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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데 꼴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난 것만큼 짜증 나는 일이 또 있을까?

박민정은 추경은이 트렁크를 끌고 이쪽으로 걸어오자 순간 기분이 잡쳤다.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추경은은 지금 다리가 후들거렸다. 박민정과 그 일행을 찾기 위해 밤새 찾아다녔기 때문이다.

유남우에게 미리 말해서 조사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박민정과 그 일행이 다 즐기고 돌아갈 때까지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새언니, 내가 문자 보냈는데 왜 정확한 위치를 안 알려주는 거예요?”

추경은은 먼저 박민정 앞으로 다가오더니 곁눈질로 유남준과 김인우를 스캔했다.

‘인우 오빠도 있었네?’

“미안해요. 아마 핸드폰에 문제가 생겨서 못 본 것 같아요.”

박민정도 당연히 문자를 보았다. 하지만 멍청하지 않고서야 추경은에게 어디서 놀고 있는지 알려줄 리가 없었다.

“그래요.”

추경은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척 대답했다. 그러다 옆에서 놀고 있는 박예찬을 보며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네가 예찬이구나?”

박예찬은 동생에게 이 여자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청소한 외모와는 달리 마음은 그렇지 못한 나쁜 여자라고 했다.

“네.”

박예찬이 차갑게 대답했다.

“너희들 뭐 먹어? 언니 한 입만 주면 안 돼?”

‘언니?’

박예찬이 대뜸 반박했다.

“그러면 엄마는 이모, 아빠는 아저씨라고 부를 거예요?”

이 말에 추경은은 민망했다.

“농담이야. 나는 아주 가까운 이모지.”

박예찬은 막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는 언니나 동생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빠 쪽도 그렇고. 근데 어떻게 아주 가까운 이모예요?”

“게다가 성도 다르잖아요. 박씨에 추씨인데?”

추경은은 박예찬의 반박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4살밖에 안 되는 아이가 이렇게 논리 정연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아직 시간은 많았기에 아이들에게 잘 보일 기회는 많다고 생각했다.

추경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유남준과 김인우를 향해 걸어갔다.

김인우는 그제야 추경은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했다.

“경은이 왔어?”

“인우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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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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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skl
추경은 빨리 내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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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한하루
유남준은 박민정외에 어떤 여자는 거들떠 보지 않는다는거를 보여줘서 남주여주 굳건한 사랑을 보여주는 에피가 되었음 합니다
goodnovel comment avatar
해피한하루
추경은 언제 없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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