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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보고서에는 박민정과 한수민 사이에는 생물학적 혈연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쓰여 있었다.

박민정은 한번, 또 한 번 그 결과를 읽어보았다. 이미 한수민을 통해 여러 번 들은 이야기지만 막상 정말 확정을 받고 나니 저도 모르게 아찔해졌다.

역시 모든 것이 틀리지 않았다...

한수민은 정말 그녀의 친엄마가 아니었다.

어쩐지 한수민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좋아하지 않더라니...

하지만 그렇다면 그녀의 친엄마는?

보고서를 들고 있는 박민정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박민정 씨, 괜찮으세요?”

직원이 박민정의 표정을 살피며 살뜰히 물었다.

그제야 박민정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 괜찮아요.”

목이 멘 것인지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잠겨있었다.

몸을 돌려 병원을 떠나려 하자 직원들이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민정 씨, 우리 병원에는 온라인으로 가족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민정 씨의 자료를 등록해놓으면 민정 씨 친부모님께서 인터넷에서 당신을 찾을 수도 있어요.”

직원들은 박민정이 가족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여겨 제안을 건넸다.

그러자 박민정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정중히 거절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한수민은 전에 그녀가 보육원에서 입양되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렇다면 박민정의 친부모는 그녀를 원하지도 않는다는 얘기인데 어떻게 온라인으로 가족을 찾을 수 있겠는가?

박민정은 이 모든 것을 깨닫고 묵묵히 바깥 하늘을 바라보았다. 원래도 무거웠던 마음이 더 울적해졌다.

하필이면 이때, 밖에서 밥을 사 오던 간병인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박민정을 만난 간병인의 눈빛 속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민정 씨, 어머니 보러 오셨죠?”

어머니?

어머니라는 세글자는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렸다.

“아니요. 아주머니께서 잘못 알고 계세요. 그분은 제 엄마가 아니에요.”

물론 간병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며 박민정에게 말을 건넸다.

“아가씨, 사모님께서도 이제 정말 잘못을 뉘우치고 계세요. 어젯밤엔 잠꼬대하면서 계속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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