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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이은서와 장은숙은 흥분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심지어 방관자인 이승휘와 유재영도 흥분되기 그지없었다.

사람으로서 살면서 가장 무서워하는 일이 바로 병에 걸리는 것이다. 특히 장은숙처럼 평범한 집안 형편을 가진 사람은 병에 걸리기만 하면 가족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

집도 팔고 차도 팔고 사면팔방 돈을 빌리며 사채업자한테서 대출을 받게 되는데 완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대부분 남은 돈 한 푼 없이 사람도 살리지 못한 채 빈털터리가 되는 경우가 일쑤였다.

죽은 사람은 생전에 고통에 시달려야 했고 살아있는 사람은 채무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와 달리 장은숙은 현재 완쾌되었다.

심지어 앞으로 또다시 병에 걸릴 일도, 고액의 병원비를 감당할 일도 없었다. 더는 이은서의 짐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은서도 엄마의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어느 날 엄마를 갑자기 잃게 될까 봐 매일 전전긍긍해 할 필요도 없었다.

안 좋은 일들이 이젠 다 과거형이 되었다.

두 모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 껴안고 흐느끼며 울었다.

그러다 갑자기 진료비를 떠올린 이은서는 저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염무현 씨, 이 원장님께서 진료비 규칙에 관해 얘기해주셨는데 재산 절반을 진료비로 받으신다고 하던데...”

염무현이 고개를 들고 답했다.

“맞아요.”

“그런데 저희 집안 형편이...”

이은서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염무현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집에 재산이 얼마 있는데요?”

“육백 만원 채무밖에 없어요.”

이은서는 부끄러움을 참고 손가락 여섯 개를 내밀며 말했다.

장은숙의 병이 나았다고 해도 금방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녀로서 이토록 많은 빚을 짧은 시간 내에 다 갚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가장 중요한 건 진료비를 어떻게 결산한단 말인가?

사실 재산 절반만 주어도 된다는 것으로도 그들에겐 아주 큰 혜택이었다. 이름 있는 재벌들은 그들보다 천 배, 만 배, 심지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다른 사람들도 내는 진료비를 그들만 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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