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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여자아이를 지켜주고자 앞으로 나서는 박민정을 보고서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아했다.

“누구시죠? 이 꼬마 우리 정 대표님께서 데리고 가셔도 된다고 보호자인 할아버지께서 이미 동의하셨다고요.”

“그쪽이 지금 이 아이를 유괴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증명할 수 있어요?”

박민정이 되물었다.

여자는 오히려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내가 누구 비서인지 알기나 해요? 우리 정 대표님께서 유괴한다고요? 그럴 필요가 있는 분이신 것 같아요?”

“그쪽이 누구든 그쪽 대표님이 누구든 제가 알 바 아니에요. 대낮에 거리에서 싫다는 아이를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하고 있는데 그럼 보고만 있을까요?”

박민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윽고 여자아이를 품에 꼭 안고서 핸드폰을 꺼내 신고하려고 했다.

“괜찮아. 경찰에 신고하면 돼.”

박민정이 신고하려고 하자 여자는 바로 나서서 그녀를 말렸다.

“잠시만요. 신고하지 말아 주세요. 억한 심정으로 그런 건 아니에요.”

그 말을 듣고서 박민정은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아줌마한테 말해주면 안 될까?”

여자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닦으면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랑 길거리에서 꽃을 팔고 있었는데 저 아줌마들이 저를 입양하겠다고 다가왔었어요.”

“예쁜 언니, 저 할아버지랑 영원히 같이 살고 싶어요. 저 아줌마랑 가고 싶지 않아요.”

여자는 그 말을 듣고서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아이구나. 네 할아버지 얼마나 가난한지 몰라서 그래? 그렇게 계속 네 할아버지랑 같이 살게 되면 너만 힘들어질 거야. 나중에 어른이 돼서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경제가 상부구조를 결정하고 있다 보니 돈이 ‘왕’일 때도 많다.

여자아이는 바로 여자의 말에 반박했다.

“저 어리석지 않아요. 할아버지만 있으면 되고 돈은 필요 없어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여자아이가 터득하지 못하고 있자, 여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한숨만 내쉬었다.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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