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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통화가 연결되고 전화 건너편에서 유남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추경은 씨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대요. 그래서 병원비를 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박민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말해주었다.

추씨 집안과 박민정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리고 박민정과 추경은은 더더욱 아무런 혈연이 없으니 이 일은 자연히 유남준에게 맡기면 된다.

“알았어. 사람을 보내서 처리하도록 할게.”

“네.”

박민정이 전화를 끊었다.

병원 안.

병상에 누워있는 추경은은 정말 온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그 집에 남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번에는 하마터면 정말 저승사자와 만날 뻔했다.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가 병실 문을 밀고 들어왔다.

추경은이 힘겹게 두 눈을 뜨고 쳐다보았지만 찾아온 사람은 뜻밖에도 서다희였다.

“새언니는요?”

추경은이 잔뜩 갈라진 입술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병원비를 지급하는 것 뿐인데 사모님이 직접 오실 필욘 없죠.”

그녀를 대하는 서다희는 유난히 차가웠다.

대표님을 대신해서 추경은이 정말 교통사고를 당한 건지 아니면 연기를 하는 것인지 확인해보러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보니 교통사고는 진짜였던 모양이다.

추경은은 오른쪽 다리에 깁스하고 있었는데 보름 내에는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할 듯했다.

“아.”

박민정이 오지 않았다는 말에 추경은은 눈에 띄게 실망한 눈치였다.

“혹시 사촌 오빠도 알게 된 거예요? 그럼 사촌 오빠에게 전해주세요. 저는 괜찮아요. 이곳에서 치료받다가 몸이 좋아지면 집에 돌아갈게요. 그리고 앞으로 절대 오빠를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추경은의 정체를 몰랐다면 서다희도 아마 그녀의 불쌍한 모습을 정말 믿었을 것이다.

서다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병실을 나와 병원비와 입원비 등을 모두 지급하고 유남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확인되었습니다. 방금 치료기록을 훑어보았는데 가짜가 아닙니다.”

“그럼 간병인을 불러서 그녀를 돌보게 하도록 해.”

어쨌든 추씨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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