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841 - 챕터 850

946 챕터

제841화

에리의 말에 박민정은 재빨리 패드로 검색했고 2라운드 진출 명단을 확인했다. 총 3라운드까지 진행되는데 마지막 라운드에서 시합에 참여한 곡을 공개해 투표 순위에 따라 1등을 선발하고 일주일 뒤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고마워. 금방 확인했어.”“이번 주말에 시간 돼?”에리는 부모님께서 진주 공원 근처에 벚꽃이 가득 피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던 것이다. 공원의 안쪽에는 캠핑장도 있어서 아이들을 데려가면 좋아할 것 같았다.“주말에는 애들이랑 캠핑하러 가기로 했어.”박민정의 말에 에리가 웃으며 대답했다.“이왕 이렇게 된 거 같이 가자. 내가 있으면 든든하잖아! 너 진주 공원 가봤어? 공원 뒤쪽에 있는 산에 벚꽃이 피어서 얼마나 예쁜지 몰라.”박민정은 진주 공원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다.“너랑 같이 가면 어쩐지 더 위험해질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에리처럼 유명한 연예인이 관광지에 나타난다면 팬들이 모여들 것이다.“걱정하지 마. 마스크랑 선글라스만 끼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거야.”박민정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아이들한테 물어보고 다시 연락할게.”오후 5시.박윤우가 돌아온 뒤, 박민정은 박예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얘들아, 오늘 에리 삼촌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우리랑 같이 캠핑 가고 싶대. 삼촌이랑 가고 싶어?”박민정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두 아이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박윤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박예찬은 동의했다. 이때 박윤우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나는 에리 삼촌 말고 아빠랑 가고 싶어.”박예찬도 뒤질세라 말했다.“엄마, 에리 삼촌이랑 가도 괜찮아. 예전부터 자주 같이 놀았는데 뭐가 문제야?”박민정은 쌍둥이 형제의 말에 고민이 깊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누군가 소란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려왔고 박민정은 밖으로 나갔다.“무슨 일이지?”알고 보니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민수아가 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있던 추경은과 마주치면서 말다툼이 일어난 모양이었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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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박민정은 멈춰서더니 보디가드를 향해 풀어주라고 손짓했다.“달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경은 씨가 저를 보살피러 온 건 고맙지만 저의 손님한테 무례를 범한 건 사과해야죠.”추경은이 유씨 가문에 금방 들어왔을 때, 박민정과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박민정을 모욕하고 연못에 빠뜨려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박민정은 당했던 것을 몇 배로 추경은한테 돌려주면서 괴롭힐 생각이었다. 추경은은 박민정이 일부러 그러는 줄 알면서도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새언니, 죄송해요. 욱해서 실례를 범했어요.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을게요.”“알겠으니 따라와요.”박민정 뒤를 따라 들어가던 추경은은 주먹을 꽉 쥐며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박민정이 남준 오빠랑 이혼하면 내가 오빠랑 결혼할 거야. 박민정,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한편, 주방.박윤우와 민수아는 식탁 위에 수저와 반찬을 올려다 놓았다. 추경은이 식탁 앞에 앉으려 하자 박민정이 앞을 막아섰다.“경은 씨, 저를 보살피러 왔다는 분이 손님과 같이 식사하면 안 되죠. 우리가 식사를 마친 뒤에 드세요.”추경은은 식탁 옆에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민수아와 싸운 후, 얼굴이 얼얼했고 두통이 밀려왔다. 민수아는 추경은이 유남준의 친척인 것을 알고 있었고 박민정이 허락해서 추경은이 들어왔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큰 별장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기 때문이다.“수아야, 밥 다 먹고 약부터 바르자. 서랍 안에 연고가 있을 거야.”박민정의 말에 민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박윤우는 식사하는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았다.‘에리 삼촌과 캠핑하기 싫다고! 조용히 아빠를 불러서 아빠랑 엄마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려고 했단 말이야.’“윤우야,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민수아의 질문에 박윤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수아 이모, 주말에 캠핑하러 가기로 해서 기분 좋았었는데요… 형이랑 엄마만 같이 가니까 아쉬워서 그래요.”박민정은 사람이 적어서 재미없다는 뜻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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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유남준은 박윤우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았다. 애교를 싫어하기보다는 별 감흥이 없어 보였다.‘다 큰 남자아이가 애교를 부려?’“안 가.”유남준은 YN 그룹을 인수한 후 각종 서류를 검토하느라 바빴다. 박윤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싫으면 어쩔 수 없죠. 그럼 에리 삼촌과 민기 삼촌이랑 같이 텐트를 칠 수밖에요. 저희 다섯이 재밌게 놀게요. 아, 에리 삼촌은 엄마가 해준 요리만 고집한다면서요?”‘에리가 누구지?’유남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대답했다.“시간 나면 가볼게.”유남준의 말에 박윤우의 두 눈이 반짝였다.“약속한 거예요!”“그래. 일찍 자.”유남준은 전화를 끊었고 박윤우는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감았다.‘몸이 덜 아프니까 살 것 같아. 모레면 다 같이 캠핑하러 가서 너무 기뻐.’저택에서 지내게 된 추경은이 유남우에게 문자를 보냈다.“모레 새언니가 진주 공원에 캠핑하러 간대.”시간은 빠르게 흘러 캠핑 가는 날 아침이 되었다. 박민정과 민수아는 네 박스에 필요한 물건을 가득 채웠고 박스를 건네받은 정민기가 짐을 차에 실었다.“민정아, 무슨 보디가드가 힘이 이렇게 세대? 저 큰 상자를 혼자서 네 개나 들다니…”“힘뿐만 아니라 싸움도 잘해.”박민정은 연지석이 배정해 준 보디가드 정민기를 곁에 두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너무 멋져!”민수아는 진주 공원에서 톱스타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정민기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때 추경은이 박스를 끌고 나왔다.“새언니, 저도 같이 진주 공원에 가도 돼요?”“미안해서 어쩌죠? 차에 남는 자리가 없어서요. 가고 싶으면 알아서 가세요.”박민정의 말에 정민기는 일부러 남는 자리에 박스를 하나 올려두었다. 그 모습을 본 추경은은 어이가 없었지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럼 저는 택시 타고 갈게요.”박민정은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윤우야, 얼른 출발하자.”먼저 김씨 가문에 가서 조하랑과 박예찬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박윤우는 옷을 입다가 무슨 문제가 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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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잘생긴 남자도 온다는 말에 잔뜩 들떴던 조하랑은 한숨만 내쉬었다.‘김인우도 따라가면 잘생긴 남자한테 들이댈 수 없잖아.’“사람이 많을수록 재밌는 거지. 괜찮아.”김훈이 직접 나서서 김인우와 조하랑을 이어주려 했기에 박민정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그럼 두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 오는 거야?”“나는 엄마랑 윤우랑 같은 차에 탈래.”박예찬은 조하랑과 같은 차에 타면 조하랑과 김인우가 말다툼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민정아, 나도 같이 탈래.”말을 마친 조하랑이 김인우한테 말했다.“혼자 오세요. 저는 민정이랑 같이 가려고요.”김인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대답했다.“그러세요.”에리가 보내준 위치에 의하면 진주 공원은 이곳에서 두 시간 넘게 달려야 했다. 조하랑과 박예찬이 차에 타자 세 여인은 수다를 떨었고 가는 내내 수다를 떨었다.에리는 구석진 위치에 있는 민박집에 머물렀기에 팬들이 찾아올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어서 아주 편했다.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들은 진주 공원 뒷산에 벚꽃이 만개한 광경을 보며 감탄했다.“와, 너무 예뻐!”민수아와 조하랑이 감탄하는 사이에 박민정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김인우와 정민기는 차 앞에 기대서서 고개를 갸웃거렸다.“저게 뭐가 예쁘단 건지…”정민기는 여인들이 왜 꽃을 좋아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김인우는 사진을 찍어대는 여인들과 아이들을 뒤로하고 정민기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그쪽은 연지석의 수하예요?”정민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랬었죠.”김인우는 비밀리에 정민기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꽤 유명한 사람이라 연지석의 수하인 것도 놀라웠는데 한 여인의 보디가드를 자처한 것이 더 의아했다.“원하는 건 뭐든 줄 테니 저랑 일하실래요?”김인우는 자신을 살려준 은인의 보디가드를 빼앗을 생각이 없었다. 단지 정민기를 테스트해 보기 위함이었고 당연히 넘어올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정민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제의는 감사하지만 거절할게요. 딱히 필요한 게 없어서요.”김인우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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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조하랑이 먼저 입을 열었다.“에리 씨, 예전에 에리 씨 노래만 들었어요! 너무 팬인데 사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에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조하랑을 쳐다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그럼요. 번호도 교환하는 게 어때요? 민정이 친구면 제 친구이기도 하니까요.”“친구면 말 편하게 해야죠. 지금부터 반말하는 거야!”두 여인은 흥분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박민정은 피식 웃더니 박윤우와 박예찬을 데리고 사진을 찍었다. 박예찬은 박민정이 사준 짱구 캐릭터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예찬아, 웃어야지. 스마일!”박윤우가 박예찬 옷에 달린 코끼리 코를 잡아당기며 말했다.“형, 엄마가 웃으래.”박예찬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고 기괴한 미소를 지어서 박윤우의 환한 표정과 온도 차이가 선명했다. “자, 다른 포즈로 찍어보자.”박민정은 아이들을 달래며 사진을 찍었고 한참 후에 정민기를 불렀다.“민기 씨, 이쪽으로 와보세요. 우리 윤우랑 예찬이랑 사진 찍어야죠.”정민기는 친구이자 생명의 은인이기에 박민정은 정민기를 가족처럼 생각했고 아이들한테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당부했었다.“민기 삼촌, 빨리 와요!”박윤우는 두 손을 입가에 모으고 소리를 질렀다. 정민기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굳은 표정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한편, 김인우는 조하랑 곁으로 다가가더니 에리를 훑어보며 물었다.“하랑 씨, 이분은 누구시죠?”조하랑은 김인우도 이곳에 온 것을 깜빡했는지 당황하더니 두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에리야, 이분은 김인우 씨. 인우 씨, 이분은 톱스타 에리예요.”김인우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왜 나를 소개할 때는 이름 석 자만 말하고 저 사람을 소개할 때는 앞에 수식어까지 붙이는 건데?’“아, 스폰서만 잘 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연예인이군요.”김인우는 에리 같은 연예인을 돈만 주면 뭐든지 다 하는 직업으로 생각했기에 적대적으로 대했다. 김인우의 말을 들은 에리의 눈빛에 살기가 돌았고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곁에 있던 민수아는 어찌할 바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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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괜찮아?”에리가 물었다.민수아는 볼을 붉히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잘생긴 남자 앞에서는 누구나 얼굴이 빨개진다.민수아는 서다희도 멋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서다희와 유남준이 이미 차를 몰고 온 줄 몰랐다.차에서도 서다희는 유남준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냥 연예인인 기생오라비예요. 요즘 회사 일이 너무 많고 바빠서 걔를 깜빡 잊었어요. 이 틈을 타 몰래 아프리카에서 왔나 봐요.”그는 이 말을 할 때만 해도 차분했다. 근데 산기슭에 도착해서 자신의 약혼녀가 그 기생오라비의 부축을 받고 볼이 벌겋게 달아오른 것을 멀리서 보고는 눈빛이 이글거렸다.“이 사람이!”서다희는 유남준을 돌볼 겨를도 없이 말했다. “대표님, 저 먼저 내려가서 일을 좀 처리할 테니 잠시만 기다리세요.”“그래.”서다희는 차에서 내려 민수아를 향해 곧장 달려갔다.지금 그 두 사람은 이미 부축하던 손을 놓았다. 민수아는 서다희가 화가 나서 다가오는 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마워요, 에리 씨.”그녀는 좀 쑥스러운 듯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에리는 역시 톱스타 같았다. 사람이 너무 좋았고 전혀 톱스타 티를 내지 않았다.“이 정도로 고맙긴…”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먹 하나가 그를 향해 갔는데 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에리가 평소에 운동했으니 마련이지, 이 주먹에 맞았더라면 그는 틀림없이 얼굴을 망가뜨렸을 것이다.“기생오라비!”서다희는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주먹을 들고 또 그를 치려 했다.서다희를 본 민수아는 그를 대뜸 껴안았다. “다희야, 뭐 하는 거야?”서다희가 잠시 멈춰서 물었다. “수아야, 방금 둘이 뭐 하고 있었어?”“아까 넘어질 뻔했는데 에리가 도와줘서 괜찮았어. 근데 왜 오자마자 사람을 때린 거야?”이쪽의 떠들썩한 소리는 박민정을 포함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조하랑과 김인우도 더는 싸우지 않았다. “왜 그래?”모두 다가와 물었다.“서 비서님이 여긴 어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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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남자는 잘 짜인 슈트에 키가 크고 몸매가 좋았는데 카리스마도 대단했다.에리는 유남준이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분명히 유남준의 눈도 보이지 않는데 이상하게 압박감을 느꼈다. “남준아.”김인우가 소리쳤다.“응.”유남준이 대답했다.왠지 모르게 그가 오자마자 이곳은 순식간에 썰렁해졌다.박민정은 의아해했다. 처음에는 서다희가 수아가 마음이 안 놓여서 온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에리가 보는 앞에서 박민정은 유남준이 왜 왔는지 직접 묻기는 곤란했다. 박민정이 말했다. “우리 지금 어디 가서 좀 쉴까요?”에리가 먼저 말했다. “앞으로 좀 가면 제가 묵는 호텔이 있어요. 자리를 예약해 드렸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어요. 공간이 좀 작을지도 몰라요.”“괜찮아.”조하랑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은 듯 선뜻 말했다. “김인우 씨, 서다희 씨, 유남준 씨, 당신들은 모두 후에 온 사람들이니, 셋은 나가서 자세요.”세 남자는 순간 안색이 나빠졌다.조하랑이 앞장서자 서다희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저는 수아를 한방 쓰면 돼요.”민수아는 싫어해서 말했다. “누가 너랑 같이 잔대?”“수아야.”“내 이름 부르지 마.”민수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두 사람은 이미 고향에서 약혼했다. 연말에 결혼하기로 약속했지만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다.박윤우도 말했다. “우리 아빠는 엄마랑 같이 자면 돼요.”유남준과 박민정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박윤우는 한마디 보탰다. “왜 그래요? 전에 항상 같이 안고 잤잖아요.”박민정은 침묵했다. 박예찬은 그를 살짝 터치하며 말했다. “네가 말을 안 해도 아무도 너를 벙어리라고 생각 안 해.”박윤우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지금 가장 난처한 사람은 김인우뿐이다.서다희는 민수아가 있고, 남준이는 박민정이 있다. 오직 김인우만이...김인우는 조하랑을 바라보았다. 말을 건네기도 전에 조하랑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 자리를 뺏지 않을게요.”“누가 당신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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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일단 식사부터 하세요.”사장님이 말했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1층 레스토랑에 갔는데 식탁에는 간단한 가정 요리들이 차려져 있었다. 음식들은 모두 맛있어 보였다.에리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먹고 내일은 산에 올라가 텐트를 치고 캠핑하러 가죠.”여자들은 그의 계획이 마음에 들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교한 음식이 산 아래에서 배달되었다.김인우가 말했다. “에리 씨 혼자 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먹을 것을 좀 시켰어요.”에리는 씩 웃더니 마스크를 벗었다. 혼혈인 같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좋아요,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김인우는 그의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뒤 그는 사석에서 유남준과 말했다. “남준아 조심해, 이 에리 생긴 게...”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그는 에리를 연지석과 비교해서 말했다.“연지석보다 더 잘생겼어. 스물다섯도 안 돼 보이던데?”유남준은 기억을 잃기 전이나 후나 에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이 없다. 에리가 처음 귀국했을 때 그의 눈은 이미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아이돌이 잘생긴 건 당연한 거잖아. 걱정할 필요 없어.”유남준은 박민정이 바보만 아니라면 자신과 에리 중 누가 더 믿을만한지 알 거라고 생각했다.에리 같은 스타의 생활은 얼마나 어지러운지 모른다.“하긴, 네 말이 맞아. 내가 생각이 짧았어.”“너는 생각이 짧아도 괜찮아.”유남준이 말했다.김인우는 그의 말이 이해가 안 됐다. 유남준은 더는 그에게 말을 걸지 않고 서다희한테 얘기했다. “오늘 여기에서 쓰는 모든 돈을 지불해.”그는 결코 남의 은혜를 받고 싶지 않았다.“네.”서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대표님이 말하지 않아도 그는 계산하러 갈 것이다.호텔 주인은 아홉 자리의 수표 한 장을 보고 넋이 나갔다. 그는 돈이 부족하지 않는데 이렇게 돈을 헤프게 쓰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그는 에리를 옆으로 불러서 그에게 수표를 보여주었다.“너희들이 하룻밤을 묵으면서 저의 1년 치 봉급을 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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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이 말을 들은 유남준이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들은 내 아들이에요. 난 당연히 참을성 있게 잘해줄 거고요.”박민정은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아이를 돌보러 갔다.밤이 되었다.모두들 방으로 돌아가서 쉬려 했는데 박윤우는 유남준의 허벅지를 껴안았다. “아빠, 오늘 밤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우리 네 식구가 함께 자요, 네?”그가 이 말을 꺼내자 주위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았다.유남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박예찬이 말했다. “박윤우, 너 아직 어린애야? 에리 아저씨가 이미 우리의 방을 마련해 줬어. 우리 둘이 같이 자자.”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박예찬이 박윤우보고 어린애라고 하는 말에 조하랑은 피식 웃었다. “예찬아, 너랑 윤우랑 나이가 같잖아.”박예찬은 그녀를 흘겨보았다.조하랑은 박예찬이 점점 귀엽지 않게 변한다고 생각했다.박윤우는 눈에 문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나는 엄마 아빠랑 잘 거야. 형은 어른이니까 혼자 자.”박예찬은 박윤우 때문에 정말 화가 났다.“너 이리 와.”“안 갈 거야.”유남준을 안은 박윤우의 손은 더 조여왔다. “아빠, 빨리 도와주세요, 형이 저를 때리려고 해요.”유남준은 어렸을 때 박예찬과 같이 성숙해서 애교가 없었고 애교 부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박윤우처럼 애교를 부리는 사내아이를 싫어해야 하는 개 맞다. 하지만 그는 박윤우를 한 손에 껴안았다. “가자, 아빠랑 같이 자자.”“좋아요.”박윤우의 두 눈이 순간 반짝반짝 빛났다.박예찬은 어이가 없었다. 이 상황을 보던 박민정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떠나가는 사람들을 말없이 지켜보던 에리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이 다른 숙소를 마련한다.지금 방이 두 개 더 생겼으니 서다희와 김인우는 한 사람당 한방을 쓸 수 있다.다만 서다희는 낯가죽이 두꺼워서 방안에 머문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수아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들 옆방은 바로 유남준네 네 식구다.박민정은 두 아이더러 씻은 뒤에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사장은 그들 가족이 한방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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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지금 나한테 도움을 청하는 건가요?”박민정이 되물었다.이 녀석은 너무 도도했다.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인데 도와달라는 말을 하려 하지 않는다.유남준은 한참 동안 입술을 오므리고 있다가 한 글자를 내뱉었다. “응.”“사람한테 도움을 청하는 게 당신 같은 말투가 아닐 텐데요? 예의 바르게 다시 말해봐요. 나한테 뭘 부탁하려는 거예요?”박민정은 모처럼 그를 괴롭힐 기회가 생겼는데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상처받은 자신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 유남준은 지금 서다희의 월급을 깎아주고픈 심정이 너무 컸다. 자신을 박민정한테 내팽개친 채 내버려 두고 있으니 말이다.그는 가벼운 결벽증이 있어서 씻지 않고는 전혀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것도 낯선 곳에서 말이다. 그가 씻지 않는다고 해도 화장실까지 안 갈 수는 없다. 박민정은 불난 틈을 타서 부채질하는 것이다.“나를 화장실로 데려가서 씻겨줘.”유남준은 말을 꺼내자마자 후회했다.그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 예전 같으면 박민정은 끝장이 났을 것이다.근데 방금, 그는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박민정은 이미 그의 한계를 몇 번이나 깼다.그가 기분이 나빠질 때 박민정은 이미 그에게 다가왔다. “당신을 도와주기 전에 당신은 나한테 사과해야 해요.”유남준은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물었다. “사과?”내가 유남우와 사귄다고 모함한 거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나는 그때 묘지에 쓰러졌어요. 그 사람이 나를 구해준 거예요.”박민정은 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당신은 내 남편으로서 왜 밤새 돌아오지 않았느냐고 묻지도 않았어요. 그리고는 내가 바람피운다고 누명을 씌웠죠. 심지어 나보고 두 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하고 당신과 이혼하라고 강요했어요.”그녀의 말에 유남준은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그럼 네가 나한테 손찌검을 한 건?”그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덧붙였다. “당신도 내가 당신 남편이라고 했지? 그럼 당신이 밤새 돌아오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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