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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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이웃 아주머니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서 신유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속눈썹을 천천히 내리깔았다.잠시 후, 그녀는 예비키로 문을 열었다.오랫동안 방치된 냄새가 순간적으로 몰려왔다. 그녀는 문 앞에 잠시 서 있었는데 집 안의 가구 배치는 신유리가 살던 대로였다.그러나 집 안에는 먼지 하나 없어 누군가 청소한 것이 분명했다.신유리는 세입자에게 전화를 걸자 그는 잠시 멈칫하며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순간, 그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유리 씨, 죄송해요. 요즘 너무 바빠서요. 그런데 어쩐 일이시죠?”신유리의 시선은 테이블 위에 멈춘 채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짙은 네이비색의 단추가 놓여 있었다.그녀는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 “아니에요, 그냥 집에 문제가 없는지 수리할 곳은 없는지 궁금해서요.”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요. 너무 편한데요? 이웃들도 좋은 분들이라 잘 지내고 있어요.”신유리는 짤막하게 답했다. “그럼 다행이네요. 실례했습니다.”그녀가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전화 너머로 말소리가 들려왔다.“양 팀장님, 서 대표님께 보내드릴 기획안 오늘 안으로 수정해 주세요. 줄리 씨가 방금도 와서 재촉했어요.”신유리는 아무 표정 없이 전화를 끊고 다시 테이블 위에 놓인 단추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이 디자인을 서준혁한테서 본 적 있었는데 그가 매우 좋아하던 디자인이었다.신유리는 눈을 감은 채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한편 화인 그룹, 양지원은 급히 기획안을 대표실에 가져갔다.최근 지사는 본사와 계약을 두고 경쟁 중이라 모두가 바삐 돌아쳤다. 양지원은 기획안을 내려놓더니 망설이며 서준혁을 쳐다보았다.서준혁은 계약서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더니 물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양지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방금 신유리 씨가 전화를 걸어와 편하게 지내고 있는지, 수리할 곳은 없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어요.”양지원은 사실 마음속으로 조금 망설이고 있었다.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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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오담윤은 진지하게 말했다. “자두를 본 적 있는데 정말 귀엽고 대표님과도 많이 닮았더군요.”“손녀?”성창범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스쳤다. 마치 웃긴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보였다.그는 오담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유리와 아이를 우리 서씨 가문에 들일 생각은 전혀 없어!”“하지만 대표님께서 자두를 엄청나게 아끼시는 것 같던데요. 전에 자두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대표님께서는 항상 보러 가셨다고 들었습니다.”서청범은 그를 쳐다보며 어두웠던 눈빛은 더욱 가라앉았다.오담윤은 옆에 서서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으며 마치 모든 것이 그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다.신유리가 떠나기 전 임아중은 그녀를 친구가 운영하는 프라이빗 레스토랑에 초대해 함께 식사했다. 임아중은 마음이 울적한 듯 말했다. “네가 이번에 가면 또 얼마나 오래 있다가 돌아오려나. 원래 일하는 것도 지겨운데 이젠 퇴근 후에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어졌어.”임아중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마치 그녀가 배신자라도 된 것처럼 비난의 눈빛을 보냈다.“그냥 출장 가는 거야. 돌아오지 않는 것도 아니고.”“돌아오더라도 성남은 오지 않잖아?” 임아중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전엔 그런 생각조차 못 했는데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게 지나는 거지? 눈 깜박할 사이에 다 떠나버렸어.”신유리는 임아중의 말을 들으며 사실 마음이 씁쓸했다. 그녀도 성남시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누가 본가를 떠나고 싶어 하겠는가? 다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이승윤에 서창범까지 신유리는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다.임아중은 신유리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뒤늦게 떠나려는 이유를 떠올리며 하려던 말을 되레 삼켜버렸다.생각 끝에 신유리에게 한 가지 소식을 전했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정숙 아주머니께서 이미 하씨 가문으로 돌아갔대. 게다가 창범 아저씨와 결혼한 것도 자의가 아니었다더라. 원래 아주 온화한 사람이었다고 했어.”“그런데 생각해 보면 어느 여자가 자기 남편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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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신유리는 오담윤을 따라 들어가자마자 이미 앉아 있는 서창범을 보았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더 이상 다가가지 않았다.서창범은 매섭게 눈을 치켜뜬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로 모시기까지 참 어렵구나.”신유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회장님의 초대는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 어렵죠.”이것도 초대라고 할 수 있다면 신유리는 냉소한 눈빛을 숨긴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창범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권력자의 위압감은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그는 신유리를 날카롭게 흘겨보고는 천천히 자두에게 시선을 옮겼다.자두는 졸린 듯 신유리의 품에 늘어져 있었다.신유리는 그의 시선에 본능적으로 자두를 품에 더욱 끌어안았다. “서준혁이냐?”신유리는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왜 묻는 거죠?”서창범은 얼굴이 살짝 어두워지며 불쾌하게 바라보았다.그는 눈빛이 변하더니 말했다. “내가 널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하냐?”서창범은 냉소를 지으며 시선을 자두에게 고정시켰다. “예전부터 네가 일을 망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놈은 하필 믿지도 않고 널 계속 곁에 뒀지.”“결국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고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대들다니." 서창범은 서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자신의 판단이 옳고,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정이 깊은지 한번 보자고.”서창범의 얼굴은 약간 일그러졌다. 신유리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임아중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는 순간 이미 몇 명의 경호원이 안쪽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신유리는 얼굴이 즉시 굳어지더니 물었다. “지금 무슨 뜻이죠?”서창범은 콧방귀를 뀌며 신유리를 경멸하는 듯 바라보았다. “그때 병원에서 놓친 게 끝이라고 생각하나? 자네가 계속 운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나 봐?”신유리의 머릿속은 공포로 가득 찼다. 서창범의 냉혹함은 그녀가 이미 경험한 바 있었다.그녀는 자두를 안은 채 몸이 그대로 굳어졌다. 낙태 실에서 느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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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신유리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서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왔어?”“오담윤이 알려줬어.” 서준혁은 쉬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신유리는 자두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고마워.”서준혁이 오지 않았다면 서창범은 그녀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자두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다.서준혁은 신유리의 말에 마음이 쓰라렸다. “내 잘못이야.”그는 자신이 신유리와 자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아니면 서창범과 오담윤은 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서준혁은 호텔의 제일 위층을 바라보며 눈에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 입술을 오므린 채 방금 가라앉았던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자두가 훌쩍이는 소리에 그는 생각이 끊겼다. 자두는 얼굴이 붉어진 채 신유리의 옷을 잡고 불편해했다.신유리는 자두를 달래줬지만 자두는 점점 더 불편해하는 모습이었다. 서준혁은 마음이 조여들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자두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그는 자두가 놀랄까 봐 거의 힘을 주지 않은 채 머리 위에 살짝 올려놓았다. 그런데도 자두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손바닥에 닿자 감촉이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너무 신기했다.다만 예상 밖에 자두는 마치 감지한 듯 얼굴을 들어 울먹이는 눈으로 서준혁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서준혁은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했다.자두가 자신의 친딸임을 알고 나서 처음으로 그녀와 눈을 마주친 순간이었고 다른 생명체의 몸속에 자신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분명하게 느낀 것도 처음이었다.서준혁은 그동안 자두를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어르신과 우서진이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했던 말이 떠 올랐다.그러나 서준혁은 여전히 자두가 엄마를 더 닮았다고 생각했다.특히 눈매는 신유리와 똑같았다.생기 있고 아름다웠다.자두의 이마에 올려놓은 손은 심하게 떨렸고 다만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은 울고 있던 자두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울음을 그쳐갔다.갑자기 신유리의 핸드폰이 울리며 그의 생각을 끊었다.임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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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화인 그룹 본사와 지사 간의 경쟁 소식을 신유리는 해외에서 반달을 머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신유리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카톡 계정에 로그인하자 화인 그룹의 주가 폭락 소식이 쏟아졌다.그중에서도 양예슬의 메시지가 가장 많이 와있었다. 모두 화인 그룹 주가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일주일 전에 보낸 메시지였다. 양예슬은 불안해하며 신유리에게 물었다. “화인 그룹이 파산하면 전 이제 어떡하죠?” 그리고 그녀가 몰래 찍은 사진들을 보내왔는데 사무실 사람들은 얼굴에 불안이 가득한 채 모두 바삐 돌아쳤다. “이미 2주 동안 야근 중이에요. 다들 거의 회사에서 살고 있어요. 석민 씨의 말에 따르면 대표님께서 먼저 본사 쪽 협력 기업을 빼앗아 왔다고 했어요.”“유리 언니, 절 받아줄 수 있어요?”서준혁이 화인 그룹 본사와 파트너쉽을 계약한 기업의 절반을 가져갔다는 사실에 신유리는 다소 놀랐다. 서창범의 성격상 서준혁이 그의 체면을 깎아버리는 순간 더 심한 보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통제 욕이 매우 강해서 조금의 반항도 용납하지 않았다. 화인그룹 지사의 현재 실력으로 볼 때 다소 성급한 결정이었다. 결국 신유리의 예상이 맞았다. 서준혁의 공개적인 저격에 서창범은 거의 모든 분노를 쏟아냈다. 순식간에 양측은 치열하게 맞서기 시작했다. 만약 부자지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원수지간인 줄 알았을 것이다. 서창범과 오담윤의 강렬한 압박을 서준혁은 견뎌냈을 뿐만 아니라 되려 반격할 기세까지 보였다. 서창범은 비서가 건넨 서류를 땅에 내던지며 소리 질렀다. “이 녀석! 그동안 나 몰래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해두었다니!”옆에 있던 오담윤은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실 서준혁은 늘 서창범에게 눌려 있었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서준혁이 뒤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있었다. 본사와 협력한 대부분의 기업이 그의 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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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화인 그룹의 일로 시끄러워지자 신유리도 여러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심지어 신연과 업무를 보고할 때조차 신연은 서준혁의 수법이 자신의 예상 밖이었다고 덧붙였다. 신유리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숨기는 것에 능숙한 사람이죠.”“사실 너무 섣불렀어요. 고씨 가문과 여씨 가문을 완전히 끌어들인 다음 움직였더라면 지금처럼 번거롭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아마도 당신이 서창범의 타깃이 된 것을 보고 참지 못해 충동적으로 움직인 것 같은데요.”신유리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신연은 서준혁이 야망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 역시도 야망이 작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태씨 가문을 속이고 혼자 추진한 것이었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신연의 계획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신연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신유리는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는 것 외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신연도 본질적으로 서준혁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서준혁이 저지른 일은 대중에게 낱낱이 폭로되었다. 화인 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 이토록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을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물론 신유리도 계획의 일부분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유리는 처음부터 그의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우연히 상황에 말려든 존재였을 뿐이다. 아니면 그녀를 이렇게 가차 없이 버렸을 리가 없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서준혁은 아마 몇 년 전부터 지금을 위해 준비해 왔을 것이다. 그가 본사를 떠날 때였거나, 아니면 더 이른 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의 계획에 신유리는 한 번도 포함되었던 적이 없었다. 다만 그가 만든 함정 속에서 신유리가 헤매는 모습을 지켜보며 어쩌면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차 없이 그녀를 버렸다. 신유리는 창가에 서서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꽤 평온한 기분을 느꼈다. 사실 서준혁이 어떻게 되든 그녀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고 더 이상 그에게 시간을 낭비할 생각도 없었다. 북쪽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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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김가영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말했다. “전에 화인 그룹에서 일했었죠? 준혁 씨랑 아는 사이인데 유리 씨가 저한테 물건 가져다준 기억이 있어요.”신유리는 입술을 오므린 채 말했다. “지금은 그만뒀어요.”“알아요.” 김가영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신유리의 손에 든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은 버닝 스타에 있잖아요. 이직하는 게 뭐 대수겠어요? 그냥 오랜만에 귀국해서 반가운 사람을 봤더니 이런저런 얘기나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제가 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신유리는 여전히 거절했다. “집에 일이 있어서 좀 곤란할 것 같아요.”신유리는 자신이 김가영과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필경 전에 서준혁에게 건넸던 호텔 키는 김가영과 머물렀던 호텔이었다.신유리는 아무리 일을 위해서라도 김가영에게 마냥 친절하게 대할 수 없었다. 더구나 김가영을 보면 서준혁이 떠오르기 마련이었다.김가영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고 아쉬운 듯 신유리와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다.집 근처에 도착할 때쯤 이신이 전화를 걸어왔다.“뭐해?”“방금 미팅하고 헤어졌어.”“피곤해 보이는데?”“응, 조금.”신유리는 별다른 말 없이 아마 갑자기 김가영을 보게 되면서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다 보니 마음이 지쳤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신은 잠시 멈칫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그럼 어떡해? 혹시 내가 방해한 거 아니야?”코너를 도는 순간 집 앞에 서 있는 훤칠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신유리는 미처 반응하지도 못했다.그녀는 멈칫하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 “오기 전에 미리 연락하지.”이신은 뒤 돌아보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원래는 깜짝 놀래켜 주고 싶었는데, 내가 망친 것 같네.”“놀랐잖아.”신유리는 이신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자두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서 이신을 맴돌며 장난을 쳤다.“전엔 한동안은 못 온다고 하더니 어떻게 된 거야?”이신은 어머니의 일 때문에 출국해야 했고 신유리가 성남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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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신유리는 어젯밤 어쩌다가 깊은 잠에 들어 꿈을 꾸게 되었고 꿈속에는 갓 스무 살이 넘은 신유리 본인, 서창범, 서준혁과 송지음 그리고 주현까지 나타났었다.꿈속의 모든 사람들은 왜 웃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깔깔대고 있었고 그들의 시선을 따라간 신유리는 또 다른 제 2의 자신이 구석에 서서 볼거리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모습에 놀란 신유리가 두 눈을 번쩍 떴고 어두운 방안에서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애를 써도 잠이 오지 않았다.자두는 신유리 옆에 있는 작은 침대에서 새근새근 잠에 들어있었고 그녀가 핸드폰을 들어 캐톡을 열자 마침 가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영상을 열자 보이는 사람은 신유리와 이신 그리고 자두였는데 그날 같이 마트에 가서 찍힌 사진에 김가영이 귀여운 이모티콘과 자막을 달자 한층 더 깜찍해졌다.[일부로 몰래 찍은거 아니고 우연이 길가다가 찍은 거예요, 너무 다정하고 잘 어울려서.]신유리는 김가영이 보내온 영상 속에 담긴 자두의 얼굴을 보고 또 보다가 아이의 성장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그 영상을 저장했다.[고마워요.]그녀가 답장을 하자 김가영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빠른 속도로 문자를 또 보내왔다.[아직도 안 주무시고 뭐해요? 저 그럼 이 영상 올려도 돼요? 제가 요즘 제 일상을 찍어 기록하고 올리고 있는데 마침 이 장면이 찍혀버려서...][절대로 이 장면만 단독으로 올리지 않을 거니까 걱정 안하셔도 돼요.]김가영은 자신의 vlog 영상을 하나 보내줬고 그녀의 뒤에 이신과 신유리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하지만 그녀들의 생각과는 달리 영상이 올려 지자 모든 사람들은 뒤에 찍힌 세 사람의 모습에만 집중을 해버렸다.서준혁은 핸드폰을 들고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그의 시선은 김가영이 아닌 뒤에 있는 신유리에게 고정되어있었고 흐릿했지만 그는 한 눈에 신유리임을 알아차렸다.당연하게도 영상을 쭉 보던 서준혁의 눈에 세 사람의 화목한 모습이 들어왔고 그들이 뭐라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신유리의 목소리가 귓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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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호텔은 딱 설산 아래에 위치하여 있어 가만히 풍경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신유리는 자두와 함께 먼저 방으로 돌아갔고 아까 장다혜가 말한 농담 섞인 말들이 생각이 났지만 잘생긴 남자와 우연한 만남에 대해서는 별로 흥취가 없었다.그들이 오후에 호텔로 도착한 이유로 오늘 저녁이 아닌 내일 제대로 놀기로 결정하였다.저녁밥을 먹을 때, 장다혜는 머리를 수그린 채 핸드폰만 해댔고 그녀의 모습에 신유리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먼저 물었다.“이렇게 행동이 빠른 사람이었어요?”장다혜는 신유리의 말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못 얻어냈어요 연락처, 그 남자 되게 개성 있어 보이던데요? 저는 절대 가능성이 없어보였어요.”신유리는 장다혜를 위로하듯 말을 했다.“너무 한 나무에만 매달려있지 마요, 세상에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유리 씨는 이신 씨 같은 잘생긴 남자가 옆에 있으니 이런 말이 나오는 거죠.”장다혜가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이신은 요즘 매일 신유리를 데리러 오기 때문에 장다혜도 이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그녀는 신유리를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말했다.“원래 끼리끼리 논다고 하잖아요? 잘생긴 남자 옆에는 꼭 더 잘생긴 남자가 있을 거예요, 이신 씨 주위에 다른 친구들 없어요?”신유리는 장다혜의 말에 문득 허경천과 연우진이 떠올랐지만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해줬다.“어떻게 우연히 만난 그 잘생긴 남자랑 잘 해볼지 생각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장다혜는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었고 신유리는 고개를 숙이고 자두에게 우유를 먹여주었다.“어머!”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신유리는 놀란 기색 하나 없이 고개를 수그린 채로 물었다.“왜 그래요?”“그 남자 식당에 밥 먹으러 왔어요.”주변에 많은 유명한 식당이 있었지만 너무 지쳐 호텔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를 선택한 그들이었다.하지만 호텔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은 적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여기까지 놀러와 이 지역의 소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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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신유리는 이미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고는 잠시 침묵하더니 자두를 서준혁에게 안겨주며 말을 했다.“부탁 좀 드릴게요.”하지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이 서준혁에 의해 잡혀버렸고 그는 신유리를 번쩍 들어 안고는 차에서 내리게 하였다.서준혁이 신유리를 조심스레 내려놓았고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러면 더 안전할 것 같아서요.”신유리는 굳어진 표정으로 서준혁을 째려보며 대답했다.“손 놔요, 누가 이렇게 해 달랬어요?”서준혁의 손은 아직까지도 신유리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비록 그녀의 품에 자두가 안겨있다 해도 두 사람의 동작은 친밀해보이기 그지없었다.그녀의 날선 말에 서준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손을 떼버렸고 신유리는 그의 존재를 무시해버리고는 자리를 떠나버렸다.갑작스러운 서준혁의 행동에 심기가 불편해진 신유리는 짜증이 나 미칠 것 같았다.자두가 품에 안겨있었고 요즘 피곤이 쌓인 탓에 하마터면 자두를 놓칠 뻔 한 신유리는 무례한 서준혁에게 잔뜩 화가 났다.장다혜는 두 사람이 걸어오는 모습에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서준혁을 쳐다보더니 말했다.“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우리는 우리 몰래 이상한 짓을 하는 걸로 착각할 뻔했어.”신유리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자두를 다른 동료에게 맡겨버리고는 텐트를 치는 일에 동참하였고 장다헤는 그녀의 뒤를 따라와서는 물었다.“왜 이렇게 화가 나있어요?”“아니에요, 아무것도.”장다혜는 머쓱한지 자신의 코를 만지작대더니 옆에 있는 서준혁을 보며 말했다.“준혁아.”신유리는 그 목소리에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땅에 버려버렸고 장다혜는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입을 닫아버렸다.강가에서 물건들을 씻고 있던 신유리는 생각하면 할수록 아까 안겼을 때 나는 그 익숙한 냄새가 생각이 나 짜증이 밀려왔다.익숙한 향기에 옛날 일들이 생각이 났지만 그 어떤 일도 행복하고 기쁘지는 않았다.물건을 다 씻은 후, 텐트로 돌아간 신유리는 사람들이 몰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사람들 틈에는 익숙한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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