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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그 소리에 한수민은 결코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너한테는 없는 돈이겠지만 정씨 가문에는 있을 거야. 정수미한테 찾아가서 부탁해 봐.”

“오늘 오전 12시까지 내 계좌에 1조라고 뜨지 않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유명한 무용가가 자신의 친엄마를 나무라 하는 내용으로 올리게 되면 꽤 이슈가 되지 않겠어?”

“그리고 법률적으로도 모녀 관계 단절 계약서 따위는 인증되지 않아.”

윤소현은 자신의 말이라면 그게 뭐든 끔뻑 죽었던 한숨만이 이토록 돌변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엄마, 아무리 그대로 제가 엄마 친딸이잖아요.”

“나한테는 지금 돈이 왕이야. 친딸이니 친아들이니 그딴 거 필요 없어. 돈이 제일이야.”

한수민이 말했다.

“하지만...”

“그만하고 12시까지 돈 준비해.”

모든 말을 마치고 한수민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윽고 그녀는 유난히 지친 모습으로 침상에 누웠다.

옆에서 모든 걸 지켜본 간병인이 입을 열었다.

“마침내 제대로 보셨네요.”

한수민은 깊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죽음이 다가오니 인제야 보이네.”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이 얼마나 컸는지, 결코 뉘우칠 수 없을 정도라는 걸 이제는 알것 같았다.

박형식은 이미 죽었고 박민정에게는 오로지 한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까지 말이다.

그리고 박민호는 어릴 적부터 ‘애지중지’ 키운 바람에 이미 어긋나 버렸다는 것도.

한수민은 요즘 밤만 되면 이러한 생각을 하곤 한다.

만약 박형식과 제대로 살았더라면, 윤석후를 찾아가지 않았더라면 모든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박형식은 차 사고로 죽을 리도 없고 박민정에게는 한이 남을 일도 없고 박민호는 올바르게 살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귀여운 손자들은 자신을 따를 것이라면서...

하지만 인제 와서 생각한다고 한들 모든 게 사치 그 자체였다.

한수민은 잠시 쉬고 나서 다시 핸드폰을 꺼내 들어 여러 유명 매체와 연락을 닿았다.

“안녕하세요. 저한테 유명 무용가 윤소현에 대한 폭로 기사가 있어요. 오전 12시가 지나고 나면 바로 폭로할 생각이에요.”

윤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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