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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몸을 피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렸기에 박민정은 즉시 자리에서 물러섰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박민정의 몸은 커다란 품에 안겨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유남준은 어느새 박민정 앞에 달려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껴안았다.

유남준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단지 방금 박민정이 말한 반대 방향으로 그녀가 있는 위치를 판단했고 다행히도 그의 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뱀의 위치도 알 수 없었기에 박민정의 앞을 통째로 막아야 했다.

그리고 유남준의 품에 안긴 박민정은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뱀도 박민정에게 달려들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같은 시각, 정민기가 자신을 끌어안고 있던 추경은을 발로 걷어차 뱀의 자리로 내던졌기 때문이다.

추경은은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하마터면 뱀의 몸에 부딪힐 뻔했다.

그리고 뱀은 갑작스러운 큰 충격에 놀라 쏜살같이 풀숲으로 몸을 숨겼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추경은은 흙과 풀을 한입 가득 머금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순간적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흑흑, 어떻게 감히 나를 걷어차요?”

그러나 그녀의 투정에도 정민기의 눈동자는 그저 싸늘하기만 했고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았다.

“저의 직책은 아가씨를 보호하는 것이지 당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추경은은 그 말을 듣고 더욱 목이 메었다.

방금 만약 조금이라도 틀어졌다면 그 뱀은 틀림없이 그녀를 물었을 것이다.

이 경호원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단 말인가?

조하랑과 다른 이들도 조금 전의 위험한 상황에서 천천히 빠져나왔고 그들 역시 추경은에 대해 조금의 동정심도 품지 않았다.

“추경은 씨가 민기 씨를 탓할 면목이 있습니까? 원래 가려던 뱀을 왜 굳이 소란을 피워서 다시 돌려놔요? 뱀이 정말 민정이를 물어뜯기라도 바랬습니까?”

조하랑도 정말 합세하여 그녀를 몇 발 걷어차고 싶었다.

이에 민수아도 동참했다.

“너 마음이 너무 악랄하신 것 아니야? 크게 말하면 안 된다니까 일부러 더 크게 소리를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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