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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홍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쩔 수 없이 홍주영은 사무실에서 나왔고 앞으로 기나긴 시간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유남우의 말을 전달하기 위해 홍주영은 윤소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소현 씨, 도련님께서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 저녁에 중요한 손님과 만나야 하므로 오늘은 시간이 좀 힘들다고 하십니다. 안타깝지만 연출은 함께 보러 가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웨딩드레스를 보고 있던 윤소현은 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바로 발끈하고 말았다.

“정말로 시간 없는 거 맞아요? 알리지도 않고 지금 이렇게 전화하는 건 아이고요?”

유남우 곁에 있는 여자라면 그게 누구든 윤소현은 늘 지금처럼 이렇게 날이 서 있다.

홍주영은 거듭 사과하면서 똑같은 말을 전했다.

“죄송합니다만 부탁하신 대로 도련님께 전달하고 연락드리는 바입니다.”

말하면서 홍주영은 대표이사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유남우를 바라보았는데, 대신 거짓말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께서 사죄의 의미로 선물을 준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유남우가 자기한테 선물을 준비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윤소현은 화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오늘처럼 이렇게 거절하지 말라고 전해줘요.”

“네.”

기나긴 시간을 끝으로 홍주영은 고객에게 드릴 선물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윤소현에게 가져다주라고 분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우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주영아.”

그의 부름에 홍주영은 바로 다가갔다.

“도련님.”

“잠깐 일 보러 나갈 건데 혹시나 회사에 일 있으면 전화해.”

“네.”

“참, 윤소현 씨 화 좀 풀어드리려고 도련님 명의로 선물을 보냈습니다. 고객에게 드리려고 준비했던 선물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보냈습니다.”

유남우의 수석 비서로 홍주영에게는 그럴만한 권력이 있다.

하지만 유남우는 그 말을 듣고서 눈빛이 차가워졌다.

“앞으로 네가 그 사람에 관해서 어떻게 해결하든 묻지 않을 건데 내 이름 걸고 그 무엇도 하지 마.”

순간 홍주영은 어리둥절하기만 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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