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851 - Chapter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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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화

“그런 건 아니에요. 만약 환경을 바꾸지 않았다면 남준 씨 기억력이 워낙 좋으니까 3일 정도 설명하면 내 도움 없이도 어떤 물건이 어디 있는지 다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박민정이 이렇게 말하더니 칫솔을 유남준의 손에 들려주며 한마디 덧붙였다.“얼른 양치하고 자요.”유남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양치하기 시작했다.세수까지 마친 유남준이 이렇게 말했다.“일단 먼저 나가 봐.”박민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요?”“나 샤워 좀 할게.”박민정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처음도 아닌데요 뭐.”유남준이 손을 내밀어 박민정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뭐라고?”“아무것도 아니에요.”박민정이 바로 부인했다.유남준은 잘못 들은 줄 알고 손을 놓으려는데 갑자기 옆방에서 이상한 대화 소리와 물소리가 들려왔다.“서다희, 이 나쁜 놈. 꺼져.”민수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들려왔다.다들 성인이었기에 옆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박민정의 얼굴이 빠른 속도로 빨개졌다. 그녀는 지금 유남준에게 안긴 채로 옆방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들으며 얼굴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유남준도 다 들었는지 호흡이 흐트러지더니 천천히 박민정을 풀어줬다.“나가. 샤워하고 알아서 방으로 돌아갈게.”“그래요.”박민정은 당장이라도 여기를 떠나고 싶었다.침대에 돌아오니 더는 옆방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마 민수아와 서다희도 지금 욕실에 있는 것 같았다.지금 두 아이가 잠들었으니 망정이지 들었으면 정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10여 분 뒤.유남준이 샤워를 끝내고 욕실에서 나왔다. 그러고는 옆에 있는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박민정도 이때 방안의 불을 껐다.두 아이는 단잠에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박민정과 유남준은 잠이 오지 않았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서다희와 민수아가 다시 방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벽을 하나 사이에 두고 있었기에 방음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소리가 너무 크지 않아서 아이들의 숙면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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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김인우가 마른기침하자 방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조하랑을 끌고 자기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순간 당황한 조하랑이 소리를 질렀다.“김인우 씨, 다짜고짜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신고라도 할까요?”김인우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녀를 놓아주고는 방문을 닫았다.“아직 그렇게 굶주리지는 않아요.”조하랑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하긴 늘 그녀를 성에 차지 않아 했던 김인우였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그러면 왜 방으로 데려온 건데요?”김인우가 자리에 앉더니 고개를 들고 보기 드물게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조하랑 씨. 어찌 됐든 간에 다른 사람이 보기에 우리는 약혼한 사이에요. 그러니 최대한 다른 구설수는 만들지 말았으면 하거든요.”“정말 그 기생오라비가 좋다면 할아버지한테 직접 말씀드려요.”조하랑은 그제야 김인우가 오해하고 있음을 알아챘다.“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내 방에 포트가 없어서 사장님한테 물어봤더니 에리 방에 남는 거 있다고 해서 간 거예요.”“포트는요?”김인우는 조하랑의 말을 믿지 않았다. 포트를 가지러 간 거라면 나올 때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였다.조하랑은 김인우가 오해하는 건 딱히 두렵지는 않았지만 그가 사처에 소문을 내고 다닐 것 같아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에리가 문을 닫지 않았더라고요. 내가 들어갈 때 샤워 중이었어요.”‘그래서 그런 거였구나.’김인우는 그제야 이해했다. 하지만 조하랑이 변태적이던 게 떠올랐다.“내 방에 있는 거 써요. 어차피 나는 안 쓰니까.”김인우는 보기 드물게 젠틀했다.조하랑은 포트를 들고 김인우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더니 바로 방에서 나갔다.조하랑이 가고 옆방도 조용해졌다. 김인우는 드디어 단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이튿날 아침.민수아와 서다희를 제외하고 옆방에 지낸 다른 사람은 많이 피곤해 보였다.조하랑도 하품을 연거푸 해댔다. 다들 알면서도 입 밖에 꺼내지는 않았다.“오늘 캠핑 하러 가기로 했지?”조하랑이 물었다.“응. 캠핑에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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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흑흑, 역시 우리 예찬이가 제일 좋다니까.”조하랑은 전혀 거리낌 없이 들고 있던 가방을 박예찬에게 건네주었다.박윤우도 조하랑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이모, 내가 물 들어줄게.”“아이고, 내 새끼들 예뻐라.”박민정이 두 아들을 돌아봤다. 어린 나이에 여자를 돌볼 줄 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았다.그러다 두 아이의 확대 버전인 유남준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등산하러 여기까지 왔으면서 시종일관 얼굴을 굳힌 채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어떻게 이렇게 다르지?’“민정아, 얼른 와. 이 꽃 너무 예쁘다. 같이 사진 찍자.”이미 한참 멀리까지 걸어간 조하랑이 박민정을 불렀다.“그래. 지금 갈게.”“천천히 가. 급해하지 말고.”에리가 귀띔했다.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진주산은 높지 않았기에 걸어오는 내내 가파른 곳이 없이 꽤 평탄했다.에리가 따라가려다 핸드폰이 울렸다. 매니저였다.“에리, 위에서 에리가 어딨는지 알아버렸어.”에리는 지금 매니저가 가리키는 위가 유남준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그럴 리가? 나 대중들 앞에 나타난 적이 없는데?”에리가 앞으로 걸어가며 전화를 받았다.“어젯밤에 전화를 잘 받지 않아서 그런가 봐. 위에서 빨리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 아니면 고소할 거라고 그랬대.”“뭐로 고소한대? 업무 태만 아니면 무단이탈?”에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업무에 지장을 주는 바람에 회사의 발전에 영향을 줬다고 고소한대. 지금 IM이 어떤 추세인지 알지? 매장당하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니야?”매니저는 에리가 사태 파악을 했으면 싶어서 주저리주저리 설명을 늘어놓았다.“그래. 내일 돌아갈게.”“안 돼. 지금 당장 돌아와. 안 그러면 진짜 끝이야. 너는 은퇴해도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아니야. 나는 이 밥그릇 소중해.”에리는 이를 들으며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박민정을 바라봤다.“그래, 알았어.”에리가 전화를 끊더니 박민정을 향해 걸어갔다.“민정아, 미안. 갑자기 업무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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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데 꼴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난 것만큼 짜증 나는 일이 또 있을까?박민정은 추경은이 트렁크를 끌고 이쪽으로 걸어오자 순간 기분이 잡쳤다.‘여긴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추경은은 지금 다리가 후들거렸다. 박민정과 그 일행을 찾기 위해 밤새 찾아다녔기 때문이다.유남우에게 미리 말해서 조사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박민정과 그 일행이 다 즐기고 돌아갈 때까지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새언니, 내가 문자 보냈는데 왜 정확한 위치를 안 알려주는 거예요?”추경은은 먼저 박민정 앞으로 다가오더니 곁눈질로 유남준과 김인우를 스캔했다.‘인우 오빠도 있었네?’“미안해요. 아마 핸드폰에 문제가 생겨서 못 본 것 같아요.”박민정도 당연히 문자를 보았다. 하지만 멍청하지 않고서야 추경은에게 어디서 놀고 있는지 알려줄 리가 없었다.“그래요.”추경은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척 대답했다. 그러다 옆에서 놀고 있는 박예찬을 보며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네가 예찬이구나?”박예찬은 동생에게 이 여자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청소한 외모와는 달리 마음은 그렇지 못한 나쁜 여자라고 했다.“네.”박예찬이 차갑게 대답했다.“너희들 뭐 먹어? 언니 한 입만 주면 안 돼?”‘언니?’박예찬이 대뜸 반박했다.“그러면 엄마는 이모, 아빠는 아저씨라고 부를 거예요?”이 말에 추경은은 민망했다.“농담이야. 나는 아주 가까운 이모지.”박예찬은 막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엄마는 언니나 동생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빠 쪽도 그렇고. 근데 어떻게 아주 가까운 이모예요?”“게다가 성도 다르잖아요. 박씨에 추씨인데?”추경은은 박예찬의 반박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4살밖에 안 되는 아이가 이렇게 논리 정연할 줄은 몰랐다.그래도 아직 시간은 많았기에 아이들에게 잘 보일 기회는 많다고 생각했다.추경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유남준과 김인우를 향해 걸어갔다.김인우는 그제야 추경은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했다.“경은이 왔어?”“인우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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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추경은은 김인우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서도 유남준을 관심하는 걸 잊지 않았다.“오빠, 춥지 않아? 내가 옷 가져다줄까? 산에 바람이 많이 부는데 감기 걸리면 안 되잖아.”유남준이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아니야, 안 추워.”냉랭한 유남준의 태도에 김인우가 입방정을 떨기 시작했다.“남준아, 경은이가 어쩌다 보살펴주는 데 좀 협조해 줘라.”이 말에 조하랑이 발끈했다.김인우는 예전부터 유남준과 이지원을 이어주기 좋아하더니 지금은 또 추경은과 유남준이었다.조하랑이 그쪽으로 걸어가더니 김인우의 뒤통수를 후려쳤다.김인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그래도 그냥 언성만 높였을 뿐이지 반격할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이리 와요.”조하랑이 명령했다.김인우는 조하랑이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지 몰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이때 추경은이 옆에서 끼어들었다.“오빠, 저분이 오빠 와이프될 분인가? 전에 사귀었던 여자들에 비하면 꽤 안전감 있게 생겼다.”안전감 있게 생겼다는 건 여자에게 칭찬이 아니었다.조하랑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기에 살살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무슨 그런 과찬을. 추경은 씨보다 안전감 있게 생긴 사람이 어딨다고 그래요?”“생긴 게 전혀 굴곡 없이 딱 대나무처럼 생겼잖아요. 그러니 지금까지 남자 친구 하나 못 찾은 거 아니겠어요?”추경은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그녀는 늘 자기가 꽤 이쁘장하게 생겼다고 생각했고 이웃집 동생 같은 이미지로 생각했다. 남자라면 그녀의 애교를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여겼는데 조하랑 말 한마디에 남자 친구 하나 찾지 못하는 여자가 된 것이다.“오빠, 저 언니 너무 사납다.”김인우는 경험이 많았지만 여자들 사이의 신경전은 잘 몰랐다.진정한 청순함이 뭔지 아는 사람이었다면 이지원에게 놀아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신경 쓰지 마. 원래 그런 사람이야.”김인우가 이렇게 말했다.이 말에 추경은은 오히려 말문이 막혔다.김인우가 자기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신경 쓰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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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아직 못 먹은 사람도 있어요.”서다희는 추경은이 보기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안 후로 추경은의 목소리만 들어도 역겨웠다.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그러면 둘이 조금만 더 구우면 되잖아요. 재료도 이렇게나 많은데.”추경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정민기와 서다희가 담아주려 하지 않자 직접 다 구운 꼬치를 전부 접시에 담아 들고 가려 했다. 그러자 두 접시는 거뜬히 채웠다.서다희가 추경은을 막아서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접시 두 개를 도로 가져갔다.“먹고 싶으면 직접 식자재 사서 직접 구워요.”서다희가 얼굴을 굳히고는 말했다.“대표님 꼬치는 내가 담아서 가져다드릴게요. 경은 씨가 신경 쓸 필요 없어요.”박민정과 민수아가 아이 둘을 데리고 다가왔다.서다희의 표현을 보고 민수아도 접때 서다희가 추경은과 단둘이 밥 먹은 일을 완전히 용서할 수 있었다.민수아가 앞으로 다가가 넋을 잃은 추경은을 밀어내더니 서다희의 손에서 고기 꼬치와 야채 꼬치를 조금 가져다 두 아이에게 나눠줬다.박윤우는 지금 몸이 좋지 않았기에 맛보기로 조금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박민정이 특별히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수아 이모 고마워요. 다희 삼촌, 민기 삼촌도요.”아이들도 추경은보다 예의가 발랐다.민수아가 웃으며 말했다.“고맙긴. 아이고, 우리 아기들 어쩜 이렇게 예의 바를까. 웬만한 어른들보다 낫다니까.”웬만한 어른이 바로 추경은이었다.추경은은 얼굴을 굳힌 채 옆으로 물러섰다.서다희는 잘 익은 꼬치를 한 사람씩 나눠주고는 일부를 유남준에게 직접 가져다줬다.지금 추경은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꼬치를 나눠 가졌다.만약 도시 한복판이었다면 추경은은 꼬치에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전부터 꼬치는 위생적이지 못한 음식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산속이었고 유남준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밥을 먹지 못했다. 게다가 트렁크에는 죄다 화장품과 옷들만 가득했다.지금 고소한 꼬치 냄새를 맡노라니 배가 연신 꼬르륵댔다.김인우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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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조하랑의 기분이 순간 잡쳤다.“김인우 씨. 왜 추경은 씨는 도우라고 안 하는데요? 추경은 씨도 임신했어요?”김인우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손님이잖아요.”“손님은 무슨. 민정이랑 유남준 씨 보살피러 왔다면서요. 그런데 왜 우리가 보살피고 있는데요?”조하랑은 전에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았던 유남준은 시중을 들어도 추경은의 시중은 싫었다.“왜 그렇게 쪼잔하게 굴어요?”“내가 쪼잔하다고요?”조하랑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지금 기름 냄새를 견디면서 힘겹게 굽고 있는데 추경은은 멀지 않은 곳에서 꼬치를 든 채 벗꽃나무 아래에 앉아 온갖 교태를 부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이에 반해 박민정은 임신했어도 식자재를 건네주고 텐트마다 모기약을 뿌려주고 있었다.조하랑은 민수아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수아야, 가자. 좋은 남자 코스프레는 혼자 하라지.”“응?”민수아는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고 조하랑에게 끌려갔다.김인우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조하랑이 서다희와 정민기를 불렀다.“두 분도 인우 씨 돕지 마세요. 지금은 친구로 있는 거지 상하급 관계로 있는 거 아니잖아요.”“혼자서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해야죠.”정민기는 김인우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서다희는 김인우에게 함부로 밉보이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하랑은 지금 김인우를 한 치의 거리낌도 없이 막 대하고 있었다. 서다희는 그제야 왜 김씨 집안 어르신이 애도 딸린 조하랑을 며느리로 콕 집었는지 알 것 같았다.김인우처럼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는 간땡이가 크고 성격이 만만치 않은 와이프가 필요했다.“조하랑 씨, 이건 너무...”김인우는 참다못해 욕설을 퍼부을 뻔했다.그때 박예찬이 김인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인우 삼촌, 할아버지가 전에 저한테 그러셨거든요. 만약에 삼촌이 하랑 이모 말 안 들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고요.”“할아버지가 비행기 타고 오면 아마 1시간도 안 걸릴 것 같은데요.”이 말에 김인우는 일단 이빨을 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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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언니 어떻게...”추경은이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뭘요? 내가 그 댁 식구라도 돼요? 추씨 가문과 유씨 가문과 알고 지내는 사이일지 몰라도 김씨 가문과는 아무 관계가 없지 않나요? 정 마음에 안 들면 김인우 씨한테 찾아오라고 해요.”조하랑은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여자를 가만둘 리가 없었다.추경은은 조하랑이 매섭게 쏘아붙이자 말문이 막혔는지 박민정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새언니.”박민정이 친구를 두고 추경은을 도울 일은 없었다. 하여 못 들은 척 민수아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세 사람은 아예 추경은을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추경은은 하는 수 없이 꼬치를 들고 남자들이 앉은 쪽으로 향했다. 제일 먼저 유남준에게 물었지만 유남준이 거절했다. 그러자 추경은은 포기하지 않고 서다희와 정민기에게로 향했다.“다희 오빠. 전에는 내가 잘못했어요. 인제 그만 화 풀어요. 이건 내가 금방 구운 거예요.”서다희는 그런 추경은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미안한데 이미 배가 다 차서요.”너무 민망했던 추경은이 정민기에게 건네주었다.“민기 씨, 먹을래요? 맛있어요.”“괜찮아요.”정민기가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이에 추경은은 목표를 아이들에게로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들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박윤우가 이렇게 말했다.“경은 이모, 우리도 싫어요.”추경은은 얼마를 가져갔으면 그대로 다시 가져갔다.김인우도 딱히 놀라지는 않았다.“다 먹었대? 우리 더 구워? 말아?”“괜찮아. 더 굽지 뭐. 저녁에 야식으로 먹어도 되잖아.”추경은이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인우가 추경은의 표정을 보고는 물었다.“왜? 기분이 별로인 것 같은데?”추경은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뚝뚝 떨궜다.“오빠,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다들 나 싫어하는 것 같아. 다들 나 쪽 주고 왕따시키려 들어.”이 말에 김인우가 주변을 빙 둘러보더니 말했다.“에이, 착각한 거 아니야?”“만약에 사람들이 다 너를 싫어하고 괴롭히는 거라면 네가 뭘 잘못한 건 아닌지 고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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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추경은이 갑자기 카메라 앞에 나타나 시청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안녕하세요.”댓글이 터지기 시작했다.[윤우 도련님, 이 예쁜 언니는 누구야?][예찬 도련님, 이제 우리는 뒷전인 거야?][엄청 예쁜데?]댓글은 칭찬으로 가득했다.추경은이 입꼬리를 올리며 설명했다.“저는 예찬이의...”“우리 집 가사 도우미에요. 엄마 배 속에 동생이 생겨서 엄마를 보살피러 온 이모에요.”박윤우가 정신을 가다듬고 추경은의 말을 잘라버리더니 이렇게 말했다.추경은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뭐? 가사도우미?’비록 박민정과 유남준을 보살핀다는 명목으로 오긴 했지만 가사 도우미라고 불리긴 싫었다. 그것도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 앞에서 말이다.추경은이 라이브 화면을 쓱 훑어봤다. 시청자가 족히 800만은 넘었다.라이브 화면에 댓글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아, 가사도우미였구나. 역시 예찬이는 타고나길 도련님이라니까. 어떻게 가사도우미까지 이렇게 예뻐?][근데 예찬 도련님 엄마가 더 예쁜 것 같지 않아? 가사 도우미는 어리기만 했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그러네. 임산부를 돌보려면 좀 나이 많고 경험도 많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저 언니는 애도 안 낳은 걸로 보이는데?]추경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얼굴이 망가진 늙은 여자랑 나를 비교해? 그것도 나보다 예쁘다고?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박윤우도 당연히 추경은의 기분이 잡쳤다는 걸 알았지만 일부러 추경은에게 물었다.“이모, 우리 엄마 보살펴주러 가야죠.”추경은이 멈칫하더니 말했다.“그래, 지금 바로 가야지.”추경은이 미련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라이브 시청자는 여자가 대부분이었기에 한눈에 추경은이 좋은 물건은 아니라는 걸 알아채고는 박윤우에게 말했다.[윤우 도련님, 조심해. 아빠한테 가사 도우미 좀 바꿔 달라고 해.][그래. 바꾸는 게 좋아. 아무리 봐도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 같아.]시청자들은 어린이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아 돌려서 말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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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텐트는 총 5개가 있었다. 정민기 하나, 김인우 하나, 박민정과 유남준, 그리고 아이들 하나, 민수아와 서다희 하나, 조하랑 하나 이렇게 모두 5개였다.다들 텐트로 돌아가 잠을 청하려 하자 추경은이 김인우의 팔을 잡고는 말했다.“오빠, 나는 텐트가 없어.”“산으로 캠핑 오면서 텐트도 안 가져왔어?”김인우는 이제 슬슬 어이가 없었다. 하필 이때 비가 조금씩 떨어졌다.다른 사람은 이미 텐트로 들어간 상태였다. 어두운 불빛 아래 추경은만 김인우의 팔을 잡은 채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산에 파는 거 있는 줄 알고 안 가져왔어.”김인우가 이를 듣더니 추경은을 데리고 조하랑의 텐트로 향했다.조하랑은 오늘 캠핑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남포등까지 켜둔 상태였다.남포등에 불을 붙이자마자 텐트 지퍼가 열리고 김인우의 잘생겼지만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은 얼굴이 나타났다.“용건 있어요?”조하랑이 퉁명스럽게 말했다.김인우가 조하랑의 핑크색 텐트를 빙 둘러봤다. 크지는 않았지만 여자 둘이 지내기엔 문제없을 것 같았다.“경은이가 잘 곳이 없다는데 같이 자요.”“네?”조하랑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추경은이 김인우의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언니. 밖에 비 내리는데 들어가서 얘기하면 안 될까요?”조하랑은 정말 자기가 무림 고수가 아닌 게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만약 그녀가 무림 고수였다면 겁도 없이 덤비는 김인우와 온갖 착한 척은 다 하는 추경은을 같이 뻥 차버렸을 것이다.“나가요. 어림도 없는 소리하지 말고. 추경은 씨가 어디서 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김인우 씨랑 같이 자도 상관없으니까 들어올 생각은 하지도 마요. 부정 타니까.”처음 만난 사람과 같이 잔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추경은은 오늘 알게 모르게 그녀를 여러 번 깎아내렸기에 조하랑은 지금 약이 잔뜩 올라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같이 잔다면 아마 화병 나서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김인우는 조하랑이 이렇게까지 흥분할 줄은 몰랐다.“싫으면 싫은 거지 왜 화를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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