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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우연인지 아닌지 얼마 걷지 않아 차 한 대가 박민정 곁에 서서히 멈춰 섰다.

차창이 내려오자 유남우의 또렷한 이목구비가 시야로 들어왔다.

“민정아.”

박민정은 걸음을 멈추고서 그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다 보네요.”

지난번 유남우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고 지금의 박민호가 있게끔 그가 도와준 바도 있으므로 박민정은 어느새 그에 대해 생각이 좀 달라져 있었다.

“여기서 뭐 해? 내가 바래다줄까?”

유남우의 물음에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따가 택시 타고 가면 돼요.”

유남우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나 더는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박민정의 거절에 유남우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고 하였다.

이윽고 그가 차에서 내려왔다.

“그럼, 같이 좀 걷자.”

더는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박민정은 묵인해 버렸다.

선남선녀가 따로 없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걷고 있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몸은 좀 괜찮아졌어?”

유남우가 적극적으로 화제를 찾아 나섰다.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많이 좋아졌어요. 고마워요.”

한수민에 관해서 자기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박민정을 바라보면서 유남우는 더는 묻지 않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묵묵히 함께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서 박민정은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늦은 시간이라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만 가 봐야겠어요.”

“그래.”

이윽고 박민정은 택시 한 대를 잡았다.

그녀가 탄 택시가 사라질 때까지 유남우는 홀로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미 떠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유남우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하고 변화한다는 말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전에 그 박민정이 자기와 점점 멀어지고 어색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

집으로 돌아온 박민정은 가정부와 함께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박윤우가 달려왔다.

“엄마, 서연 이모한테서 전화 왔어.”

박민정은 바로 손을 닦고서 전화를 받았다.

“서연아, 무슨 일이야?”

“보스님, 누가 댓글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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