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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조하랑의 기분이 순간 잡쳤다.

“김인우 씨. 왜 추경은 씨는 도우라고 안 하는데요? 추경은 씨도 임신했어요?”

김인우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손님이잖아요.”

“손님은 무슨. 민정이랑 유남준 씨 보살피러 왔다면서요. 그런데 왜 우리가 보살피고 있는데요?”

조하랑은 전에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았던 유남준은 시중을 들어도 추경은의 시중은 싫었다.

“왜 그렇게 쪼잔하게 굴어요?”

“내가 쪼잔하다고요?”

조하랑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지금 기름 냄새를 견디면서 힘겹게 굽고 있는데 추경은은 멀지 않은 곳에서 꼬치를 든 채 벗꽃나무 아래에 앉아 온갖 교태를 부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에 반해 박민정은 임신했어도 식자재를 건네주고 텐트마다 모기약을 뿌려주고 있었다.

조하랑은 민수아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수아야, 가자. 좋은 남자 코스프레는 혼자 하라지.”

“응?”

민수아는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고 조하랑에게 끌려갔다.

김인우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조하랑이 서다희와 정민기를 불렀다.

“두 분도 인우 씨 돕지 마세요. 지금은 친구로 있는 거지 상하급 관계로 있는 거 아니잖아요.”

“혼자서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해야죠.”

정민기는 김인우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서다희는 김인우에게 함부로 밉보이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조하랑은 지금 김인우를 한 치의 거리낌도 없이 막 대하고 있었다. 서다희는 그제야 왜 김씨 집안 어르신이 애도 딸린 조하랑을 며느리로 콕 집었는지 알 것 같았다.

김인우처럼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는 간땡이가 크고 성격이 만만치 않은 와이프가 필요했다.

“조하랑 씨, 이건 너무...”

김인우는 참다못해 욕설을 퍼부을 뻔했다.

그때 박예찬이 김인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인우 삼촌, 할아버지가 전에 저한테 그러셨거든요. 만약에 삼촌이 하랑 이모 말 안 들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고요.”

“할아버지가 비행기 타고 오면 아마 1시간도 안 걸릴 것 같은데요.”

이 말에 김인우는 일단 이빨을 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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