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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신유리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서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왔어?”

“오담윤이 알려줬어.”

서준혁은 쉬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신유리는 자두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고마워.”

서준혁이 오지 않았다면 서창범은 그녀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자두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다.

서준혁은 신유리의 말에 마음이 쓰라렸다.

“내 잘못이야.”

그는 자신이 신유리와 자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아니면 서창범과 오담윤은 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서준혁은 호텔의 제일 위층을 바라보며 눈에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 입술을 오므린 채 방금 가라앉았던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자두가 훌쩍이는 소리에 그는 생각이 끊겼다. 자두는 얼굴이 붉어진 채 신유리의 옷을 잡고 불편해했다.

신유리는 자두를 달래줬지만 자두는 점점 더 불편해하는 모습이었다. 서준혁은 마음이 조여들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자두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는 자두가 놀랄까 봐 거의 힘을 주지 않은 채 머리 위에 살짝 올려놓았다.

그런데도 자두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손바닥에 닿자 감촉이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너무 신기했다.

다만 예상 밖에 자두는 마치 감지한 듯 얼굴을 들어 울먹이는 눈으로 서준혁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서준혁은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했다.

자두가 자신의 친딸임을 알고 나서 처음으로 그녀와 눈을 마주친 순간이었고 다른 생명체의 몸속에 자신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분명하게 느낀 것도 처음이었다.

서준혁은 그동안 자두를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어르신과 우서진이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했던 말이 떠 올랐다.

그러나 서준혁은 여전히 자두가 엄마를 더 닮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눈매는 신유리와 똑같았다.

생기 있고 아름다웠다.

자두의 이마에 올려놓은 손은 심하게 떨렸고 다만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은 울고 있던 자두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울음을 그쳐갔다.

갑자기 신유리의 핸드폰이 울리며 그의 생각을 끊었다.

임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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