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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이웃 아주머니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서 신유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속눈썹을 천천히 내리깔았다.

잠시 후, 그녀는 예비키로 문을 열었다.

오랫동안 방치된 냄새가 순간적으로 몰려왔다. 그녀는 문 앞에 잠시 서 있었는데 집 안의 가구 배치는 신유리가 살던 대로였다.

그러나 집 안에는 먼지 하나 없어 누군가 청소한 것이 분명했다.

신유리는 세입자에게 전화를 걸자 그는 잠시 멈칫하며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순간, 그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유리 씨, 죄송해요. 요즘 너무 바빠서요. 그런데 어쩐 일이시죠?”

신유리의 시선은 테이블 위에 멈춘 채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짙은 네이비색의 단추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

“아니에요, 그냥 집에 문제가 없는지 수리할 곳은 없는지 궁금해서요.”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요. 너무 편한데요? 이웃들도 좋은 분들이라 잘 지내고 있어요.”

신유리는 짤막하게 답했다.

“그럼 다행이네요. 실례했습니다.”

그녀가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전화 너머로 말소리가 들려왔다.

“양 팀장님, 서 대표님께 보내드릴 기획안 오늘 안으로 수정해 주세요. 줄리 씨가 방금도 와서 재촉했어요.”

신유리는 아무 표정 없이 전화를 끊고 다시 테이블 위에 놓인 단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디자인을 서준혁한테서 본 적 있었는데 그가 매우 좋아하던 디자인이었다.

신유리는 눈을 감은 채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한편 화인 그룹, 양지원은 급히 기획안을 대표실에 가져갔다.

최근 지사는 본사와 계약을 두고 경쟁 중이라 모두가 바삐 돌아쳤다. 양지원은 기획안을 내려놓더니 망설이며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서준혁은 계약서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더니 물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양지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방금 신유리 씨가 전화를 걸어와 편하게 지내고 있는지, 수리할 곳은 없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어요.”

양지원은 사실 마음속으로 조금 망설이고 있었다.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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