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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같은 시각, 바깥에 쫓겨난 추경은은 추위에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라는 김인우의 답이 없자 초조해진 추경은이 참다못해 김인우의 텐트 앞으로 걸어갔지만 텐트의 지퍼가 모두 안에서 닫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램프까지 꺼진 것을 보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잠자리에 들었을 것이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추경은이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조하랑이 이곳에서 자고 있다는 건 추경은에게도 남은 텐트가 생겼다는 것이다. 하여 그녀는 재빨리 그 텐트를 찾아 안으로 쏙 들어갔다.

침낭을 가져오지 않았더니 산이 엄청 추워요.

추경은은 텐트 안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 몇 벌로 겨우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살면서 정말 오늘처럼 비참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옆 텐트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다름 아닌 서다희와 민수아였다.

“젠장...”

이에 추경은은 더욱 견디기 힘들어졌다.

한편, 박민정은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두 아이를 재우고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바깥에는 매서운 바람이 윙윙 휘몰아쳤고 그 소리는 마치 사람이 울부짖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침낭 안에서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리저리 뒤척였다.

“이리로 올래?”

유남준이 갑자기 말을 건넸다.

“네?”

유남준 역시 박민정의 두려움을 눈치채고 먼저 제안을 건넸다.

“와서 내 옆에서 자.”

“싫어요.”

그러나 박민정은 고민할 겨를도 없이 단칼에 거절해버렸다.

유남준도 별로 권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다시 눈을 감았다. 1분이 지나고, 2분, 1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았다.

박민정이 목소리를 낮추어 입을 열었다.

“남준 씨, 자요?”

“아직.”

“남준 씨도 무서운 거예요?”

유남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박민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곁으로 갔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세상에 귀신은 없어요.”

유남준은 그녀 자신을 위로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를 위로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박민정의 말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원래는 무섭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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