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혜리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기분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또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었다.양희지는 애써 긴장되는 마음을 달래며 태연한 표정을 짓고 공혜리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이번 심리전에서는 공혜리가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비록 최대한 침착하게 상황을 컨트롤하려고 했지만 양희지가 생각밖으로 훨씬 더 노련했다.“연구 개발 자금으로 60억을 드릴게요. 대신 혜리 그룹에서 50%의 주식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공혜리는 다른 그룹과 협력할 때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내걸었다.연구 개발이 이미 후기 단계에 들어섰는데도 투자를 한다는 건 돈을 내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과 같았다. 진정한 의미의 협력 개발이 아니었다.레시피가 수백억 또는 수천억이 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저 평범한 숫자일 뿐, 이 숫자를 실제 돈으로 바꾸려면 브랜드 실력, 홍보, 마케팅 및 기타 요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YH그룹의 실력으로는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었다.능력이 없으면 가지고 있는 재물이 화가 되어 주인을 상하게 한다는 말처럼 YH그룹에게 있어 최우선의 선택은 혜리 그룹처럼 유명한 대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YH그룹에서 기술을 제공하고 혜리 그룹에서 생산과 마케팅을 책임지게 되면 쌍방이 다 이득을 보게 된다.“삼 분의 일이요.”양희지는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공혜리는 생긋 웃으며 반박했다.“양 대표님, 벌써 잊으신 거예요? 계약을 먼저 위반한 건 YH그룹이고 저희 측에서는 지금 YH그룹에게 기회를 주는 거예요. 감지덕지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쪽에겐 절호의 기회이지 않나요? 게다가 지금 제가 양보하면서 제일 큰 성의를 보이는데 저랑 흥정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하나요?”양희지도 웃으며 답했다.“저도 미안하니까 데이터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제일 먼저 공혜리 씨를 찾아왔잖아요. 이 또한 저의 성의가 아닌가요? 게다가 혜리 그룹이 업계 샛별이기는 하나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잖아요. 저도 충분히 혜리 그룹이 아닌 다른 회사를 찾아 협력을
공혜리는 털털한 성격으로 일할 때 절대 꾸물거리는 일이 없었다.그녀는 대화가 끝나자마자 비서를 시켜 계약서를 준비해오라 했다.이내 두 사람이 사인하고 도장을 찍음에 따라 협력이 달성되었다.“60억 투자금은 퇴근 전에 회사 계좌로 입금될 겁니다.”공혜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전과 같은 일은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두 회사 사이 협력에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저 또한 YH그룹의 신용을 의심하게 될 테니까요.”양희지는 황급히 장담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계약 내용은 빠른 시간내에 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YH그룹 때문에 보게 된 손해도 업계 표준에 따라 보상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말씀하신 대로 해주시길 바랍니다.”공혜리는 사실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한 말이 있었다.‘또다시 계약을 위반한다면 무현 님 전처라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공씨 집안 세력으로 YH그룹을 파산시키는 데는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다짐을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그저 허울일 뿐이라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실제 행동을 지켜봐 주세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양희지는 때맞춰 떠났다.데이터 보고서는 공혜리의 책상 위에 남아 있었다.비서는 계약서를 다 정리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작은 회장님, YH그룹은 전부터 연구 개발에 능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토록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낸 거죠? 그리고 제가 YH그룹 연구원들에 관해 잘 알고 있는데 대부분 응용화학, 신소재공학과 생물공학을 전공한 갓 졸업한 대학생들이에요. 다른 기업에서 데려온 연구원들도 기껏해야 경험이 있는 정도고요. YH그룹 제품들을 보면 고급 제품들이 없잖아요. 주요하게는 우리 같은 대기업의 위탁을 받고 제품을 생산해주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걸 작은 회장님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진정한 실력 있는 연구 개발원들은 YH그룹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 업계의 탑급 인재들은 전부 혜리 그룹과 같은 대기업에서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네 말도 일리가 있어. 조심해봐야 나쁠 건 없으니까 사람 시켜서 업계 다른 회사랑 특허청을 주시하라고 해. 지식재산권을 침범할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즉시 협력을 중단하고 법무팀에게 YH그룹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하면 돼.”계약서에도 이 내용이 똑똑히 쓰여져 있었다....양씨 가문 별장.검은 벤츠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양희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 안에서 경쾌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걸 들었다. 남자 목소리와 여자 목소리가 함께 섞여 있었다.“무슨 일이길래 엄마 아빠가 저토록 좋아하시는 거지?”양희지는 의문스러웠다.그렇게 많은 돈을 잃었는데 이렇게 좋아할 리가 없었다.양희지는 의혹을 품은 채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희지야, 왔어? 누가 왔는지 얼른 와서 봐봐.”서아란은 양희지가 신발을 갈아신기도 전에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찬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정장을 차려입고 금테 안경을 쓴 스물여덟 아홉 정도로 보이는 젊은 청년 한 명이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고상한 기품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다른 고상한 엘리트들과 달리 그에게서는 카리스마까지 느껴졌는데 아주 범상치 않은 자신만만한 청년이었다.양희지는 약간 멈칫했다. 매우 낯익은 얼굴이지만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청년은 그녀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일어났다.잘생긴 얼굴에 키도 크고 몸매도 좋았는지라 세상 물정에 어두운 소녀들을 홀리기에는 충분한 비주얼이었다.서아란은 어리둥절해 하는 양희지를 보고 급하게 입을 열었다.“준휘잖아. 전에 이웃집에 살았던 준휘. 어릴 적에 자주 같이 놀았었잖아. 다들 너희 둘을 보고 죽마고우라고 했었는데 기억 안 나?”“준휘 오빠.”양희지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불쑥 그의 이름을 내뱉었다.김준휘는 얼굴에 화색을 띠고 말했다.“희지야, 오랜만이야. 이렇게 이쁘게 컸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많이 변했네.”김준휘는 양씨 집안 오래전 이웃이었는데 두 집안은 사이가 꽤 좋았었다.그런데 나중에 김준휘 일가가 해외로 이민
세 사람이 흥분해 하는 원인은 바로 사기당했던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양희지는 세 사람과 달리 너무 흥분되지는 않았다.그녀의 서류 가방에 방금전 혜리 그룹과 체결한 계약서가 들어있기 때문이다.곧 입금될 60억 덕분에 급한 불은 먼저 끌 수 있었다.몇 시간 전에 양희지가 모든 밑천을 걸고 공혜리를 찾아가기 전에 김준휘가 이 소식을 전해줬다면 그녀도 가족들처럼 날뛰며 좋아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별로 흥분되지 않았다.물론 돈을 돌려받은 건 확실히 좋아할 만한 일이었다.“정말이에요?”양희지가 화색을 띠며 물었다.서아란이 매우 진지하게 답했다.“확실해. 이게 다 준휘가 도와준 덕분이야. 우리 집안 은인이나 다름없어.”“그러니까.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할 줄 알았는데 준휘가 도와준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되게 되었어.”양문수도 서아란처럼 흥분해 하며 맞장구를 쳤다.양준우는 더 말할 것 없이 좋아했다. 스포츠카를 사고 매일 저녁 여자들을 꼬시러 나갈 걸 생각하면 너무 좋아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김준휘는 내숭을 떨면서 말했다.“아저씨, 아주머니, 이러지 않으셔도 돼요. 때마침 기회가 주어져 잡아 온 것뿐이에요. 남도훈 같은 쓰레기 놈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잡는 게 옳아요.”서아란과 양문수는 그를 향해 따봉을 날렸다. 양준우 또한 김준휘를 우러러보았다.국제형사일 뿐만 아니라 동원 지대 책임자, 듣기만 해도 자연스레 존경하게 되는 칭호였다.양준우는 이미 자신의 불량배 친구들에게 허풍을 떨 준비가 되어 있었다.‘옆집이 형님이 국제형사라고 하면 앞으로 누구도 날 함부로 우습게 보지 못할 거야. 게다가 엄마 아빠도 누나랑 준휘 형이 함께 있었으면 하는 것 같은데.’서아란과 양문수는 방금전에 김준휘가 싱글이라는 걸 알게 되자마자 눈에 띄게 기뻐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양희지를 그에게 시집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때가 되면 난 국제형사 처남이 되는 거야. 누구도 날 함부로 건들지 못하게 될 거라고!’김준휘가 말을 이어갔다.
조윤미가 전화로 모든 경과를 양희지에게 전했다.60억이 입금 된 후 재무팀에서 양희지의 뜻대로 공급업체에 입금하려고 할 때 계좌가 동결되었다는 걸 발견했다는 것이다.은행에서는 YH그룹에서 공급업체에 결제해주기 싫어 또다시 돈을 빼돌리려 하는 혐의가 존재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YH그룹 계좌를 동결했다고 얼버무렸다.누군가가 일부러 엿먹이려 하는 게 분명했다.“무슨 일이야? 내가 도와줄까?”김준휘가 적극 나서며 물었다.양희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별로 큰일이 아니어서 나 혼자 처리할 수 있어요.”김준휘의 지위가 높다고 한들 이곳은 용국이었다. 권력기관에서는 그의 신분을 보아서라도 그를 도와주겠지만 은행은 금융기관에 속하고 또 인터폴과도 아무런 연관이 없었으므로 그가 나선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그럼 얼른 다녀와. 준휘랑 함께 밥 먹기로 한 거 잊지 말고.”서아란이 당부했다.양희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내 집 문을 나섰다.그녀는 은행에 도착하자마자 다급하게 이 층으로 올라갔다.일 층 로비에서는 염무현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었다.은행 직원은 3000만 현찰을 가지고 나와 그의 앞에서 지폐계수기로 다시 확인했다.염무현의 뒤에는 이은서 집안의 친척들이 서 있었는데 다 놀라운 기색을 띠고 있었다.당초 그들이 이은서 모녀에게 돈을 빌려준 건 두 사람이 이른 시일 내에 꼭 갚겠다고 장담했기 때문이다.그런데 현재 가정형편으로 보아 어느 세월에 돈을 갚을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빨리 돈을 받게 될 줄은 누구도 생각 못 했다.비록 절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없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제일 중요한 점은 이 절반을 갚았다는 건 나머지 절반도 곧 갚게 될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 또한 돈을 받지 못한다는 걱정도 더는 할 필요가 없었다.염무현은 처음으로 병을 치료해주고 상대의 빚을 진료비로 받았다.황당하긴 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이씨 집안 친척들은 대부분 나이가 든 사람들이어서 현금을 더 좋아했다.염무현이 은행
양희지는 얼굴빛이 순간 돌변했다.시천복은 오래전부터 그녀에게 나쁜 생각을 품고 있었다.전에도 은행 대출을 받는 난도를 높여 양희지를 굴복시키려고 했다.은행 대출만 받을 수 있었으면 양희지는 모험하면서까지 훔쳐 온 석연고를 들고 공혜리를 찾아가 협력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겨우 위기를 넘겼는데 돼지 같은 은행 행장이 또 자신을 방해할 줄이야.지난번에는 들키기라도 할까 봐 양희지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다는 요구를 슬쩍 암시만 했다.그러나 거절당한 후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면전에서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제기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시 행장님,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지 알고는 계세요?”양희지는 얼굴빛이 어두워지더니 애써 예의를 지키려고 했다.“아까 했던 말은 없던 일로 할게요. 저도 못 들은 척할 테니까요.”시천복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양희지, 어디서 순진한 척이야?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전에 결혼도 했었을 뿐만 아니라 남도훈과도 애매모호한 사이를 유지했었잖아. 오늘까지도 거절하면 내가 악독한 사람이라고 탓하지 마. 계좌가 풀리지 않으면 공급업체 사람들이 손을 잡고 널 고소할 거야. 그때 되면 네 회사도 전면조사를 받게 될 거고.”양희지는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날 협박하는 거예요?”“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필요 없어. 서로 원하는 걸 상대방한테서 얻는 것뿐이잖아. 날 만족시켜주면 계좌도 풀어주고 앞으로 자금 방면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다 도울게.”시천복은 점점 더 음탕하게 웃었다.“몇 분이면 끝나. 너도 밑질 건 없잖아. 너도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일인데 왜 자꾸 거절하려는 거야.”“파렴치한 자식!”양희지는 시천복을 향해 한 마디 욕설을 퍼붓고 일어서 나가려고 했다.이를 본 시천복은 벌떡 일어나 그녀의 앞길을 막아섰다.“오늘 이대로 가버리면 계좌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거야. 네 회사도 파산될 거고.”그는 말하면서 두 손으로 양희지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꺼져!”양희지는 발로 시천복의 가랑이를 차버렸다.천하
양희지가 아무리 호신술을 배웠다고 해도 힘센 성인 남성은 이길 수 없었다.시천복이 우세를 점하게 되면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어디서 적반하장이야, 이년이!”시천복은 양희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서 손을 들더니 그녀의 뺨을 내리치려고 했다.“여긴 내 관할 구역이야. 내 말이 곧 어명이란 말이야.”바로 이때, 누군가가 정확히 시천복의 손목을 붙잡았다. 시천복이 애써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너 누구야?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얼른 이 손 놓지 못해? 내 말 안 들려?”염무현은 자신을 협박하는 시천복을 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장 그 손 놔.”양희지는 염무현을 보자마자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염무현이 왜 여기 있어?’“너 누구야?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 내가 이 손 안 놓으면 날 때리기라도 할 거야?”시천복은 은행이 자신의 관할 구역이라고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당장 이 손 놔. 그렇지 않으면 경호원들 보고... 악!”염무현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에 힘을 주었다.우두둑!시천복은 자신의 손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그건 분명히 뼈가 부러지는 소리였다.극심한 고통 때문에 그는 저도 모르게 땅에 주저앉으며 양희지의 머리카락을 놓아주고 그 손으로 땅을 짚으며 지탱했다.시천복의 속박에서 벗어난 양희지는 허겁지겁 빠져나와 그와 한참 거리를 둔 곳에서 몸을 일으켜 일어났다.“X발... 감히 내 손목을 부러뜨려? 죽여버릴 거야. 얼른 저 새끼 죽여. 뒷감당은 내가 할 테니까.”시천복이 경호원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경호원들이 덤벼들려고 할 때, 염무현이 갑자기 시천복을 발로 차버렸다.시천복의 뚱뚱한 몸은 마치 고무공처럼 멀리 날아갔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 아래, 그는 족히 십여 미터나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쳤다.쿵!벽에는 큰 구덩이 하나가 생겼다.시천복은 피범벅이 된 채 극심한
“엄마, 방금전에 염무현이 날 도와줬어.”양희지는 사실대로 말하면서 염무현에게 감사하다고 눈짓했다.“도와주기는 개뿔. 또 무언갈 속으로 꾸미고 있겠지. 염무현, 너 우리 딸 미행하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네가 왜 여기에 있어.”서아란은 눈을 부릅뜨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저 나쁜 새끼랑 손을 잡고 너를 해치려 한 걸지도 몰라. 희지야, 저 쓰레기 놈을 쉽게 믿어서는 안 돼. 네 안전을 위해서라도 멀리해야 한다니까.”“염무현, 너 대체 무슨 속셈이야?”염무현은 서아란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빛이 어두워졌다.“제가 왜 그쪽한테 설명해야 하죠? 당신은 또 무슨 자격으로 날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건데?”서아란은 태도가 금세 더 거만해졌다.“저거 봐, 저거 봐. 무슨 소릴 하는지 들었지?”양희지가 눈살을 찌푸리고 서아란을 말렸다.“그만해, 엄마.”그녀는 염무현이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자신의 엄마와 외부인들 앞에서 드러내놓고 염무현의 편을 들어주기에는 약간 난감한 상황이었다.“그나저나 여기까진 어떻게 찾아왔어?”김준휘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가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해서 널 쫓아온 거야.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그는 자신만만해 보였다.서아란은 화색을 띠며 맞장구를 쳤다.“그래. 네 준휘 오빠가 있는데 해결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 해외로 달아난 남도훈까지 잡아 왔잖아. 게다가 우리가 사기당한 돈까지 다 돌려받을 수 있게 했는데, 준휘처럼 훌륭한 애가 어디 또 있겠니. 누구처럼 다른 년한테 빌붙어 살기로 했으면서도 만족하지 않고 파리처럼 네 곁을 맴돌려 하지는 않잖아. 보기만 해도 역겨운 자식!”그녀는 김준휘를 칭찬하는 반면 염무현을 업신여겼다.염무현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김준휘를 훑어보며 물었다.“지금 남도훈을 잡아 온 게 다 이 사람 공로란 말이에요?”“준휘가 아니면 설마 너 같은 쓰레기 놈이겠어?”서아란은 그를 째려보면서 말했다.“준휘는 국제형사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