 눈빛으로 일제히 고진성을 바라보았다.그는 흥분을 애써 참으며 손짓했다.“싹 다 데려가서 제대로 심문해!”“명 받았습니다!”비록 영문을 알 수 없지만 다들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곧이어 시신과 부상자들이 옮겨졌고, 골목에 또다시 평화가 찾아왔다.고진성은 깍듯하게 염무현 곁에 서서 물었다.“무현 님, 혹시 다른 지시 사항이 있으신가요?”“총 두 사람이에요. 한 명은 우서준, 다른 한 명은 남도훈.”염무현이 말했다.고진성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우서준은 식은 죽 먹기라서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 붙잡아 올게요. 다만 남도훈은 이미 해외로 도피해서 정확하게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몰라요. 물론 찾아낸다고 해도 다시 데려오는 게 마냥 쉽지는 않죠. 우선 인터폴에 신고하고 서류를 제출해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그러고 나서 전담 요원을 파견해 사건을 담당할 거예요. 게다가 범인을 붙잡아야 인도할 수 있죠. 이 과정에서 남도훈의 귀에 흘러 들어가도 그렇고, 이 자식이 인터폴 관할 국가가 아닌 나라로 도주할 가능성도 커요. 그렇게 되면 완전히 속수무책인 상황이에요.”남도훈은 사기 쳐서 도주했기에 수중에 돈이 두둑했다.재력만 확보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에 신변을 보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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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난 지금 돈도 여자도 인간관계도 남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하루하루가 신선놀음이 따로 없지. 널 죽이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킬러를 보낼 수 있으니까 평생 불안에 떨며 살아가!”남도훈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아, 그때는 진심으로 고마웠어. 당시 네가 갑자기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양희지한테서 40억을 가질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꼼꼼함과 깐깐함의 대명사인 양희지는 아무리 투자하기로 했더라도 섣불리 돈부터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며칠만 더 버티면 남씨 가문의 사건이 폭로되기 마련이니까.사실 그날 밤 스카이 레스토랑에서 양희지가 염무현 때문에 열받은 이유도 있었다.결국 다음 날 아침 일찍 조윤미에게 남씨 가문 계좌로 송금하라고 해서 이 사달이 나게 되었다.“널 찾기까지 했는데 붙잡는 게 뭐가 대수라고?”염무현은 남도훈의 도발에도 평정심을 유지한 채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네 놈을 붙잡는 건 식은 죽 먹이야.”“푸하하!”남도훈이 폭소를 터뜨리며 오만방자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그러는 거야? 염무현, 시건방 떨지 마. 네가 붙잡으러 올 때까지 여기서 딱 기다리고 있을게. 만약 네 손에 들어가잖아? 그럼 내가 장을 지져! 이왕 영상 통화까지 한 김에 시간 낭비나 하지 말고 양씨 가문에 대신 말 좀 전해줄래? 이 돈을 꼭 다 쓰도록 노력할뿐더러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하하하...”염무현은 능숙한 동작으로 분할 화면을 설정하더니 다른 사람한테 영상 통화를 걸었다.액정에 검은색 제복을 입은 금발의 외국인이 한 명 더 나타났다.50대로 보이는 남자는 감격하면서도 겸손함이 엿보이는 얼굴로 말했다.“무현 씨, 안녕하세요.”외국인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고진성은 그가 바로 인터폴 최고 책임자 톰슨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세상에!인터폴의 수장마저 무현 님에게 이처럼 공손한 태도를 보이다니?깜짝 놀란 고진성은 입이 떡 벌어졌다.“톰슨, 남도훈이라는 용국 사람이 있는데 돈을 챙겨서 해외로 도망쳤어요. 즉시 사람을 보내 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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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염무현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많이 웃어둬. 이따가 웃음이 안 나올 테니까.”말이 끝나기 무섭게 영상 통화가 끊겼다.저 멀리 떨어진 작은 섬 해변, 남도훈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비록 그동안 염무현이 안중에도 없었지만, 상대방이 이렇게 빨리 연락을 취했다는 건 나름대로 능력이 꽤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남도훈은 유비무환이라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서 있는 선글라스 남에게 오라고 손짓했다.남자가 저벅저벅 걸어갔다.“도훈 님, 무슨 일이시죠?”남도훈의 손가락이 멀리 있는 섬을 가리켰다.“나 저기 갈 테니까 보트 불러줘.”“하지만 저 섬은 아직 개발 중이라 모든 면에서 열악한 편입니다.”선글라스 남이 솔직하게 대답했다.“현지인끼리 영역 다툼을 밥 먹듯이 하는 곳이죠. 리스크를 무시 못 합니다.”남도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외부인에게 발각만 안 된다면 조건이 열악해도 괜찮아. 내 말대로 해.”“네, 명 받았습니다.”선글라스 남은 뒤돌아서 걸어갔다.잠시 후, 요트 한 척이 바다에 하얗고 긴 궤적을 남긴 채 멀리 떠나갔다.뱃머리에 서 있는 남도훈은 점점 가까워지는 섬을 바라보며 얼굴에 음흉하면서도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아무도 날 찾을 생각하지 마.”...서해시, 양씨 가문.일가족은 하나같이 의기소침한 얼굴로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빌어먹을 남도훈! 감히 우리한테 사기를 쳐?”개인 재산 10억 넘게 회삿돈 20억까지 홀라당 날려 먹다니!“애초에 좋게 보고 미래의 사윗감으로 점찍어 뒀더니 어떻게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할 수 있지?”서아란은 애가 바질바질 탔지만 이미 후회해도 늦었다.이내 분노로 가득한 얼굴로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천벌이나 받으라고 저주할 거야! 외국에서 총 맞아 뒈져버리고 들개한테 물려 시체조차 찾아보지 못하게!”양문수가 버럭 외쳤다.“그만!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하면 뭐가 달라지냐? 그놈은 지금 우리 집 돈을 펑펑 쓰면서 밖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을 텐데 죽기나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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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그녀는 차마 이런 일까지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다.“이자가 3배라고? 날강도가 따로 없네!”서아란이 또다시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염무현 같으니라고! 우리 집을 아주 풍비박산으로 만들어놔? 이럴 줄 알았더라면 당시 감형을 호소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감방에 처박아 둘 걸 그랬어.”안 그래도 심란한 양희지는 이 말을 듣자 대뜸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염무현이랑 무슨 상관이죠?”“남도훈이 사기꾼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말리지 않은 탓에 우리가 막대한 손실을 보았잖아. 욕먹어도 싸지!”막무가내로 우기는 서아란을 보자 양희지가 발끈했다.“무현이가 안 말렸어요? 엄마랑 아빠, 준우가 주야장천 남도훈만 치켜주다 보니 스스로 제 무덤을 파고 뛰어든 격이잖아요. 말린다 한들 귀에 들어가기나 하겠어요? 게다가 이미 이혼한 마당에 선심 써서 설득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줄 알아야죠. 우리가 귓등으로 듣고 남의 호의를 발로 뻥 걷어차서 결국 사기당한 거잖아요. 그러고는 애먼 사람한테 책임을 떠넘기면 어떡해요? 정작 사기꾼 남도훈한테는 찍소리 못하고 왜 염무현만 죽어라 욕하는 거예요? 누굴 탓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대체 뭘 잘했다고 큰소리치죠?”말을 마친 양희지는 뒤돌아서 2층으로 올라갔다.거실에 덩그러니 남은 세 사람은 멀뚱멀뚱 쳐다보기 바빴다.쿵!양희지는 문을 세게 닫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서아란과 양문수, 양준우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여보, 화내지 마. 희지도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래.”양문수가 넉살 좋게 위로했다.서아란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내 딸인데 화낼 일이 있겠어요? 이게 다 염무현 그 개자식 때문에 희지한테 한 소리 듣게 된 거예요.”“엄마, 나중에 기회를 봐서 염무현을 호되게 골탕 먹일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대신 화풀이해줄게요.”가슴을 두드리며 떵떵거리는 양준우를 보자 서아란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믿을 만한 건 우리 준우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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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양희지는 병을 조심조심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희지야, 어디가? 저녁밥 다 됐어.”부랴부랴 걸어가는 딸을 보자 양문수가 서둘러 물었다.하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저 기다리지 말고 먼저 드세요.”...우리병원, 입원 병동.복도 끝자락에 1인실 일반 병실이 있었다.“무현 씨가 곧 오신대요.”유재영이 잔뜩 흥분한 얼굴로 장은숙에게 정기 검진해주는 이승휘를 향해 말했다.“무현 씨한테 여쭤봤는데 옆에서 지켜봐도 된다고 하네요.”“그럼 다행이고.”이승휘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유재영의 얼굴에 아쉬움이 살짝 엿보였다.“다만 치료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지 못할 뿐이에요. 만약 촬영해도 된다면 나중에 수시로 되돌려보면서 학습할 수 있을 텐데.”이승휘가 그를 대뜸 노려보았다.“욕심이 과하면 큰일 난다? 옆에서 견학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인 줄 알아? 그런데 촬영까지 한다고? 꿈 깨! 무현 씨가 어떤 분인지 정녕 모르는 거야? 그분의 신분은 물론 의술은 무려 극비라고.”유재영이 황급히 설명을 보탰다.“저도 알고 있어요. 그냥 해 본 말인데 왜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요? 불치병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치켜볼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지다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이승휘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이제야 좀 바람직한 태도이군.”옆에 있는 이은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두 분께서 무현 씨라고 부르는 사람이 혹시 염무현 님인가요?”“맞아.”이승휘가 흐뭇하게 웃으면서 말하자 이은서는 화들짝 놀랐다.“지금 무현 님이 우리 엄마의 병을 치료해준다는 뜻인가요? 그분도 의사 선생님이세요?”“그건 아니고.”진지한 얼굴로 대답하는 이승휘를 보며 그녀는 당최 이해가 안 갔다.의사도 아닌 사람을 대체 왜 이렇게 극진히 떠받드냐는 말이다.“신의님이셔.”이승휘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결국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는 이은서였다.이때, 유재영이 웃으면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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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이승휘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왜 요즘 청년들이 돈을 이토록 중히 여기는지 알 수가 없었다.가족, 건강 혹은 다른 일들이 돈과 비겼을 때 다 중요치 않단 말인가?전에 유재영에게 장은숙 입원비를 면감해주라고 했던 게 약간 후회되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측은지심을 품는 게 아니었다.좋은 마음을 베풀었다고 해서 꼭 보답을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아니요, 오해하셨습니다. 절반이 아니라 전부 재산을 진료비로 내라고 해도 기꺼이 낼 수 있습니다.”이은서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그런데... 우리 집안 형편이 너무 좋지 않아요. 엄마 치료비를 위해 집도 팔고 심지어 육백만 원 되는 빚까지 있어서 재산이라곤 하나도 남은 게 없어요. 이런 상황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두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그들은 이런 상황일 줄은 전혀 생각도 못 했다. 그렇다고 빚으로 진료비를 내겠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병을 보이면서 도로 돈을 벌어간다는 게 너무도 황당한 일이었다.유재영은 어깨를 들썩이더니 말했다.“날 보지 마요.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그래. 없던 일로 하자.”이승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두 사람의 말을 들은 이은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바로 이때, 문이 와락 열리면서 유니폼을 입은 염무현이 걸어들어왔다.장은숙을 포함한 네 사람은 동시에 깜짝 놀랐다.‘금방 퇴근하고 오신 건가?’유재영과 이승휘는 눈이 휘둥그레서 대체 어떤 회사가 어떤 조건으로 염무현을 직원으로 고용했는지 의아해했다.이은서도 리버타운에 살고 있는 염무현이 분명히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인 생활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네요.”염무현은 사슴 가죽 가방을 꺼내 펼쳤는데 안에는 저마다 크기가 다른 금침이 들어있었다.총 365개 금침이었는데 1년 동안의 날수에 해당했다.어느 날이든 이 금침들만 있으면 저승사자를 물리치고 죽음에 달한 사람도 구할 수 있다는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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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현재의 모든 것이 국내 의학의 심오함과 훌륭함을 알려주고 있다.천 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의학이 그로서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재영아, 신의님이 지금 사용하시는 침술을 본 적이 있어?”유재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하지만 실전한 의술 중의 한 가지인 건 확신할 수 있어요.”염무현은 마지막 침까지 다 놓고 말했다.“신농거액침이에요. 불치병을 전문 치료하는 침술이에요.”유재영은 급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해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는 침술의 이름을 명심해서 기억해두고 돌아가서 의학 전적을 뒤지며 관련 자료를 찾아볼 생각이었다.십여 분 후, 장은숙의 얼굴이 갑자기 검푸름 해지기 시작하면서 검은 기운이 피부 위로 솟아올랐다.이은서는 말할 것도 없었고 이승휘와 유재영도 이런 현상은 처음이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은숙의 얼굴빛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병색을 띠긴 했으나 치료하기 전보다 많이 좋아 보였다.이은서는 엄마의 홍조를 띤 얼굴을 보면서 매우 기뻐했다.암 진단을 받은 후 장은숙은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짙은 병색을 띠었을 뿐만 아니라 매일 무기력해 보였었다.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거의 하늘과 땅의 차이었다.염무현은 절주와 기법에 맞추어 침을 빼기 시작했다.침이 하나씩 줄어들 때마다 장은숙은 몸이 전보다 많이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몇 년 동안 암투병을 하면서 이토록 상쾌한 느낌은 처음이었다.사실 장은숙은 염무현을 보자마자 약간 의심이 들었었다.암이 말처럼 쉽게 치료되면 왜 불치병이라고 하겠는가?이외에 의사라고 하기에는 염무현이 너무 젊어 보였던 것이다. 겉으로 보아서는 서른 살도 안 되어 보였다. 많아서 스물일곱, 스물여덟 쯤밖에 되지 않은 청년 같았다.이승휘와 유재영 두 전문가가 염무현을 극진히 칭찬하지 않았더라면 장은숙은 그를 사기꾼으로 착각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염무현의 의술이 범상치 않다는 걸 제대로 깨달았다.장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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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이은서와 장은숙은 흥분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심지어 방관자인 이승휘와 유재영도 흥분되기 그지없었다.사람으로서 살면서 가장 무서워하는 일이 바로 병에 걸리는 것이다. 특히 장은숙처럼 평범한 집안 형편을 가진 사람은 병에 걸리기만 하면 가족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집도 팔고 차도 팔고 사면팔방 돈을 빌리며 사채업자한테서 대출을 받게 되는데 완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대부분 남은 돈 한 푼 없이 사람도 살리지 못한 채 빈털터리가 되는 경우가 일쑤였다.죽은 사람은 생전에 고통에 시달려야 했고 살아있는 사람은 채무에 시달려야 했다.그러나 그와 달리 장은숙은 현재 완쾌되었다.심지어 앞으로 또다시 병에 걸릴 일도, 고액의 병원비를 감당할 일도 없었다. 더는 이은서의 짐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이은서도 엄마의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어느 날 엄마를 갑자기 잃게 될까 봐 매일 전전긍긍해 할 필요도 없었다.안 좋은 일들이 이젠 다 과거형이 되었다.두 모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 껴안고 흐느끼며 울었다.그러다 갑자기 진료비를 떠올린 이은서는 저도 모르게 불안해졌다.“염무현 씨, 이 원장님께서 진료비 규칙에 관해 얘기해주셨는데 재산 절반을 진료비로 받으신다고 하던데...”염무현이 고개를 들고 답했다.“맞아요.”“그런데 저희 집안 형편이...”이은서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염무현은 직설적으로 물었다.“집에 재산이 얼마 있는데요?”“육백 만원 채무밖에 없어요.”이은서는 부끄러움을 참고 손가락 여섯 개를 내밀며 말했다.장은숙의 병이 나았다고 해도 금방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녀로서 이토록 많은 빚을 짧은 시간 내에 다 갚는다는 건 불가능했다.가장 중요한 건 진료비를 어떻게 결산한단 말인가?사실 재산 절반만 주어도 된다는 것으로도 그들에겐 아주 큰 혜택이었다. 이름 있는 재벌들은 그들보다 천 배, 만 배, 심지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다른 사람들도 내는 진료비를 그들만 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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