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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추경은은 김인우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서도 유남준을 관심하는 걸 잊지 않았다.

“오빠, 춥지 않아? 내가 옷 가져다줄까? 산에 바람이 많이 부는데 감기 걸리면 안 되잖아.”

유남준이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아니야, 안 추워.”

냉랭한 유남준의 태도에 김인우가 입방정을 떨기 시작했다.

“남준아, 경은이가 어쩌다 보살펴주는 데 좀 협조해 줘라.”

이 말에 조하랑이 발끈했다.

김인우는 예전부터 유남준과 이지원을 이어주기 좋아하더니 지금은 또 추경은과 유남준이었다.

조하랑이 그쪽으로 걸어가더니 김인우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김인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그래도 그냥 언성만 높였을 뿐이지 반격할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이리 와요.”

조하랑이 명령했다.

김인우는 조하랑이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지 몰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이때 추경은이 옆에서 끼어들었다.

“오빠, 저분이 오빠 와이프될 분인가? 전에 사귀었던 여자들에 비하면 꽤 안전감 있게 생겼다.”

안전감 있게 생겼다는 건 여자에게 칭찬이 아니었다.

조하랑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기에 살살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무슨 그런 과찬을. 추경은 씨보다 안전감 있게 생긴 사람이 어딨다고 그래요?”

“생긴 게 전혀 굴곡 없이 딱 대나무처럼 생겼잖아요. 그러니 지금까지 남자 친구 하나 못 찾은 거 아니겠어요?”

추경은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그녀는 늘 자기가 꽤 이쁘장하게 생겼다고 생각했고 이웃집 동생 같은 이미지로 생각했다. 남자라면 그녀의 애교를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여겼는데 조하랑 말 한마디에 남자 친구 하나 찾지 못하는 여자가 된 것이다.

“오빠, 저 언니 너무 사납다.”

김인우는 경험이 많았지만 여자들 사이의 신경전은 잘 몰랐다.

진정한 청순함이 뭔지 아는 사람이었다면 이지원에게 놀아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신경 쓰지 마. 원래 그런 사람이야.”

김인우가 이렇게 말했다.

이 말에 추경은은 오히려 말문이 막혔다.

김인우가 자기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신경 쓰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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