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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남자는 잘 짜인 슈트에 키가 크고 몸매가 좋았는데 카리스마도 대단했다.

에리는 유남준이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분명히 유남준의 눈도 보이지 않는데 이상하게 압박감을 느꼈다.

“남준아.”

김인우가 소리쳤다.

“응.”

유남준이 대답했다.

왠지 모르게 그가 오자마자 이곳은 순식간에 썰렁해졌다.

박민정은 의아해했다. 처음에는 서다희가 수아가 마음이 안 놓여서 온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에리가 보는 앞에서 박민정은 유남준이 왜 왔는지 직접 묻기는 곤란했다.

박민정이 말했다.

“우리 지금 어디 가서 좀 쉴까요?”

에리가 먼저 말했다.

“앞으로 좀 가면 제가 묵는 호텔이 있어요. 자리를 예약해 드렸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어요. 공간이 좀 작을지도 몰라요.”

“괜찮아.”

조하랑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은 듯 선뜻 말했다.

“김인우 씨, 서다희 씨, 유남준 씨, 당신들은 모두 후에 온 사람들이니, 셋은 나가서 자세요.”

세 남자는 순간 안색이 나빠졌다.

조하랑이 앞장서자 서다희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저는 수아를 한방 쓰면 돼요.”

민수아는 싫어해서 말했다.

“누가 너랑 같이 잔대?”

“수아야.”

“내 이름 부르지 마.”

민수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두 사람은 이미 고향에서 약혼했다. 연말에 결혼하기로 약속했지만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다.

박윤우도 말했다.

“우리 아빠는 엄마랑 같이 자면 돼요.”

유남준과 박민정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

박윤우는 한마디 보탰다.

“왜 그래요? 전에 항상 같이 안고 잤잖아요.”

박민정은 침묵했다.

박예찬은 그를 살짝 터치하며 말했다.

“네가 말을 안 해도 아무도 너를 벙어리라고 생각 안 해.”

박윤우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지금 가장 난처한 사람은 김인우뿐이다.

서다희는 민수아가 있고, 남준이는 박민정이 있다. 오직 김인우만이...

김인우는 조하랑을 바라보았다. 말을 건네기도 전에 조하랑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 자리를 뺏지 않을게요.”

“누가 당신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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